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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시기 – 2010년 7월
읽게 된 동기
한달에 14권을 읽기도 했던 내가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방학을 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월드컵에 어제는 밤을 샛다. 거기에 연애까지 하려니 시간이 너무도 부족하다.
오렌지비치. 여자친구와 교보문고에 가서 여자친구가 구입한 책인데 너무 좋다며 빌려주었다. 여자친구는 에세이를 참 좋아한다. 덕분에 에세이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데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여자친구가 추천하는 책. 할일 모두 제쳐두고 읽었다.
노인 존스
책의 내용은 ‘오렌지비치’ 라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여기서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존스’ 라는 노인에 의해서 시작되고 또한 마무리 된다. 책은 작가인 앤디 앤드루스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책만 봐서는 앤디 앤드루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같다. 실제 실화인지는 책에 쓰여이지 않다. 책의 도입부분에서 앤디는 가족도 없고 마땅한 일자리도 없는 그냥 저냥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이다. 그러다 존스라는 노인을 만났고 존스는 방파제 아래있는 앤디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한다.
“올라오게, 젊은이. 환한 데로 가세.”
환한 데. 과연 환한 곳은 어디일까? 꿈을 쫓는 삶을 가리키는 말일까? 18번째 페이지 상단에 적힌 이 말을 나는 이 책의 핵심으로 꼽고 싶다. 작가는 독자를 환한 데로 데리고 가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이미 핵심을 던진 것이다.
앤디는 존스라는 노인이 빌려준 위인들의 자서전을 읽으며 자신의 삶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다. 삶의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그때 존스가 다시 나타나 이런 말을 건낸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인디언 속담, 시크릿 등에서 많이 들은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 공평한 시간을 받고 그 시간을 어떻게 할애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진다. 어떻게 보면 참 재밌는게 인생인데 어찌 결과는 이토록 불공평한건지 모르겠다.
존스는 앤디와 정어리와 비엔나소시지를 먹으며 이렇게 말을 한다.
“나는 랍스터와 비프스테이크를 먹었네, 모든 것은 관점에 달려 있네.”
작가는 계속해서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것은 관점에 달려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면서 어쩌면 인생의 정답일지도 모른다. 존스는 자신의 원하는대로 관점을 바꾼다. 때문에 행복한 삶을 사는 듯 하다.
사랑?
사랑을 표현하는 네가지 방법으로 칭찬, 배려, 접촉, 함께 하는 시간이 있다.
칭찬을 받을 때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강아지라 표현하고, 배려는 금붕어, 접촉은 고양이, 그리고 함께 하는 시간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카나리아라고 표현한다.
사람을 네 부류로 나누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건 혈액형을 봐서라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구지 이 안에서 꼽으라면, 고양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ㅋㅋ
걱정?
걱정이 많은 50대 신사에게 존스는 이런 말을 건낸다.
“아무것도 아닌 걸 쫓다가 모든 걸 잃어버릴 수도 있다니 놀랍지 않나?”
나 또한 이런 경험이 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곤 한다. 결국엔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존스의 말대로 관점을 달리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그당시엔 그런 걱정들이 왜 그토록 크게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끝내주는 게 아직 남았다.
오늘 저녁에 여자친구와의 데이트가 약속되어 있다면 오늘 저녁이 기다려질 것이다. 내일이 월급날이라면 내일이 너무도 기다려질 것이다. 축구를 좋아한다면 며칠 뒤 있을 월드컵 결승전이 너무도 기다려질 것이다.
이토록 항상 자신이 기대하는 일이 남아있다면, 무언가 기다리는 것이 있다면 삶은 지루할 틈이 없을 것이다.
끝내주는 게 아직 남았다면. 내 삶에서 아직 절정이 남았다면. 앞으로의 남은 순간 순간이 왜 소중하지 않겠는가. 아직 끝내주는 게 남았다는 관점. 그 관점이 바로 오렌지비치의 핵심이 아닐까?
책 총평
★★★★★
에세이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다. 에세이라는 장르가 작가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보니 당연히 그럴 것이다. 가뜩이나 생각이 많은 내게 이런 책은 머리를 더욱 더 복잡하게 하지만 난 이런 복잡한 나의 뇌 구조가 싫지만은 않다.
아니 좋다! 이 복잡한 뇌 구조로 인해 끝내주는 일이 생길테니깐.
Dragon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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