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도서 <린 분석>을 읽고 충격과 함께 심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동안 창업자로서 <린 분석>을 모른 채 스스로 린 스타트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린’하게 하는 게 그저 ‘힙’한거라면 난 ‘린’하게 하고 싶지 않다. 내게 중요한 건 우리 회사가 잘 되는 것이지, 우리 고객이 잘 되는 것이지. 어떤 방법론 따위에 빠져 허우적대는 게 아니다.

하지만 <린 분석>도 모르고 창업 시장에서 싸우고 있었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래도 내가 그동안 이것저것 주워 들었고, 10년 넘게 업계에서 일했는데 고작 책 한 권에 담긴 내용보다 부족할까 싶었다. 오만이었다. 분명 책에는 굉장한 내공이 담겨 있었다. 그런 내공도 없이 만든 우리 회사 비즈니스 모델에 심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페이스북이 많이 죽었다지만 난 여전히 페이스북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 특히 창업자 아재들은 여전히 페이스북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최근 내 피드에 자주 보이는 한 아재의 글을 보고 있자면 공감도 되고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졌다. 그러던 중 책을 몇 권 낸 것을 보고는 냉큼 구매했다. 그게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이다.

강의장에 앉아있는 느낌

강의를 들은 지 꽤 된 것 같다. 올해 초에 세일즈 강의를 들었으니 벌써 반년이 넘었다. 얼마 전 협업 도구를 주제로 90분 강의를 꽉 채워서 해본 경험을 떠올리면 강의 참 쉽지 않다. 그리고 강의를 위해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강의는 생각보다 정말 어떤 생각보다 준비가 많이 필요했고 또 긴장되는 일이다.

나는 ‘-다’ 체로 글 쓰는 걸 선호한다. 2009년부터 이 어투를 썼고 좀 더 명료하게 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그리고 대체로 글이나 책을 읽어도 ‘-다’ 체로 된 글이 나와 잘 맞았다.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은 ‘-습니다’ 체로 돼 있다. 그리고 내가 꽤 오랜만에 만난 ‘-습니다’ 체로 된 읽기 편한 책이었다.

창업의 초기는 가설 검증의 연속입니다.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으로 모르는 고객에게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팔아야 합니다. 때문에 제품과 기술은 아직 미지수라 할지라도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무슨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가 명료해야 일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보통 ‘-습니다’ 체로 쓰인 글을 보면 ▲너무 자기주장이 강하거나 ▲주제에서 벗어나는 등 잘 쓰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은 글의 방향이 일관되며 무리한 억지를 부리지도 않아 읽기가 참 편했다. 말 그대로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강의도 참 잘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제 저자의 강의에 참석했다.

왼쪽 빨간 동그라미가 나다 ./ 미매뉴얼

그동안 꽤 다양한 강의를 들어왔다. 대학 강의를 제외하고 여러 세미나에 다녔으며, 기자 신분으로 기자 간담회도 다녀봤다. 그리고 2015년에는 예비창업자 신분으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창업 강의를 들었다. ▲창업선도대학 사전 창업 교육 ▲기술보증기금 창업 교육 ▲구로구 창업 교육 등 당시 강의를 꽤 많이 들었는지 몇몇 강사는 다른 강의장에서 마주치기도 했고, 또 몇몇은 내가 별도로 연락을 해서 당시 사업 아이템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그중 몇몇은 얕은 내공으로 너무 긴 강의를 억지로 하는 게 보이기도 했고, 한 언론사 소속 강사는 그저 PPT를 열고 터무니 없는 ‘와~ 정말 대단하죠?’ 따위의 감탄사만 외치며 시간을 때웠다. 때문에 나는 강사에 관해 꽤 까칠한 편이다.

내가 어제 만난 저자는 굉장히 푸근한 대기업 부장님 외모에 여유 있는 편안한 웃음을 머금은 아재였다. 어제 강의는 “비즈니스 모델 최적화하기”라는 주제였는데 책에 나온 내용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을 훑어주는 강의였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이 내가 선호하지 않는 ‘-습니다’ 체임에도 술술 읽혔던 이유를 알았다. 저자는 경험에 기반한 단단한 내공이 있기에 문장 어투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투 같은 외형 따위는 콘텐츠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저자의 콘텐츠가 쉽게 이해되는 이유 중 하나로 ‘숫자’를 꼽고 싶다. 저자는 숫자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전혀 생각지 못한 영역의 시장을 몇몇 숫자만으로 내 머릿속에 그려주곤 한다.

우리나라에는 2019년 말 기준 약 690만 개의 사업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약 128만 개의 사업체가 새로 생겨났습니다. 이 중 10% 정도인 약 12만 개의 사업체는 법인입니다. 스타트업에서 고속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 투자 유입이 필수고, 법인만이 지분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12만 개의 법인이 스타트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한 해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등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체 수가 대략 70여 개이므로 스타트업 창업자가 IPO를 통해 신문에 나올 정도로 큰 돈을 손에 쥐는 확률은 불과 0.06% 정도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작은 개선 아이디어와 에어비앤비, 우버와의 차이는 그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의 수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동아리 모임 같은 6~10명 전후의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고, 이런 모임을 관리하는 일도 복잡하니 이를 관리해주는 앱을 만든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조건에 해당하는 모임 관리자가 얼마나 될까요? 전국에 있는 대학교에 동아리가 100개씩 있다고 가정하고, 기타 일반인 동호회 등을 포함하여 1만 명 정도 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들이 모임 인원을 관리하고, 모임 장소를 통보해주고, 모임 비용을 개인별로 알려주며, 모임 장소를 예약할 수 있는 정도의 기능이 제공되는 앱이라면 유료로 쓸까요? 가령 월 구독료로 5천 원씩 받는다고 하면 연간 6억 원 규모입니다. 1만명 고객 전체가 내 서비스에 가입하고 월 회원비를 지불한다고 할 때 연간 6억 원이죠. 국내에서 아무리 유사한 모임들이 늘어난다고 해도 10만 개, 100만 개가 될 수는 없을 테니 글로벌 시장에 나가면 몰라도 국내에서는 사업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작은 시장만 존재하는 것이죠.

만약 Series A 투자로 10억 원을 받았다고 합시다.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이 초기 투자로 지분 10% 이상을 가져가지는 않으려고 하니 이 경우 합의된 기업 가치는 100억 원입니다. 그리고 5~7년 뒤에는 최소한 기업 가치가 천억 원은 넘어가줘야 합니다. 그런데 기업 가치와 순이익 간의 평균적인 관계를 생각해보면 국내 스타트업이 1천억 원의 기업 가치 평가를 받으려면 적어도 한 해 순이익을 20억 원 정도 벌면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2천 곳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이 4% 정도이므로 이에 맞춰 역산해보면 순이익 20억 원을 벌기 위해서는 이 스타트업은 500억 원 정도의 연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이 말은 결국 7년 정도 기간 내에 5백억 원 매출에 순이익 2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일 가능성을 여러분 기업이 보여줘야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 100억으로 해서 10억 원의 투자금을 넣어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의 99.7%는 중소기업이라 이들을 제외해도 여전히 57만 개 가까이 남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 중소기업이 문제가 됩니다. 이들 중에서 IoT 시스템까지 도입해서 공장의 생산성을 조금 더 높이는 것이 사업적 의미가 있을 규모의 업체는 7만 개가 안 됩니다. 나머지 50만 개는 직원 6명에 연간 매출 12억 원이 평균입니다. 이 정도의 영세한 공장에서 사람이 좀 더 일하거나 좀 더 좋은 기계를 사는 편이 낫지, 굳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IoT 시스템을 구매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죠. 그럼 대기업도 아니고, 영세업장도 아닌 7만 개는 시장으로서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 분류에 해당되는 업체들의 평균은 직원 30명에 연간 매출액 77억 원 정도입니다. 영세업체보다 분명 커지기는 했는데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비도 아닌 IoT 장비에 투자를 할 필요성이 커 보이는 규모는 아닙니다. 77억 원 매출의 제조업체면 그저 평범한 공장 한 곳 정도라서 관리자를 한두 명 더 채용하여 설비를 잘 관리하며 운영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고서를 만들라고 하고, 숫자로 비즈니스를 말하라 하는 콘텐츠는 많이 봤다. 저자는 책에서 딱히 ‘숫자로 말하라’고 하지 않는다. 어제 강의에서도 ‘숫자로 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어떤 사업에 관해 몇몇 숫자만으로 명확히 전달한다. 저자는 몇 분 만에 내가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던 ▲무선청소기 시장을 ▲애플 비전 프로의 방향성을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을 내 머릿속에 그려줬다.

놀라운 것은 강의를 들으면서도 마치 책을 읽는 느낌을 받았다는 거다. 이는 반대로 책을 읽으면서도 강의장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많은 창업 강의를 들어왔고 그중 몇몇은 굉장히 실망스러운 강의를 했다. 어떤 교수는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게임 산업’을 느닷없이 소개하며 단순히 ‘PC방 점유율’만으로 어떤 게임이 망했다며 망한 이유를 분석했다. 단순히 ‘PC방 점유율’이 낮다고 게임이 망할까? 게임을 PC방에서만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PC방 점유율’을 말하며 수강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것도 모르면서 사업 계획서 쓰고 있냐고.’ 우리는 게임 사업 강의를 듣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는 해당 교수의 그 오만한 눈과 말투를 잊을 수 없다. 참고로 해당 게임은 여전히 프로게이머 시장이 있으며 e스포츠 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저자는 책과 강의장에서 어떤 것을 모른다 해서 사업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등의 오만한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하지 않아도 잘 될 수 있다며, 다만 확률이 낮고 우리는 기회가 유한하니 좀 더 두드려 보자는 식의 논리다.

사실 비즈니스 모델을 꼼꼼하게 정리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업자도 많습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던 정말 강남에 가고 싶지 않은 날이었지만, 폭우를 뚫고 간 보람이 무척이나 있었던 어제였다.

사인도 받았다. 아싸.

비즈니스는 결국 돈을 벌어야

창업을 준비하며, 그리고 달려가며 동료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돈’이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고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돈을 벌려면 돈을 낼 사람이 있어야 하고. 돈을 낼 사람이 돈을 내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벤처캐피탈 관련 통계 기업인 CB 인사이트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스타트업이 망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시장에서 수요가 없었다’고 합니다.

내 첫 번째 창업 아이템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였다. 그리고 내 전략은 ‘나는 만들 수 있다’였다. 그래서 나는 MVP를 만들었고 작은 사무공간 지원 사업과 액셀러레이터 1차 합격의 문까지 열었다. 물론 거기까지였다.

첫 번째, 내가 구현하려는 고객 가치를 명확히 반영해야 합니다. MVP의 두 번째 조건은 고객이 상품이라고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냉정한 시선으로도 팔리는 물건인지 확인하는 것이 MVP의 목적입니다. 세 번째는 경쟁사 또는 고객의 완전한 기대치 대비 70~80% 선이어야 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Time to Market 때문입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 하면 안 됩니다. 네 번재는 이 정도 품질로도 팔릴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사실 내가 만든 제품은 MVP도 아니었다. PoC(Proof of Concept, 개념증명) 정도랄까? 어쨌든 그걸로 많은 사람에게 내 아이디어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었고, 나보다 준비가 안 된 창업자들을 무수히 많이 봤다. 특히나 내 엘리베이터 1분 스피치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내가 잡은 아이템은 ‘시장’이 없었다. 즉, 어떤 ‘문화’를 만드는 그러니까 ‘시장’을 만드는 사업이었다. 뉴스 콘텐츠로 돈을 버는 건 글로벌 미디어도 어려워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그저 모바일 기술 경험 몇 년으로 어떤 시장을 혁신하겠다 했으니 될 턱이 없었다. 이제는 인정하지만 그때는 정말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간단히 하면 고객 니즈를 찾아서 그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방법입니다. 고객 니즈가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당연히 이제 니즈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로 관심이 옮겨가게 됩니다. 즉, 그 팀이 얼마나 실행력이 있으며, 얼마나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됩니다.

결국 당시 내 사업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게 없었다. 나는 어떤 제품을 만드는 과정만 설계했지 이 제품을 어떻게 팔고, 어떻게 수익을 남기고, 어떻게 이 과정을 반복하며 지속할지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 비즈니스를 하겠다면서 비즈니스가 아닌 엔지니어링을 했던 것이다. 크게 놀라울 것도 없다. 엔지니어가 엔지니어링을 하는 게 무엇이 잘못됐나. 나는 엔지니어였다.

비즈니스 모델의 맨 처음에 사업을 할 주체를 세운다는 뜻은 이렇게 길고 먼 길을 가면서 팀이 길을 잃지 않도록 가이드해줄 내비게이션을 만든다는 뜻이며, 목표를 위해 현실을 버텨내는 힘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부릅니다. 큰 청운의 꿈을 품었으니 이를 위해 달려가려는 기업가의 모습이지요.

때문에 엔지니어는 비즈니스라는 큰 벽을 만나자 무너져 버렸다. 비즈니스라는 게 그렇게 큰 벽인지 전혀 몰랐다. 엔지니어로서 살아남기 위해 4년을 공부하고 4년을 일하며 겨우 한 사람 몫을 했는데, 비즈니스라는 것을 처음 맨몸으로 만난 내게 선택지는 없었다. 그냥 그대로 gg칠 뿐.

많은 성공한 창업자가 말하듯 나 역시 실패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성공은커녕 작은 허들도 제대로 넘지 못한 지금이지만 분명 첫 번째 창업과 두 번째 창업은 다르다. 그리고 나는 이 ‘첫 번째 창업’이란 단어 앞에 ‘정말 진심을 다한’이 있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100%가 아닌 70, 80%의 품질만으로도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굉장히 모순되는 이야기죠. 경쟁이 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100% 구현하지 못하면 고객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정작 100%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스타트업이 아니라고 하니까요. 이것이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디어와 고객 가치가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서비스와 같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동료들과 진심으로 달리되 우리가 어디까지 달려야 하는지 끊임없이 체크한다. 오버 엔지니어링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당장 필요치 않은 절차에 너무 많은 리소스를 쏟고 있는 건 아닌지. 지금 인상 쓰는 고민이 아무도 모르는 나만을 위한 일은 아닐지. 두 번째 창업은 첫 번째 보다 더 진심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쓴 많은 사례를 보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아직까지는 참 잘 가고 있구나 싶었다.

창업자도 결국 그저 한 사람

저자가 실제 제품을 만드는 창업을 해봤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현재 컨설팅 회사 대표이사이고 이전 대기업에서 많은 신사업을 꾸리긴 했지만 그동안 저자가 컨설팅한 2천 개가 넘는 스타트업처럼 창업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책을 통해 나는 저자가 컨설팅에서 말하는 내용이 그대로 몸에 녹아있는 것을 느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 책과 함께 여러분이 나아갈 머나먼 도전의 여정에서 조금 더 편안해지고, 조금 더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저자는 반복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친다. 그리고 이 책의 고객인 독자. 나는 그리고 나는 내 비즈니스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마음이 불편했다. 비즈니스를 잘 풀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해야 할 비즈니스 방향성에 관한 힌트를 얻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통해 편안함을 얻었다.

사업에 대한 설명에 앞서 일상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일상의 문제들이 여러분이 기업가로서 가져야 하는 ‘기업가 정신’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주변의 삶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사람이 사업을 일으키고 수많은 직원과 고객, 파트너들의 삶을 잘 돌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치국평천하 이전에 자기를 돌보고 주변을 관리하는 수신제가가 우선입니다.

저자는 창업자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어떤 VC는 창업자를 참 대단한 사람이라며 추켜세운다. 어떤 기자는 창업자는 정말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해낸다며 추켜세운다. 어떤 고객은 창업자가 세상을 바꿨다며 추앙한다. 나는 창업자들을 존경함을 넘어 그들처럼 되고 싶다. 때문에 지금 두 번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종종 나는 큰 벽 앞에 서서 숨 막히는 감정을 느낀다. 어쨌거나 나도 그저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창업자의 그저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더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창업자로서 나는 이 내용이 다른 비즈니스 이야기만큼 큰 위안이 됐다. 나아가 저자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걸 정말 잘하는구나. 정말 저자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구나 싶었다.

창업자의 삶은 최대한 단순해야 합니다. 일터-집-일터-집의 쳇바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창업은 겉에서 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있지만 실상은 수도승의 삶과 유사합니다. 조금이라도 긴장이 풀리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외적 요인이 있을 경우엔 사업이 무조건 산으로 갑니다. 이는 필자가 만나왔던 2천여 명이 넘는 스타트업 대표 모두에게 100% 진리였습니다. 사업의 다른 영역에서는 절대 진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지만, 머리가 복잡한 창업자가 성공할 수 없는 것만큼은 절대 진리입니다. 창업에 많이 뛰어드는 30대 초반 ~ 중반이면 연애나 결혼 문제가 엮이기도 하고, 친구들하고 놀기를 포기하지 못하기도 하고, 창업하겠다고 남들에게 과시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수습해야 하기도 하죠. 현재 이런 문제가 존재한다면 창업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이 문제들부터 정리해서 최소 6개월 정도는 자기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능하다면 회사에 다니는 동안, 즉 수입이 있는 동안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업의 성공은 머리가 단순해져야 가능합니다.

마무리

인연을 믿는 편이다. 세상엔 내 노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우리 회사를 함께 만드는 놀라운 내 동료들을 보자면. 이게 정말 어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는 건가 싶다. 나는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 시점에 저자를 만난 건 어떤 인연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책을 읽던 중 무언가 이상해서 책 날개를 다시 한번 봤는데, 책 날개에 내가 쓴 <팀장님, 우리도 협업 도구 쓸까요?>가 있었다. 내가 쓴 책과 같은 출판사에서 낸 것이다. 내가 쓴 책을 보는 것도 여전히 신기한데, 다른 책에서 내 책을 보다니. 내 이름을 보다니. 이게 무슨 인연인가 싶다.

내 책이다

창업은 혼자서 가야 하는 외로운 길입니다. 창업 동료가 있더라도 그들이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주 창업자여야 합니다.

창업이라는 게 참 외로운 일이다. 첫 번째 창업에서도 느꼈지만 든든한 동료들이 함께하는 두 번째 창업에서도 어쨌든 창업은 외롭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이미 많은 사람이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는 걸 알았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에도 강의장을 꽉 채울 만큼 나와 비슷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조금은 마음이 스르르 녹는다.

다음에 저자를 만날 땐 이 책을 읽기 전보다는 조금은 나아진 비즈니스 모델을 손에 들고 있으면 좋겠다.

한줄평

  • 엔지니어 출신 창업자로서 <린 분석>보다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책이 실무 입장에서는 훨씬 큰 도움이 됐다.

인상 깊은 문구

  • 우리나라에는 2019년 말 기준 약 690만 개의 사업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약 128만 개의 사업체가 새로 생겨났습니다. 이 중 10% 정도인 약 12만 개의 사업체는 법인입니다. 스타트업에서 고속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 투자 유입이 필수고, 법인만이 지분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12만 개의 법인이 스타트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한 해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등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체 수가 대략 70여 개이므로 스타트업 창업자가 IPO를 통해 신문에 나올 정도로 큰 돈을 손에 쥐는 확률은 불과 0.06% 정도라는 뜻입니다.
  • 그래서 유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있는 스타트업들은 연차가 적어도 2~3년씩은 된 곳이고, 기술적으로도 어느 정도 검증된 팀입니다. 창업하자마자 이런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요.
  • 모태펀드는 중기부, 과기정통부, 문체부 등의 중앙정부 조직과 중소기업지원공단 등 공공기관이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조성한 금액을 말합니다.
  • GS 그룹의 경우 홈쇼핑과 리테일 사업을 위해 지난 10여 년간 800개가 넘는 스타트업에 4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투자와 엑싯에 대한 일정 수준의 고려는 사업 초기부터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뒤에서 자세히 다루지만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장 선택, 즉 어떤 시장에서 경쟁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인데, 이 선택은 투자 유치 및 엑싯 플랜이 없는 상태에서는 매우 공허한 논의가 되기 때문입니다.
  • 팀과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편차가 상당히 크지만, 대부분의 경우 벤처캐피탈의 눈길을 받을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오려면 최소한 2~3년 정도의 사업화 기간이 소요됩니다.
  • 창업의 초기는 가설 검증의 연속입니다.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으로 모르는 고객에게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팔아야 합니다. 때문에 제품과 기술은 아직 미지수라 할지라도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무슨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가 명료해야 일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 그 직후엔 사업 아이디어를 실행 및 평가할 수 있고 남에게 설명도 가능하며, 경쟁사와도 비교할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시켜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설계도 혹은 전개도의 모양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비즈니스 모델 수립 과정이라 부릅니다.
  • 독자 성장이 가능하다면 제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일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실제 2~3명의 개발자로 이뤄진 앱 또는 게임 개발사들의 경우 단순히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다 보니 성공하는 사례들이 꽤 있습니다. ‘랜덤다이스’ 게임으로 유명한 개발사인 111퍼센트가 이런 성공 방식의 대표적 사례죠. 투자받으려고 사업계획서 붙잡고 앉아 있기 보다는 그냥 무작정 개발부터 했다고 합니다. 물론 굉장히 많은 실패를 반복했지만 인원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버텨낼 수 있었고, 이후 불과 2~3년 만에 150개가 넘는 캐주얼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초대박을 터뜨린 게임은 없지만 대부분 개발 비용보다는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 매출 100억이 넘고 영업이익 40% 이상을 기록하는 멋진 회사가 되었죠.
  • 정부지원금 등을 받으려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극초기 기업에 대한 심사는 항상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현실성 있고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있는가를 따지게 되니 비즈니스 모델을 꼼꼼히 수립해야 합니다.
  •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 요소는 고객 가치가 구현된 제품으로 어떻게 시장에 진입할지, 이 과정에서 경쟁사와 어떻게 차별적인 위치를 가질지, 그리고 이렇게 진입하면 수익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이를 각각 시장 진입 방안, 차별화 방안, 그리고 수익 모델 수립이라 하며, 앞선 아이디어 단계와 마찬가지로 여기까지도 가설에 불과합니다.
  • 그래서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방법은 만들려는 제품을 최대한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어서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 이렇듯 MVP의 출시와 고객 피드백을 반복해서 성공의 길을 찾는 방법론을 린 스타트업이라 합니다.
  • 배틀그라운드 게임의 경우 정식 출시 전에 테스트 버전 출시만으로 이미 큰 성공을 예약하고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크래프톤 웨이> 같은 책에서 묘사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테스트의 성공 이후 고객들의 기대에 충족시킬 수 있는 정식 버전을 만들기 위해 마음고생을 크게 했다고 합니다. 배틀그라운드는 테스트 버전이 크게 성공했으니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크게 성공하지 않아서 소수의 잠재 고객만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이들로부터 응원을 듣게 되면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확 느껴지죠.
  • 제품을 잘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MVP 테스트 과정에서 자사 제품에 호응을 보여준 초기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 스타트업 대표분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제품 개발 단계가 아니라 제품을 완전히 다 만들고 난 뒤에 SNS 페이지를 만들어 광고하는 것이 마케팅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 하지만 돈도 영업망도 브랜드 유명세도 없는 스타트업이 이렇게 제품 제작과 마케팅을 분리해서 생각하게 되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 때문에 제품의 개발과 마케팅의 진행은 선후 관계가 아니라 동시에 진행해야 하고, 이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초기에 제품을 사용해본 고객들이 만드는 입소문입니다.
  • 제품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치면 슬슬 제품의 본격 출시를 위한 실무가 필요해집니다.
  • 마케팅 분야에서 4P Mix라 부르는 Product, Place, Promotion, Price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실제 판매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 최선은 MVP와 시장 진입 극초기에 적정 가격을 정하고, 이 가격대를 최대한 지키도록 향후 운영을 맞춰 나가는 것입니다. 가격을 처음부터 ‘잘’ 정하면 되는데, 최적 가격은 사실 고정된 것이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는 목표물입니다. 시장이 변화해가고 내 사업도 커져가면서 이 가격을 통해 고객도 더 끌어들이지만 회사에서도 적자가 나지 않아야 하는 그 지점을 계속해서 찾아야 합니다.
  • 스타트업 적정 가격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하고, 고객 증가와 수익 확보 사이의 방정식을 끊임없이 풀어야 합니다.
  •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수많은 경쟁에 노출됩니다. 경쟁은 대략 세 종류로 나뉩니다.
  • 첫 번째는 나와 비슷한 시기, 유사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입니다. 미국 내에서 한때 페이스북 유사한 SNS 서비스가 백 개가 넘게 있었고, 국내에서도 소셜커머스 서비스나 배달 앱은 초기 수십 개 업체가 경쟁했습니다. 사실 이런 경쟁은 매우 좋은 경쟁입니다. 경쟁업체가 많다는 것은 그 시장의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뜻입니다.
  • 비슷비슷한 경쟁사가 많다면 스타트업 입장에서 자사의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사업의 본질에 집중할 기회를 더 많이 주기 때문에 장점이 매우 많은 상황입니다. 물론 경쟁사 대비 특생이 없을 경우 One of them이 되거나 품질, 가격 등의 요소에서 한 번 밀리면 회복이 어렵기는 합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경쟁이 아예 없는 경우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컨셉의 혁신적 제품이 시장에서 매우 높은 확률로 참패하는 이유는 고객을 ‘교육’시켜야 하는데,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렇게 고객을 교육하면서 돈까지 벌 여력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 두 번째 종류의 경쟁은 유사한 컨셉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이 있는 경우입니다.
  • 세 번째는 고객이 경쟁사인 경우입니다. 정확히는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발굴해내지 못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 경쟁을 피하는 것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시장이 충분히 커야 사업적 의미가 있습니다. 니즈가 너무 좁거나 고객이 대안을 마련하기 쉬운 제품군은 ‘재밌는 제품이지만 사고 싶지는 않은’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 대략 구분을 해보자면 일차적 과제는 사업의 진도보다 조금씩 빠르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 정부지원금은 물론이고 벤처캐피탈에서도 미팅 이후 입금이 완료될 때까지 보통 최소 3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물론 이는 중간에 자금 계획이 한 번도 틀어지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의 시간입니다. 정부지원은 얼마든지 탈락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반기나 하반기에만 지원이 가능해서 동일 프로그램 지원은 1년을 기다려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 기본적으로 벤처캐피탈과 미팅을 시작했다고 해도 투자가 이뤄질 확률은 10%가 되지 않습니다. 심사역과의 미팅이 아닌 검토부터 고려하면 100개 중의 한 개, 즉 1%입니다.
  • 한두번이야 대표자가 마이너스 통장 만들고 지인에게 빌려서 메꾼다고 해도 이런 임시방편만으로 회사가 버틸 수는 없으니 자금 계획은 항상 6개월 ~ 1년 정도를 내다보면서 관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사업 진도에 대한 이야기할 때는 동시에 자금 조달 계획도 항상 함께 떠올려야 합니다.
  • 두 번째 이슈는 ‘인력’입니다. 보통 최소 시장 진입 시점까지는 웬만하면 인력 고용 없이 창업팀만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창업팀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창업팀의 인원은 보통 3명, 최대 5명은 넘지 않는 게 좋다고 하죠.
  • 초기에는 특정 기능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서 고생스럽지만, 안착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창업자에게 더 머리 아픈 일이 생깁니다. 쵝 멤버 혹은 창업 멤버들의 역량이 회사의 성장을 뒷받침해줄 수준이 되지 않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단계는 보통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기관 투자자의 투자를 받는 시점, 즉 Series A 전후로 생기는데, 연구개발 등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의 경우 투자 회사에서 노골적으로 ‘기존 인력 말고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최고 기술 책임자를 뽑으시면 좋겠네요’라 이야기하기도 하고, 창업자 스스로 회사가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다 보니 지금 인력보다 더 나은 인력을 구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 내보낼 인력을 내보내고 더 좋은 인력을 잘 뽑으면 된다고 말하기는 너무도 쉽지만 사람의 문제는 이성과 논리만으로 풀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 직원들 간에 분란이 생기거나, 신규 입사자들이 단체로 나가거나, 기존 직원들의 업무 태도가 서서히 나빠지는 식의 문제가 더 흔하게 생깁니다. 모두 창업자가 최우선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숙제이고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보통 조직원이 20여 명이 넘어가면 HR 체계가 슬슬 모습을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 사업에 대한 설명에 앞서 일상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일상의 문제들이 여러분이 기업가로서 가져야 하는 ‘기업가 정신’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주변의 삶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사람이 사업을 일으키고 수많은 직원과 고객, 파트너들의 삶을 잘 돌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치국평천하 이전에 자기를 돌보고 주변을 관리하는 수신제가가 우선입니다.
  • 외부 지원을 조금이라도 받고 난 뒤에는 경제적으로 심하게 어렵더라도 단기 또는 일회성 알바를 제외하고는 창업 자체에만 집중해야 좋습니다. 가장 집중해야 하는 사업 극초기에 다른 일을 하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 창업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떠올린 아이디어와 유사한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먼저 시작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으니 마음먹은 즉시 실행에 옮기고 싶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어느 순간에도 좋은 아이디어이고, 좋은 제품은 경쟁사가 아무리 많아도 팔립니다. 우리나라에 싸이월드가 없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대세가 된 것이 아니고, 쿠팡은 최초의 사업 아이디어인 소셜 커머스 모델을 가지고 성공한 업체가 아닙니다. 배틀그라운드도 최초의 배틀로얄 게임은 아니었죠. 스타트업 하면 무조건 새로운 아이디어로 ‘First to Market’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선도 업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객들에게 이해시키느라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을 때 후발주자가 훨씬 정돈되고 깔끔한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을 장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중요한 것은 반드시 ‘First to Market’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1장에서도 잠간 언급했었지만 나와 유사한 제품/서비스를 나 혼자 파는 것보다는 수많은 경쟁사가 있는 편이 훨씬 생존에 유리합니다. 그리고 나보다 반 발자국 정도 앞서가는 기업이 있다면 더 좋죠. 벤치마킹 하면서 해당 업체가 잘하는 것을 배우고 실수하는 것은 피해갈 수 있으니까요.
  • 창업을 마음먹은 직후, 조급함은 버리고 ‘내 생활 환경 개선과 기존 업무의 마무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선 가정에 복잡한 문제가 있거나 주변에 엮인 문제가 많은 경우에는 그 문제들을 모두 정리한 다음에 창업을 고민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창업자의 삶은 최대한 단순해야 합니다. 일터-집-일터-집의 쳇바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창업은 겉에서 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있지만 실상은 수도승의 삶과 유사합니다. 조금이라도 긴장이 풀리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외적 요인이 있을 경우엔 사업이 무조건 산으로 갑니다. 이는 필자가 만나왔던 2천여 명이 넘는 스타트업 대표 모두에게 100% 진리였습니다. 사업의 다른 영역에서는 절대 진리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지만, 머리가 복잡한 창업자가 성공할 수 없는 것만큼은 절대 진리입니다. 창업에 많이 뛰어드는 30대 초반 ~ 중반이면 연애나 결혼 문제가 엮이기도 하고, 친구들하고 놀기를 포기하지 못하기도 하고, 창업하겠다고 남들에게 과시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수습해야 하기도 하죠. 현재 이런 문제가 존재한다면 창업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이 문제들부터 정리해서 최소 6개월 정도는 자기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능하다면 회사에 다니는 동안, 즉 수입이 있는 동안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업의 성공은 머리가 단순해져야 가능합니다.
  • 특히 대기업을 오래 다니신 분들이 입에 달고 하는 말이 ‘내가 데리고 일한 애들이 몇 명이고, 일했던 부서가 몇 개인데 창업하고 나를 도와줄 사람 한 명 없겠어?’인데, 도와줄 사람 한 명 없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인간관계를 잘못 맺은 것이 아니라 원래 그게 정상입니다.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는 서로 주고받을 게 있어야 유지됩니다.
  • 창업은 혼자서 가야 하는 외로운 길입니다. 창업 동료가 있더라도 그들이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주 창업자여야 합니다.
  • 창업하고 불과 몇 달 되지 않았는데 생활비 때문에 압박을 받기 시작하면 삶이 급격하게 비참해집니다. 창업자가 우울증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따른 자괴감 때문입니다.
  • 보통 3인 창업 기준으로 5천만 원 정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돈이면 IT 산업 분야에서 창업팀에 개발 인력이 속해 있을 때, 만든 MVP에 몇 차례 수정 작업을 거쳐 시장에 출시하고 기본적인 마케팅 정도는 해볼 수 있는 돈입니다. 이때 성과가 조 ㅁ나오면 그 성과를 기준으로 정부지원금이나 엔젤 등의 지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 사업은 내가 애초에 기획한 것보다 진도가 늦어지는 일이 매우 흔합니다.
  •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꼭 해야하는 일은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유사한, 연관 있는 경쟁사를 제대로 조사하는 것, 그리고 내 제품과 서비스와 연결될 수 있는 고객의 ‘구매 여정’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 앞서 1장에서 언급했지만 경쟁사가 없다는 뜻은 고객의 니즈가 없는 제품이거나, 고객들이 스스로 알아서 이미 대안을 찾았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대표자와 창업 멤버들이 게을러서 숙제를 안 했다는 뜻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그 어떤 제품이든 경쟁 제품과 서비스가 없을 수가 없죠.
  • 갱장사에 대한 비교분석을 할 때는 제품의 특성, 고객들의 반응, 판매 채널과 가격 운영, 프로모션 및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반품이나 기타 고객 서비스의 내용과 장단점 등을 모두 정리해야 합니다. 경쟁사의 역사와 규모,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제품 라인업까지 정리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
  • 직접적인 경쟁사 이외에도 내 제품/서비스와 유사한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간접적인 경쟁 업체들에 대한 조사도 당연히 진행해야 합니다.
  • 가능성이 보이는 업체까지 충분히 조사해야 내 제품과 서비스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현실감이 생깁니다. 경쟁사 조사가 부실할수록 창업팀의 제품과 서비스에 붕 뜬 느낌을 받게 됩니다.
  • 구객들의 구매 형태와 구매 여정을 그려본다는 것은 내가 만들려고 하는 제품/서비스와 관련해서 고객들이 어떻게 제품을 인지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지 탐색해보고, 어떤 방식으로 구매하고 사용하는지를 조사하는 일입니다.
  •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 과정은 가설 검증의 연속이기에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가설이 좋아야 합니다. 좋은 가설은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깊을 때 나타납니다.
  • 엄청난 신기술이나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사업들이지만 놀라운 고속 성장을 보여준 바탕엔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가 존재합니다.
  • 이 리서치 과정에서는 정보의 취득 이외에 관련 산업의 밸류체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주요 플레이어들이 누구인지, 전문가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산업내 동향은 어떠한지 같은 정보들 역시 부수적으로 얻게 됩니다. 대략 3개월 정도 틈틈이 이런 정보를 찾고 정리하면 사업 아이디어도 더 구체화되고 시장 기회 요인 역시 더 잘 알게 됩니다. 그리고 최소한 ‘우리는 혁신적이어서 경쟁사는 없습니다’ 같은 말은 하지 않게 됩니다.
  • 스타트업 대표 중에서는 일반 직장인보다 정서적인 안정감이 무너져 있는 경우가 월등히 높습니다. 미국에서는 대략 40% 내외의 창업자들이 상시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창업자들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가장 흔한 접근이지만 가장 임팩트 있는 창업 아이디어는 생활 속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할 때 나타납니다.
  • 이처럼 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에도 역시 본격 사업을 결심하기 전에 상당히 많은 사전 조사를 해야 합니다. 단순히 ‘요양보호사와 고객이 모두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만으로 기존 일을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 대부분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들은 국내 시장 규모로 볼 때 최상위 3~4개 업체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없어지게 됩니다.
  • 이런 사업이야말로 성공할 경우 시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되는, 완전히 혁신적인 기술로 삽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 가장 ‘스타트업스러운’ 접근법입니다. 진짜 ‘모 아니면 도’거든요.
  • 타사의 사업을 기반으로 해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을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첫째로, 외부인에게 비즈니스 모델을 카피해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 두 번째로 주의해야 하는 점은 사업 모델을 카피했다고 그 사업이 성공한 사례처럼 굴러갈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 거래 비용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상거래에는 눈에 보이는 ‘가격’ 이외의 여러 추가적인 비용 요소가 있다는 이론입니다.
  • 우리의 일상에서 생각해보면 대형마트가 동네 시장보다 분명 더 비싸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주차가 불편하고, 물건 찾기가 어렵고, 가격이나 품질을 믿을 수 없고, 환불이 어려우며, 덥거나 춥고, 길거리의 먼지가 음식에 올라갈 것 같아서’ 시장보다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것에서 쉽게 이 거래 비용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은 가격이 비싸도 부수적인 거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처를 찾는다는 것이죠.
  • 우선 사업 도메인은 거래 비용이 최대한 높은 영역에 들어가야 무조건 좋습니다.
  • 두 번째, 스타트업이 초기에 집중해야 할 것은 투자를 받기 위해 무작정 규모가 큰 시장을 노리거나, 기술 개발만을 위한 기술 개발이나 무조건적인 매출 확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소수의 고객이라도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거래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세 번째, 스타트업은 무조건 자신이 속한 산업의 기업 수보다 고객 수가 많은 곳을 골라야 합니다.
  • 거래 비용 이론은 산업구조론의 기반이 되고, 산업구조는 기업의 성장과 마진율을 가장 강력하게 옭아매는 족쇄이자 프레임입니다.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디어는 단순히 누구에게 무엇을 팔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산업 구조를 내게 유리하게 바꿀 것인가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죠.
  •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오는 분들은 빨리 창업해서 빨리 돈을 벌고 싶은데 욕심에 비해 노력을 하고 싶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연히 외부 투자금도 정부지원금도 받을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내가 하려는 사업의 핵심 영역은 반드시 스타트업이 가진 독자적 기술이나 특허, 역량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사업은 외부 지원 없이 순전히 자기 자본만 해야 합니다.
  • 물론, 사업 아이디어의 힌트나 최초의 관심은 미디어를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처럼 그저 옆에서 조망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안에서 들어가서 실제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그런 문제가 생기며, 이를 고객 입장에서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솔루션이 필요한지 지식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깨닫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장에서 적어도 몇 달의 시간은 보내야 감이 잡히겠죠.
  • 여기서 말하는 작은 개선 아이디어와 에어비앤비, 우버와의 차이는 그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의 수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동아리 모임 같은 6~10명 전후의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고, 이런 모임을 관리하는 일도 복잡하니 이를 관리해주는 앱을 만든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조건에 해당하는 모임 관리자가 얼마나 될까요? 전국에 있는 대학교에 동아리가 100개씩 있다고 가정하고, 기타 일반인 동호회 등을 포함하여 1만 명 정도 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들이 모임 인원을 관리하고, 모임 장소를 통보해주고, 모임 비용을 개인별로 알려주며, 모임 장소를 예약할 수 있는 정도의 기능이 제공되는 앱이라면 유료로 쓸까요? 가령 월 구독료로 5천 원씩 받는다고 하면 연간 6억 원 규모입니다. 1만명 고객 전체가 내 서비스에 가입하고 월 회원비를 지불한다고 할 때 연간 6억 원이죠. 국내에서 아무리 유사한 모임들이 늘어난다고 해도 10만 개, 100만 개가 될 수는 없을 테니 글로벌 시장에 나가면 몰라도 국내에서는 사업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작은 시장만 존재하는 것이죠.
  • ‘비즈니스 모델이 한 문장으로 뭘까’라고 물어본다면 ‘타깃 고객을 찾아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그 대가로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초기에는 당연히 창업 멤버들과 소수의 직원 개개인이 이 모든 일들을 해내야 하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게 되면 사람들이 많이 개입하지 않거나 혹은 경영진이 크게 고민하지 않더라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하며, 이를 시스템화라고 합니다. 시스템화라면 단순히 IT 시스템 도입을 말하는 것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품을 개선, 개발하는 R&D, 개발된 제품을 상품화하는 생산과 물류, 고객에게 판매하고 피즈백을 받는 과정을 의미하는 마케팅과 영업망, 회사의 자금 소요를 관리하는 재무, 그리고 이 모든 일에 가장 중요한 인재를 선발하고 동기부여할 수 있는 HR 등 특정인의 개인 역량이 아니더라도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 단기간 내에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꼽으라면 경쟁사와 롤모델이 될 만한 회사의 사례를 최대한 깊게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경쟁사나 롤모델 회사가 고객 가치를 어디서 어떻게 찾았고, 그 가치를 제품에 어떻게 녹여서 지금의 위치에 가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내가 어떻게 사업해야 하는지가 아주 명확해집니다.
  • 경쟁과 롤모델 회사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는 정부지원사업이나 투자자 미팅에 갔을 때 심사역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경쟁사와 경쟁 제품을 꿰뚫고 있다는 뜻은 창업자가 창업자로서의 역할에 매우 성실하다는 방증 같은 것입니다.
  • 이런 원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투자자 미팅 등에서 언급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조금 더 구체적인 항목들이 제법 존재합니다. “고객이 여러분 회사의 제품을 왜 계속 쓰고 싶을까요?”, “가격이 싸다는 점을 제외하고 경쟁사보다 이것 하나는 확실히 낫다는 점 하나만 이야기해주세요.”, “그렇게 팔면 수익 전망이 어떻게 돼요? 적자 나지 않나요?” 같은 질문들의 형태를 띠면서 고객 가치, 차별적 경쟁력, 그리고 매출과 수익 전망에 대해 물어본다면 비즈니스 모델을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설명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이런 요구에 대한 답변에 사용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추상적인 방향성이 아닌, 매우 디테일하고 확실해야 합니다.
  • 사실 비즈니스 모델을 꼼꼼하게 정리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업자도 많습니다.
  • 그렇지만 이렇게 대단한 창업자는 언제나 소수이고, 특히 사업 성격상 초기부터 외부 투자를 받아야만 한다면 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최대한 멋있게 설계하고 이를 타인에게 잘 설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복잡한 것을 고민하지 않고 단순히 제품 잘 만들고 잘 팔면 되는 게 아니냐 싶겠지만, 내가 외부 투자를 받아야 제품을 잘 만들고 잘 팔 수 있다면 투자자나 정부지원금 심사위원도 고객입니다. 고객의 요구가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알고 싶어 한다면 그에 맞춰야 합니다.
  • 누가 더 옳고 그른지의 문제가 아닌 이유는 이런 판단을 하기에는 사업 초기이다 보니 모든 게 가설이고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죠.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 초기에 충분히 고민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서로 다른 견해와 필요성을 토론하고 합의하면서 나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 1장의 후반부에 잠깐 언급했지만, 창업팀 특히 대표자의 심리적 상태는 매우 불안정합니다. 어느 날 아침엔 내일 당장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그다음 날 아침엔 사업이 곧 망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는 게 대표자니까요. 정부지원사업에 신청했는데 탈락했다거나 투자자에게 무시당했다는 큰일 때문에 감정이 소용돌이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작고 사소한 일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일이 더 많습니다.
  • 놀랍도록 아무런 고객 반응이 없습니다. 힘이 주욱 빠지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 듭니다. 단지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공포가 현실이 되는 것이죠.
  • 바로 이때 창업자가 스스로를 다잡고, 팀원들을 격려하면서 방향을 잡도록 하는 것이 바로 잘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시장에서 우리가 믿는 고객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인데 이 정도의 어려움으로 지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사업을 하는 과정에는 믿고 기대며 힘들 때마다 돌아올 수 있는 기둥이 필요합니다. 깊게 생각한 비즈니스 모델은 창업자에게 어려운 순간을 헤쳐 나갈 확신을 제공해줍니다.
  • 굉장히 좋은 학벌과 경험을 가진 대단한 연구팀이 요즘 가장 핫한 분야라고 할 수 있는 AI 분야에서 무려 3년 이상 준비를 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극초기 정부 R&D 과제도 따내고, 다른 지원사업이나 스타트업 공모저 ㄴ같은 곳에서 승승장구했습니다. 대학 연구팀 시절부터 보유한 기술이 원체 좋았고 3년여 동안의 사업 준비 과정에서 쌓인 내공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팀은 정작 외부 투자를 받아야 하는 단계가 되었을 때 유사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역시 AI 분야에 뛰어든 유사한 스타트업의 1/5도 가치를 인정 받지 못했습니다.
  •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기술이 적용되는 시장의 정의 및 규모였습니다. 해당 스타트업이 핵심 기술을 가진 분야는 문서에 쓰인 사람의 손 글씨를 컴퓨터 비전으로 읽어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사람의 손글씨’를 읽어들여야 하는 시장의 규모가 국내에서는 별로 크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 우리나라처럼 거의 완전하게 디지털 행정 및 금융서비스가 구현된 나라에서는 컴퓨터 비전을 통한 문서 인식 시장의 연간 수요는 불과 수백억 원 수준입니다.
  • 국내 요식업 시장은 대략 연간 140조 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50만여 개의 식당과 20여만 개의 카페 등이 만들어내는 금액입니다. 2019년도 배달의민족을 통해 판매된 식음료 총액은 약 9조 원이고 배달의민족이 매출액으로 인식한 금액은 5천억 원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총판매액의 1/18 정도가 배달의민족 매출로 잡힌다는 뜻입니다. 배달의민족은 2020년, 20조 원에 육박하는 총판매액과 1조 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렸습니다. 단순무식하게 계산해볼 때, 배달의민족이 국내 요식업 시장 전체를 점유한다면, 즉 시장점유율이 100%가 된다면 배달의민족은 7조 원의 매출액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8조 원의 기업 가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 이를 종합해보면 기업체 자체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기업체가 속한 시장이 충분히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지의 여부가 기업 가치에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똑같은 1등이어도 축소하고 있느 ㄴ시장의 1등보다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시장의 1위가 기업 가치적 측면에서 확연히 높지요. 그렇기에 초기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고민해야 하는 포인트는 바로 어떤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정하는 것입니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 시장의 매력도가 가장 중요한 척도인 셈입니다.
  • 결국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고민한 과제들을 제대로 실행해낸 회사는 매력적 시장과 높은 매출 성장률이라는 축복을 동시에 받아서 엄청난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높은 매출 성장까지는 못하더라도 매력적 시장에 있으면 어느 정도의 기업 가치 인정은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니 비즈니스 모델에서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 스타트업이 들어가는 시장은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매력도는 일단 누구나 알 수 있게 매우 명확한 시장 정의가 가능한 곳이어야 하고, 그 규모가 충분하며 높은 성장률이 나와야 합니다.
  • 보통 투자자 등 외부에서 인정해주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플레이하는 시장의 규모는 아무리 작게 잡아도 국내에서만 연간 1천억 원 이상은 되어야 좋습니다. 물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시장 규모가 최소한 수조 원대가 되어야겠지요.
  • 기업 가치 평가의 차이는 단순히 외부의 시선이기보다 한 기업체가 받을 수 있는 사업적 기회의 총량입니다. 기업의 재무적 가치는 기업체가 가진 경제적 기회를 모두 돈으로 환산했을 때의 금액이니까요. 때문에 빠른 성장을 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반드시 기업 가치를 고민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개념이 ‘성장 드라이버’입니다. 성장 드라이버는 한 기업체가 매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내적, 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원 또는 자원의 활용 방법을 의미합니다.
  • 정부지원사업은 관심 있는 스타트업 종류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미리 밝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스타트업이 지원하면 됩니다. 선발 방식은 투자자에게 IR을 하는 것과 유사하기에, 이하 설명은 투자자의 관점에서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의 조건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 유망한 스타트업은 매해 매출이 50~100%씩 늘어나는 것을 수년간 지속합니다. 쿠팡은 200억 미만이던 매출이 불과 3년 뒤 3천억 원이 넘었고, 배달의민족도 300억 원 미만이던 매출이 불과 3년 뒤엔 1,5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정도의 속도로 성장할 것을 기대해야 투자하는 곳이 벤처캐피탈입니다.
  • 자영업이나 스타트업이나 모두 돈을 벌기 위함이며,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면 기업체가 된다는 것도 똑같습니다. 다만 거기까지 가는 방법이 다릅니다. 자영업스러운 비즈니스 모델이 있고, 스타트업스러운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자영업을 지향하는 대표자와 스타트업을 지향하는 대표자가 있는 것입니다.
  • 똑같이 IT 개발 인력이 모여 있는데 시스템 통합 등 외주 개발 작업을 주로 하면 자영업이고, 자체적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발하려 하면 스타트업입니다.
  • 만약 내가 홍대에 카페를 차리고 두세 명의 알바를 데리고 카페 운영을 하면서 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한다면 자영업입니다. 그런데 똑같이 홍대에 카페를 차리지만 내 공간에 여러 콘텐츠를 집어넣고 인테리어나 음식의 맛 등에서 차별화를 추구하거나 카페 공간을 촬영용 스튜디오로 활용한다면 어떨까요? 인테리어와 공간 콘텐츠, 음식 레시피, 쇼핑몰 운영 등의 노하우를 주변의 다른 카페에도 적용해서 프랜차이즈로 확장시키고, 유튜브 영상으로 입소문과 광고 수익도 올리고, 식품 제조업과 디저트 유통사로 발전해 간다면 이는 스타트업입니다.
  • 사업의 본질적 가치와 매출액 증가 한계가 사람과 공간 등 물리적 실체에 얽매이면 자영업이고, 콘텐츠나 레시피, 시스템 등 물리적 한계가 훨씬 적으면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때 고객 가치를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되고, 내 사업을 가진 가치를 최대한 고객에게 잘 전달하려면 사업 운영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충분히 고민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 결국 창업자가 가지는 시각과 태도의 차이에 따라 자영업과 스타트업이 갈립니다.
  • 창업자의 시각과 태도에 따라 자영업과 스타트업이 나뉜다고 해서 둘 중 어느 하나가 우월하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작지만 단단하고 멋진 가게를 운영하는 창업자도 멋있고,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서 기업체로 발전시켜가는 창업자도 멋있습니다. 그저 성향과 선태그이 차이일 뿐이지 좋고 나쁘다의 차이는 전혀 아니지요.
  • ‘스타트업스러움’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사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는 결코 타협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 단순히 사람을 투입해서 투입 시간당 매출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 투입과는 별개로 시스템이 돈을 벌게 해야 합니다.
  • 물론 제품 개발은 한 방에 해결되지 않습니다. 고생해서 제품을 출시했지만 고객들은 얼마든지 냉담할 수 있습니다. 악플이라도 달리면 좋겠는데 무섭도록 아무 관심을 주지 않을 수 있죠. 그러면 제품을 다시금 수정하고 다시 또 수정하는 무한 반복을 해야 합니다. 아예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수정하는 피봇팅을 해야 할 수도 있죠. 이 과정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팀, 그리고 팀이 결성된 근본적인 이유인 회사의 미션과 비전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자 창업을 했는지에 대한 목표 의식이 고통을 감내하게 하는 근본이고, 팀원들이 중간에 지쳐서 번아웃되지 않도록 잡아주는 힘이 됩니다.
  • 비즈니스 모델의 맨 처음에 사업을 할 주체를 세운다는 뜻은 이렇게 길고 먼 길을 가면서 팀이 길을 잃지 않도록 가이드해줄 내비게이션을 만든다는 뜻이며, 목표를 위해 현실을 버텨내는 힘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부릅니다. 큰 청운의 꿈을 품었으니 이를 위해 달려가려는 기업가의 모습이지요.
  • 벤처캐피탈의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은 바로 해당 스타트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의 규모와 성장 속도입니다. 직접적으로 연관된 시장의 규모가 클수록 좋고, 성장 속도가 빠를수록 좋습니다. 시장 규모 자체가 크고 성장이 빠르면 중간만 가도 업체가 시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그 스타트업이 무너지더라도 심사역의 스타트업 발굴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적게 되죠. 매력적인 시장은 골라낸 셈이니까요.
  • 시장의 거래액이 단순히 얼마나 큰지가 아닌, 스타트업이 들어가서 시장의 문법을 바꾸고 기업과 시장 규모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는 것이죠.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장은 전체는 크지만 매우 잘게 쪼개져 있어서 합쳐져 있지 않은 곳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1980년대 말에는 동네 슈퍼마켓과 잡화점들이 셀 수 없이 나눠져 있었는데 이 시장에 대형 마트가 생기면서 통합해 나갔습니다. 시장의 ‘기업화’와 함께 사람들도 주말에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는 패턴이 생겨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갔죠. 1980년 개별적으로 나눠져 있던 연예기획사들 역시 1990년대를 거치면서 대형 업체들이 연예인 발굴을 기업화, 시스템화하면서 급속도로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미디어 산업의 질적 발전을 이끌었죠. 배달음식 시장 역시 이와 유사한 패턴을 따라갔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배달의민족은 무려 20조 원짜리 거래액을 가진 초대형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냈지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은 이럴 가능성이 보이는 시장입니다.
  • 정리하면 투자자들이 찾는 규모 있고 성장성 있는 시장은 첫째, 관련 소비는 분명 크지만 시장에 잘게 나눠져 있어서 이를 통합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버나 에어비앤비, 야놀자의 비즈니스 모델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토스나 카카오뱅크로 상징되는 금융 시장 역시 이와 유사하고, 이들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법률이나 의료 시장, 교육업 등도 이런 변화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 시장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이미 기존에 큰 시장이고 대형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아마도 모빌리티 시장이 이에 해당할 것이고, 홈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가정용 스마트 홈 플랫폼 시장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내가 도전하려는 시장의 특성이 어떤지 잘 살펴보고,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닌 시장 구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보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시장 구조를 재편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큰 꿈을 가진 업체에는 아무래도 큰손 투자자가 오기 마련이니까요.
  • 비즈니스 모델이란 간단히 하면 고객 니즈를 찾아서 그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방법입니다. 고객 니즈가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당연히 이제 니즈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로 관심이 옮겨가게 됩니다. 즉, 그 팀이 얼마나 실행력이 있으며, 얼마나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됩니다.
  • 그럼 스펙이 아니라 무얼 통해 투자자에게 우리 팀의 역량을 보여야 할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 첫 번째, 작더라도 실적을 만들어야 합니다.
  • 두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최대한 간단하고 익숙해야 좋습니다.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지면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그리게 됩니다.
  • 남들은 R&D만 하면서 개발만 집중하고 있을 때 다소 조잡하지만 고객들이 프로토타입을 사용해봤다, 유튜브에서 관련 콘텐츠로 사람들을 모아봤다, 작게나마 유통사에게 팔아봤다 등이 비즈니스 모델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합니다. 저 정도로 실행려깅 좋다면 모델은 별 차별성이 없어도 중간까지는 가겠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실행력이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면 제품의 특징이나 채널 구조, 관련된 시장 진입 마케팅 아이디어에서 약간의 차별성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 결론적으로, 투자자가 좋아하는 특정 비즈니스 모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장만 매력적이면 그다음은 모두 실행력의 문제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논리를 갖추고 있고 필요한 고려 요소를 반영한, 충실하게 숙제를 한 정도면 충분합니다.
  • 국내 벤처캐피탈 투자의 가장 큰 유동성 공급처는 정부가 조성한 모태펀드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매해 정하는 일종의 투자 우선 순위에 따라 벤처캐피탈의 투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받습니다.
  • 정부의 우선 순위와 벤처캐피탈들이 원하는 테마, 그리고 해외 벤처 투자시장에서의 키워드 등이 결합되면 유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 유행하는 키워드가 무엇이든 좋은 시장에서 실행력 또는 작더라도 내세울 수 있는 실적이 있는 스타트업은 자신의 고유 비즈니스 모델 그대로 지원금을 받고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아주 분명합니다. 아무리 유행이 커도 실적을 이기는 유행은 없습니다.
  • 운동이나 춤, 공부 모두 중간 이상을 하려면 기본기를 닦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기가 충분히 탄탄해진 후 유행하는 키워드를 추가해야 투자 유치와 사업 성장에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플랫폼은 사용자와 공급자 둘 모두를 모아야 사업이 가능하기 땜누에 기업체가 제품/서비스를 만들어서 파는 것보다 사업 실행의 난이도가 훨씬 높습니다.
  • 사업 초기 가장 건강한 진입 장벽은 비록 소수의 고객들이더라도 반복해서 찾아오도록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입니다.
  • 미국 서부개척시대에서 금광을 캐는 광부에게 투자하기보다 마차와 청바지, 총을 파는 업체에 투자하기를 선호하는 곳이 벤처캐피탈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운영효율을 높이는 식으로 비용을 절감해주는 솔루션은 굉장히 많죠. 가령 ERP 솔루션도 결국 운영효율을 높여 비용을 줄이는 도구이고, 줌 같은 SaaS 서비스도 마찬가지죠. 이런 솔루션들은 매우 강력한 비즈니스고 시장에 안착하기만 한다면 거의 준독점에 가까운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 좋은 비즈니스가 투자 후순위가 될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시장의 특성에 있습니다. 일단 기업체는 자사에서 실제 운영효율을 높여주거나 비용 절가밍 확인된 솔루션이 있으면 이 솔루션을 계속 사용합니다. 때문에 일단 납품에 성공하면 준독점이 됩니다. 반면에 후발주자는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매우 어렵습니다. 인사관리나 마케팅 도구 등은 그나마 새로운 솔루션이 나오면 적용해보려고 하는 곳이 종종 있지만 회사 운영의 근간이 되는 ERP나 생산관리 시스템, 대부분의 경영 정보 시스템 등은 최소 5년 정도는 고정입니다.
  • 투자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 ▲성장하는 시장, 기존 업체 대비 확장성/수익성이 용이한 모델 ▲외부 요인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시장 ▲다수 고객을 상대로 동일 제품 판매가 가능한 모델 ▲기술 또는 노하우 등 스타트업이 독점적으로 보유한 자산에 기반한 높은 진입 장벽 ▲고품질의 제품/서비스를 지속 개발 가능한 구조 및 인력 ▲시스템에 의한, 인력 개입이 필요치 않은 매출 발생 ▲고객사의 매출 증대에 집중된 모델 ▲온라인 판매 또는 다운로드 모델
  • 초기 창업팀을 코칭할 때를 기준으로 보면 청년창업사관학교라는 정부지원사업에 합격하는 수준까지는 1인 창업팀이 전체 참여 팀의 절반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안타까운 것은 상당수의 1인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자기 전문 영역이 없이 경영 지원 분야의 업무를 했거나 프리랜서 디자이너 등으로 일하다가 커리어의 답답함을 풀어내고자 창업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오랫동안 모은 자본을 전부 투입하고도 실패의 확률이 너무 높은 자영업을 시작하지 않고 그나마 자기 자본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타트업 창업 쪽을 택한 것은 굉장히 잘한 일이지만 이런 1인 창업자들은 거의 소규모 정부지원사업을 한두 차례 받는 수준에서 사업이 멈추게 됩니다.
  • 창작은 재능을 굉장히 많이 요구합니다. 내가 해당 분야를 오랫동안 공부했다고 해서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창작자가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 재능이 있는지 여부는 어떻게 알아야 할까요?
  • 첫째로, ‘스타트업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농담 반 진담 반처럼 쓴 표현이지만 스타트업은 세운 가설을 시장에서 끊임없이 확인하는 사업 방법을 씁니다. 고객의 관심을 모아낼 능력이 되는지 테스트를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해봐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내가 이걸 잘 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덤벼봐야 합니다.
  • 두 번째는 진짜로 해보는 겁니다. 유튜버들 중에서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모으는 사람은 0.6%가량이라고 합니다. 실버 버튼을 받았다고 해서 생계를 유지할 정도로 버는 것도 아니며, 일단 여기까지 올 확률이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Series A를 투자받는 확률과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영상 한두 편으로 실버 버튼을 받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아무리 적어도 40~50편 정도는 올려야 십만 명대 구독자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 성공한 사람의 뒷모습을 보면서 성공한 이유를 찾기는 수비기에 ‘실제로는 별 것 없구만’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매출에 필요한 제품 소싱부터 판매 사후 관리까지 해가면서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일은 정말 능력자 외에는 할 수 없습니다. 실제 유니콘이 된 기업들 리스트를 살펴봐도 거의 대부분은 3~5인이 창업한 케이스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창업은 던전에 보스몹 잡으러 가는 일인데 파티 구성이 당연히 필요하지 않을까요?
  • 50% 이상의 지분을 갖지 않는 한 회사 내의 직함이 그 사람의 위상이라 할 수 있지만 공동 창업자들 상당수는 이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죠. 회사를 설립하던 시절부터 대표자와 형 동생 하는 관계였는데, 회사가 커지면서 대표는 대표자로서 위상이 커지는 데 반해 공동 창업자인 자신은 찬밥신세라는 생각이 드럭나, 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 들어온 직원들에 대해 자기가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하며 이를 위해 대표자와 독대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 창업은 매우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일이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우선입니다.
  • 창업팀을 꾸리다 보면 크게 두 가지 갈래로 사람을 구하게 됩니다. 내가 생각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기능적 요소를 갖춘 사람을 구하는 것과 나 또는 멤버와의 인간적 케미가 잘 맞는 사람을 구하는 것입니다. 사실 양쪽에 모두 해당되는 사람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사람을 두세 명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스타트업은 몇 년 뒤 유니콘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문제는 사실 핵심 창업자의 준비 및 인내심 부족에서 비롯되는 일입니다. 자기 서비스에 어떤 기술적, 기능적 요건이 필요할지 아주 세부적인 고민까지는 하지 않았기에 비슷한 스펙을 가진 사람에게 마구잡이로 던지다가 관심을 보인 사람을 덜컥 합류시켰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겁니다. 창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충분히 아이디어의 기술적 요건도 세부적으로 검토해봐야 합니다.
  • 창업 멤버들은 회사 내에서 특별한 존재로 대우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흔하죠. 마케팅 계획을 비롯한 기타 다양한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으 ㄹ투입하게 되지만 제품이 어느 정도 준비되기 전까지는 의미 없는 일입니다. 더불어 제품의 기술이 복잡한데 기술적 이해가 없는 창업 멤버는 정말 소외감을 느끼기 쉽죠. 그래서 케미를 조건으로 창업 멤버를 꾸릴 경우 매우 중요한 것이 자기의 줄어든 역할이나 위상에도 회사 전체의 발전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 대표자는 이들을 인간적으로 매우 존중해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새로 뽑은 직원 등에게 소위 갑질을 하지 않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창업 멤버는 아무래도 대표자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고, 지분도 보유한 경우가 많아서 창업 이후 새롭게 들어온 채용 직원과는 회사 내에서 비교도 안 되는 권력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회사의 일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대표자와의 관계가 아닌 회사내에서 각자가 가진 직무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 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고, 이 갈등이 계속 유지된다면 애초에 창업 멤버를 잘못 뽑은 것입니다.
  • 착각 하지 말아야 하는 점은 창업 전까지 좋은 케미가 창업 후에도 좋을 것이라는 뜻은 전혀 아니라는 겁니다. 변화하는 회사에 맞춰 자신의 위상도, 관계도 바뀔 수 있다는 유연성이 있어야 하고, 대표자 역시 이를 냉정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어느 방식이든 비공식적인 ‘케미’가 회사 내 업무 분장과 권한을 넘어서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게끔 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초기 팀이 깨지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 주주 협약 : 창업 멤버 간의 자본금 부담 및 지분 분배, 1차적 사업 운영 기간, 필수 참여 기간 및 역할, 중도 이탈 시 자본금 및 지분의 처리, 폐업 시 법인 부채의 처리 등 창업 주주로서 가지는 약할과 상호간의 책임을 규정한 서류를 주주 협약이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는 사실 좀 맞지 않는 방식이기는 합니다. 우선 동료들과 ‘돈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사업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중도 이탈이나 폐업 등의 이야기를 하기 꺼림칙하다고 느기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필자가 지금까지 만나 온 2천여 개가 넘는 스타트업들 중에서 주주 협약을 작성한 곳은 불과 이삼십 곳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창업멤버들 간에 갈등이 있어서 팀이 깨졌던 경험을 해본 창업자들에게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주주협약서 작성을 권장할 겁니다.
  • 파트타임은 단어 자체가 하나의 일에 목을 걸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무조건 성공시켜야 하는 사람과 성공하면 좋겠다는 사람이 보여주는 성과 창출 능력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 미션은 회사가 고객과 사회에서 궁극적으로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말합니다. 테슬라는 “To accelerate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nergy(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의 변화를 가속화하라)”, 링크드인은 “To connect the world’s professionals to make them more productive and successful(전 세계의 전문가를 연결해 더욱 생산적이고 성공적으로 만들라)”, 나이키는 “If you have a body, you are an athlete(당신에게 몸이 있다면 이미 운동 선수입니다)”입니다.
  • 물론 아예 미션이 없는 회사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션이 정해져 있고, 이 미션들이 회사 내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특히 최고경영자가 임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이 미션을 실행하려고 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직원들 전체가 이 미션을 받아들여 업무의 가이드라인처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 사람이 심리적으로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 말과 행동만 본다고 해서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것은 그 사람의 기본적인 ‘동기’죠. 창업자가 왜 성공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는 뜻이며, 이러한 이유를 알려주는 말이 미션과 비전이죠.
  • 창업자들 중에서 소위 ‘스티브 잡스 병’ 또는 ‘일론 머스크 병’에 걸린 사람을 자주 보게 됩니다. 자기가 이 정도의 비전 넘치는 성공한 창업자가 되겠다는 이상은 좋지만, 제품을 만들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투자자들에게 현실감있는 성장 스토리를 이야기하려면 스티브 잡스의 꿈은 ‘미션’이나 ‘비전’에만 거창하게 적어두고, 현실에서 매출 1억 원이라도 올리려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보다 보면 처음부터 타깃 고객을 찾아내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맞춰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처음에 이를 맞춰낸 기업은 오히려 극히 소수입니다. 심지어 아주 유명한 창업자가 재창업을 한 것이고, 사업 실적으로만 보면 한 방에 시장을 휘어잡을 것 같은 카카오톡의 경우에도 사실은 2007년 창업 후 만 3년 동안 부루닷컴, 위지아닷컴 같은 도무지 친숙해지지 않는 이름의 서비스들만 만들어냈다가 모두 실패한 뒤에 만들어진 것이죠. 만 3년을 허송세월하고 나서야 고객과 고객 가치를 찾아낸 것입니다.
  • 타깃 고객을 어떻게 발굴해야 할까요? 스타트업의 사업 장식에서의 왕도는 딱 하나, 시행착오입니다. 앞에서 린 스타트업이라고 설명한 방식입니다.
  • 그럴싸한 그림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면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는 분명 시장에 수요가 있었는데 제품을 출시할 때쯤 되자 시장이 아예 없어져버리는 황당한 일들도 곧잘 생깁니다. 2019년 이전에 국내에서 가장 활발했던 창업 영역 중 하나가 관광 시장이었지만 이젠 아예 전멸할 상황까지 내몰렸죠.
  • 중요한 것은 예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특정 고객에게 너무 오래 매달리며 버티는 방식이나 대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꼼꼼한 사업 계획’ 방식은 스타트업에게 권장하지 않고, 고객과 고객 가치가 대략 정리되면 빨리 시장에 나가서 실제 수요가 존재하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 타깃 고객 확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제언은 시장과 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고객과 고객 가치 등에 대해 가설을 강하게 가져야 애초에 창업을 시작할 것이고, 사당한 자기 확신이 있어야 몇천만 원에서 몇억 원에 이르는 돈을 제품 제작에 사용할 겁니다. 이렇게 제품을 완성했는데 타깃 고객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짝사랑 상대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경험보다 더 서글프겠죠. 그러다 보니 고객을 가르치려고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몰라서 그러는데 우리 제품을 써보면 좋아질 겁니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 시장에서는 공급하는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으며 얼마나 진심인지 별로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욕구를 보다 잘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를 뿐이죠. 그래서 시장과 맞서 싸우기보다는 시장을 읽어내고 고객과 나 사이의 접점을 하나씩 만들어 가야 합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고객과 시장이 알아봐주지 못한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사실 그 창업자가 타깃 고객을 못 알아봤다는 뜻입니다.
  • 고객을 다면적 존재, 시간에 따라 변하는 취향을 가진 존재라 인식하면 고객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타깃 고객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군의 타깃 니즈’를 찾아낼 수 있게 됩니다.
  • 세 번째는 감이나 창업자 개인의 선호보다는 초기 시범 판매를 통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타깃 고객을 판단해야 합니다. MVP 판매를 하는 목적 중 하나가 고객에 대한 판매 데이터를 모으기 위함입니다.
  • 맨 처음 판매할 때야 타깃 고객을 임의로 선정해야겠지만, 일부 데이터라도 쌓이기 시작하면 데이터가 알려주는 고객으로 타깃이 바뀌어야 합니다.
  • B2C에서의 타깃 고객은 시행착오의 결과에 따른 데이터가 가이드해주는 결과라면, B2B에서의 타깃 고객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분석의 결과물입니다.
  • 고객 가치와 관련해서 스타트업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우선 중간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 경영 전략 분야의 태두로 꼽히는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포터는 모든 기업이 가지는 본질적인 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합니다. “가격 경쟁력 또는 차별화”. 어느 형태의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체이건 고객에게 어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을 추구하거나 또는 경쟁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양쪽의 중간에 있으면 고객들에게 선택받지 못해서 결국 가격 경쟁력이 있는 업체에 밀리거나 차별적 기술을 가진 업체에 밀려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죠.
  • 두 번째는 고객 가치에 대한 가설이 제품과 서비스 개발의 가장 중요한 설계도라는 점입니다.
  • 스타트업은 만약 차별화를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초기 테스트에서 차별화에 반응하는 고객을 소수라도 찾았다면 이들을 제대로 만족시켜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판매량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갑자기 기능을 축소하고 저렴한 버전을 내놓아봐야 고객들은 반응하지 않습니다.
  • MVP 테스트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는 이유는 지금 설명하는 ‘차별화’를 추구하려면 그전에 경영진이 제품에 대한 근거 있는 확신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땅한 근거 없이 덜컥 특정 기능에 집중해서 차별화를 추구하면 고객이 원하는 고객 가치를 맞추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고, 결국 차별화를 추구했다가 강제로 가격 경쟁력 쪽으로 이동하는 일이 생겨납니다. 밀려서 선택한 전략은 전략이 아닙니다.
  • 고객 가치가 제품 개발의 가장 중요한 설계도라는 말은 일단 고객 가치를 정하면 그 포지션을 유지하도록 최대한의 일관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여주건 내게 관심을 보여주는 초기 고객에게 맞춰 바뀌어야 합니다. 이 정도 변화가 없는 스타트업은 아예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 사업 아이디어는 큰 시장이나 대략의 니즈 정도를 떠올린 수준이라면 고객 가치는 그보다 훨신 더 디테일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라면 시장에 들어가겠다’가 사업 아이디어라면 ‘차슈 라면을 인스턴트로 만들어 팔겠다’가 고객 가치 구체와 아이디어인 셈입니다.
  • 이 접근에서 또 다른 방법은 기존의 대기업 제품으로는 잘 만족하지 못했던 고객을 찾는 것입니다. 가령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매운 맛을 어려워 할 수 있고, 기존 대기업 라면도 잘 모를 테니 이들을 타깃으로 해서 이 시장에서만 1등 하겠다는 전략인 셈입니다.
  • 제품의 힌트는 대기업에서 얻었지만, 타깃 고객을 달리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스타벅스가 출점하면 임대료가 조금 더 낮은 바로 뒤쪽이나 옆쪽 건물에 출점해서 스타벅스의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자리가 없어서 매장을 나오는 고객들을 유인하는 이디야의 고객 가치도 이와 유사한 접근입니다.
  • 고객 가치 창출 방안 두 번째는 기존 업체들 또는 기존 고객들이 소비하는 방식 대비 구매 가격이 아닌 거래 비용을 낮춰주는 접근입니다.
  • 최근 AI 관련 개발자와 데이터 전문가가 너무 부족하다 보니 웬만한 기업에서도 AI 프로젝트를 쉽게 수행하지 못합니다. 직원으로 뽑을 사람도 너무 부족하고, 프리랜서들 몸값도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AI 개발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해서 필요한 데이터만 확보되면 그에 기반한 AI 프로그램은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SaaS 서비스 같은 것들도 새롭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 역시 개발자 구하기가 어렵다는 거래 비용 증대의 이슈를 시스템을 통해 해결해보려 하는 것이죠. 아마도 대부분의 플랫폼이나 커머스, SaaS 형태의 B2B 모델들의 고객 가치가 이 방법에 따라 정해질 것 같습니다. 기존의 제품이 가지는 불편사항이나 단점 등을 개선해서 내놓은 제품/서비스 등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 니치 시장의 니즈 충족이나 거래 비용의 절감 이외에 세 번째로 생각해볼만한 고객 가치는 기존 고객 가치를 뒤집어보는 것입니다.
  • 사업을 준비할 때 여러분이 가장 많이, 오랫동안 고민해봐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항목이 바로 이것입니다. “고객은 우리 회사와 ‘왜’ 거래를 하는가?, 고객이 우리 회사에 돈을 쓸 것인가?”
  • 경영과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숫자입니다. 구체적인 실적 전망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타깃 고객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가치에 돈을 어느 정도 쓸 것인지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 타깃 고객이 우리가 생각하는 고객 가치에 쓰고 있는 돈 전체를 합쳐서 ‘시장’이라 부르고, 그 합계 금액을 ‘시장 규모’라 부릅니다. 여기서부터는 비즈니스 모델에 본격적인 숫자 놀음이 시작됩니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화룡점정은 ‘이러저러해서 앞으로 얼마의 매출을 올리겠다’라는 한 문장입니다.
  • 시장 정의가 필요한 이유는 사업적인 면에서 내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품을 처음 만들다 보면 이런 피처도 넣고 싶고 저런 기능도 추가하고 싶어집니다. 내가 할 수 있으니까 제품에도 넣고 싶은 것이죠. 하지만 그러한 특징이 내 타깃 고객이 원하고, 고객 가치를 느낄 조건이 맞는지 명료하게 정리하면서 진행해야 ‘기능이나 특징은 많은데 막상 별로 내키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비극이 생기지 않습니다. 결국 어떤 특징을 가진 시장인지를 정확히 정리해내지 못하면 생기는 문제죠.
  • 시장을 정의할 때는 반드시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서 정의해야 합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명확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정의에 따른 규모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앞서 결정한 타깃 고객 및 고객 가치와 긴밀히 연결된 시장 정의여야 합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 여러분의 회사가 제조업체의 공장 설비에 IoT 센서를 부착, 설비의 생산성 및 장애 발생 예측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공급하는 일을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우리나라 제조업체 수는 2019년 기준 약 57만 개 수준입니다. 아주 명확하고 쉬운 정의입니다. 국내 제조업체 57만 개가 타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중견 제조업체의 상당수는 스마트팩토리를 한참 추진해왔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IoT 장치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구축한 설비들이 자체적으로 생산성과 장애 가능성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및 전송하고 있습니다.
  • 그렇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의 99.7%는 중소기업이라 이들을 제외해도 여전히 57만 개 가까이 남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 중소기업이 문제가 됩니다. 이들 중에서 IoT 시스템까지 도입해서 공장의 생산성을 조금 더 높이는 것이 사업적 의미가 있을 규모의 업체는 7만 개가 안 됩니다. 나머지 50만 개는 직원 6명에 연간 매출 12억 원이 평균입니다. 이 정도의 영세한 공장에서 사람이 좀 더 일하거나 좀 더 좋은 기계를 사는 편이 낫지, 굳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IoT 시스템을 구매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죠. 그럼 대기업도 아니고, 영세업장도 아닌 7만 개는 시장으로서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 분류에 해당되는 업체들의 평균은 직원 30명에 연간 매출액 77억 원 정도입니다. 영세업체보다 분명 커지기는 했는데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비도 아닌 IoT 장비에 투자를 할 필요성이 커 보이는 규모는 아닙니다. 77억 원 매출의 제조업체면 그저 평범한 공장 한 곳 정도라서 관리자를 한두 명 더 채용하여 설비를 잘 관리하며 운영할 수 있습니다.
  • 처음에는 멋있게 57만 개 제조업체라고 했지만, 영세업장과 IoT 장치에 고객 가치를 느끼지 못할 업체들을 제외하고 나니 불과 몇천 개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미 자동화된 대기업과 중견기업까지 제외하면 정말 몇백 개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 시장 규모는 기본적으로 어떤 산업 내에서 동일한 밸류체인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되는 업체들의 매출액을 합산한 금액입니다.
  • TAM은 Total Addressable Market의 약자로, 전체 시장 규모를 의미합니다. 전체 시장은 어디까지나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고객 가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시장 전체라는 뜻입니다.
  • 그래서 TAM은 통상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고객 가치와 연결된 최대 시장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웹소설 플랫폼을 만든다고 할 때 TAM은 텍스트 기반의 문학을 다루는 온라인 시장 전체 정도의 규모가 될 것입니다. TAM에서는 내가 추구하는 고객 가치와 직접 연결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 SAM은 Service Available Market의 약어로 스타트업의 사업이 안정화될 경우 2~3년 내로 경쟁에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을 의미합니다.
  • 마지막은 SOM입니다. Service Obtainable Market입니다. 생존시장 또는 수익시장이라고도 부릅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 규모의 시장입니다.
  • 이 분류 방식은 매우 유용하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일단 SOM이 너무 작으면 안 됩니다.
  •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 고객, 고객 가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SOM은 최소한 백억 단위 이상은 나와줘야 자영업이 아닌 스타트업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100억짜리 시장일 경우 스타트업을 굉장히 잘 운영하면 시장점유율 20~30%로 매출이 30억 원 정도가 될 수 있고, 이 정도면 웬만한 산업에서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한 투자 및 인력 확보를 어느 정도는 해볼 수 있는 규모가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도저히 내 아이디어로는 SOM이 수십억 원이 안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경우라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외부 투자 등은 없는 자영업 모델을 택하거나, 아니면 아이디어와 제품 특성을 바꿔야 합니다.
  • 꽤 많은 창업자 분들이 투자자 등에게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에 TAM을 글로벌 시장을 표시해 놓습니다. 보통 몇십조 원이 나오니 굉장히 커서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커머스를 하겠다고 하면서 TAM은 글로벌 커머스 시장, 경쟁사로 아마존을 표시하시니까요. 숫자는 멋지지만 이 정도 숫자를 보면 대표자의 신뢰성에서 점수가 깎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TAM이 전체 시장을 의미한다고 했지만 5년 정도 이후에는 들어가서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먹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전체 시장입니다.
  • SOM은 최소한 100억 원 이상의 규모가 나와야 하고, 아니라면 내 아이디어와 고객, 고객 가치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혹은 자영업으로 해야 하고요. TAM은 반대로 현실성이 있는 전체 시장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 내가 만들 라면집이 테이블 5개로 20명이 들어올 수 있고, 점심에 2사이클을 돌릴 수 있다면 내 점심시간 고객은 최대 40명입니다. 신촌 지역에서 점심시간에 장사를 하는 면류 식당을 조시해 봤더니 50개였습니다. 그럼 하루 2천 명이 면류 고객입니다. 더불어 식사를 판매하는 모든 가게를 조사해보니 300개였다면 하루 동안의 신촌 지역 점심 식사 인구는 12,000명이죠. 이들은 각각 SOM-SAM-TAM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내 가게를 가득 채우고, 이후 주변 면류 업체들을 인수해서 내 가게로 바꾸고, 다시 신촌 지역을 기반으로 대형 매운 라면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에 맞춰 시장 규모를 확인 가능한 것이죠. 이 방법이 Bottom-up입니다.
  • SAM의 성장성에 대한 자료를 찾아내서 설명하는 것보다 더 편리한 방법으로, 아예 지금 하려는 사업에 대해 ‘아직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없지만, 나와 유사한 초기 스타트업이 매우 많이 몰려들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았다’라고 설명하는 쪽이 시장 성장성을 설득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경쟁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것이 어떻게 도움이 될까 의문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워낙 독창적이라서 경쟁사가 없다’라는 말보다 백만 배 좋은 말입니다.
  • 통상적인 벤처캐피탈에서 10배 이상의 수익을 남기는 투자 건은 10%가 안 된다고 합니다. 이 말은 가능성이 높은 딜의 경우 10억 원을 투자한다면 그 기업이 5~7년 정도 뒤에는 100억 원 이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업 가치가 10배 이상은 올라줘야 한다는 것이죠.
  • 만약 Series A 투자로 10억 원을 받았다고 합시다.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이 초기 투자로 지분 10% 이상을 가져가지는 않으려고 하니 이 경우 합의된 기업 가치는 100억 원입니다. 그리고 5~7년 뒤에는 최소한 기업 가치가 천억 원은 넘어가줘야 합니다. 그런데 기업 가치와 순이익 간의 평균적인 관계를 생각해보면 국내 스타트업이 1천억 원의 기업 가치 평가를 받으려면 적어도 한 해 순이익을 20억 원 정도 벌면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2천 곳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이 4% 정도이므로 이에 맞춰 역산해보면 순이익 20억 원을 벌기 위해서는 이 스타트업은 500억 원 정도의 연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이 말은 결국 7년 정도 기간 내에 5백억 원 매출에 순이익 2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일 가능성을 여러분 기업이 보여줘야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 100억으로 해서 10억 원의 투자금을 넣어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여러분이 측정하는 시장 규모, 특히 TAM의 시장 규모가 아무리 이런저런 조건을 고려하더라도 지금 당장 그 규모가 1천억 원 이상이거나 아니면 지금은 규모가 작지만 5~7년 뒤쯤에는 2~3천억 원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예상되어야, Series A 투자로 10억 원을 벤처캐피탈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왜 SOM의 규모가 100억 원은 넘어야 외부인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정부지원사업이나 투자 심사역들이 시장 규모를 들여다보는 근본적인 이유는 규모가 있고 성장이 빠른 시장에 있을 때 해당 기업체의 실적이 잘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시장 자체를 들여다보려는 목적이 아니라 기업체의 실적이 잘 나올지를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때문에 시장 규모가 도저히 계산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억지로 시장을 정의하거나 규모를 추정하기보다 일단 실적을 만들어서 보여주고 이 실적에 기반해서 투자자를 설득하면 됩니다.
  • 때문에 시장을 정의하거나 시장 규모를 추정하기 굉장히 어렵다면 초기 자본금 및 사업계획을 아주 세세하게 따지지 않는 작은 규모의 정부지원사업들을 통해 MVP를 만들고, 이를 통해 얼마되지 않는 초기 고객이라도 모아서 이 실적으로 시드 투자를 받고 다시 실적을 더 만들고, 이렇게 해서 실적이 커지면 투자자와 미팅해야 합니다.
  • 시장 전체 수요 규모도 알기 어렵고, 해당 사업이 앞으로 올릴 실적도 불투명하지만, 유사했던 성공 사례가 있다면 ‘우리 팀도 과거 성공 사례처럼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설득해도 됩니다.
  • 초기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할 때는 글로벌 진출은 부수적인 모델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려면 큰 돈이 들어갑니다. 90%까지 대충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쉽게 할 수 있겠지만, 마지막 10%를 다듬어내려면 90%까지 이룬 노력의 두 세배나 되는 노력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 때문에 100%가 아닌 70, 80%의 품질만으로도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굉장히 모순되는 이야기죠. 경쟁이 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100% 구현하지 못하면 고객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정작 100%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스타트업이 아니라고 하니까요. 이것이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디어와 고객 가치가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서비스와 같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 시장이 재미있는 점은 품질이 다소 조악해도 명확하게 가치가 느껴지면 제품을 구매하는 소수의 고객은 있다는 것입니다.
  • 제품 아이디어 도출부터 실제 출시까지의 시간을 Time to Market이라 합니다. Time to Market이 줄어들면 부수적으로 얻게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더 많은 고객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달만 팔아본 경우와 그보다 한 달 앞서 팔기 시작한 경우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단순한 한 달 차이가 아닙니다.
  • 스타트업에게는 Time to Market이 곧 품질이고, 사업 초기 품질 우선은 자기 집착일 뿐입니다.
  • 첫 번째, 내가 구현하려는 고객 가치를 명확히 반영해야 합니다. MVP의 두 번째 조건은 고객이 상품이라고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냉정한 시선으로도 팔리는 물건인지 확인하는 것이 MVP의 목적입니다. 세 번째는 경쟁사 또는 고객의 완전한 기대치 대비 70~80% 선이어야 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Time to Market 때문입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 하면 안 됩니다. 네 번재는 이 정도 품질로도 팔릴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왜 스타트업 대포들은 프로토타입을 MVP라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완벽한 제품만 제품이라고 생각할까요? 이유는 너무 급하거나 혹은 ‘진화적 발전’이라는 개념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급하다는 말은 결국 내가 실체화한 고객 가치가 정답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과도한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창업은 자기 확신이 없으면 시작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때문에 이런 성향을 가진 대표자가 많고, 결국 어설픈 자기 확신으로 아주 소수의 사람에게 프로토 제품을 보여주고 반응이 좋으면 덜컥 양산하거나 본제품 개발을 진행합니다.
  •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의 MVP 테스트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됩니다. 고객 교육이 많이 필요하거나 사용자 확보가 사업화의 기본이 되는 플랫폼 같은 곳에서는 2년 이상 소요되기도 합니다. 극단적으로는 분기별로 매출이 2배씩 늘어나는 스케일업 시점이 되기 전에 출시하는 제품과 매출 확보 시도는 모두 MVP 테스트라고 여겨도 됩니다.
  • MVP 테스트를 진행하는 목적은 대략 세 가지입니다. 우선 내 제품에 대한 타깃 고객을 누구로 할지 정하기 위함합니다. 제품 출시 이전의 타깃 고객은 어디까지나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가설이죠. 두 번째 목적은 정해진 타깃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요소를 강화하고 불만족하는 포인트를 개선하는 작업을 하기 위한 데이터를 구하기 위함입니다. 세 번째는 적정 가격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고객을 만나는 초기에는 가격을 변경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 MVP 테스트는 철저하게 고객 행동 데이터를 확보하고 해석하는 데 집중되어야 합니다. 즉, 앱이라면 화면 구성 등의 UI/UX가 변화함에 따라 고객의 유입, 체류 시간이나 방문하는 페이지 수 등의 변화, 재방문율 및 재구매율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모두 데이터로 확인하고 이를 고객의 프로필과 대조해서 고객에 대한 페르소나 및 고객 여정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 업종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고객 유입 숫자 대비 구매율과 구매 고객의 재방문율, 그리고 재구매율입니다.
  • 앱 서비스인데 개발 없이 어떻게 서비스하며, 가방 같은 제조업이라면 제품 없이 MVP를 할 방법이 없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때문에 이 정도의 개발 또는 제조를 할 정도의 초기 자본금이 확보될 때까지는 마음이 급해도 기다렸다가 창업을 시작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 사용처에 대한 제약이 없고 지원금 금액이 커지는 사업의 경우 이미 제품을 시장에서 여러 차례 테스트한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민간 액셀러레이터나 기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들도 거의 대부분 MVP 수준이 아니라 완제품 수준으로 출시되어 있는 경우를 선호합니다. 철저하게 경쟁이기 때문에 무조건 진도가 조금이라도 더 나간 스타트업이 유리한 것이죠. 때문에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정부지원사업을 덜컥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 예비 창업 패키지나 초기 창업 패키지 같은 프로그램도 프로그램명만 보면 마치 초보 창업자들을 위한 프로그램 같지만, 실제 지원 팀의 업력은 2~3년 정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제품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뜻입니다.
  • 사업 초기 사업 비용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을 때 큰돈이 들어오면 자칫 불필요한 영역에 무분별하게 낭비할 여지가 꽤 있습니다. 사업에 대한 아주 명확한 실행력이 있지 않으면 사업 초기부터 대출을 받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연대보증 없다고 공짜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출은 대출입니다.
  • 매출도 없고 투자도 못 받았는데 판교나 테헤란로에 있는 공유 사무실에 자기 돈으로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치고 성공한 경우를 못 봤습니다. 불필요하게 사무실 대면 근무하지 않으면 먹는 돈도, 사무실 용품비도 아낄 수 있습니다.
  • MVP 테스트 단계에서는 진정성이 전문성보다 월등히 강력합니다. 장갑을 끼고 뭔가를 만져봐야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는 직접 들어야죠.
  • 만드는 제품/서비스마다 이렇게 대박 터진다면 기업들이 제품 R&D나 마케팅에 천문학적인 돈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잘 만들어 팔면 되니까요. 대기업들조차 매출액의 5~20%에 이르는 엄청나게 큰돈을 마케팅에 쓰는 것을 보면 이게 결코 쉽지 않다는 뜻이겠죠.
  • 벤처캐피탈 관련 통계 기업인 CB 인사이트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스타트업이 망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시장에서 수요가 없었다’고 합니다.
  • 소규모 고객들에게는 나름 니치 제품으로 잘 팔렸으나, 대량생산하면서 희귀성이 떨어지자 동시에 고객 관심도 식어버린 제품이 많습니다.
  • PMF 측정에 정해진 법칙은 없습니다. 다만 40% 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내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어지면 매우 애석해할 고객이 40% 정도 된다면, 고객 니즈를 제대로 찾아낸 제품이라 보는 것입니다.
  • 내 고객 중에서 재구매 고객과 신규 고객의 비율이 3대 7이면 건강한 PMF라고 보는 시각이죠.
  •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소수의 고객에게 MVP 테스트한 뒤에 본격적으로 PMF를 측정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되면 아무리 빨라도 최소 1년 이상은 해당 사업을 해온 상태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가서 PMF를 확인했는데 결과가 부정적이면 멘붕이 옵니다.
  • 몇 군데 고객사를 일종의 캡티브로 생각해서 기본 수요가 있으니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출발시켰는데, 시장 수요 전체가 고객사 몇 군데밖에 없어서 도무지 사업을 스케일업 할 수 없는 B2B 업체들도 흔히 부딪히는 문제입니다. 한두 군데 납품하고 났더니 신규 고객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것이죠.
  •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투자자 미팅 때 꽤 많이 나오는 질문이기도 하기에 준비를 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시장 수요가 생각보다 작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같은 질문은 정부지원금 심사나 투자 IR 자리에서 아주 흔히 나옵니다.
  • 구매 사이클은 깔때기 통과 과정이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고객이 내 제품을 인지할 수는 없고,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은 인지하는 사람 중 일부입니다. 그리고 다시 구매,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숫자는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죠. 때문에 PMF를 체크한다는 것은 이 깔때기 중 어디에서 급격하게 비율이 줄어드는가를 찾아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 구매할 의향이 생기는지를 파악하는 것인데, B2B라면 고객 측의 제안 요청 또는 견적 요청이 하나의 신호일 것이고, 앱이라면 다운로드, 웹이라면 사이트 방문이 이 구매 의향에 대한 표시일 겁니다.
  •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 가격 인상은 진짜 어려운 문제고, 오히려 과연 어디까지 낮춰야 고객들의 카트에서 결제창으로 넘어갈 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결국은 경영진의 판단 문제이지만 확실한 것은 가격 인하는 다른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한 다음에야 선택하는, 마지막 옵션이라는 점입니다.
  • 스타트업의 사업 초기는 살얼음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프리챌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애초에 무료로 운영하다가 규모가 있는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아주 작은 비용을 받는 유료화를 추진했고, 무료에 익숙해진 고객들의 반발로 회사가 그대로 망해버렸습니다. 제품에 대한 피봇팅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측정하는 것이 PMF입니다. 약간씩의 수정이야 사업하는 동안 당연히 하게 되지만, 제품의 특성을 크게 바꾸는 것은 다른 타깃 시장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PMF 측정 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전제인 타깃 고객이 바뀌는 것이니까요.
  • ROAS는 Return on Ad Spend, 즉 광고비 지출 대비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매출이 100원 발생했을 때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30원을 광고비로 썼다면 ROAS는 330%입니다. 보통 300% 전후의 ROAS가 나오면 광고비의 기본적인 매출 증대 효과는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너무 복잡한 수익 모델은 택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품도 제조사도 모두 고객들에게 낯선데,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방식까지 복잡하면 장벽이 너무 많이 생기는 셈이니까요.
  • 어느 정도 원가율이 판매가 대비 적절한가는 항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보통 OEM 제품을 지마켓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적정 원가율은 판매가의 20% 미만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매입한 가격의 5배 정도로 파는 것이죠.
  • 화장품 같은 제품들은 원재로비는 5%도 안 되는데 용기 및 포장비 등이 비싸기 때문에 20%를 넘어가는 경우가 쉽게 생깁니다. 하지만 화장품류는 마케팅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적정 비율을 10% 정도로 보는 편입니다.
  • 인건비에 대한 기준은 그 인력이 없으면 아예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에만 인력을 고려하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앱이나 온라인 플랫폼은 PMF 단계까지 거의 5명 미만으로 제품 개발 및 시장 진입을 할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어쩔 수 없겠지만 디자이너가 없어도 되고, 서버도 범용의 플랫폼에서 DB 등을 만들 수 있는 공용 서비스가 있습니다. 향후 사용자가 많아지면 당연히 큰 비용이 들지만, 사업성 검증이 먼저인 단계일 때는 굳이 서버 개발자처럼 비싼 인력을 고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 마케팅 전문가는 초기가 아닌 스케일업 단계에서 고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풀타임 직원은 Series A 투자를 바을 때 5명 정도가 있으면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충분한 숫자입니다. 투자를 받기 전에 대표 포함 6명 이상이 근무를 한다는 것은 제품 개발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대표자가 잘 모르거나, 개발자나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기술 인력들의 스킬이 너무 낮거나, 아니면 대표자를 포함한 창업팀의 욕심이 과다한 경우입니다. 인건비는 최대한 낮게 유지해야 합니다.
  • 예전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가 한국에 내한해 언론과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 생각해 에릭 슈미트 주변에서 자기 회사 상품명이 노출되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다고 합니다. 너무 다가가면 경호원들에게 쫓겨날 테니 적당히 먼 곳에서 플래카드 노출을 노린 거죠.
  • 스타트업들이 가끔 기발한 광고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놓는 이유는 이들의 창의성이 다른 기업들보다 높아서가 아니라, 돈은 없고 고객들 인지도는 높여야 하다 보니 절박해서 창의성이 튀어나온 것입니다.
  • 금융업체인 토스의 비즈니스 모델도 소셜미디어와 매우 유사하죠. 토스는 무료 송금을 무기로 사용자를 모으고,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질 좋은 상품 홍보 채널을 확보하며, 토스는 이 홍보 비용을 받는 구조였으니까요.
  • 지금은 웹이나 모바일처럼 새로운 기술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트래픽에만 의존해 광고로 돈 벌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는 뜻이죠.
  • 부분유료화 모델의 경우 무료 다운로드 후 혹은 무료 회원 가입 이후 기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적인 기능이 필요하면 이를 유료 결제하는 식이죠. 이 방식은 B2B SaaS나 기기 등을 판매할 때 많이 쓰는 방식입니다.
  • B2B 같은 경우도 같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것은 직접 대면이 가능하지만, 대기업이 영업 대상이라면 사실 대면 영업으로 만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일단 대기업 구매 팀이나 마케팅 팀 등은 스타트업에서 대면 영업을 뚫어내기가 매우 어렵지요. 연락해봐야 잡상인 취급이나 안 하면 다행입니다.
  • 리멤버는 연변 지역의 저렴한 노동력을 섭외해 고객들이 명함을 찍으면 사람이 일일이 그 내용을 확인하고 입력해줬다고 합니다.
  • 애초에 역량이 내부에 없다면 영업 전략의 핵심으로 삼는 것 자체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MOU는 스타트업에게는 의미가 있겠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대부분 ‘어떤 목적에 대해 협력한다’ 정도의 내용입니다. 구속력도 없고, 상대가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도 명확하게 적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 기본적으로 회사의 원가 및 각종 비용을 기본으로 하고, 이에 일정 수준의 마진을 더해서 판가를 정하는 것을 Cost plus 가격 책정이라 합니다. 많은 B2B 업체들, 특히 부품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이 이 방식을 사용하는 만큼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 책정입니다.
  • Cost plus 방식의 장점은 직관적이며, 실제로 많은 경우 합리적이라는 겁니다. 가격에 대한 공부가 많이 필요하지 않고, 약간의 원가와 비용 계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적용도 쉽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이 초기에 이 방식으로 가격을 책정합니다.
  • Cost plus는 장점이 굉장히 많은 방식이지만 문제점도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제조나 유통하는 물품이 있는 경우에는 원가와 비용 계산이 비교적 명확하게 이뤄집니다. 보통 MQQ(최소주문수량)로 생산하게 되는데, 이 수량에 따라 들어가는 원가가 배분되고, 그 제품을 전체 판매한다고 할 때 소요될 비용도 어느정도 추정이 되기 때문에 Cost plus를 써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가령 콘텐츠나 서비스 앱 등 대부분의 플랫폼들, 상당수의 R&D 기반 IT 서비스들은 이 개념을 적용하기에 뭔가 부자연스럽습니다.
  • 이런 제품에서는 Cost plus보다는 고객이 느끼는 만족도나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 등을 고려해서 고객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기준 가격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것을 Willingness to pay, 지불 의향 가격 책정법이라고 합니다.
  • 그렇다 보니 이런 스타트업들이 택하는 가격 전략은 경쟁사나 유사한 성격을 지니는 제품, 혹은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는 경우 그 플랫폼에 기존에 진출해 있는 유사 품목 취급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택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해서 조금 더 높이거나 낮추는 식의 전략을 택합니다. 이런 가격 책정 방식을 Reference pricing이라 합니다. B2C 제품군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가격 책정 방법입니다.
  • 보통 극초기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인력들의 인건비에 기반해서 고객사에 비용 견적을 넣게 되는데, 가능하다면 Cost plus하기보단 고객들이 우리 솔루션을 통해 절약하게 되는 비용이 얼마인지 혹은 추가로 얻게 되는 매출이 얼마인지를 꼭 계산해서 이에 대한 일정 비율을 청구하는 식으로 가격 책정을 해보길 권합니다. 인건비 중십으로 받게 되면 기존의 시스템 통합업체의 가격 책정을 따라가야 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자영업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우리 솔루션이 도입되었을 때 고객사 규모라면 가령 1억 원이 절약될 것이니 그중 3천만 원 정도를 그 대가로 지불해달라는 식의 논리를 펴는 일이 필요합니다.
  • 우선 극초기에는 원가와 비용을 신경 쓰지 않는 가격 책정이 필요합니다. 우선 경쟁사 또는 대체재의 가격에 맞추는 Reference pricing을 한 뒤에 고객들의 구매량에 맞춰 가격을 세부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재고 회전 일수 + 매출 채권 회전 일수 – 매입 채무 회전 일수’를 계산한 결과값을 ‘현금 변환 주기’라고 합니다.
  • 스타트업이 지향하고 강점으로 생각하는 전략들은 반드시 가격 설정 및 할인 등 가격 운영과 일치해야 그 비즈니스 모델을 지켜보는 정부지원사업 평가자나 투자자 입장에서 납득이 됩니다. 기술이 굉장하다는 말을 사업계획서에 휘황찬란하게 써 놓고 정작 낮은 가격에 할인과 쿠폰으로 점철된 실적이 보이면 도무지 신뢰가 생기지 않습니다.
  • 이런 소통 노력이 하루 이틀로 될 문제가 아니라 적어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반복되어야 소수의 고객들이 반응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 국내의 굉장히 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이 한 분야에서 유명하고 독보적인 제조업체가 되겠다고 출발하지만 몇 차례 판매에서 좌절하고 나면 홈쇼핑처럼 굉장히 많은 유통 마진을 줘야 하는 곳에서 판매되는 이름 없는 제조사가 되거나, 다른 회사의 브랜드로 제품을 찍어내는 OEM 업체로 주저앉습니다.
  • 예전에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흔히 했던 말이 ‘인구가 14억 명이니 한 사람당 한 개만 사도 14억 개를 팔 수 있다’였습니다.
  • 커머스 모델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어떤 영역이고, 남들이 파는 물품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최근 들으 커머스 관련 모델들 중에서 각광받는 것들이 명품에 특화되거나 또는 중고품 거래에 집중된 것이 우연이 아닙니다.
  • 콘텐츠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는 타 업종과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본 투자가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의 또 다른 특징은 성공하는 콘테늧 제작의 표준적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투자자 입장에서 플랫폼 모델에 대해 쉽사리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공급자가 원하는 것은 명확한데 구매자가 원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죠.
  • 플랫폼 모델은 공급자의 니즈 확인이 우선순위가 높지 않습니다. 플랫폼은 양자가 만나야 사업이 굴러가므로 구매자의 니즈가 존재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초기 창업자 중에 시장과 싸우는 사람들이 꽤 높은 비율로 있습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대표자들이 자기 제품에 대해 보이는 고객들의 행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뭔가 잘못된 사람들 아니냐고 열을 내며 이야기합니다.
  • 없는 시장을 새로 만들기보다 이미 있는 시장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이 더 설득하기에 유리함.
  •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명확하게 해당되는 솔루션이어야 함. 설명이 길거나 몇 차례의 논리적 연결이 있어야만 이해되는 솔루션이라면 솔루션이 아니거나 시장-문제 정의가 잘못된 것.
  • 가격은 결코 이길 수 없는 전략이며, 특히 정부지원 사업에 지원할 때 낮은 가격은 심사위원에게 설득되지 않음.
  • 회사 지분을 가졌거나 자문에 대한 인건비를 급여로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문은 적지 말 것.
  • 신규 고용 계획으로 지원 기간 내 최소한 한 명 이상의 게획이 있으면 가점 요인
  • 초기 스타트업은 사실 조금이라도 규모있는 기존 기업을 만나기조차 어렵습니다. 무턱대고 사업제안서를 보내봐야 스팸메일 취급 당하기 일쑤죠.
  • 처음부터 무리해서 거대한 시장에 직접 노크하는 것보다 당장의 매출이 나오는 시장에 접근해서 레퍼런스와 매출액, 그리고 추가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은 접근입니다.
  • 배틀그라운드는 트위치에서 게임 방송을 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 스타트업 창업을 하다보면 종종 잊어버리게 되는 것인데, ‘최소한 국내에서는 우리 회사보다 이 분야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많은 자료를 가진 업체가 없다’라는 자부심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정도의 정보와 전문성이 모여야 고개들에게 진심이 전달됩니다.
  • 막상 유료 서비스를 내놓고 나니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았고 서비스 시작하고 만 3년이 지나서야 이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 “과도한 언론 노출,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한 무리한 IR 대회 참가, 목적이 불분명한 해외 진출, 너무 많은 정부과제 수행, 사람부터 먼저 뽑는 것은 피했어야 했다. 정부과제를 할 당시에는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하지 말아야 했다. 그리고 어설프게 남을 따라 만든 ‘쿨’한 조직 문화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일하고 상관없는 것에 많은 리소스를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