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은 건 2013년 여름이다. 일도 재미 없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참 재미없던 시기였다. 당시 한 고객사에 파견을 가서 모바일 앱을 개발했는데, 매일매일이 지치고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내가 선택했던 게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것이었다. 중고서점을 자주 방문했는데 그때 <왜 일하는가>라는 책 제목이 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곤 별점 5점을 줬던 책이다.

그로부터 무려 8년 반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개발자로 일하지만 그때 했던 고민은 하지 않는다. 물론 고민의 가짓수와 갯수는 훨씬 더 늘어났지만, 요즘은 일이 재밌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재미있는 시기다.

그동안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을 다시 보진 않았지만, 가슴 한켠엔 늘 이나모리 가즈오가 있었다. 내가 200개가 넘는 서평을 썼다고 하면 종종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때마다 이 책 <왜 일하는가>가 떠오르곤 했다. 그만큼 내 주니어 시절에 큰 충격으로 남았던 책이다.

사회생활 만 10년을 넘기고 이 책을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그래서 나는 왜 일했는지, 어떻게 일했고,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 적어본다.

한심한 놈!

나는 첫 회사를 4년 다녔다. 입사 초기에는 다소 운이 없었는데, 부서가 많은 일을 예상하고 사람을 뽑았지만 일이 부족했다. 주로 외부 프로젝트를 하는 부서였는데 갑자기 내부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외부 프로젝트가 생기자마자 바로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은 늘지 않았고 덕분에 막내인 내게 일이 오지 않는 상황이 지속됐다. 우울한 시기에 친척 형을 만나 불만을 토로하며 퇴사하고 싶다 했더니 그때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이 ‘퇴사’다. 왜 가장 쉬운 선택을 가장 먼저 하려고 하느냐. 다른 노력은 뭘 해봤느냐.

당시 나는 그 말을 듣고 퇴사하지 않았다. 내가 조직에서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 쳤다. 놀랍게도 그 뒤부터 일이 쏟아졌고 일을 무척 많이 하다가 퇴사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나모리 가즈오도 비슷한 상황에 친형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어렵게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교수님 소개 덕분에 가까스로 교토에 있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고작 1년도 참고 견디지 못하다니 한심한 놈이군!

비슷한 이야기지만 사실 대부분 신입사원이 겪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회가 어디 내 마음 같이 되던가. 다 마음에 안 들고, 다 이해가 안 되는 게 그 시절이다. 그 시기가 지나면 가질 수 없는 마음. 그래서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

어쨌든 그로부터 10년이 흐르니 그때 내 몸부림이 참 대견할 따름이다. 그때의 저돌적인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는 걸 보면 참 다행이다 싶다. 그래서 한 번쯤은 한심한 놈이 돼도 괜찮다 싶다.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

‘대리 같은 이사와 이사 같은 대리’라는 말이 있다. 누가 더 바보 같냐는 질문에 쉽게 한 쪽을 선택할 수 있을까 싶다. 그리고 난 부끄럽게도 ‘이사 같은 대리’로 살았다.

일을 좀 할 수 있게 된 뒤 자만하는 시기가 있다. 나는 그 시기에 마음껏 자만하며 큰 소리 치며 살았다. 당시 내가 다뤘던 모바일 기술은 출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니어 선배가 없었고, 그나마 경력이 있는 개발자들은 다른 경험을 하고 새로 기술을 배운 사람들이었다. 즉, 나보다 도메인과 기술 경력이 있는 사람이 필드에 적었다. 때문에 몇 년의 경력이 있는 내게 연차에 맞지 않는 기회가 생겼다.

덕분에 나는 큰소리를 치며 일했고 결과를 냈기에 뭐든 내 방식대로 했다. 그러다 보니 지루해졌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처구니 없는 자만이었지만 그 시절에만 할 수 있던 짓을 해봤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지금 그러고 있다면 정말 끔찍하다.

돌이켜보면 나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메시지를 잘못 이해했다. 그저 무조건 열심히 하고 열정적으로 하면 모두에게 잘 인정 받아야 한다는 걸로 이해했나보다.

나는 자칫 악한 마음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또 그런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한 가지 자계 의식을 치른다. 교만과 자만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쳐들 때마다 그 즉시 반성하고 스스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스스로를 경계하라고 했다. 지금 조직에 와서는 스스로를 꽤 자주 경계하고 있지만 이는 내가 스스로 깨달았다기 보다는 지난 경험 덕분에 학습한 것이다. 조직을 나와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또 다른 조직에 다시 새롭게 합류해보니 그때의 자만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행동을 복기한 시간도 쌓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는 편이다. 덕분에 그저 열정만 넘치던 시절보다는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웠다. 특히, 올해 한층 더 성장한 듯 하다.

기다림. 그리고 사이클

올 한해를 되돌아보며 키워드를 말하라면 ‘기다림’이라 하겠다. 깊이 고민하며 더 좋은 선택을 위해 노력했건만 예상치 못한 이유들로 내 그림이 무너지는 것을 지속해서 경험했다. 어느 시점에는 너무 지쳐 다 놓아버릴까도 생각했다. 아마 내가 조금만 덜 성숙했더라면 그 시점에 다 놓아버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한 고통과 좌절은 마치 오셀로 게임에서 검은색 돌이 단번에 흰색으로 뒤집히듯이 나중에는 전부 성공의 토대가 되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괴롭고 어렵다고 생각한 일에 도전하고 적극적으로 맞선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내가 맞닥뜨린 고난과 좌절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최대의 행운인 셈이었다.

하지만 버텼다. 그때는 열정적으로 나아가는 것 보다 꿋꿋하게 버텨내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힘도 없었다.

그렇게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막혔던 것이 뻥 뚫렸다. 어느새 내가 원했던 그림이 많이 그려졌고, 생각지 못한 일들도 한 번에 쏟아졌다. 되려 이렇게 풀려도 괜찮은 건가 싶은 지점도 있었다.

한순간, 한순간이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된다. 지금 이 순간의 1초가 모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가 거듭 쌓여 일주일, 한 달, 1년, 그리고 일생이 된다. 제아무리 위대한 일도 평범하고 사소한 일들이 축적된 결과다.

사람들이 놀랄 만한 큰 성과나, 어떤 천재가 해낸 일인지 궁금해지는 위대한 업적도 알고 보면 아주 평범한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내디딘 결과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그림을 그리기까지 내 노력도 어딘가에는 조금씩 묻어있다. 이는 앞서 내가 했던 자만과는 다르다. 내 노력 덕분이라고 하기엔 낯간지럽지만 내 노력도 담겨있다고 하는데는 이견이 없다.

결국 자만하지 않고 하루하루 지속하며 버텨낸 것이 현재를 만들었다. 이는 주니어 시절 뜨겁던 열정과는 또 다른 방향성이다. 우리네 인생에는 어떤 흐름이 있고 막혔던 시기엔 나아갈 수 있는 흐름이 아니었다 생각한다. 즉, 어떤 사이클 속에서 나아갈 시점이 돼 그동안 쌓은 에너지로 나아간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뒤 이제는 신께 빌며 천명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자신할 만큼, 당신은 당신이 가진 모든 힘을 쏟아냈는가? 몸이 부서질만큼 제품 하나하나에 영혼이 스며들게 했는가? 그렇게까지 강렬하게 염원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쏟아냈을 때, 비로소 신이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다네.”

그래서 이나모리 가즈오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되 신에게 맡기라 했나보다. 여기서 최선의 노력과 신에게 맡기는 것 중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건 없다. 모든 게 알맞게 필요한 법이다.

이렇게 나는 일에서 삶을 배워간다.

마무리

그동안 사회에서 후배들을 만나면 이 책을 선물하곤 했다. <왜 일하는가>는 물음을 던지는 책 같지만, 때론 ‘계속 그렇게 하면 돼’라는 위안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위로를 받고 싶을 때 후배에게 언제나 이 책이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이쁘게 포장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 커리어 첫 팀원들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팀원들도 이 책에서 열정과 위안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8년 만에 만난 이나모리 가즈오를 보며 8년 전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엔 열정을 그리고 이번엔 위안을 준 이나모리 가즈오가 이 다음엔 내게 어떤 걸 줄지. 그때도 내가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길 바란다.

한줄평

훗날 내가 경영자로서 은퇴한다면, 한국의 이나모리 가즈오 같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인상 깊은 문구

  • 세상에 태어나 단 한번뿐인 귀한 삶을 사는데, 지금 당신은 정말로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 1000년 된 나무를 사용할 거라면 이후로도 1000년의 세월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가치 있는 일을 해야합니다.
  • 어렵게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교수님 소개 덕분에 가까스로 교토에 있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고작 1년도 참고 견디지 못하다니 한심한 놈이군!
  • 불평불만을 내뱉는 대신, 일단은 당장 눈앞에 놓인 일에 철저히 몰두해보자고 다짐했다. 쓸데없는 잡념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일에 정면으로 부딪쳐보기로 했다. 그러자 치열하게 싸워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그 뒤로는 나는 정말 죽을힘을 다해 진지하게 일을 해나갔다.
  • 신이 도와주고 싶어 할 만큼 한결같이 일에 전념하게. 그러면 아무리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분명 신은 손을 내밀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네.
  • “저 친구는 참 안 됐어” 사람이란 모름지기 이런 말을 들을 정도로 불행한 상황에 한 번쯤은 놓여보는 것도 좋다. 겨울이 추울수록 그 겨울을 견뎌낸 나무가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독한 고민과 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크게 성장하고 진정한 행복을 붙잡을 수 있다.
  • 내가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한 고통과 좌절은 마치 오셀로 게임에서 검은색 돌이 단번에 흰색으로 뒤집히듯이 나중에는 전부 성공의 토대가 되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괴롭고 어렵다고 생각한 일에 도전하고 적극적으로 맞선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내가 맞닥뜨린 고난과 좌절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최대의 행운인 셈이었다.
  • 인간이 느끼는 번뇌는 108가지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욕망’, ‘분노’, ‘어리석음’이 인간을 괴롭히는 번뇌 중 가장 추한 감정이다. 이는 마음에 딱 들러붙어서 떨쳐버리려 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석가모니는 이 세 가지를 ‘삼독’이라 불렀으며, 인간을 잘못된 행동으로 이끄는 해악의 근원이라 강조했다.
  • 나는 자칫 악한 마음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또 그런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한 가지 자계 의식을 치른다. 교만과 자만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쳐들 때마다 그 즉시 반성하고 스스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 이것을 젊을 때부터 줄곧 해오자 지금은 습관처럼 몸에 완전히 배었다. 이 습관 덕분에 나는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면서 정도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 좋은 것만 생각하고 좋은 행동만 하려고 노력해도 의도치 않게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겸허하게 반성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반성을 통해 조금씩 향상되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 파인세라믹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었기에 우선은 대학교 도서관에 가서 기본서부터 들여다봐야 했다. 복사기도 없던 시절이어서 관련 업계의 신문과 잡지, 그리고 대학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간행물을 과거에 발행한 호까지 샅샅이 살펴보고 중요한 부분을 찾아 부지런히 노트에 베껴 적었다. 월급도 제때 받지 못했지만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 비싼 연구 서적을 구입하고, 미국 세라믹협회 논문을 구해 사전을 끼고 번역하면서 파인세라믹에 관한 기초 지식을 습득했다.
  • ‘파인세라믹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사람은 대학에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전 세계에서 나 하나뿐일지도 모른다. 내가 하는 이 일은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 이런 생각을 품자 반복되는 실험과 단조로운 연구도 빛나 보일 정도로 근사하게 느껴졌다.
  •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천직’은 우연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 일과 사랑에 빠져, 일하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야 한다. 아무 이유 없이 내가 하는 일이 너무 좋아야 한다.
  • “왜 그렇게 어렵고 까다로운 일을 하세요?”
  • “해봤자 회사에서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 그냥 돈이 더 되는 일을 해보는 건 어때요?”
  •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말해도 자신이 그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남들의 의견 따위는 전혀 상관없을 것이다. 그 일이 좋고, 그 일을 함으로써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일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일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지시받아서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일하는 고통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보다는, 우선 주어진 일을 좋아하려는 마음부터 갖길 바랍니다.”
  • 이렇게 궁리해보고 저렇게도 궁리해본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해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무모한 짓이라 해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해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안 된다고 자포자기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 제품을 안고 잔다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 보기엔 위험하고 무모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지금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 게 최고의 미덕’이라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으니, 과거에 내가 했던 방법이 꽤나 미련스럽게 보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 그러나 나는 확신한다. 자신의 손을 흙투성이, 기름투성이로 만들면서 일하고 싶지는 않다고 해도, ‘자신이 만든 제품을 품에 끌어안고 잘’ 정도의 애정으로 맡은 일을 대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주제나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일의 참맛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자신의 능력으로는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지레 포기하는 사람은 땀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그 일을 이루어냈을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결코 맛볼 수 없다.
  • 지금 일이 막히거나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일에 애정을 갖고, 그 일과 연관된 상황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라. 그런 다음 그 일을 꼭 해내고야 말겠다고 간절히 기도하라. 그러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가 귀에 또렷이 들려올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높은 곳으로 뛰어오를 수 있는 확실한 발판에 발을 디디게 될 것이다. 일에 대한 애정만큼 유능한 스승은 없는 법이다.
  • 물질은 불에 가까이 대면 타는 가연성 물질, 불에 가까이 대도 타지 않는 불연성 물질, 스스로도 잘 타는 자연성 물질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가연성 인간은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야만 행동하고, 불연성 인간은 좀처럼 타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불씨까지 꺼버린다. 이에 반해 자연성 인간은 스스로 타올라 행동으로 옮긴다.
  • 어떤 일이든 그 일을 끝까지 해내려면 스스로 타오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조직에는 남에게 부탁받지 않아도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경력과 직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직급이 낮아도 선배들을 모아 의견을 제시하고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이 있다.
  • 남에게 지시를 받고 일하기보다는 그 일의 중심으로 들어가 리더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일을 끌고나가라. 스스로 ‘소용돌이를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일하라.
  • 인생은 희망으로 가득 찬 멋진 선물이다. 그런 희망을 누리려면 ‘내게는 멋진 인생이 열린다’라고 자신에게 계속 속삭여야 한다. 불평불만을 일삼거나, 어둡고 우울한 기분에 젖어 있다거나,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 증오, 시기 같은 감정을 품어선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인생을 어둡게 만들기 때문이다.
  • 회사를 창업한 그때, 내 나이는 스물일곱 살이었다. 회사의 간판을 걸던 날, 나는 얼마 안 되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 “여기 니시노쿄하라마치에서 1등 회사가 됩시다. 니시노쿄하라마치에서 1등이 되면 나카교구에서 1등이 됩시다. 나카교구에서 1등이 되면 교토시 1등이 됩시다. 교토에서 1등이 되면 일본에서 1등이 됩시다. 일본에서 1등이 되고 나면 세계 최고가 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 “강연 잘 들었습니다. 댐 경영으로 훗날을 대비해 여유있게 경영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마쓰시타 씨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게 생각처럼 안 되니까 골치가 아픈 거지요. 어떻게 해야 훗날을 대비해 여유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주시지 않겠습니까?”
  • 질문인지 항의인지 모를 발언이었다. 마쓰시타 회장은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혼잣말처럼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으면 되지” 하고 중얼거리더니 그대로 아무 말이 없었다.
  • 먹고 자는 일조차 잊을 만큼 간절히 바라고, 하루 종일 오직 그 일만 생각하면 소망은 차츰 그 사람의 잠재의식에까지 침투한다. 잠재의식이란 스스로가 알지 못한 채 활동하고 있는 정신세계로, 인간의 의식 깊은 곳에 숨어있는 의식을 말한다. 평소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생각지 못한 순간에 불현듯 나타나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
  • 일을 할 때도 잠재의식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일을 어떻게 해내고 싶다’라고 간절히 바라면 불현듯 놀라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이 또한 잠재의식의 힘이다. 매일 깊게 고민하면 그동안의 소망이 잠재의식에까지 침투한다. 그렇게 되면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도 생각지 못한 순간에 잠재의식이 가동되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 성공이란 자신의 길을 평생 착실하게 걸어온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뒤 이제는 신께 빌며 천명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자신할 만큼, 당신은 당신이 가진 모든 힘을 쏟아냈는가? 몸이 부서질만큼 제품 하나하나에 영혼이 스며들게 했는가? 그렇게까지 강렬하게 염원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쏟아냈을 때, 비로소 신이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다네.”
  •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노력’이란 ‘이 정도면 됐다’는, 어떤 골인 지점이 있는 게 아니다. 도착점을 정해놓지 않고 계속 더 높은 목표를 세우며 끝없이 좇아가는 무한한 노력을 뜻한다.
  • 그들은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경쟁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자신이 살아가는 것에만 열중하며 온 힘을 다한다. 자연의 섭리란 원래 그런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 살아가지 않는 식물은 하나도 없다. 노력하지 않는 식물은 생존하지 못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육식동물이든 초식동물이든 먹고살기 위해, 그리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열심히 살아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바로 그것이 자연계의 법칙이다.
  • 그런데 우리 인간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노력’이라던가 ‘열심히 산다’는 말을 자신과는 거리가 먼 특별한 일처럼 생각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만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살아가는 일 자체가 치열한 노력의 연속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자,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섭리이기 때문이다.
  • 한순간, 한순간이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된다. 지금 이 순간의 1초가 모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가 거듭 쌓여 일주일, 한 달, 1년, 그리고 일생이 된다. 제아무리 위대한 일도 평범하고 사소한 일들이 축적된 결과다.
  • 사람들이 놀랄 만한 큰 성과나, 어떤 천재가 해낸 일인지 궁금해지는 위대한 업적도 알고 보면 아주 평범한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내디딘 결과다.
  • 나는 지금껏 경영자로서 수많은 인재를 채용하는 데 직접 참여해왔다. 그 과정에서 ‘면도날 같은 사람’들을 만난 적도 많았다. 면도날 같은 사람이란 일머리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일에 대한 습득 속도도 빠른, 한마디로 재기가 넘치는 사람이다.
  • 반면 일에 대한 감각이 부족한 사람도 많았다. 채용해놓고 보니 똑똑하지도 않은 데다가 눈치까지 없어서 옆에 있는 사람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 경영자가 기대를 거는 인재는 당연히 전자다. 어쩔 수 없이 누군가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면 능력이 출중한 전자보다는 후자이길 바라는 마음마저 들 정도다.
  • 그런데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의외로 정반대의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면도날 같은 사람들은 눈치가 빠르고 앞일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어서인지 자기가 하는 일이 지루하거나 회사에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회사를 그만두었다. 또 자기 업무에 성과가 없으면 변명을 늘어놓거나, 동료 또는 회사에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회사에 남은 사람은 처음부터 기대가 낮았던 일머리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평범하고 그저 성실하기만 했던 직원들이 어느새 비범한 인재로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치리고는 무척 놀랐다.
  • ‘나는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 ‘대체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지?’
  • 아마도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일수록 일의 근본적인 의미와 일하는 목적을 고민하며 정답이 없는 미로로 들어서기 쉽다.
  •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처음 근무했던 회사 연구실에서 수없이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던 때의 일이다. 당시 무기화학 분야 연구자들 중에는 나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사람이 많았다. 나이가 같은 사람 중에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서 유학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회사의 풍족한 지원 아래 최첨단 설비를 이용해 실험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 이따위 일로 하루하루를 허송세월해야 하는 현실에 마음이 위축되었다. 좋은 환경에서 마음 편히 연구에만 몰두하는 경쟁자들이 부러웠다. 자질구레한 일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내 현실이 너무 비참했다.
  • 불안하고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몸에 힘이 빠져나간 듯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 대개는 이런 흔들림을 없애려면 ‘멀리 내다보고 일하라’라고 말한다. 즉,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의 인생 설계도를 그리고,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길고 긴 인생의 여정 중 어디쯤 있는지 위치를 가늠해보라는 뜻이다.
  • 그들의 말을 듣고 있자면 내가 속이 좁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어쩌면 ‘멀리 내다보고 일하라’는 말이 이치에 맞을지도 모른다.
  • 하지만 나는 정반대의 방법을 택했다. 막연한 미래를 내다보고 걱정하기보다는 당장 내 눈앞에 있는 현실만 보기로 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결국 내 눈앞에 놓인 것 때문이 아닌가?
  • ‘아무것도 보지 말자. 오늘 달성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오늘 해내자. 일의 성과와 진척 상황을 하루 단위로 구분해 확실히 지키자. 하루 동안 적어도 한 걸음만큼은 꼭 앞으로 나아가자. 오늘은 어제보다 1센티미터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자.’
  • 단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뿐 아니라, 오늘을 돌아보고 그 성찰을 토대로 내일은 반드시 ‘한 가지 개선’, ‘한 가지 궁리’를 더 하겠다고 결심했다.
  • 그렇게 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한 달로 이어졌고, 어느새 한 달은 1년으로 이어졌다.
  • 그러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났고,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막연하게만 보이던 목표가 점점 내 곁에 다가옴을 느꼈다.
  • “교세라는 5년, 10년 앞을 내다보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5년, 10년처럼 경영합니다.”
  • 내가 장기 경영 계획을 세우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는 뜬구름을 잡는 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는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이야기는 대개 거짓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 목표에 다다르는 과정이 너무 길면 중간에 변수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도달 지점이 너무 먼 목표는 좌절로 끝나는 일이 허다하다. 나는 도중에 물거품이 될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세우지 않는 편이 낫다고 확신했고, 그래서 교세라를 창업한 이후부터는 1년간의 경영 계획만 세우겠다고 마음먹었다.
  • 단기간의 실천 목표를 세우지만, 가야 할 곳은 언제나 높아야 한다. 나는 항상 목표를 세울 떄는 ‘자신의 능력 이상의 것’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운 목표를 미래의 어느 시점에 달성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현재 자신이 가진 능력이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 “설비는 빌리면 됩니다. 중고품을 사와도 좋습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 지금 시점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할 수 있다고 믿고 일단 일을 시작하면 앞으로 반드시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미래의 도달점을 향해 온 힘과 열정을 쏟아주십시오.”
  •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다. 미리 가늠할 절대치도 없다. 능력은 어디까지나 ‘미래진행형’으로 인식해야 한다. 도달해야 하는 미래의 지점부터 역산해서,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고려해 이를 어떻게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그 미래의 한 지점, 즉 도달해야 할 목표를 항상 자신의 능력의 120퍼센트 혹은 130퍼센트 지점으로 정하길 바란다.
  • “교세라에서는 개발이 성공할 때까지 연구를 계속하기 때문에 실패로 끝나는 일이 없는 것이지요.”
  • ‘지금까지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 더 이상은 안 돼.’ 이렇게 포기하고 싶을 때가 오더라도, 그것을 마지막으로 생각하지 마라. 오히려 그때가 제2의 출발점이다.
  • 고민하고 자책한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다. 속상하겠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잊는 것이 좋다.
  • 그 대신 실패한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잘못을 돌아봐야 한다. 어쩌다가 그런 멍청한 실수를 하게 되었는지 원인을 따져보고 엄격히 반성해야 한다. 충분히 반성했다면, 그다음에는 깨끗이 잊어버려라.
  • 곰곰이 생각해보니, 마쓰시타 그룹의 무리한 요구는 교세라에겐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불만도 물론 있었지만 ‘그들이 나를 단련시켜주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의 요구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교세라를 더욱 튼튼하게 단련시켜주는 시련이자 기회였던 것이다.
  • ‘이 정도 요구에도 대응하지 못한다면 회사도 나도 이류, 삼류에 머물고 말 것이다.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
  • 마쓰시타 그룹과 거래를 한 지 몇 년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당시 한창 사업이 팽창하던 미국 서해안 지역의 한 반도체 기업에서 교세라의 제품을 눈여겨보고 주문을 해왔다. 다른 전자 부품 업체들에 비해 교세라가 만든 제품의 품질이 월등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훨씬 낫다는 평가에서였다. 납품 수량은 일본 내에서 납품하던 총량을 크게 뛰어넘었다.
  • 그렇게 우리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나는 마쓰시타 그룹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일본에서의 1등을 넘어 미국에서도 1등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분명 마쓰시타 그룹의 혹독한 훈련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
  • ‘이상은 이상을 뿐 현실적으로는 여기까지밖에 오르지 못한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나. 이쯤에서 만족하자.’
  • 이렇게 변명하는 내 모습이 훤히 보이는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나 자신과 타협한다면, 마침표를 찍는다면, 다른 일을 하더라도 그만큼밖에 하지 못할 것이 아닌가.
  • 매끈하게 포장된 길은 누구라도 걷고 싶은, 안전하고 편리한 길이다. 하지만 그렇게 포장된 길을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 걷는다면 세상에 없던 놀라운 성취를 만날 기회는 영영 없을 것이며, 늘 같은 것만 보고 같은 것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투덜대며 시시하게 생각해 건성건성 해치우는 사람은 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청소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 나는 고난이 훤히 예상되는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일부러 조금은 덜렁거리지만 사기가 넘치는 사람을 채용한다. 그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아니,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가 필요하다. 조금은 단세포적이고 저돌적인 면이 있더라도, “그것 참 흥미로운데요. 어디 한번 해보죠!”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당장이라도 소매를 걷어붙일 만한 사람에게 새로운 일의 리더 역할을 맡긴다.
  • 비관론자의 의견을 들으면 그럴듯하다. 그들의 말을 들으면 중간에 적지 않은 문제들이 발생해 곤혹스러워질 게 분명하다. 그들의 말처럼 손익을 따지만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게 낫다. 그러다 보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묵살되고 만다. 아니, 아이디어를 낼 여지마저 없어진다.
  • 주위를 보면 일이나 인생에서 성공을 거듭해온 사람도 있지만, 사실 그들보다 많은 이들이 좌절하고 실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나는 늘 그들을 보며 ‘왜 인생과 일에서 목표한 대로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패하는 사람이 있는 걸까? 거기에는 뭔가 법칙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 이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교세라를 창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나름대로 ‘인생과 일 = 능력 X 열의 X 사고방식’이라는 ‘인생 방정식’을 고안해냈다. 그리고 그 방정식에 따라 일에 전념하고 인생의 길을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