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4월 10일
178cm 72kg
전북 현대
K리그 94경기 1골 8도움
로벤을 닮은 외모.
전북의 진공청소기
진경선 선수입니다. 아마 제가 포스팅을 하는 선수 중 가장 무명의 선수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축구를 조금 볼 줄 아는 팬이라면 분명 전북의 경기에서 진경선 선수를 짚으며, ‘뭐지? 이 선수는 누구??’ 라고 말할 것 입니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기량은 K리그 탑플레이어라고 자신하며 전북의 진경선 선수를 소개합니다!
수비형 미드필더?
진경선은 대구에서 뛰다가 2009년에 이적했다. 왼쪽 풀백의 위치에서 뛰던 진경선이지만 지난 10일 대구와의 경기에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다. 현대 축구는 4-4-2 포메이션을 추구한다. 4-4-2 포메이션에서 첫번째 4에 해당하는 수비수 네명. 즉, 플랫4는 양쪽에 측면 수비수를 두는 형태이다. 이 측면 수비수는 공격시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크로스를 올리는 현대 축구에선 빼 놓을 수 없는 공격자원이다.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측면 수비수로 브라질의 마이콘(인터 밀란), 스페인의 라모스(레알 마드리드), 프랑스의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의 애슐리 콜(첼시) 등 많은 선수들이 있다.
진경선 또한 왼쪽 윙백으로써 많은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 그리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투박한 플레이에 능한 선수다. 하지만 진경선의 능력은 윙백에서만 쓰이지 않는다. 체력과 스피드는 모든 필드 플레이어의 필수 능력이고, 활동량은 측면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능력이다. 하지만 투박함이 꼭 필요한 포지션이 있다. 그리고 그 포지션에서만 큰 빛을 볼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우리나라의 대표적으로 투박한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김남일을 꼽을 수 있다. 2002년 진공청소기로 불리며 신화를 만들어낸 선수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떠오른 스타로 ‘군인’ 김정우가 있으며, 윙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한 예로 수원의 조원희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아주 좋아한다. 대부분의 팬들은 호날두와 메시같은 즉, 혼자서 골을 만들 수 있는 선수들을 좋아하지만, 난 그들만큼 수비형 미드필더가 매력있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 메시와 같은 드리블로 골을 만들 수 있는 선수로 성남의 몰리나, 경남의 루시오 등이 있다.
하지만 축구는 팀플레이다. 필드 위의 선수 11명 모두가 승리 하겠다는 한마음으로 집중하고 90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이길 수 있는게 바로 축구다. 객관적인 전력이 좋다고 해도 이번 2010 월드컵에서의 잉글랜드나 프랑스처럼 망신을 당하는 것이고, 이기고 있다고 해서 수비 축구로 남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면 브라질 처럼 역전패를 당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팀플레이는 상당히 중요하다. 현대 축구에서 4-4-2 포메이션을 선호 한다고 말했는데, 나는 4-4-2 포메이션에서의 핵심을 중앙 미드필더. 즉,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경기가 끝나고 ‘이번 경기의 숨은 MVP는 김정우다!’ 라는 기사들을 많이 봤을 것이다. 축구를 많이 경험하지 못한 팬들은 ‘왜 MVP를 주면 되지 숨은 MVP라고 하는거지?’ 라며 의문을 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축구는 골을 넣는 스포츠다. 즉, 골을 넣어야 영웅이 된다. 하지만 골을 넣으려면 골을 넣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하다. 골키퍼가 골킥을 수비수에게 연결하고 수비수는 미드필더에게 미드필더는 공격수에게 연결해서 모든 골이 만들어진다면 축구는 참 재미없는 스포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 예로 정성룡 골키퍼는 85m에서 프리킥을 차서 골을 넣은 적이 있으니 말이다.
보통 패스 성공률이 80%를 넘어가면 대단한 패스 성공률이라 칭송한다. 그럼 나머지 20%는 무엇인가? 당연하다 패스 실패다. 이 패스 실패는 물론 상대방의 가로채기로 인한 실패가 많다. 이 가로채기 즉, 인터셉트를 담당하는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다. 빠른 스피드로 한발 먼저 공을 가로채든지 투박한 플레이로 반칙을 만들어 흐름을 끊던지 하는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일 것이다.
경기를 보다보면 해설자가 ‘아! 지능적인 파울이네요.’, ‘좋은 파울입니다.’ 라며 반칙에 칭찬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절대로 나쁜짓을 하는 아이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축구에는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아르헨티나전 1-4로 패했을때 전반이 끝나기 직전 이청용의 골로 1-2가 되었을때를 기억 할 것이다. 이때 해설자들은 ‘아! 좋습니다. 0-2와 1-2는 차이가 크거든요. 이러면 후반전에 희망을 갖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뭐 이런식으로 말하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처럼 축구에선 분위기, 흐름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런 분위기,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하는 포지션 또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들인 가로채기, 반칙 등으로 분위기를 끊는 행동들은 기록에 남지 않는다. 축구는 오로지 경기수, 골, 도움만을 기록한다. 골과 도움으로 선수를 판단하기엔 축구는 너무도 복잡한 스포츠인데 말이다.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숨은 보석이라고 하는 것이다.
진경선. 나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진경선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쓰려고 그런건지 아니면 박원재를 왼쪽에 두려고 진경선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린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은 현명한 선택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 지난 10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진경선은 단연 빛났다. 아! 물론 진경선이 골이나 도움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진경선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써 상대방의 흐름을 끊고 빠른 스피드로 공격을 전개하는 등의 활약을 보여줬다.
전북의 팬은 ‘진경선은 이미 국가대표 급이다.’, ‘진경선이 있다면 전북은 무쇠 허리다.’ 라며 진경선을 찬양한다. 아마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모든 감독들은 진경선 처럼 팀을 위해 경기를 하는 선수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아끼는 이유 또한 같다. 박지성은 수비형 윙어의 창시자로 윙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전방에서부터 흐름을 차단하니 상대팀은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진경선은 지난시즌 K리그 24경기를 뛰며 거의 모든 리그 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작년 전북은 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투박한 그의 플레이가 전북을 우승으로 이끄는데 단연 한몫 했음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경선은 팬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나 또한 그의 플레이에 대해서만 알뿐 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 길이 없다.
골에 환호하고 승리에 기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축구팬이라면 조금 축구에 대해서 한걸음 더 다가가 이해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전북의 로벤 진경선 같은 숨은 보석을 찾는 재미에 푹 빠질지도 모른다.
후반기 K리그.
K리그 후반기가 시작되었다. 전북의 이동국은 국가대표에서 터뜨리지 못한 골을 두 골이나 터뜨리며 팬들에게 복귀 신고를 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김정우의 광주도 주목 할만 하다. 광주가 김정우와 전방의 최성국만 잘 활용한다면 중위권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밖에 설기현이 데뷔를 한 포항. 감독을 교체한 수원 등이 있으며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K리그 구단간의 임대 문화가 새로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소속사의 월드컵녀들이 또 다시 인터넷 상에서 이슈가 되었었다. 대한민국 전체가 월드컵에 열광했고 대표팀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루며 국민의 성원에 보답했다. 이제 허정무 감독은 K리그 사령탑으로 복귀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축구협회는 국내 감독을 선임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은 모두 FC서울이 키운 선수들이며 또한 K리그가 키워낸 선수들이다. 데뷔전을 치룬 설기현이 ‘EPL과 K리그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다르지 않다.’ 라고 말했다. 중계 카메라 기술이 부족해 TV에서 재미없어 보인다는 사실은 많이 들어서 대부분의 팬들이 알고 있으리라 예상된다.
바르셀로나의 방한으로 K리그 일정을 옮기면서 친선경기를 치루는 모습은 언제봐도 불만족스럽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 K리그 올스타가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Dragon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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