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페이지. 내가 읽었던 책 중 가장 두꺼운 책이다. 내 주말을 무려 2주 동안. 온전히 4일을 투자해 완독한 책. 일론 머스크다.

아마 스튜 독서소모임에서 이 책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 ▲기업가 ▲엔지니어 ▲창업자로서 평가를 나누는 것은 물론 ▲연인 ▲남자 ▲아버지 ▲아들 등 그야말로 일론 머스크 인생을 잘 나열했다. 괜히 월터 아이작슨이 스티브 잡스 전기를 쓰고 일론 머스크까지 쓸 수 있었던 게 아니다. 번역도 굉장히 훌륭했고 오탈자도 3-4개 밖에 못 찾았다. 750페이지의 이 책은 38,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 서평에서는 ▲창업자 ▲인성 ▲가정 등만 나눠볼까 한다.

창업자 일론 머스크

두 번째 창업 시기를 보내는 내게 창업자로서 일론 머스크는 생각보다 놀라웠다. 나는 머스크라는 존재를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라는 루머로 알게 됐다. 또한 테슬라에 참여하고도 10년이 지나서야 존재를 알게 됐으니 당연하게 성공했던 천재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창업에 확신이 없어 대학원이라는 보험을 드는 머스크라니.

그는 사실 자신의 베팅에 보험을 들었다. 스탠퍼드에 정식 등록하고 즉시 휴학을 신청한 것이다.

물론 첫 창업부터 큰 성공을 거둔 건 맞지만 함께 해준 사람은 친동생일만큼 머스크 역시 초라했던 시작이 있었더라. 말도 안 되게 똑똑했던 건 맞지만 집안의 도움을 크게 받지 못했던 것을 보면 말 그대로 자수성가한 천재다.

창업자로서 꽤 마음에 와닿았던 건 머스크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밤새 구토를 했던 장면이다. 그저 미친 천재라 생각했던 머스크도 사실은 쫄리는 상황이었던 거다. 그 스트레스를 받아내는 역량과 동시에 한켠에서는 밤새 구토를 했다니. 나 역시 창업 시기를 경험하며 스스로 생각에 잠겼던 문단이다.

탈룰라는 매일 밤 머스크가 거칠게 잠꼬대를 중얼거리거나 때로는 팔을 마구 휘두르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공포에 질려 지켜보았다. “그가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녀는 말한다. “머스크는 야경증에 시달렸어요. 자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저를 할퀴기도 하고 그랬어요. 정말 끔찍했어요. 그런 필사적 몸부림을 지켜보면서 저는 정말 겁이 났어요.” 때때로 그는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속이 뒤집어지는지 화장실로 달려가 비명을 지르며 구역질을 하곤 했어요. 저는 변기 옆에 서서 그의 머리를 잡아주곤 했죠.”

어쩌면 나도 머스크와 조금은 대화가 통하겠다 싶은 지점도 있었다. 결국 CEO가 되지 못하면 기술도 제품도 책임질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지점이다. 나 역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조직의 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 경험이 있는데, 이 측면에서 이 시절의 머스크를 지금 만나면 조금은 대화가 통하겠구나 싶었다.

오디오 장비 회사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했던 리치 소킨이 집투의 CEO로 임명되었다. 일론은 CTO 자리로 밀려났다. 처음에 그는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가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교훈을 얻었다. “반드시 내가 CEO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곧 CEO가 아니면 진정한 최고기술책임자도, 최고제품책임자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체득했지요.”

머스크는 테슬라를 비롯해서 솔라시티, 보링컴퍼니를 지나 트위터까지 10개에 가까운 회사를 리드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회사의 주요 결정을 직접 하며 각 제품의 작은 부품 원가까지 머릿속에 꿰고 있다. 확실히 천재는 천재다.

이 측면에서 나와는 조금 다른 리더를 지향한다는 걸 느꼈다. 나는 리더가 꼭 모든 걸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는 능력을 떠나서 구성원과의 신뢰 문제도 있다. 너무 머스크 이야기만 나와서 아쉽긴 한데, 머스크를 비판하는 과거 동료들의 이야기도 좀 더 들어보고 싶을 정도다. 그들은 과연 머스크와 일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가 조금 더 궁금하다.

혼란을 즐기고, 리스크를 즐긴다는 점에서 머스크는 타고난 창업자다. 반면 나는 리스크를 통제하며 최소화 하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흑백논리가 아닌 이 분야에서 조금은 리스크를 추구하는 게 필요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구성원을 대하는 방식은 결코 닮고 싶지 않다.

인성 파탄 일론 머스크

인성 파탄. 이 말이 내가 선택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머스크는 인성 파탄이다.

2018년 봄과 초여름 내내 그는 네바다에서 그랬던 것처럼 공장 현장을 돌아다니며 즉석에서 결정을 내렸다. “머스크는 완전히 흥분하거나 아니면 화가난 채로 이 스테이션에서 저 스테이션으로 미친 듯이 돌아다녔습니다.” 준코사의 말이다. 머스크는 상황이 좋은 날에는 현장을 돌면서 100개의 지휘 결정을 내린다고 추정했다. “적어도 그중 20퍼센트는 잘못된 결정으로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러면 나중에 다시 수정을 가하는 겁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우리는 죽습니다.”

머스크는 직접 현장을 돌며 결정한다. 단가를 1/10로 줄이라 명령하기도 하고,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길 원한다. 자신이 책임을 질테니 명령에 따르라고 강요하는데 내가 놀란 건 부품 하나하나에 엔지니어 책임자 이름을 넣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업무에 이름이 새겨진다는 건 굉장한 압박감이다. 나는 IT기자로 일하며 이 느낌을 경험했는데 장단점의 거리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모두가 선호하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테슬라의 산업재해율은 업계의 다른 기업에 비해 30퍼센트나 높았다.

게다가 머스크가 ‘책임’을 진다는 게 때로는 무책임하다고 느껴졌다. 본문에는 없지만 산업재해율이 다른 기업보다 30퍼센트 높다면 다친 사람도 많을 것이다. 테슬라 파트에서는 자율주행으로 인한 교통사고에 전혀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반응도 보인다. 이런 인물이 있기에 기술이 발전할 수 있겠지만 그런 마음을 갖고 싶지는 않다.

게다가 트위터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건 정말 인성 파탄이 아닌가 싶다. 특히 퇴사한 직원의 치부를 들춰 실제 공격을 받도록 유도한 장면에서는 말 그대로 악마가 따로 없다.

가정에서도 이기적인 일론 머스크

머스크의 추진력에 감탄하면서도 인생이 참 공평하다고 느낀 건 가정에 관한 파트에서다. 나는 단언컨대 머스크와 같은 가정은 꾸리고 싶지 않다. 부모와의 갈등은 머스크의 선택이 아니니 논외로 한다. 하지만 결혼을 여러번 하며 그때마다 다자녀를 만들어대는 상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이걸 인류가 출산에 관한 책임을 가져야한다는 식으로 풀다니…

가장 충격적인 건 동료 직원에게 정자를 제공한 파트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자 자신의 성을 붙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확실히 뇌의 어떤 부분이 일반적이진 않다고 느껴졌다. 회사에서도 그렇지만 가정에서는 좀 더 자신의 생각대로 사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이기적이다.

가정적인 면에서는 월등히 잡스가 인간적이지 않을까 싶다.

마무리

지난 2주 주말 내내 일론 머스크와 함께하며 새로운 에너지가 생겼다. 먼저 내가 만드는 유자랩스에 너무 작은 한계를 만들어뒀나 싶었다. 조금은 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도 흥미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겠다 싶었다.

둘째는 결국 인간은 다 똑같구나 싶었다. 아무리 대단해도 인간은 질병으로 아프고, 스트레스 압박으로 아프며, 가족의 죽음으로 아프고, 내 가족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법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참 노골적으로 잘 풀었다 싶다.

마지막으로 이런 전기류를 가까이 해야겠다 싶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삼성과 현대의 스토리를 1-2시간 동안 모아둔 영상을 봤는데, 일론 머스크 전기를 읽는 시기와 겹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 앞서 말한 가능성과 인간의 한계 등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됐다.

어쨌든 750페이지를 완독하다니. 굉장히 뿌듯하다.

한줄평

  • 어쩌면 훗날 인류에겐 스티브 잡스보다 더 중요할 인물, 일론 머스크.

인상 깊은 문구

  • 홀드먼 가족은 가훈을 하나 채택했다. “위험하게 살되 조심하자.”
  • 일론은 가장 두려움이 없는 아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사촌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기라도 하면 그가 가서 조용히 하라고 말하곤 했다.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사람들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려움에 이끌려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 그에게는 그것이 큰 주제였어요.” 피터의 회상이다. “어렸을 때도 분명히 그런 게 있었지요.”
  • 영구 모델을 기반으로 엄격한 학칙을 시행하고 체벌을 허용하며 채플과 교복 등을 강제하는 학교였다. 그곳에서 일론은 아프리칸스어와 종교 학습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탁월한 성적을 기록했다. “나는 무의미하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그다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어요,”
  • 그는 또한 공동 학위 과정을 밟아 경영학도 전공하기로 했다.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경영학을 공부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되었지요.” 그는 말한다. “내 목표는 물리학의 감각으로 제품을 설계 및 제작하는 것, 그리고 경영학을 전공한 보스를 위해 일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었어요.”
  • 그는 사실 자신의 베팅에 보험을 들었다. 스탠퍼드에 정식 등록하고 즉시 휴학을 신청한 것이다.
  • 오디오 장비 회사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했던 리치 소킨이 집투의 CEO로 임명되었다. 일론은 CTO 자리로 밀려났다. 처음에 그는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가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교훈을 얻었다. “반드시 내가 CEO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곧 CEO가 아니면 진정한 최고기술책임자도, 최고제품책임자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체득했지요.”
  • 경력 초기부터 머스크는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이라는 개념을 경멸하는 까다로운 경영자였다. 집투와 이후의 모든 회사에서 그는 휴가도 없이 하루 종일, 그리고 종종 밤늦게까지 쉴 새 없이 자신을 몰아붙였고, 다른 직원들도 그런 식으로 일하기를 기대했다.
  • 그는 신문업계의 브랜드 없는 공급업체로 전락하는 것과 다름없는 집투의 전략에 좌절감을 느꼈다. 머스크는 말한다. “당시 우리는 신문사들에 종속되는 길을 걸었어요. 그들이 투자자이고 고객이었고, 이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니까요.”
  • CEO 리치 소킨은 함께 성공의 길을 걷게 되길 바라며 그중 하나인 시티서치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티서치의 CEO를 만났을 때, 머스크는 상대방으로부터 불안과 불편만 느끼고 말았다. 일론은 컴벌과 일부 엔지니어들의 도움을 토대로 반란을 일으켜 합병을 무산시켰다. 아울러 그는 자신을 다시 CEO로 임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그를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그의 역할을 축소해버렸다.
  • 머스크는 <인크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벤처캐피털이나 전문경영인들과 함께해서는 결코 멋진 일이 일어나지 않지요. 그들에게는 창의력이나 통찰력이 없거든요.”
  •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은 집투 시절과 달라지지 않았고, 이후로도 변하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코딩에 몰두하고 낮에는 무례함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그의 모습에 공동창업자 프릭커와 몇 안 되던 동료직원들은 그에게 CEO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매우 자기성찰적인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나는 천성적으로 강박신경증이 있어요.” 그가 프릭커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입니다. 작은 승리가 아니라 큰 승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무도 알 수없지만… 아마도 매우 불안한 정식분석학적 블랙홀 때문이거나 신경회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 거예요.”
  • 머스크는 엔지니어링 부서를 따로 두지 않는 쪽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대신 엔지니어들이 제품 관리자들과 팀을 이루어 근무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철학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그리고 트위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제품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분리하는 것은 기능 장애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고안한 제품이 엔지니어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경우 즉각적으로 고통을 느껴야 했다.
  • 하지만 결국 머스크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켰다. 그는 1년의 시간을 투자해 자신의 엔지니어 팀에게 레브친이 컨피니티를 위해 만들어놓은 유닉스 코딩을 다시 작성하게 했다.
  • 합병 과정에서 머스크는 엑스닷컴의 사용자가 2배 가가이 많다고 계속 주장했고, 레브친은 엔지니어에게 확인하여 실제 사용자 수를 알아내곤 했다. “머스크는 단순히 과장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없는 얘기를 지어내기도 했어요.” 레브친의 말이다. 그의 아버지가 종종 보여주던 행태였다.
  • 어느 날 레브친과 그의 엔지니어들은 사용 중인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한 어려운 문제로 씨름 하고 있었다. 다른 일로 그 방에 들어선 머스크는 자신의 전문 분야는 오라클이 아닌 윈도였지만, 대화의 맥락을 즉시 파악하고 정확한 기술적인 답변을 내놓은 후 확인을 기다리지도 않고 방을 나갔다. 레브친과 그의 팀은 오라클 매뉴얼로 돌아가 머스크가 설명한 내용을 찾아보았다. “하나씩 하나씩 들여다보며 우리 모두 ‘젠장, 머스크 말이 맞네’라고 했지요.” 레브친의 회상이다. “머스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전문 분야에 대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곤 하죠. 나는 그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중 상당 부분이 바로 때때로 드러내는 그런 예리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레브친이 자동화된 사기, 즉 사이버 범죄자가 개인의 자료를 자동으로 훔쳐 이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자행하는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캡챠 기술, 즉 사람과 컴퓨터를 구별하기 위한 ‘자동 계정 생성 방지’ 기술을 최초로 상용화했을때에도 머스크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 머스크는 길거리 싸움꾼이었음에도 의외로 패배에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 머스크는 3년 만에 두 번째로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선지자였다.
  • “기업가는 사실 리스크를 감수하는 사람이 아니지요.” 로로프 보타는 말한다. “기업가는 리스크를 완화하는 사람이에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번창하려 하지도 않고 리스크를 증폭시키려 하지도 않죠. 대신 통제 가능한 변수를 파악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머스크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리스크를 증폭시키고 우리가 물러설 수도 없게 배를 불태워버리는 데 몰두했어요.” 보타가 보기에 머스크의 맥라렌 사고는 그런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가속페달을 있는 대로 밟고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보려다 난 사고였기 때문이다.
  • 전염병 전문의 한 명이 우연히 머스크 병상 앞을 지나가다가 그가 뇌수막염이 아니라 말라리아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가 걸린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열대열말라리아로 밝혀졌고, 천만다행히도 아직 늦지 않은 시점이었다.
  • 머스크는 열흘 동안 집중치료를 받았고,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약 5개월이 더 소요되었다.
  • 머스크는 이제 인터넷 은행이나 디지털 옐로페이지를 출시하는 것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새로운 사명을 갖게 되었다. 그는 팰로앨토 공공도서관에 가서 로켓공학에 관한 책을 읽고 전문가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손때 묻은 엔진 매뉴얼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
  • “사람들은 기술이 자동으로 발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그는 몇 년 후 TED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술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노력하는 경우에만 발전할 수 있습니다.”
  • “화성에 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며, 미국의 개척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엄청나게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며, 우리는 그렇게 세상에 고무적인 일이 있게 해야 합니다.” 그는 인간의 삶이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그것은 또한 위대한 꿈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했다. “그것이 우리를 아침에 일어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 레브친이 풍자적으로 말했듯이 “일론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는 자신의 비전을 하늘이 내린 명령처럼 전달하는 능력”이었다.
  • 러시아인들과의 미팅이 성과 없이 끝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머스크가 더 크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중고 로켓을 이용해 화성에 시범용 온실을 설치하려 애쓰는 대신 훨씬 더 대담한 모험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리 시대에서 가장 대담한 모험으로, 개인적으로 로켓을 제작해 인공위성과 인간을 궤도에 올리고 궁극적으로 화상과 그 너머로 보내자는 계획이었다. “나는 화가 많이 났지만, 원래 그런 식으로 화가 나면 문제를 다시 구성하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지요.”
  • 리스크에 대한 논쟁은 머스크의 결심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그는 리스크를 좋아했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나를 설득하려고? 소용없어. 나는 이미 거기에 가 있거든.”
  • “그는 어두운 상황에 처하면 감정을 차단해버려요. 그에게는 그것이 생존을 위한 방법인 것 같아요.”
  • 뮬러가 고집한 한 가지 조건은 머스크가 그의 2년 치 보수를 조건부 날인 증서로 보장해주는 것이었다. 그는 인터넷 백만장자가 아니었기에 벤처가 실패할 경우 보수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머스크는 동의했다. 하지만 이 일로 머스크는 뮬러를 스페이스X의 공동창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것은 머스크가 페이팔 시절에도 중요하게 여겼고, 테슬라를 창업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중시할 투자와 관련된 문제였다. 그는 회사에 투자할 의사가 없다면 창업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2년 치 월급을 조건부 날인 증서로 예치해달라면서 자신을 공동창업자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거지요.” 머스크는 말한다. “공동창업자가 되려면 영감과 땀, 리스크가 어느정도 조합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 공장을 설계할 때 머스크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제조 팀이 모두 함께 모여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을 따랐다. “조립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를 붙잡아 세우고 ‘대제 왜 이런 식으로 만든 거요?’라고 따질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 그는 항공우주 분야의 공급업첻르이 자동차업계의 유사한 부품보다 10배나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 몇 년 후, 스페이스X는 로켓 구성품의 70퍼센트를 자체 제작하게 되었다.
  • 엔지니어 중 한 명이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이유로 ‘요구사항’을 언급할 때마다 머스크는 “누가 그 요구사항을 만들었나요?”라며 그를 질타했다. ‘군대’나 ‘법무당국’이라고 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해당 요구사항을 만든 실제 인물의 이름까지 대라고 우겼다.
  • 변경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은 물리 법칙에 의해 결정된 것들뿐이었다.
  • “머스크에게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지요. 그냥 해보겠다고 말하고 나중에 잘 안 되면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되는 겁니다.”
  • “일론은 어떤 상황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지요. 그리고 실제로 재미도 있었고요.”
  • 그는 권력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 “그는 자신이 하는 말이 상대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는 그저 임무를 완수하고 싶을 뿐인 거죠.”
  • 사스필드는 머스크에게 정직하게 설명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이메일에 키슬러 에어로스페이스가 “재정 상태가 불안정”하고 NASA가 그 회사의 파산을 원하지 않은 까닭에 수의계약을 체결해준 것이라고 썼다.
  • 이것은 평소 NASA가 해야 할 일은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던 머스크를 격분시켰다.
  • 머스크는 2004년 5월 NASA 본사에서 관계자들을 만나 숏웰의 조언을 무시하고 키슬러와의 계약에 대하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졍했다.
  • 결국 분쟁은 스페이스X의 승리로 끝났고, NASA는 해당 프로젝트를 경쟁 입찰에 부치라는 명령을 받았다. 스페이스X는 이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을 수주할 수 있었다. 머스크는 <워싱턴포스트>의 크리스천 데이븐포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엄청난 이변이었죠. 말 그대로 승산이 1할밖에 되지 않던 약자가 이긴 거니까요. 모두를 놀라게 했어요.”
  •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원가가산 방식이라는 횡재가 계속되길 바라지요.” 그는 말한다. “그런 시스템으로는 화성에 갈 수 없어요. 저들에게는 결코 완수 단계에 이르러서는 안 될 동기가 있지요. 원가가산 방식의 계약을 끝내지 않으면, 정부는 영원히 피만 빨리는 거예요.”
  • 스트로벨이 그 배터리의 성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설명하자 머스크는 놀라움을 표했다. 머스크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사실 한때 스탠퍼드대학원에 들어가 고밀도 에너지 저장에 대해 연구하려고 했었어요.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시절에 전기자동차와 함께 에너지 저장을 목록의 상위에 올려놓았거든요.” 머스크는 스트로벨의 계산을 되짚어보며 눈을 빛냈다. “나도 동참할게요.” 머스크는 이렇게 말하며 1만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 게이지는 더 싸고, 더 박스형에 가깝고, 상대적으로 느린 자동차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길 원했다. 머스크가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 전기자동차의 초기 버전은 어떤 것이든 제작비용이 대단 최소 7만 달러 이상 들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쓰레기처럼 보이는 차에 그만한 돈을 지불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는 주장했다. 자동차 회사를 시작하는 방법은 먼저 고가의 자동차를 만든 다음 나중에 대중적인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 에버하드가 CEO, 타페닝이 사장, 스트로벨이 CTO, 이안 라이트가 COO, 머스크가 이사회 의장이자 주요 투자자였다. 몇년 후, 이들은 수차례의 격렬한 논쟁과 한 차례의 소송 끝에 다섯 명 모두 공동 창업자로 불릴 자격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 테슬라는 수직 통합 방식으로 품질과 비용, 공급망 등 자사의 모든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는 길을 택했다.
  •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단순한 제안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행되지 않으면 발끈하곤 했다.
  • 머스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종종 미래로 후퇴하곤 한다. 임박한 주요 이벤트에 집중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화성 착륙 계획이나 운전대가 없는 로봇택시,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는 이식형 두뇌 칩 등 몇 년 후에나 가능한 일들에 대한 세부적인 질문을 던져 그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그런 행태의 대표적인 사례다. 테슬라에서는 로드스터 생산이 위기에 처했을 때 팀원들에게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다음 번 자동차의 부품 현황에 대한 퀴즈를 내기도 했다.
  • “처음 시작할 때 우리 모두는 첫 번째 임무에서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로켓을 만들어 다시 시도할 것입니다.”
  • 머스크는 모든 구성요소와 그 원자재 가격, 공급업체에 지불하는 비용, 그리고 그 비용을 절감할 책임이 있는 엔지니어의 이름까지 포함된 차트를 작성하도록 했다. 회의에서 그는 때때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엔지니어보다 자신이 관련 수치를 더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곤 했는데, 이는 당연히 당사자에게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다. 검토회의는 험악하게 흘러가곤 했다. 하지만 비용은 줄어들었다.
  • “이제부터 우리의 리스크 목록은 열 가지가 아닌 열한 가지 항복이 될 것이오.”
  • 안토니오 그라시아스는 조지타운대학교 재학 시절 여러가지 사업을 시도했는데, 그중 하나가 콘돔을 대량으로 매입해서 러시아에 있는 친구에게 배송해 그곳에서 팔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았고, 결국 그의 기숙사 방에 엄청난 양의 콘돔 재고가 쌓이게 되었다. 그는 성냥갑에 콘돔을 담은 후 성냥갑 양면에 유료 광고를 붙여 술집과 사교클럽 등에서 무료로 배포했다.
  •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은 제품이 아닙니다.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능력입니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시 말해, 공장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머스크가 나름대로 정립한 기본원칙과 같은 생각이었다.
  • 왓킨스가 확인한 전체 그림은 악몽 그 자체였다. 프로세스의 출발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셀을 만드는 일본이었다. 그들은 70개의 셀을 붙여 벽돌 형태로 만든 다음 그것을 태국의 정글에 있는, 한때 바비큐 그릴을 만들던 임시공장으로 배송했다. 그곳에서 이 전지는 냉각장치 역할을 하는 튜브망을 갖춘 배터리 팩으로 조립되었다. 이 배터리 팩은 비행기로 운송할 수 없었기에 배에 실려 영국의 한 항구로 보내졌고, 거기서 다시 차에 실려 로터스 공장으로 옮겨진 다음 로드스터 섀시에 조립되었다. 차체 패널은 프랑스의 새로운 공급업체에서 로터스로 운송되었다. 그리하여 배터리가 장착된 차체는 배에 실려 대서양을 건너고 파나마 운하를 가로질러 랠로앨토 인근의 테슬라 조립시설로 운송되었다. 그러면 그곳에서 최종 조립 팀이 AC 프로펄션의 모터와 구동렬 등을 장착하고 마감 작업을 하여 차를 완성했다. 배터리 셀은 이렇게 세계를 한 바퀴 돌아 고객의 자동차에 장착되었다.
  • 이는 물류의 악몽뿐만 아니라 현금 흐름 문제도 야기했다. 여정의 초기에 각 셀의 가격은 1.50달러였다. 9,000개의 셀로 이루어진 완성된 배터리 팩의 가격은 인건비를 포함하여 1만 5,000달러에 달했다. 테슬라는 이 비용을 선불로 지불해야 했지만, 이 팩이 세계를 돌아 자동차에 탑재되어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 9개월이 걸렸다.
  • 머스크는 한쪽 끝에서 우너자재가 들어가고 다른 쪽 끝에서 자동차가 나오는 기가팩토리, 즉 초대형 생산기지의 건설을 꿈꿨다.
  • “나는 그를 스티브 잡스와 같은 범주의 사람이라고 여기게 됐는데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은 그냥 개자식이지만, 그들은 또한 너무 대단한 것을 성취해서 그냥 물러앉아 ‘그게 패키지인 것 같아’라고 말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과 같은 거죠.”
  • 그녀는 일론에게 둘 관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백만 달러의 장관이 펼쳐지는 나편의 인생에서 열외로 취급되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그녀는 말한다. “남편이 수백만 달러를 벌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 머스크는 자금이 바닥나고 있었고, 테슬라는 적자를 내고 있었으며, 스페이스X는 로켓 세 대를 연달아 추락시킨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말 그대로 파산까지 갈 각오를 했다. 그는 발사 실패 몇 시간 후에 이렇게 발표했다. “스페이스X는 앞으로 나아가는 실행에 있어 결코 걸음을 멈추거나 늦추지 않을 것입니다. 스페이스X가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로.”
  • 돌연 낙관적인 분위기가 본사 전체에 퍼졌다. 그 당시 인사책임자로 일했던 돌리 싱은 이렇게 말한다. “그의 태도를 보고 우리 대부분은 지옥의 문이라도 선탠오일을 들고 따라 들어갈 마음이 생긴 것 같았어요. 순식간에 사옥의 기운이 절망과 패배의 분위기에서 다들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로 바뀌었지요.”
  • 머스크는 종종 합법과 위법의 경계선 근처까지 내달렸다. 그는 아직 제작되지 않은 로드스터에 대한 고객들의 예치금을 털어 2008년 상반기를 버텼다. 테슬라 경영진 및 이사회 멤버 일부는 예치금을 운영비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조건부 날인 증서로 보관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머스크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거예요”라고 주장했다.
  • 탈룰라는 매일 밤 머스크가 거칠게 잠꼬대를 중얼거리거나 때로는 팔을 마구 휘두르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공포에 질려 지켜보았다. “그가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녀는 말한다. “머스크는 야경증에 시달렸어요. 자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저를 할퀴기도 하고 그랬어요. 정말 끔찍했어요. 그런 필사적 몸부림을 지켜보면서 저는 정말 겁이 났어요.” 때때로 그는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속이 뒤집어지는지 화장실로 달려가 비명을 지르며 구역질을 하곤 했어요. 저는 변기 옆에 서서 그의 머리를 잡아주곤 했죠.”
  • 결국 틸은 노섹의 뜻에 따라 파운더스 펀드에서 2,000만 달러를 투자하는데 동의했다. “사실 페이팔 시절의 묵은 앙금을 깔금히 털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일부 작용했습니다.” 틸의 회상이다. 이 투자는 세 번째 발사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직후인 2008년 8월 3일에 발표되었다. 이 생명줄 덕분에 머스크는 네 번째 발사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었다.
  • 머스크는 말한다. “이른바 카르마라는 것의 흥미로운 실례가 아닐 수 없었어요. 내가 원로원에서 칼에 찔린 카이사르처럼 페이팔에서 쿠테타 지도자들에게 축출된 후, ‘너희들, 정말 형편없는 자식들이야’라는 식으로 나갈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어요. 그렇게 했다면 2008년에 파운더스 펀드에서 나서줄 리 만무했을 테고, 스페이스X는 망했을 겁니다. 나는 점성술이니 뭐니 그런 걸 믿지 않아요. 하지만 카르마는 실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팰컨 1호는 그렇게 지상에서 발사되어 궤도에 진입한 최초의 민간 제작 로켓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 머스크와 500여 명에 불과한 소규모 직원들은 처음부터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는 등 모든 제작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했다. 아웃소싱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자금도 대부분 머스크의 개인 돈으로 충당했다. 스페이스X는 NASA와 여타 고객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게약을 맺었지만, 임무를 성공했을 때만 대가를 받았다. 보조금이나 원가가산 계약은 아예 없었다.
  • 머스크는 또한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하여 비용을 절감했다. 그가 왜 팰컨 9호를 들어 올릴 크레인 한 쌍을 만드는 데 200만 달러나 드는지 물었을 때, 팀원들은 공군에서 부과하는 모든 안전규정을 이유로 들었다. 대부분이 한물간 구식 규정이었고, 모스델은 군을 설득하여 그것들을 개정할 수 있었다. 결국 크레인 비용은 30만 달러밖에 들지 않았다.
  • 모스델은 록히드와 보잉의 합작투자사에서 일할 때 델타4 로켓을 위해 케이프의 발사대 단지를 재건했었다. 그가 팰컨 9호를 위해 구축한 유사한 발사단지는 그 10분의 1의 비용밖에 들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우주 개척을 민영화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비용 구조도 뒤엎고 있었다.
  • 발사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코코아비치 부두에서 열린 밤샘 파티에 참석한 머스크는 득의만면한 팀원들 앞에서 그 성공을 “대통령이 제안한 것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것은 또한 스페이스X에 대한 입증이기도 했다. 창업한 지 8년도 채 되지 않았고 파산 위기에서 벗어난 지 2년도 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민간 로켓회사가 되었다.
  • 그는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 즉 ‘기계를 만드는 기계’를 설계하는 것이 자동차 자체를 설계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믿었다. 테슬라의 그러한 설계-제조 피드백 루프는 일상적으로 혁신을 꾀할 수 있는 경쟁 우위를 안겨주었다.
  •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애플과 테슬라 단 두 기업의 이사회에만 참여했으며, 잡스 그리고 머스크와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강박장애의 바람직한 사례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강박장애는 그들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이지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강박적으로 매달려 해결책을 찾아내곤 했기에 하는 말이에요.” 차이가 있다면, 머스크는 잡스와 달리 그러한 집착을 제품의 설계 및 디자인뿐 아니라 근본적인 과학과 공학, 제조에도 적용했다는 점이다.
  • 2013년에 머스크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참으로 대담했다. 전 세계 모든 배터리 공장의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는 거대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자는 것이었다.
  •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스트로벨은 회상한다. “배터리 공장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전혀 몰랐지요.”
  • 머스크는 인간의 의식은 우주의 소중한 불꽃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이 꺼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페이지는 그런 정서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의식이 기계에 복제될 수 있다면, 그 역시 인간의 의식만큼 소중해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여기지 말아야 할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언젠가 우리가 스스로의 의식을 기계에 업로드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는 머스크가 자신의 종만 편향적으로 우월시하는 ‘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머스크는 “음, 맞아요. 나는 친인간적이오”라고 답했다. “나는 정말로 인류를 좋아한다오, 친구.”
  • 팰로앨토에서 가진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올트먼과 머스크는 비영리 인공지능연구소를 공동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이름은 오픈AI로 정했다. 이 연구소의 방침은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점점 확대되는 구글의 지배력에 대항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 틸과 호프먼은 머스크의 기금 마련에 동참했다. “우리는 어느 한 개인이나 기업이 통제하지 않는 리눅스 버전의 AI 같은 것을 만들고 싶었지요.” 머스크는 말한다. “AI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안전한 방식을오 발전하도록 그 가망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어요.”
  • 머스크와 올트먼이 상세하게 논의한 한 가지 목표는 이른바 ‘AI 정렬’이라는 것이었는데, 이 개념은 2023년 오픈AI가 챗GPT라는 챗봇을 출시한 후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이것의 목표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자신의 소설 속 로봇이 인류를 해치지 않도록 규칙을 정한 것처럼 AI 시스템을 설계자의 의도나 관심사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인간의 목표와 가치에 부합하도록 정렬하는 것이다.
  • 인공지능에 대한 머스크의 관심은 다양한 관련 프로젝트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인간의 뇌에 마이크로칩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뉴럴링크, 인간을 닮은 로봇인 옵티머스, 수백만 개의 영상으로 인공신경망을 훈련시켜 인간의 뇌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도조 등이 여기에 ㅐ포함된다. 그는 또한 테슬라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는 데 집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러한 노력들이 다소 독립적으로 진행되었지만, 결국 머스크는 인공일반지능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엑스닷에이아이라는 새로운 챗봇 회사를 설립해 그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기에 이른다.
  • 자신의 회사에 인공지능 역량을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결심은 2018년 오픈AI와 결별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는 구글에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에 오픈AI를 테슬라에 통합해야 한다고 올트먼을 설득하려 애썼지만, 오픈AI 팀은 이를 거부했다. 올트먼은 연구소 사장으로 취임하여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영리 부서를 신설했다.
  • 일론이 남아공을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6년 후반, 에롤은 당시 서른 살이던 의붓딸 자나를 임신시켰다.
  • “첫 번째 단계는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머스크는 말한다. “모든 요구사항은 다소 잘못되고 멍청한 것이기에 덜 잘못되고 덜 멍청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가급적 제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예요.”
  •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는 항상 모든 요구사항을 검토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한 후 실행을 통해 점검하고 마지막에 자동화를 도입해야 한다.
  • 머스크는 공장을 설계하는 것이 마이크로칩을 설계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각 부분에 적절한 밀도와 흐름, 공정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그는 조립라인의 각 스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녹색 또는 적색 불로 보여주는 모니터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스테이션 자체에도 녹색 및 적색 표시등이 설치되어 있어 머스크는 현장을 걸어 다니다 문제가 있는 지점으로 찾아갈 수 있었다. 그의 팀은 이를 ‘적색 행’이라고 칭했다.
  • 2018년 봄과 초여름 내내 그는 네바다에서 그랬던 것처럼 공장 현장을 돌아다니며 즉석에서 결정을 내렸다. “머스크는 완전히 흥분하거나 아니면 화가난 채로 이 스테이션에서 저 스테이션으로 미친 듯이 돌아다녔습니다.” 준코사의 말이다. 머스크는 상황이 좋은 날에는 현장을 돌면서 100개의 지휘 결정을 내린다고 추정했다. “적어도 그중 20퍼센트는 잘못된 결정으로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러면 나중에 다시 수정을 가하는 겁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우리는 죽습니다.”
  • 테슬라의 산업재해율은 업계의 다른 기업에 비해 30퍼센트나 높았다.
  • 자동화를 제거하고 기타 개선 작업을 거친 후, 활기를 되찾은 프리몬트 공장은 2018년 5울 말 모델 3 세단을 주당 3,500대씩 생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 7월 1일 일요일 오전 1시 53분, 앞 유리창에 ‘5,000번째’라고 적힌 종이 배너를 단 검은색 모델 3가 공장에서 출고되었다. 머스크는 아이폰으로 그 사진을 받자마자 테슬라 직원 전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가 해냈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을 창출했습니다. 텐트 안에서 강렬하게. 어쨌든. 성공했습니다. 이제야 진짜 자동차 회사가 된 것 같습니다.”
  • 모든 기술 관리자는 실무 경험을 갖춰야 한다. 예컨대 소프트웨어 팀 관리자는 업무 시간의 20퍼센트 이상을 코딩에 할애해야 하고, 태양광 지붕 관리자는 일정 시간 이상 지붕에 올라가 설치 작업을 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을 타지 못하는 기병대장이나 칼을 쓸 줄 모르는 장군과 같아진다.
  • 틀려도 괜찮다. 다만 잘못된 것을 옳다고 우겨서는 안 된다.
  •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마다 경영진을 만나려 하지 마라. 경영진 바로 아래 직급의 간부 또는 당신의 두 직급 위 관리자부터 만나서 해결책을 강구하라.
  • 직원을 채용할 때는 올바른 태도를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를 바꾸려면 뇌 이식이 필요하다.
  • 유일한 규칙은 물리 법칙에 따른 것들뿐이다. 그 외의 모든 것은 권장사항이다.
  • 킴벌은 머스크의 혼란이 부분적으로는 엠버 허드와의 결별로 거의 1년 가까이 지속되던 극심한 괴로움으로 인해 촉발된 것이라고 믿었다. “2018년에 형이 보인 혼란스런 행태는 단지 테슬라와만 관련된 문제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킴벌의 말이다. “앰버와 관련해 끔찍한 슬픔에 빠져 있었던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 머스크는 대개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감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신선한 피’를 좋아하는 터라 나쁘지 않은 변화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는 스스로 “배부른 태만”이라 일컫는 현상에 더 신경을 쓴다.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해서 돈도 충분하고 별장도 몇 채 갖춘 탓에 더 이상 공장 현장에서 밤새 일하는 등 열정을 불사를 마음이 들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트로벨의 경우, 머스크는 직업적 신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애정도 느끼고 있었다. “일론이 내가 떠나는 것을 싫어하는 태도를 보여 조금 놀랐지요.” 스트로벨의 회상이다.
  • 2019년 3월, 그는 다시 위기 및 드라마 모드에 돌입했다. 어느 새벽 그는 그라임스에게 말했다.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완전히 망하는 거야.”
  • 그는 팀원들에게 장난감 로봇이나 레고 같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공장 현장에서 기계공들에게 레고 조각의 고정말 조형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레고 조각은 10미크론 이내의 정확성과 동일성을 자랑하는데, 이는 어떤 부품이든 다른 부품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부품도 그렇게 만들어야 했다. 머스크는 말한다. “정밀도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요. 정밀도는 대부분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의 문제이거든요. 정밀하게 만들고 싶으면, 정말하게 만들 수 있는 겁니다.”
  • 머스크는 채용이나 승진 발령 시 이력서 스펙보다 태도를 우선시했다. 그리고 그에게 좋은 태도란 미치도록 열심히 일하려는 열망이었다. 머스크는 그 자리에서 돈체프를 채용했다.
  • 새벽 1시가 조금 지났을 때, 머스크는 스페이스X 임직원 전원에게 “스타십 서지”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현재 스페이스X에서 다른 명백히 중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인원은 즉시 스타십의 첫 번째 궤도 진입 추진 작업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비행기든 자동차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곳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 러시아에서 돌아와 직접 로켓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한 이후 머스크는 자체적으로 ‘바보 지수’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부품의 총 비용에 대한 원자재 비용의 비율을 계산해 뽑는 지수였다.
  • “나는 사람들에게 대부분 정확하게, 하드코어 방식으로 피드백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인신공격으로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지요. 사람이 아니라 행동을 비판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저지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좋은 피드백 루프를 가지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비판을 구할 수 있는지, 개선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물리학은 상처받은 감정은 신경 쓰지 않아요. 로켓을 제대로 만들었는지, 그런 것에만 관심을 둘 뿐이지요.”
  • “피트 당 못을 두 개씩 사용하지 말고 하나만 사용해보세요.” 그가 주문했다. “허리케인이 닥치면 어차피 동네 전체가 망가지는 판인데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요? 한 개씩만 박아도 괜찮을 겁니다.”
  • 머스크는 궁극적인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는 컴퓨터를 뇌에 직접 연결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뇌 신호를 컴퓨터로 보내고 다시 신호를 받을 수 있는 뇌 내부의 칩과 같은 장치 말이다. 그렇게 하면 사람과 컴퓨터 간에 정보 교류가 최대 100만 배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었다.
  • “이 회사의 의사결정권자는 나지 개인정보 보호 팀이 아니에요.” 그가 말했다.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하도 개인정보 보호를 잘해서 아무도 모르는 거요?”
  • 그는 출산율 감소가 인간 의식의 장기적인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람들에게 아이를 낳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의무라는 생각을 되살려야 합니다.” 그는 2014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문명은 그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 질리스는 말한다. “일론은 똑똑한 사람들이 아이를 갖기를 원했고, 그래서 저에게 아이를 갖도록 권했습니다.” 질리스가 준비가 되었다고 알리자, 그는 자신이 정자 기증자가 되게 해달라고, 그래서 유전적으로 자신의 아이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질리스는 그 제안에 관심이 갔다.
  • “평온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그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 나는 주당 54.20달러에 트위터 지분 100퍼센트를 현금으로 매입하겠다는 인수 조건을 제시합니다. 이는 내가 트위터에 투자하기 시작한 전일 대비 54퍼센트, 투자 사실을 공개한 전일 대비 38퍼센트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입니다. 이것은 내가 제시하는 최선이자 최종적인 제안이며,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나는 주주로서의 지위를 재고할 것입니다. 트위터는 비범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는 그 잠재력을 실현할 것입니다.
  • 그는 매주 가장 최근의 일정표를 검토하고 종종 다소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우리가 곧 자금이 바닥날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그가 한 세션에서 말했다. “더 빨리, 더 빨리! 날짜가 늦어지면 표시하세요. 모든 나쁜 소식은 큰 소리로 자주 전달해야 해요. 좋은 소식은 조용히 한 번만 전하면 됩니다.”
  • 그는 엔지니어링과 제품 설계를 분리해선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제품 설계를 엔지니어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테슬라나 스페이스X처럼 회사는 모든 직급에서 엔지니어가 이끌어야 했다.
  • “몇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다 보니 너무 지쳐서 자율성의 날 직후 테슬라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번아웃 상태가 되어버린 거죠. 하지만 9개월이 지나자 너무 지루해서 상사에게 전화해 다시 받아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지루해 죽는 것보다 지쳐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 “테슬라에 있으면 다른 곳에 가기가 두려워집니다. 너무 지루해질까 봐 겁나는 겁니다.”
  • “안 돼요.” 머스크가 말했다. “안 돼, 안 돼.” 그리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미러도, 페달도, 운전대도 없이 가는 겁니다. 이 결정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집니다.”
  • 머스크는 매우 냉정한 기분이 되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요.” 그가 천천히 말했다. “이 차량은 깨끗한 로보택시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 리스크를 감수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만약 개판이 된다면 다 내 책임입니다. 우리는 양서류 개구리 같은 반쪽짜리 자율차를 설계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는 완전한 자율성에 올인하는 겁니다.”
  • 머스크는 “심리적 안전”이라는 말을 듣고 쓴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반발했다. 그 표현히 긴박감, 진전, 궤도 속도 등의 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가 선호하는 유행어는 “하드코어”였다. 그는 불편함이 좋은 것이라고 믿었다. 안일함의 재앙에 대항하는 무기였으니까. 휴가, 꽃향기, 워라밸, ‘정신적 휴식’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 머스크는 그 대신 현재 유행하거나 인기 있는 내용을 보여주는 ‘탐색’ 페이지를 띄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탐색 페이지 담당자에게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테자스 다람시라는 그 젊은 엔지니어는 마침 인도를 방문하고 돌아오던 중이었다. 그는 월요일에 사무실에 출근해 수정하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지금 당장 하라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래서 그는 탑승하고 있던 유나이티드 항공기의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그날 밤 변경을 완료했다. “우리는 수년 동안 적용 가능한 여러 가지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곤 했지만 아무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가 나중에 말했다. “갑자기, 빠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사령탑에 앉은 겁니다.”
  • 제임스, 앤드루, 로스는 머스크의 트위터 장악 과정의 선봉에 선 삼총사가 되었으며, 그 주에 회사 2층의 회의 공간에 변혁을 집행하기 위해 모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 30여 명으로 구성된 군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아직 20대의 젊은 엔지니어들이었기에 대담하면서도 다소 어색했던 삼총사의 첫 번째 임무는 2,000명이 넘는 트위터 엔지니어들의 코드 작성 능력과 생산성, 심지어 태도까지 평가하고 그중에 살아남을 엔지니어를 결정하는 분석 팀을 이끄는 것이었다.
  • 이번에도 벤은 기꺼이 이의를 제기했다. “저 역시 출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프로그래머라서 매시간 방해를 받는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출근하지 않기도 합니다. 아마도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합니다.”
  • “트위터에는 현대 2,500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있어요.” 머스크가 이들에게 말했다. “각자가 하루에 세 줄의 코드만 작성해도, 물론 터무니없이 낮은 기준이지만 어쨌든 1년에 300만 줄을 작성하는 것이고, 그러면 전체 운영체제에 충분한 양이 될 겁니다. 그런데 그조자 안 되고 있는 거에요.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얘기지요. 마치 코미디 쇼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 “그래서 규칙을 하나 정할게요. 현재 오토파일럿을 개발하는 엔지니어가 150명이에요. 트위터도 그 숫자에 맞추기로 하겠습니다.” 머스크가 선언했다.
  • 머스크는 마지못해 11월 3일까지 대량 해고를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 그날 밤 트위터는 서명되지 않은 이메일을 통해 “트위터를 건전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세계 전역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세계 전역의 트위터 직원 약 절반과 일부 인프라 팀의 90퍼센트가 해고되었고, 이들의 회사 컴퓨터 및 이메일 접속이 즉시 차단되었다. 머스크는 또한 대부분의 인사관리자를 해고했다.
  • “고도로 동기 부여된 소수의 특출한 사람들이 꽤 잘하고 적당히 동기 부여된 다수의 사람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굳게 믿어요.”
  • 머스크는 남는 엔지니어들은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탁월해야 했고, 신뢰할 수 있어야 했으며, 의욕이 넘쳐야 했다.
  • 탁월함과 신뢰성 다음으로 머스크가 알아보고 싶었던 직원들의 특징은 의욕이었다. 그는 평생을 하드코어와 올인에 열중하는 삶을 살았다. 그것은 그에게 명예의 훈장이었다. 그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휴가나 즐기는 데 열중하는 사람들을 경멸했다.
  • 앞으로 획기적인 트위터 2.0을 구축하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는 극단적인 하드코어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는 고강도로 장시간 일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새로운 트위터의 일원이 되고 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예’를 클릭해주세요. 내일 오후 5시까지 동의하지 않는 직원은 3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을 받게 됩니다.
  • 제임스와 로스는 밤을 새워가며 결과가 들어오는 것을 지켜봤다. 그들은 내기를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예’라고 답할 것인가? 제임스는 남은 직원 약 3,600명 가운데 2,00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로스는 2,150명이 될 것이라는 데에 걸었다. 머스크도 참여해 낮은 예측을 내놓았다. 1,800명 정도가 남겠다고 답하리라는 것이었다. 결국 놀랍게도 전체 직원의 69펏네트에 해당하는 2,492명이 ‘예’라고 답했다. 머스크의 비서인 진 발라자디아는 이를 축하하기 위해 레드불에 보드카를 타서 돌렸다.
  • 세 차례에 걸친 정리해고 및 영구 해고가 워낙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탓에 처음에는 그 수의 집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태가 진정되고 나니 트위터 직원의 약 75퍼센트가 감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10월 27일, 트위터의 직원 수는 8,000명에 약간 못 미쳤다. 12월 중순, 그 수는 2,000명이 조금 넘었다.
  • 몇 가지 면에서 머스크는 스티브 잡스와 비슷했다. 직원들을 미치게 만들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내게 만들기도 하는 현실 왜곡장을 갖춘, 똑똑하지만 까다로운 보스라는 점에서 특히 그랬다.
  • 지난 세월 머스크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수없이 직면했다. 결과는 거의 항상 같았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단호하게 말했다. “90일 안에 끝내세요. 90일 안에 해내지 못하면 사직서를 수리하겠습니다.”
  • 머스크는 감명을 받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이 정말로 필요한 걸까? 너무 과한 것은 아닐까? 그가 신봉하는 격언 중 하나는 파리 잡는 데 순항 미사일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파리채면 충분하지 않은가.
  • “인공지능과 관련된 상황을 고려할 때 트위터에 대해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트위터를 세계에서 가장 큰 금융기관으로 만들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내 두뇌 활동의 주기와 하루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잖아요. 더 부자나 뭐 그런 게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 내가 입을 열려고 하자 그는 내가 무엇을 물어볼지 알고 있었다. “그럼 내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하느냐고요?” 그가 물었다. “스타십을 발사하는 데요. 이제 화성에 가는 게 훨씬 더 긴급해진 셈이지요.” 그는 다시 잠시 멈췄다가 덧붙였다. “그리고 AI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해요. 그래서 내가 AI 회사를 출범시키는 겁니다.”
  • “테슬라의 실세계 AI가 과소평가되고 있어요.” 그는 말한다. “테슬라와 오픈AI가 서로 업무를 바꿔야 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저들은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우리는 대규모 언어 모델 챗봇을 만들어야 한다면, 누가 이길까요? 우리가 이깁니다.”
  • “이것이 문명이 쇠퇴하는 방식이에요. 더 이상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거 말이에요. 그렇게 리스크 감수를 멈추면 동맥이 굳어지게 돼요. 매년 심판은 많아지고 행동하는 사람은 줄어드는 겁니다.”
  • 셰익스피어가 말했듯이, 모든 영웅은 결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결점은 비극을 낳고 어떤 결점은 극복된다. 우리가 악당으로 보는 인물도 복잡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가장 훌륭한 사람조차도 “결점으로 주조된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