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용의 에세이 #29] 기회

운이 좋은 편이라 생각한다. 늘 웃으며 살고 싶은데, 많이 웃는 편이고. 욕심이 많은 편인데,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 많은 기회를 받는 편이다. 그래, 기회 말이다.

언젠가부터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산다. 기회는 참 묘한데, 기회인 것을 아는 것 자체가 기회를 얻기 위한 자격 조건을 갖춘 상태다. 기회를 두고, 기회인지 모르면, 기회를 잡지 못하지 않는가?

기회를 잡으려면, 능력치가 필요하다는 건 어쩌면 가혹하다. 능력이 없다면, 기회도 없다는 뜻 아닌가. 능력이 없는 자에게 기회도 없다는 것보다 냉정한 게 또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슬프다. 기회를 기다린다는 건 기회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이 역시 능력치가 없다는 것이다. 능력치가 없다는 건 기회가 없다는 것이니, 이 무능력의 굴레에서 어찌 벗어나겠는가.

묵묵히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게 미덕이라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 내가 기회를 많이 받았다면, 내 능력치는 어떻게 생긴 걸까? 나는 단호히 말할 수 있다. 어떤, 특이점이었다고.

첫 번째 특이점은 첫 회사 퇴사였다. 특이점은 변수를 만든다. 변수는 능력치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기회를 만든다.

특이점이 변수를 만들고, 변수가 능력치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한다면. 여기서 기존 능력치가 중요하지 않다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일상을 놓아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특이점도 변수도 일상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특이점은 일상을 기회로 바꾼다. 기회는 인생을 바꾼다. 많은 특이점이 와도 일상이 없다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기회는 곧 일상이요. 일상은 곧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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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오세용

글 쓰는 감성개발자 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도밍고컴퍼니를 창업해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도밍고뉴스를 만들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CODEF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