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지만, 글쎄 사람만큼 다른 게 또 있을까 싶다. 나름의 커리어를 만들려는 청년으로서 독특함과 평범함 사이 그 어디쯤 덩그러니 놓일 때가 있다. 요즘이 그렇다.

‘열심히’ 하는 게 ‘잘’ 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관문이라지만, 그 길이 꼭 ‘잘’에게 도달하는 건 아니겠다. 그래도 ‘잘’에게 도달하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데, 글쎄 이것도 모르겠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있다. 누구나 그림을 그리지만, 머릿속 그것을 현실에 꺼내는 것이 능력이라면, 현실이 원하는 그림일 확률이 ‘잘’ 이겠다. 결국 열심히가 능력을 만들 수 있다지만, 능력이 곧 정답은 아니겠다.

우리는 모두 여러 역할을 갖는다. 각 역할은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각 역할의 깊이와 너비를 잘 이해해야 한다. 깊이는 너비를 소비하고, 너비는 깊이를 소비한다. 제한된 자원으로 가장 맛있는 그림을 그리는 게 각자의 몫이다.

그렇게 그려진 그림을 어느 방향에 어느 속도로 두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 이것, 저것 따지다 보면 이 모든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룰도 모르는 게임에서 장고는 결국 악수가 아니던가. 하수에게 선택은 무의미한데, 그렇다고 언제까지 하수인지도 모르겠다. 하수는 어떻게 중수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또, 또, 부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