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방영한 교양 프로그램. <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다. 당시 밤 10시 35분에 생방송이었으니 청소년이었던 내게는 꽤나 늦은 밤이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그땐 그저 열정적으로 살며 성공한 어른의 이야기가 재밌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나는 창업을 선망했던 것 같다.

꿈꾸던 무언가를 가져본 경험이 수차례. ▲성적 장학금을 탔을 때 ▲원하던 기업에 취업했을 때 ▲리더가 됐을 때. 그런데 원하는 걸 가져도 모든 감정이 해소되진 않더라. 그렇게 또 다음을 꿈꾸고 다시 달리고 그 에너지가 지금의 나로 이끌었을지 모른다.

꿈은 어떤 갈증에서 나온다. 그렇게 갈증을 해소하려 노력하다 보면 늘 조금은 해소가 됐다. 그런데 종종 그 갈증의 원인을 잊곤 했다. 망각을 반복하며 상당한 허전함을 느꼈다. 때론 반대로 그 갈증이 꿈이 되곤 했다.

스타트업이란 이유로 모든 걸 포기하는 것만이 길이라 생각진 않는다. 스타트업은 저마다의 길이 있고 원하는 목적지도 모두 다르다.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도 놓치고 싶지 않다. 망각이 반복돼 목적지에서 과정을 꿈꾸는 어리석음을 더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과자를 나눠먹으며 깔깔거리는 매일이 누군가에겐 또 다른 선망이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꽉 찬 간식 타워처럼 유자랩스의 일상 역시 늘 풍족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