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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조조할인으로 보려고 9시 10분 상영 시간을 골랐는데 10명 넘게 사람이 있었다. 내가 본 조조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였다. 가난한 나라 동티모르에서 펼쳐지는 축구이야기. 축구라면 환장하는 내게 이런 영화는 꼭 봐야 하는 필수 영화다. ‘비상‘ 이후로 눈물나는 최고의 축구 영화였다. 이 영화 덕분에 앞으로의 영화평에 평점을 달기로 했다.
보는내내 웃음과 눈물이 끊이지 않았던 영화. 맨발의 꿈. 별 다섯개의 이 영화를 소개한다.
잉여인간 김원광.
영화 속 주인공인 김원광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정도 위치까지 올랐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 잘차는 23인 안에 들었다면 학연, 지연을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에선 분명 자신의 팀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정상이다. 헌데 김원광은 인도네시아에서 방황하는 인물로 시작한다.
김원광의 실명은 김신환. 현재 동티모르의 히딩크라 불리우는 사람이다. 영화 시작 무렵 김원광은 이혼, 도박, 사기 등으로 인해 속이 썩을대로 썩었다. 게다가 손대는 일마다 망하는 바람에 가진것은 쥐뿔도 없는… 게다가 갈 곳도 없는 말그대로 잉여인간이다.
그런 그에게 한 기자가 동티모르행을 제안하고 또 다시 거기서 사기를 당하기 직전까지 간다. 대사관 직원의 도움으로 사기를 모면한 그는 귀국행을 결심하고 공항으로 가던 도중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보고 멈춰선다.(라모스라는 축구 신동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축구용품 가게를 창업한다.
동티모르에서의 축구화 판매가 앞으로 어떤 일들을 불러올지 전혀 예상못한 김원광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축구화 할부 판매.
자동차를 할부 판매하는 일본인을 보고 김원광은 자신도 똑같이 따라한다.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빌려주고 하루에 1달러씩 받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아이들에게 할부 제도를 설명하는 말투가 상당히 코믹하다.)
얼마 동안은 김원광의 뜻대로 사업이 진행된다. 아이들은 매일 1달러씩 김원광에게 가져왔다. 하지만 더이상 돈을 구할 방법이 없는 아이들은 축구화를 반납했다. 게다가 라모스의 형이 방해하는 바람에 사업이 망할 위기에 처하자 김원광은 라모스의 형에게 축구경기를 제안한다. 돼지 한마리와 운동장 사용권 그리고 자신의 사업을 걸고 벌이는 승부!
안타깝게도 김원광은 경기에서 처참히 패하고 승부욕이 발동한 김원광은 축구신동 라모스를 스카웃한다.
그날 저녁 동티모르에서는 또 다시 내전이 일어난다. 눈앞에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서 사람들이 죽었고 김원광은 자신의 아이들이 행여 휘말릴까 걱정되 아이들을 찾아 나선다. 그러던 도중 총에 맞아 죽어가는 한국인을 구하게 된다.
내전 후 의욕을 잃은 김원광에게 모따비오가 아이들을 모아서 데려온다. 그리곤 축구를 하고 싶다고 외친다. 다시금 힘이 솟은 김원광은 아이들을 훈련시키고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유소년 국제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모든게 탄탄대로가 되려는 찰나에 안타깝게도 김원광이 살려준 한국인이 문제였다. 그 한국인은 인도네시아에서 김원광이 사업을 했던 시절 사기를 당했던 한국인이였다. 물론 김원광이 직접적으로 사기를 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 한국인은 김원광 덕분에 손해를 봤던 것이다.
한국대사는 김원광에게 귀국을 요청하고 김원광은 큰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도중 라모스와 모따비오(라모스의 라이벌)가 훈련 도중 싸우는 것을 보고 이곳 생활에 질려 귀국행을 결심한다. (내전 때문에 라모스와 모따비오의 가족들은 서로에게 총을 겨눠 서로의 아버지가 사망했다. 때문에 둘은 친해질 수 없는 사이였다.)
그렇게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려는 찰나 라모스가 경찰서에 잡혀갔다는 뚜아의 말에 김원광은 경찰서로 달려간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순 없다.
자신을 프로로 만들어 주겠다는 김원광을 믿고 훈련을 했던 라모스. 김원광이 떠나자 자신의 실력을 스카우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자 어린 라모스는 자동차를 털어서 히로시마행 비행기 값을 스스로 구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김원광은 자동차 주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전재산을 건낸다. 심난한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자신의 선수들. 바로 동티모르의 순수한 아이들이였다.
“가지마요 미스터킴.” 을 외쳐대는 아이들 앞에서 김원광은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한채 눈물만 흘린다.
김원광은 사기를 당한 한국인을 찾아가 사죄를 하고 그의 도움으로 체육부 장관을 만나 히로시마 국제대회를 제안한다. 모든것이 순탄하게 흘러가고 이제 히로시마행 비행기 값을 구하는 일만 남았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
히로시마행 비행기값을 구하는 자선 바자회가 열리고 그 앞에서 김원광은 비를 맞으며 이렇게 말한다.
“저 아이들과 함께라면 끝을 볼 수 있을것 같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김원광의 뜻에 감동을 받은 한국 대사 박인기가 한국 신문사에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보내고 결국 김원광의 뜻을 높이 평가한 여러 기업들의 도움으로 동티모르 유소년 대표팀은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축구는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다.
비상을 통해 우리나라 프로축구에도 감동적인 드라마가 쓰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감동 스토리. 영화 속 경기 내용을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이런 감동적인 영화의 결과를 말하는 것은 나쁜 짓이다.
영화가 끝난뒤, 내 눈은 살짝 부어 올랐다. 아마 집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서 봤다면 눈물을 질질 흘렸을 것이다. ‘제리맥과이어‘도 그렇고, 감동적인 드라마의 최고봉은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단연 축구가 최고다!
대한민국 축구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했다. 2순위 3순위를 넘어 싼값에 임명된 허정무 감독. 등떠밀려 주장을 맡은 박지성. 온갖 욕을 먹으며 대표팀에 남아있는 이운재, 염기훈. 자살골을 넣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들었지만 절묘한 프리킥 골에 모든 욕을 칭찬으로 뒤바꾼 박주영.
어쨌든 우리는 16강에 진출했다. 애초에 목표가 16강이였고, 또한 전세계 통틀어 16위 안에 들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게다가 그동안의 우리의 축구역사를 비교했을때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염기훈의 플레이는 아쉬운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동국, 안정환, 이승렬이라는 세장의 공격카드가 있지만 허정무 감독이 원하는 옵션을 가장 충족시키는 것은 염기훈이기에 그를 기용하는 것이다. 허접무라 불리던 허정무가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려놨다. 그랬더니 이제는 선수빨로 올랐다며 욕을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는 23명의 선수들.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가 응원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느 누가 응원을 한단 말인가? 지인들이 가장 축구에 박식한 내게 박주영을 욕하며 박주영에 대해 물을 때면 나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박주영은 현재 대한민국 사람 중에 가장 공격을 잘하기 때문에 저기 서있는 것이다. 다른 선수를 넣어도 박주영 보다 잘 한다는 보장은 없다.”
23명의 태극전사. 더이상 그들의 피와 땀을 욕하지 말고 그들이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외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화 총평
★★★★★
마지막에 잠깐 흥분해서 이야기가 샛다.
살짝 기대하고 봤던 ‘맨발의 꿈’ 이 영화는 엄청난 감동을 내게 안겨주었다. 아침부터 울어서 몸에 힘이 빠지긴 했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덕분에 마음은 아주 훈훈하다.
이정도 스토리 라인이라면 충분히 흥행에 성공하리라 생각된다. 박희순의 최고급 연기와 고창순의 명품조연. 그리고 순순한 동티모르의 아이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감동적인 영화가 만들어졌다.
흥행을 기대한다.
Dragon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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