내가 왜 그렇게 말 했을까.

세일즈를 하다 보면 고객 설득에 실패할 때가 있다. 당연히 무조건 성공할 수 없겠지만, 실패를 받아들이는 게 아직은 서툴다.

말 잘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하고 싶은 말을 망설임 없이 말하는 것 같아 부럽다더라. 자신은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할 말을 다 잊곤 한다고.

대체로 그렇다. 할 말을 충분히 생각하고,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상대 답변을 예측한 뒤 말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말일 수록 수차례 고민한다.

그런데 세일즈는 많이 다르더라. 평소보다 몇 배는 고민했는데,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듣는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횡설수설 하기도 한다. 덕분에 매일 같이 이불킥이다.

축구 경기에서 실수를 한 선수에게 해설자는 “빨리 잊고 남은 경기에 만회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 눈 앞에서 놓친 고객이 아른거린다.

내가 좀 더 잘 말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자료를 좀 더 보완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고객 사례를 좀 더 정리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지나간 것을. 다음 기회에는 좀 더 나아질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