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커래곤] 최악의 플레이 전북. 당연한 서울의 우승!

포스코컵의 주인이 결정되었다. 결승전이기에 오랜만에 KBS가 자신들의 케이블인 KBSN에서 생중계를 해주었다. 일단 KBS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SBS에 야유 또한.

물론 KBS에 칭찬만 하는 것은 아니다. KBSN은 경기 시작 10분전부터 중계를 시작했다. 10분 전까지는 유소년축구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 그 방송을 꼭 그시간에 했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좀 더 일찍 시작해서 지난 경기도 보여주고 포메이션도 살펴보고 경기 포인트도 짚어주면서 왜 K리그는 감독의 이야기따위를 보내면서 경기 앞부분을 짤라먹는가! (감독 인터뷰가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다. 경기를 자르면서 인터뷰를 내보낸게 잘못되었다는 말이다.) 왠일로 10분 일찍 시작해서 기대했것만 왠걸? 포메이션도 모른체 경기를 보게 되었다.

야구 중계를 빼고 K리그 중계를 하는 선택을 했으면 최소한 K리그 팬에게 진심어린 박수는 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적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K리그 팬에게는 중계를 하고도 욕먹는 격이 되었다.

2009년도 K리그 챔피언 전북.

난 우승팀을 좋아한다. 때문에 저번시즌에는 08년도 K리그 챔피언인 수원을 응원했다. 이번 시즌에는 사실 포항을 응원하려 했다. 데닐손의 묵직한 돌파와 최효진의 날렵함. 파리아스의 매직에 푹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헌데 포항은 데닐손을 보냈고 파리아스를 보냈고 최효진도 보냈다. 더이상 포항의 플레이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때문에 난 최태욱, 루이스, 에닝요, 이동국으로 이어지는 전북의 판타스틱4를 응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북 또한 날 실망시켰다. FA컵에서 탈락했으며 포스코컵 또한 놓쳤다. 게다가 최태욱도 서울로 보냈다.

나는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의 팬이다. 경기 중에 그리고 경기 후에도 특유의 무표정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최강희 감독은 나름대로 언론플레이를 펼치는 감독이다. 특히 이번에 서울로 이적한 최태욱의 경기 출장을 두고 한 말은 상당히 과감했다.

‘최태욱이 나와도 상관없다.’

서울이 어떤 카드를 쓰던지 상관안하겠다는 자신감. 자신들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선수도 전혀 무섭지 않다는 자신감. 이 자신감은 팬들로 하여금 역시 강희대제! 라고 외치게 만들었고 이번 경기의 기대감으로 흥분시켰다. 하지만 전북은 졌고 최태욱은 나오지도 않았다. 아마도 오늘밤 강희대제는 잠을 못이룰것이다.


<김진규와 이동국. ⓒ 전북현대공식홈페이지>

오늘의 전북은 한마디로 이거였다.

우승 자격이 없는 전북.

안다. 이 말은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다. 하지만 나 역시 전북의 팬이며 서울의 우승을 더욱 더 축하하기 위해서 쓰는 글은 아니다. 팬으로써 응원하는 팀의 아쉬움. 그래서 전북의 개선점을 여러사람과 공유하고 싶을 뿐이다.

오늘 전북이 우승하지 못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열정의 부족.

기복이 없으며 성실하고 튀지않는 그래서 내가 전북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 바로 진경선이다. (진경선 포스팅 참조.) 진경선은 1980년생이다. 왼쪽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선수이며 전북에서는 아주 중요한 선수다. 올시즌 리그 13경기와 컵에서 6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등번호 6번처럼 주전으로써 확실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오늘 진경선은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 후반10분 정조국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한다. 물론 그 장면은 심우연이 걷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진경선에게 공을 돌리면서 만들어진 실책이지만 어쨌든 진경선의 눈앞에서 실점이 나왔으니 진경선의 책임 또한 크다.

진경선은 전북에서 수비수로써 상당히 중요한 선수다. 게다가 오늘은 결승전이고 중앙 수비수에 또 다시 심우연이 서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진경선은 전북에서의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어야 했다. 하지만 계속된 경기로 인한 체력고갈 때문인지 진경선은 자신의 특유의 강한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오버래핑은 물론 탄탄한 수비 또한 보여주지 못했다.

진경선만 그랬다면 왼쪽 측면이 붕괴되는 것으로 끝났을것이다. 하지만 중앙의 두 수비수 중 왼쪽을 맡고 있는 선수가 바로 심우연이였다. 심우연은 등번호 9번처럼 공격수다. 애당초 이동국의 백업으로 데려온 선수가 심우연이다. 196cm의 엄청난 높이를 가지고 있는 심우연은 서울에서 버려진 카드였다. 그렇기에 심우연은 오늘 경기에서 꽤나 독을 품었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는 오기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심우연은 전반과 후반내내 정조국을 상대하면서 선수로써 굴욕이라 할 수 있는 ‘알을 까’ 였고 덕분에 찬스를 내주었다. 게다가 정조국에게 2번째 골을 내준 것도 심우연이였다.

수비수에겐 상대 공격수보다 좀 더 빠른 반응속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공격수를 따라다니기 밖에 할 수 없다. 큰 키의 심우연은 느린 선수다. 수비수로써 필요한 순간 스피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어쨌든 오늘 심우연은 정조국에게 완전히 ‘발렸다.’

이미 포백의 2명의 선수가 서울에게 완전히 무너졌다. 자신의 팀원이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때 자신의 팀원이 자신감을 잃었을 때 ‘감독’의 샤우팅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주장’의 믿음직한 플레이다.

오늘 김상식은 주장으로써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도 불필요한 반칙으로 퇴장을 당하더니 오늘 경기에서 또한 불필요한 반칙으로 경고를 받았다. 김상식은 외모처럼 한성깔 한다. 선후배 관계가 중요한 우리나라에서 ‘고참’ 김상식의 거친 플레이는 아주 자연스럽다. 0-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상식의 경고는 최강희 감독에겐 역전의 기회마저 빼앗길 위기였다. 결국 최강희는 김상식을 뺀다.

김상식은 주장의 역할 뿐만 아니라 얇은 전북의 중원을 다스려야 한다. 게다가 포백이 무너진 상황에서 수비형미드필더인 김상식의 역할은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했다. 김상식은 경고를 비롯하여 두차례의 헛발질을 보여주며 골키퍼와 1:1 찬스를 내준다.

오늘 김상식은 잊혀진 별명 ‘카드챕터 상식’ 이 또 다시 떠오르게 만들었다.

스쿼드의 부족.

전북은 현재 K리그 최다득점팀이다. 17경기에서 37골을 뽑아 경기 평균 2.1골을 만들어내는 팀이다. 특히 에닝요는 12골로 현재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지향하며 먼저 실점하여 경기에 지고 있더라도 후반에 역전극을 펼쳐 전북의 경기를 ‘전북 극장’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전북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창조적인 패스를 뿌려줄 미드필더의 부재다.

전북은 리그 탑클래스의 드리블러를 보유하고 있다. 에닝요, 루이스, 김형범. 오늘 이 세명의 탑클래스 공격진은 모두 출전했다. 여기에 이들의 돌파 후 크로스를 받을 리그 최고의 타깃형공격수 이동국 또한 존재했다.

하지만 문제는 에닝요, 루이스, 김형범에게 공을 보내 줄 선수가 없었다.

오늘 이 공격진은 자신의 능력들을 보여주었다. 김형범의 프리킥은 날카로웠고, 루이스와 에닝요의 돌파는 묵직했다. 하지만 이들 사이의 패스는 서울의 수비에게 계속해서 막혔고 그렇게 막힌 공은 서울의 역습으로 이어져 결국 이승렬에게 3번째 골을 내주고 만다.

물론 전북의 스타일은 김두현, 백지훈, 윤빛가람, 구자철처럼 중앙에 플레이메이커형 미드필더를 두고 그들에게 경기를 풀어나가게 하는 전술은 아니다. 하지만 매번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고수할 수는 없는 법이다. 더구나 오늘 같은 결승전이라면 자신들의 스타일을 잠시 버리더라도 일단 이기고 봐야 선수도 팬도 감독도 운영진도 좋은법이다.

오늘 전북의 중원은 아무도 없었다. 후반에는 이광재까지 들어오면서 중원은 완벽한 서울의 자리였다. 이렇게 공격수를 많이 둘때는 후방에서 측면의 김형범과 에닝요에게 패스를 뿌리거나 이동국의 머리로 보내 떨어지는 공을 루이스가 받아먹는 루트도 생각해야 한다.

결승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북에는 그런 미드필더가 없다. 전북의 중원은 김상식이 지키지만 김상식은 상대의 공을 커트하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더불어 거친 플레이로 상대의 의욕을 없애는 능력 또한.

전북은 수원의 김두현, 백지훈. 경남의 윤빛가람. 제주의 구자철 같은 선수가 한명쯤은 있어야 한다. 우승을 하려면 두터운 선수층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체력이 고갈될때는 플레이메이커를 두는게 체력소모를 막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하지만 만약 오늘 최태욱이 있었다면 전술은 달라졌을 것이다. 요즘 오른쪽을 맡는 에닝요는 뛰어난 패스감각을 가지고 있다. 만약 최태욱이 있어서 오른쪽을 최태욱에게 맡겼다면, 에닝요가 중원에서 질좋은 패스를 뿌렸다면.

오늘 경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전북 김지웅 ⓒ전북현대공식홈페이지>

강희대제의 실수.

열정의 부족과 스쿼드의 부족. 이 두가지 이야기만 해도 나는 충분히 위험한 발언을 한 샘이다. 더욱이 난 전문가도 아니기에 내 발언은 많은 동의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팬도 있다는 것은 알리고 싶다.

해서 마지막으로 강희대제의 실수를 꼽고 싶다.

오늘 강희대제는 기필코 우승을 노렸어야 한다. 현재 전북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현재 6강 플레이오프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전북은 구장 잔디 상태로 인해 상당한 이미지 추락을 얻게 되었다. 물론 전주시의 책임이 크다고 하지만 어쨌든 전주성은 전북의 홈구장이고 전북의 얼굴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선수의 부상은 전북의 분위기를 침체시켰다. 여기에 주축 선수들의 체력고갈까지. 이런 전북의 분위기를 뒤바꿀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오늘의 승리였다. 오늘 전북은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메달을 목에 걸자마자 곧바로 목에서 빼버리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김형범이다.

김형범은 준우승이 불만족스러운가보다. 당연하다. 전북은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한 멤버였고, 홈구장이였기에 팬들에게 우승컵을 들어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강희대제는 오늘의 패배로 인해 선수들의 사기가 더욱 떨어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강희대제의 실수는 선수교체다.

오늘 전반전 MVP는 전북의 백업 골키퍼 김민식이라고 생각한다. 제파로프와의 1:1을 막았으며 여러차례 선방을 보여주었다. 후반 1분에도 선방을 보여줬으나 곧바로 2분 데얀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을 하면서 김민식의 선방쇼는 끝난다.

전북은 전반전에 서울에게 밀렸다. 그 상황에서 전북의 공격을 이끈 선수는 이동국도 에닝요도 아니였다. 신인 김지웅이였다.

1989년생 김지웅은 이번시즌 드레프트 번외지명으로 전북에 입단했다. 지난 포스코컵 8강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던 김지웅은 전반내내 좋은 몸놀림을 보여줬다. 물론 찬스를 한차례 놓치긴 했지만 그래도 김지웅의 몸은 가벼웠다.

반면 강승조의 몸은 무거웠다. 강승조는 지난22일 대전과의 K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3-2의 역전골을 기록했다. 그때문일까? 최강희 감독은 계속해서 무거운 몸놀림의 강승조를 믿었다. 이번시즌 5골을 기록하며 자신에게 한방이 있음을 알려준 선수지만 오늘 강승조는 컨디션이 영 아니였다.

최강희는 후반 2분 데얀에게 선제골을 내준 후 이 둘 중 한명은 교체를 해야했다. 김형범을 투입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몸놀림이 좋은 신인과 지난경기에 결승골을 터트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 결국 최강희는 강승조의 경험에 손을 들어줬다. 강승조는 계속해서 무거운 몸놀림으로 최강희에게 답했다.

만약 최강희가 김지웅을 두고 강승조를 뺐다면? 김지웅과 김형범을 윙으로 두고 에닝요에게 중원을 맡겼다면? 그렇다면 경기는 또 달라졌을 것이다. 여기에 후반 17분 김상식이 흥분해서 경고를 받자 최강희 감독은 재빨리 김상식을 뺀다.

물론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결승전에서 퇴장 당할 위험이 큰 선수를 빼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최강희가 투입한 이광재는 이번시즌 8경기 1골 1도움의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있는 선수다. 물론 공격적인 선수라서 믿고 넣었겠지만 투입하자마자 얻은 찬스를 놓치고 그뒤엔 계속해서 느릿한 몸놀림을 보여준 이광재는 최강희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것을 증명했다.

침착한 서울.

반면 서울은 너무도 침착했다.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지만 전반전이 끝나고 그들에게 남은 것은 득점이 아닌 경고였다. 이런 상황에서 흥분하지않고 더욱 침착히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1분 김민식의 또 다시 선방으로 분위기가 다운될만도 하건만 곧바로 얻은 코너킥에서 결국 득점을 성공한다.

그 뒤로 중앙의 두 미드필더와 두 중앙수비수 모두 경고를 받는 위험한 상황까지 가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간다. 이는 빙가다 감독의 능력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김진규는 한성깔 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하지만 오늘 김진규는 경고를 받거나 위험지역에서 프리킥을 내 줄때도 강한 항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북의 루이스가 강한 항의로 경고를 받았다.

예전의 김진규라면 상대 선수에게 소리를 지르고 심판에게 대들었을 텐데 오늘 김진규는 주장완장이 참 잘어울리는 선수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김진규의 프리킥이다. 김진규는 파워풀한 슈팅을 보여주는데 요즘 김진규는 의아하게도 침착하게 감아차는 슛을 날린다.

여기에 요즘 폼이 올라온 정조국. 오늘 정조국은 MVP로 선정되었으며 한골을 기록하고 한골을 도왔다. 하지만 난 정조국보다 다른 선수를 MVP로 꼽고 싶다.

아디. 브라질 선수로 2006년부터 서울에서 뛴 용병이다. 올해 34살의 노장이지만 왼쪽수비수, 수비형미드필더, 중앙수비수를 모두 소화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이며 탄탄한 몸을 바탕으로 믿음을 주는 선수다.

오늘 아디는 대부분의 크로스를 걷어냈으며 상대 선수의 패스를 가로채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크로스가 주요 루트 중 하나인 전북에게 크로스가 통하지 않게 만든 아디. 오늘의 숨은 MVP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흥분하지 않고 안정감있게 경기를 풀어나갔기에 오늘의 승리는 서울이 가져갔다. 경기 전후 빙가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서 상당히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 또한 그런 빙가다 감독을 좋아하리라 생각된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FA컵도 중요하고 포스코컵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리그다. 최후의 승자는 리그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팀이다. 이 분위기를 서울이 이어나갈지 최강희 감독의 상황 대처가 빛을 발할지…

앞으로의 K리그가 더욱 더 불타오른다.

Dragon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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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Domingo

오세용 Domingo

글쓰는 감성개발자 오세용입니다. IT, 책, 축구, 커뮤니티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