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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청림출판

돈에 관한 많은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지난해 중고차를 구매하기도 했고, 최근 아이맥 구매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한 탓에 할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도서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이야기하라면 역시 아쉬움이 먼저다.

초보자를 위해서일까? 쓸데없는 부연설명이 너무 많다. 그 이유는 역시 하급 개그 덕분이다. 맥락과 관련 없는 하급 개그를 한 탓에 말이 길어졌다. 굳이 이 책이 400페이지가 넘어가야 하나 싶다.

360페이지부터 3부 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이 시작되는데, 역시 짜증이 났다. 세상에. 3부에 이 책을 요약해뒀다. 사실상 이 책은 3부를 읽고, 정 궁금하다 싶은 것을 들춰보면 되는 것이다. 그만큼 각 파트에 관한 쓸데없는 부연설명이 많다. 다시 말하지만, 하급 개그는 이 책 평점을 깎기에 충분했다.

짜증을 머금고, 돈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본다.

지식 노동자의 공정함과 노력

지식 노동자 시대다. 나 역시 프로그래밍이라는 지식 노동을 하고, 내 주변에도 지식 노동자가 많다. 기술은 많은 것을 보완하며, 앞으로는 더욱 지식 노동이 일반화될 것이다.

본문에 내가 경험한 것과 같은 류 이야기가 나와 공유하려 한다.

컴퓨터 수리 기술자를 생각해보자. 그는 당신 회사의 핵심 서버가 고장 났을 때 구성파일 하나만 수정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때 당신 회사가 이 기술자에게 수리비를 지불하는 근거는 겨우 5초밖에 안 걸리는 그 단순한 조작이 아니라 어떤 파일을 바꿔야 하는지 알고 그 방법을 알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처음 투입된 신입 개발자 시절 이야기다. 리더가 버그를 발견해서 고쳐달라고 요구했다. 슬쩍 봤더니 간단한 버그였다. 슉, 수정해서 리더에게 수정했다고 보고했다.

리더 : 어라? 벌써 고쳤네? 어떻게 했어?

나 : 아, 그냥 간단히 한 줄 수정했어요.

리더 : ?? 그리 간단한 걸 왜 이렇게 만들어놨었어? 처음부터 그렇게 해야 할 거 아냐?

나 : …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 뒤부터 나는 내가 한 작업을 가벼이 전달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리더가 또 다른 버그를 제보했고, 역시 간단히 고쳤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게 답했다.

리더 : 이 버그는 어떻게 고쳤어?

나 : 아, 그게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좀 고민하다가 적절한 방향으로 수정을 했습니다. 아마 이제 발생하지 않을 거에요.

리더 : 오!! 고생했어.

사실 내가 한 일은 비슷하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게 그렇다. 조금만 잘못되면 크게 어긋날 수도 있다. 반대로 조금만 수정하면 정상이 된다. 때문에 어느 곳에 어떤 수정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을 가벼이 전달하는 건 내 몫이다. 이후 나는 내 작업을 명확히 파악하고, 적절히 전달하는 데 내공을 쌓았다. 어쨌든 내 작업을 평가하는 사람이 내 일을 쉽고 가볍게 생각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이는 돈과도 이어지는데, 내 일에 관해 적절한 방패를 가지고 있을 때 내 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 내 몸값을 굳이 싸게 팔 필요가 있는가? 내 가치가 정해져 있다면, 최대한 비싸게 파는 게 비즈니스다. 나에 관한 비즈니스 말이다.

이는 저자가 말하는 ‘언어’ 관점에서도 적절하다.

언어는 비록 와인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우리가 와인과 상호작용하면서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꿔놓는다.

그냥 버그를 수정하는 것과 적절한 설명을 하며 수정하는 건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공대생이 인문학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 말할 수 있겠다. 또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 중 하나라고도 말하겠다.

돈에도 이 기법이 적용된다고 하니, 이해는 쉬웠다.

비교. 모든 것의 시작

비교는 내가 요즘 고통받는 이유 중 하나다. 나는 일을 늘 벌이는 편인데, 종종 막다른 길에 서서 자괴감을 느끼곤 한다. 내가 만들었지만, 그 고통은 늘 무겁다.

상대성은 사람들의 자존감에도 영향을 준다. 손꼽히는 일류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이들 가운데 일부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정말 잘 처리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성공한’ 최고 수준의 동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자신의 업무능력이 뒤처진다고 느낀다. 이런 경우는 흔하다.

저자는 상대성에 빠지지 말라고 하지만, 사실 비교는 가장 쉬운 것 중 하나다. 단순히 친구와 비교, 동료와 비교 등은 때로는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동력은 얻기도 쉽지만, 잃기도 쉽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것의 적정 가격을 전혀 모를 때 보통은 지나치게 비싼 고급품이나 너무 싸구려를 선택하지 않는 것을 최상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중간 지대에 놓인 것을 선택하는데, 이 중간 지대에 놓인 제품이야말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설정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애초부터 팔고자 한 제품인 경우가 흔하다.

돈에 관해서도 그렇다. 지난해 중고차를 샀는데,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부대비용을 모두 포함해 1천만 원으로 구매했다. 당시엔 선택지가 너무 많아 고통이었는데, 주변에서 자꾸 더 좋은 차를 추천하는 못된 아재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다.

결국 내 자금 사정에 맞춰 1천만 원 중고차를 샀지만, 현재는 무척 만족한다. 처음엔 내 차가 생겨서 좋았고, 친구 만나는 용도로 모자람이 없어 좋았다. 점차 주변 차가 눈에 익고, 내 차와 비교를 했는데. 생각보다 내가 당장 차에 큰 욕심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었다.

차를 살 때는 주위에서 ‘그럴 바엔 이 차를, 그 돈이면 이 차를’ 등 많은 공격이 들어온다. 하지만 막상 차를 사고 나니 나는 차가 앞으로 가고, 멈추는 등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 만족했다.

나는 이 차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내 시간을 아끼는 등의 역할로 봤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갖고 싶은 멋진 차가 있고, 지금 차와 비교하면 빨리 새 차를 사고 싶다. 하지만, 차에 관한 용도를 떠올리면 전혀 필요하지 않다.

비교는 모든 것의 시작이고, 고통의 시작이다. 때로는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어차피 꺼질 동력이라면 막아두는 것도 괜찮다.

이 돈으로 더 많은 가치를 낼 수 있다면?

책을 읽으며 빠진 부분이 있어 저자에게 묻고 싶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당장 마시멜로를 받아먹을 지, 일주일 뒤 마시멜로를 두 배 받아먹을 지 묻는다. 그리곤 저자는 이 시간을 1년 뒤에 받을지, 1년 하고도 1주일 뒤에 받을지에 접목해 첫 번째 선택이 ‘자제력이 없다’ 평한다.

글쎄, 이 실험에서 1년 뒤와 1년하고도 1주일 뒤로 시간을 옮기는 건 원래 마시멜로 실험과 전혀 달라진다. 이 지문으로 아이들에게 다시 물으면 당장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 선택과 1년 뒤 선택이 같을까? 전혀 다른 질문지를 들고 자제력이 없다 평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마시멜로를 당장 선택해 1주일간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계산하지 않는다. 철저히 마시멜로를 언제 가져가느냐에 따라 자제력을 평가한다. 세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만일 마시멜로를 당장 받아 마시멜로 3배 값을 받을 수 있다면, 이는 과연 자제력이 부족한 걸까?

단순히 마시멜로 이야기뿐 아니라, 저자는 당장 돈을 사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반쪽짜리 연구라 할 순 없겠지만, 그 절반 혹은 그 절반의 절반 정도 부족한 책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돈에 관한 심리학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은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하찮은 개그를 줄이고, 더 수익을 내는 내용 등을 실험했다면 별점을 더 올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마무리

수익이 한정된 직장인에게 이 책은 적절할 수 있다. 좀 더 돈을 관리하고, 노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야를 확장할 때다. 수익을 더 늘리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보면 부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소비에 관한 방어들이 병행돼야 하겠지만, 수익을 더 내는 방안도 병행돼야 하겠다.

정말 그 하찮은 개그만 뺐어도 좋은 책일 텐데.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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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청림출판

한줄평 ★★★☆☆

돈 심리학. 과연 돈에만 적용될 이야기일까?

인상 깊은 문구

  • 카지노는 우리를 돈에서 분리시키는 기술을 철저하게 연마해왔다.
  • 여기서 돈의 최종적이며 가장 중요한 특성이 생성된다. 바로 공동선이라는 특성인데, 이는 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어떤 것의 가치를 지불하는 수단으로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왜 더 복잡할까? 바로 기회비용 때문이다.
  •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뭔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
  • JC페니와 론 존슨은 가격책정의 심리학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과정에서 비싼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보자면, JC페니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이성적으로 평가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어떤 사업을 진행하면 성공하리라는 진리를 학습한 셈이다. 헨리 루이스 멩켄도 “미국인의 지능을 낮게 평가한 사람들 가운데서 망한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 우리는 왜 세일에 신경을 쓸까? 왜 어떤 물건에 붙어 있던 예전 가격에 신경을 쓸까? 과거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아야 마땅하다. 왜냐면 그것은 현재의 가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 두 경우에서 우리는 제시된 절대적인 가치, 즉 5분 동안 자동차를 타고 이동해서 절약하는 20달러라는 금액의 절대적인 가치를 바라보지 못한다. 60달러에 대한 20달러와 1,060달러에 대한 20달러로만 바라본다는 말이다.
  • 가격 할인은 멍청함을 부르는 독약이다.
  • 우리는 어떤 것의 적정 가격을 전혀 모를 때 보통은 지나치게 비싼 고급품이나 너무 싸구려를 선택하지 않는 것을 최상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중간 지대에 놓인 것을 선택하는데, 이 중간 지대에 놓인 제품이야말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설정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애초부터 팔고자 한 제품인 경우가 흔하다.
  • 상대성은 사람들의 자존감에도 영향을 준다. 손꼽히는 일류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이들 가운데 일부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정말 잘 처리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성공한’ 최고 수준의 동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자신의 업무능력이 뒤처진다고 느낀다. 이런 경우는 흔하다.
  • 너무 깊이 철학적으로 들어가지는 말자. 행복과 인생의 의미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말자. 후회나 걱정 같은 감정을 잘 갈무리 해서 작은 상자에 넣어둬라. 그런 감정을 완전히 격리해둬라.
  • 우리는 예컨대 ‘재량지출’이라는 폭넓은 범주에 속하는 항목의 한도를 얼마로 정하고 싶은지 결정하라고 제안한다. 한 주 단위의 재량지출 한도액을 정한 다음에는 이 돈을 선불카드에 넣어둬라. 그러고 이 선불카드로 재량지출을 하고 월요일마다 다시 한도액을 충전하면 된다.
  • 사람들이 돈을 범주화하는 방법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이 있는데, 돈을 벌어들인 방식에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 돈의 일부를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기 돈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 돈을 지출하는 방식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 사람들은 자기가 지출한 돈을 모호하게 분류하거나 제각기 다른 심리적 계정에 창의적으로 할당하면서 바로 이런 융통성을 발휘한다.
  • 예를 들어서 복권에 당첨됐다거나 바르셀로나에서 강연을 했다거나 해서 뜻하지 않게 제법 많은 돈이 생겼다고 치자. 이런 횡재를 하면 평소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보너스 계정의 좋은 기분이, 늘 긴장하며 사용하던 여러 계정으로 스며들어서 생각하지 않고서 이 돈을 쉽게 써버린다.
  • 지불의 고통이란 자기가 가진 돈을 포기한다는 생각을 할 때 우리가 느끼는 통증이다. 이 고통은 지출 자체가 아니라 지출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 가격도 물론 고통을 야기하지만, 어떤 것을 포기할 때도 사람들은 고통을 느낀다.
  • 고통은 아프지만 중요하기도 하다. 고통은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 현금 지불은 구매의 부정적인 측면과 돈이 자기 수중에서 떠나갈 때의 부정적인 측면을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데 비해서, 신용카드는 구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유도한다.
  • 공짜는 이상한 가격이다. 그렇다. 공짜도 가격은 가격이다.
  • 비용이 공평하게 나눠질 때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주문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 최상의 지불 방법은 모든 사람이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계산하게 한다고 청므부터 공표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가장 즐거움을 많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일까? 고통에서 가장 자유로워질 수 있는 선택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이는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어쩌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가치판단을 할 때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자기 자신이 탁월하게 똑똑하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의존한다.
  • 판매가격은 수요공급이라는 틀 바깥에 존재하는 고려사항이지만 우리가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즉, 음료수 한 캔이 통상적으로 1달러쯤에 팔리기 때문에 거기에 기꺼이 1달러를 지불할 마음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앵커링 효과다.
  • 이 실험은 우리가 뭔가의 가치를 알지 못할 때 자신에게 제시된 어떤 것에 특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 어떤 사람이 라테 한 잔을 4달러에 마신다거나 엔진오일을 50달러 내고 교환할 때, 그는 나중에도 이 가격에 라테를 마시거나 엔진오일을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그는 그런 의사결정을 과거에 내렸고, 또 그것을 기억하며, 자기가 내린 의사결정이 잘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단 한 번의 의사결정으로 앵커링이 시작된다.
  • 머그컵을 손에 30초 이상 들고 있었던 피실험자 집단은 10초 이하로 들고 있었거나 전혀 만지지 않았떤 피실험자 집단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그 머그컵을 사겠다고 대답했다. 그렇다, 단 30초 만에 보다 높은 수준의 소유의식, 어떤 물건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왜곡할 정도로 강력한 수준의 소유의식이 형성된 것이다.
  • 1. 당신은 현재 수입의 80퍼센트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2. 당신은 현재 수입의 20퍼센트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 이 두 질문의 내용은 수학적으로나 경제학적으로 혹은 슈퍼컴퓨터적으로 동일하고, 따라서 대답 역시 마땅히 동일해야 한다. ‘당신은 은퇴생활을 하며 현재 수입의 80퍼센트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이 두 질문의 내용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두 번째 질문보다 첫 번째 질문에 더 많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럴까? 두 번째 질문은 어떤 상황의 손실 측면, 즉 20퍼센트의 손실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 우리 저자들은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1년에 딱 한 번만 본다. 요컨대 우리는 우리가 비이성적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며, 그 비이성적인 특성과 정면으로 맞붙어 싸워도 절대 이기지 못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그 싸움을 회피한다.
  •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에 투자한다. 그런데 어떤 일이나 정책, 집 혹은 주식에 투자했다면 이미 얼마를 투자햇는지 돌이켜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하는 투자가 미래에 자신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가져다줄지 하는 측면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이성적이지 못하며,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쉽지도 않다.
  • 인생의 많은 측면에서, 자신이 과거에 어떤 투자를 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걸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 인간의 두뇌는 불공정함을 싫어하며,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불쾌감을 드러내는 행동을 한다. 어리석기 짝이 없으며 제정신이 아닌 두뇌다.
  • 만일 콜라 자동판매기에 온도기가 장책돼서 기온이 높을수록 가격이 높게 부과되도록 설정된다면 어떨까? 기온이 섭씨 35도일 때 이런 콜라 자동판매기를 보며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온도기가 장착된 자동판매기는 코카콜라 CEO인 더글러스 아이베스터가 콜라 매출을 높이려고 제안했던 발상이다. 그러나 이 발상에 소비자가 분노하고 경쟁사인 펩시가 코카콜라를 기회주의자라고 공격하자, 실제로 이런 자동판매기가 생산되지도 않았음에도 아이베스터는 결국 사임해야 했다.
  •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때로 공정하거나 불공정하게 바라보도록 만들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을 관통하는 요소는 바로 ‘노력’이다.
  • 온 아미르와 댄은 사람들에게 데이터 복구에 얼마를 지불하는지 물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둘은 복구된 데이터의 양에 비례해서 돈을 지불하지만, 기술자가 들인 시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데이터 복구 작업이 몇 분 만에 끝났을 때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의지가 낮았지만, 동일한 양을 일주일 이상 걸려서 복구했을 때는 보다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려 들었다. 그러니까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받은 사람들은 동일한 결과물을 두고 속도가 느린 서비스에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려 든다는 말이다.
  • 컴퓨터 수리 기술자를 생각해보자. 그는 당신 회사의 핵심 서버가 고장 났을 때 구성파일 하나만 수정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때 당신 회사가 이 기술자에게 수리비를 지불하는 근거는 겨우 5초밖에 안 걸리는 그 단순한 조작이 아니라 어떤 파일을 바꿔야 하는지 알고 그 방법을 알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 사람들은 저작권이 있는 음악이나 영화를 인터넷 공간에서 공짜로, 즉 불법으로 내려 받을 때도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음악이나 영화를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노력은 과거에 이미 투입됐으며 그걸 내려 받는다고 해서 제작자에게 추가의 노력이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어떤 금액이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심리를 추동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노력이라기보다 노력의 외양이다.
  • 혀를 놀리는 것은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것과 같아서 새로운 관점과 내용을 제시한다.
  • 언어는 비록 와인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우리가 와인과 상호작용하면서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꿔놓는다.
  • 보건 분야와 금융 분야 그리고 법률 분야의 전문가들을 놓고 생각해보자.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그드이 구사하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며, 심지어 그들이 쓴 손 글씨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언어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전문가임을 암시한다. 이 언어는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그들이 그 모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까지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노력했고, 또 이제 우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복잡한 언어를 사용해서 그 지식과 기술을 우리에게 보여주려 함을 상기시킨다.
  •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톰 소여의 위대한 후계자 중 한 명이다.(<허핑턴포스트>는 자기 매체에 기사를 쓴 사람에게 원고료를 주지 않는 정책을 유지한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언론 매체를 통해서 알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 과정에서 언어가 구사하는 마법의 힘을 입증했다.
  • 대부분의 제의는 종교에서 비롯됐다. 유대교에서는 남자들이 야물커를 쓰고, 이슬람에서는 사람들이 구슬을 세고, 또 기독교에서는 십자가에 키스를 한다. 그렇다. 이 모든 제의는 특정한 절차(과정)와 묘사가 덧붙여진 행동이다.
  • 기대 시간대에서는 기대치가 사람이 행하는 모든 구매에 가치를 보태거나 혹은 뺀다. 만일 긍정적인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경험을 준비한다. 이때 우리는 기대에 찬 미소를 띠거나 엔도르핀을 분비하거나 혹은 주변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부정적인 기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만일 부정적인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면 우리 신체가 그에 대한 준비를 한다. 긴장을 하거나 으르렁거리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자기 신발만 뚫어져라 바라보거나 혹은 주변에서 전개될 그 참혹한 일에 대비한다.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과거의 성과나 성적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를 우리가 갖고 있는 기대치에 대입해보라. 과거에 어떤 것이 잘됐다는 단지 그 이유로 미래에도 잘되리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 어떤 흥미로운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재무설계사 가운데 46퍼센트가 본인의 은퇴설계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정말 실제 사실이다. 저축하도록 남들을 독려하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 사실은 저축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행운을 빌어야 할 세상이다.
  • 미래의 자기 실체를 상상할 때 사람들은 현재와 다르게 생각한다. 오늘 우리의 실체는 온갖 세부적인 사항과 상황과 감정 등으로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하지만 미래는 그렇지 않다. 미래에 우리는 멋진 사람이 돼 있을 수도 있다.
  • 이치에 맞든 아니든 높은 가격은 그것의 품질이 좋다는 신호를 발산한다. 건강, 음식, 의류 등 중요한 것에 있어 높은 가격은 싸구려가 아니라는 신호를 발산한다.
  • 돈의 이상한 점은 그게 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측정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연봉 8만 5천 달러로 회사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니면 회사에서 연봉 최고액은 아니지만 9만 달러를 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라. 아마도 사람들은 모두 후자를 택할 것이다. 납득이 되는가? 아마 그럴 것이다.
  • 돈은 인생의 최종 목적이 아니다. 최종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돈은 행복이나 복지나 인생의 목표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궁극적이며 보다 의미 있는 이런저런 목표가 아니라 돈을 기준으로 이런저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 돈은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다. 돈을 교환 수단으로 갖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앞에서도 살펴봤듯 돈은 흔히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이끌며 잘못된 일에 초점을 맞추도록 유도한다. 그러므로 가끔씩 행하는 돈을 배제한 기회비용 분석은 예방과 해독 차원에서 유용하다.
  • 신분이나 지위가 어떻든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돈이라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놓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 다른 사람이 책정한 가격에는 당연히 의심을 품어야 하지만, 자기 스스로 설정한 가격에도 의심을 품어야 한다. 어떤 것에 늘 똑같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 사람은 눈을 감고 있는 로봇처럼 인생을 살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대치 덕분에 우리가 와인에서 느끼는 기뿜이 실제 객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평가절해하서는 안 된다.
  •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매우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기술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지점말이다.
  • 우리는 인간의 심리적 결점을 이해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똥고집을 부리지 마라. 자신은 충분히 똑똑해서 이런 종류의 속임수가 다른 사람한테는 다 통해도 자기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함부로 장담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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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