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 중순이다. 여전히 2021보다는 2020이 더 익숙한데, 1분기가 끝나간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참 시간 빠르게 간다.

가능성을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동시에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중에는 의미 있는 발견을 하기도 했다. 도전하고, 확인하고, 수정하고, 다시 도전하는 PMF(Product-Market Fit)를 커리어를 비롯한 내 인생 전반에 적용했다. 그렇게 얼마가 흐르니, 내게 새로운 능력치가 필요해졌다. 다시 전략을 수정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첫째, 기회를 흘리는 용기다. 꽤 달콤한 기회가 동시에 생긴다. 본업은 물론 그동안 뿌려둔 여러 가능성이 싹을 틔운다. 그 싹이 꽤 달콤한데, 모조리 먹을 수 없기에 선택을 해야 한다. 다 먹으려다 아무것도 못 먹으니, 기회를 흘려야 한다. 이게 쉽지 않다.

둘째, 경험에 관한 의심이다. 투자 세계에서는 과거 퍼포먼스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이는 어느 분야에도 마찬가진데, 이를 의심하는 게 썩 쉽지 않다. 어떤 선택을 하는데 과거 경험을 무시하는 건 꽤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내 경험이 틀릴 수 있다는 의심을 하는 건 어떤 분야 시니어가 되는 데 꽤 중요한 능력치인 것 같다.

셋째, 운에 관한 겸손이다. 최근 많은 이력서를 검토하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지 정답 없는 문제를 풀고 있다. 또한, 이들이 만들 이야기를 상상하며, 어쩌면 내 결정이 결국 ‘운’에 맡기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 판단에 관한 믿음이 필요한데, 나를 얼마나 믿을지 겸손이 필요하다.

러닝커브는 이 시대 최고 능력치 중 하나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능력치가 내게 러닝커브를 필요로 한다. 어쩌면 이 모든 능력치를 위해 나에 관한 확신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