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정보

일시 : 2014.1.18 <토> 13:30 – 18:30

장소 : 신촌 토즈 BIZ 센터

세미나 참가 동기

개발자로 지내다 보면 늘 듣는 미지의 세계가 있다. 블로그, 집필, 그리고 오픈소스다. 이 중 어느 하나 꾸준히 하기 쉬운 것이 없다. 필자도 IT 기술 블로깅도 몇번 포스팅 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우리나라에도 트위터에 다니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오픈소스로 트위터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사람. ‘이희승’ 씨에게 관심이 생겼는데, 이희승 씨가 참여하는 세미나는 늘 시간이 겹쳐 참석하지 못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이희승’ 씨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 참여하였다.

세미나 내용

사실 세미나를 마치고 나서는 이희승씨만 메인일거라 생각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우선 기본적인 세미나 구성이 훌륭했다. 최대한 지루하지 않도록, 30분 후 스피커를 바꾸었고 50명의 작은 세미나에서 전담 사회자를 두는 경우도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많은 협찬으로 인해 2만원 짜리 세미나에서 3만 4천원 짜리 책을 얻어 왔기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ㅋ

첫번째 스피커인 강대명씨는 나홀로 구면이다. 이전 KT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당시 세미나가 최악이었기에 블로그에 포스팅 조차 하지 않았기에 강대명씨를 알아보는 순간 세미나에 잘못 온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잉여력에 대해서만 15분을 이야기했던 그때와는 달리, contributor와 commiter 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의 잉여력만 설명했던 작년과는 달리, 그 잉여의 시간동안 자신이 무얼 했는지 이야기 해주었기에 조금은 유익했다.

세상 밖으로 나온 개발자.

두번째 연사인 진성주 씨는 (http://goo.gl/EGp5Qp) 어눌한 말투로 스피치를 시작했다. 다소 졸린 목소리로 진부한 이야기 (다른 개발자의 소스를 읽어보라) 를 했기에 지루해질 무렵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


OSCON(Open Source CONvention) 은 오픈소스 컨퍼런스인데, 우연한 기회에 이곳에서 영어로 발표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우연이라기보단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은 것이라 하고 싶다. 진성주씨의 OSCON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랜만에 ‘나도 내 이야기를 만들며 살고 싶다.’ 는 욕구가 기억났다. 진성주씨의 OSCON 이야기로 인해 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 꿈 많은 학생인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컴퓨터와 이야기를 하며 컴퓨터 세상속에서만 살았다는 진성주씨. OSCON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 그를 통해 잠시 숨었던 어린 나도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영어 지긋지긋한 녀석…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 스케쥴을 확인하던 중 이희승씨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세션은 박민우씨의 ‘개발자와 영어’ 세션이였다. 늘 영어를 접하면서도 늘 영어에 대한 불안감, 공포감을 갖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 개발자들도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내 주변은 그렇다) 

박민우씨는 전형적인 개발자 스타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업무에서는 코딩을 놓은 상태였고, 영어를 할 줄 아는 개발자로써 활동을 했다고 한다. 박민우씨는 발표에 상당한 신경을 쓴 기분 들었고, 노련한 스피치 운영이 돋보였다. 

영어에 대한 몇가지 정의가 기억에 남는데, 다음과 같다.

영어를 학원에서 배우는것 = java를 책으로 배우는 것.

코딩, 영어 공부는 진도가 필요 없다.

개발자는 언어 습득의 귀재다.

그 밖에도 박민우씨는 ‘읽기’, ‘쓰기’, ‘듣기’ 등 30분의 스피치 시간을 잘게잘게 나누어 두, 세개의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강의 중 한 문장이 나에게 영어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어주었다.

“영어 자료를 피하지 마라”

지난주. eclipse 를 사용하면서 Editor에서 원인 불명의 에러가 자꾸 발생하는 것 때문에 미칠 지경이였다. 구글링에서 나오는 해결책을 대부분 행동으로 옮겼지만 증상은 그대로였다. 꼬박 하룻동안 고생해서 해결하였는데, 방법은 ‘윈도우즈 업데이트’ 였다. 

사실 구글링을 하면 대부분의 자료는 영어로 나오는데, 과연 그 영어 자료들을 피하지 않고 모조리 받아들였는지는 의문이다. 영어가 많이 부족하여 슬쩍 보았을때 해석이 되는 문장이 있고, 그렇지 않은 문장이 있다. 아마도 그렇지 않은 문장들을 피하지 말라는 이야기 일 것이다.

구글링, stackoverflow 등에서 접하는 글들을 피하지 않고 맞선다면 조금씩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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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 출처 – OSS 개발자 포럼>

트위터 개발자. 이희승

언제 보았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내 기억속의 이희승씨의 얼굴은 튼실한 남성상이었다. 언젠가 보았던 사진이었을텐데, 상당히 잘못 기억되었던 것이다. 이희승 씨를 모시는 사회자의 멘트에 어눌하고 수줍게 일어나 걸어가는 모습에서 전형적인 범생이 이미지를 발견하였다.

총집편이라는 자신의 스피치 타이틀에 대해서 설명하는 모습에서 깊은 오타쿠의 느낌도 느껴졌다. 그것이 그의 전부였더라면, 그러니까 조용조용 개발만 하는 것이 그의 삶이라면 나는 중간에 세미나를 나왔을 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중시하는 내게 개발만 하는 개발자는 롤모델이 아니다. 


신기하게도 조곤조곤 이야기를 늘어놓는 그의 목소리에 뭔가 끌리기 시작했고,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 대학교, 그리고 드디어 트위터 이야기가 나왔을땐 클라이막스를 기다렸던 영화광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희승씨가 끌리게 된 이유는 트위터 이야기 때문이 아니였다.

육아휴직. Red Hat 의 풀타임 오픈소스 개발자가 되었지만 현실의 벽에서 조급해진 그는 육아휴직을 통해 바뀐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한타임을 쉬고 더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그에게 인간미를 느끼게 되었고, 매일 딸을 피아노 학원에서 자전거에 태워 데려온다는 이야기가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재택근무가 부러워지기도 했다.

트위터의 핵심 네트워크 기술을 설계한 장본인으로써 건방지고 거만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별것 아닌 초등학생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마치, ‘여러분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별것 아니다.’ 를 이야기 하는 듯 했다.

<OSS 개발자 세미나 스피커 / 출처 – OSS 개발자 포럼>

깔끔한 세미나 운영. 그리고 다양한 스토리.

세미나에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세미나 주최자에게 페이스북 친구추가를 한 일이었다. 

필자는 3년전 부터 20여명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주최하고 있는데, 그 세미나 주최에 대해 꽤나 많은 고민과 걱정들이 있다. 물론 이번 세미나가 그 걱정들을 모두 해결해주진 못하지만, 무언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무작정 친구추가를 하였고, 대화가 마무리 될 때 쯤엔 언제든 궁금한걸 물어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오픈소스 컨퍼런스에 참여해 스피커로 활동했던 진성주씨를 보고 기억난 나를 비로소 다시 만난것이다.

이렇게 감동을 받거나 생각에 확신이 들었을 땐, 실천을 해야 직성이 풀렸던 나는 세미나 주최자에게 연락을 하여 실천을 하였며 이 실천으로 인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었다.

오늘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고, 그 실천으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차이를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의 열정을 넘치게 받은 것 같아 참 기분 좋은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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