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리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박지성 (중앙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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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시기 – 2010년 5월

책 리뷰

박지성.

대한민국 축구계의 아이콘이자 자존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이미 한번 자서전을 낸 그가 또 다시 자서전을 냈다.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바로 사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축구선수 박지성.

당신은 스포츠를 좋아하는가? 축구팬인가? 야구팬인가?

축구를 싫어하고 야구를 좋아하던지. 아니면 아예 스포츠를 싫어하는지 그건 상관없다. 어쨌든 당신은 2002년의 전율을 기억 할 것이다.

2002년의 월드컵은 많은 축구팬을 만들어 냈다. 난 원래 축구를 좋아했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더욱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박지성의 팬이다. 인터넷에서 박지성을 욕하거나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해서 아는척을 좀 하면 이런 댓글이 달린다. ‘박지성 맨유 진출 후 EPL 본 찌질이구만? 나 또한 박지성이 맨유로 진출 한 뒤 EPL을 봤다.

사실 난 프랑스의 앙리를 좋아했다. EPL을 알고 나니 아스날이라는 팀에서 앙리가 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첼시라는 팀의 유니폼 가슴에 큼지막하게 ‘Samsung’ 의 로고가 박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첼시의 람파드, 발락, 드록바, 존테리 등의 선수들을 알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최고의 명장으로 꼽는 무리뉴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난 무리뉴의 거침없는 언론 플레이가 너무도 맘에 든다.

그러면서 첼시라는 팀에 대해서 알아보다 보니 첼시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 팀이 맨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맨유. 박지성의 팀이 아니였던가?! 도대체 세계 최고 구단에서 한국선수가 뛴다는게 말이 되는건가?!

박지성의 ‘멈추지 않는 도전’ 을 읽었고 작년 방송했던 박지성의 다큐멘터리도 보았다. 별난 사람. 평범하고 싶어하는 별난 사람. 하지만 이미 평범하기엔 너무도 늦어버린 안타까운 사람.

책을 읽고 다큐멘터리를 보면 알겠지만 참 소박한 사람이다. ‘축구는 잘하고 싶은데 유명해지기는 싫어요.’ 라는 말도 안되는 명언을 남긴 선수.

감춰져 있던 박지성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풀리자 난 박지성이 더욱 좋아지게 되었다. 가끔 눈비비며 박지성의 경기를 새벽에 볼때면 박지성은 골을 넣거나 좋은 활약을 보여주곤 했다.

박지성을 우습게 보는 사람이 너무도 많은데,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다. 축구는 프로선수들이 있으며 프로팀이 있다. 그 프로선수들 중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을 각 나라에서 뽑아 놓은 것이 국가대표팀이다. 그리고 그 국가대표들을 추려내서 뽑아놓은 팀도 있다. 바로 세계적인 클럽들이다.

현재 축구계는 세계 3대 리그로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영국), 프리메라리그(스페인), 세리에A(이탈리아) 가 세계의 축구계를 움직이고 있다.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3대 리그에서 대부분 뛰고 있다. 그리고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 소속 되어 있는 팀이다.

맨유는 저번시즌 우승을 했던 챔피언이고 이번 시즌에는 아깝게 2위를 기록했다.(이번시즌 우승은 첼시다.) 그런 맨유에서 박지성을 5년째 기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 중 최고 구단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다. 괜히 대한민국 축구의 아이콘이 아니라는 말이다. 맨유에 소속되어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는 현재 최고다.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뜨겁다.

흔히 남자들의 이야기 중 여자들이 싫어하는 세가지 이야기가 있다.

축구이야기, 군대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했던 이야기.

그만큼 대부분의 남성들에겐 축구란 가장 보편화된 스포츠다. 하지만 난 다르다. 환장한다. 보는것, 하는것, 심지어 글로써 축구를 쓰기까지 한다. 정말 너무나 축구를 좋아한다.

하지만 축구는 역시 본인이 직접해야 제맛이다. 2:1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골을 넣는다면 그것만큼 짜릿한 스포츠는 없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그러기엔 내 실력이 너무도 한정되어 있다.

작은 덩치에 어느덧 20대 초중반의 나이. 이미 선수로 뛰기엔 늦어버렸다. 때문에 나와 같은 사람들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곤 한다. 그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쳐흐르는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다.

최고의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오로지 자신의 몸 하나만으로 싸워나가는 그 모습. 가끔 박지성이 골을 기록하여 영국 해설자가 “Park!!!!!!!!!!” 하고 외치면 마치 내가 박지성인양 온몸에 전율이 흐르곤 한다.

걱정마 네가 바로 답이야.

사실. 이 책에서 무언가를 얻기를 바라면 큰 오산이다. 박지성은 축구선수다. 축구밖에 못하는 사람이다. 난 자기계발 서적을 주로 읽는 사람이지만, 조금 더 박지성에 대해서 알고 싶었고 이런 자서전은 냉큼 구입하는게 팬으로써의 도리라고 생각되어서 구입했다.

박지성은 참 소박하다. 그동안 수줍음 많은 박지성의 모습이 많이 언론에 공개되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로 사실인가보다. 어찌보면 그냥 학교 선배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단지 축구를 엄청나게 잘한다는 점?

그래도 박지성의 생각들을 적어놓은 책에서 배울점은 분명히 있었다. ‘걱정마 네가 바로 답이야’ 박지성은 178cm로 축구선수로써 크다고 할 수 없는 키다. 188cm의 첼시의 드록바나 2미터가 넘는 토트넘의 크라우치에 비하면 꼬맹이다.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비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박지성은 경기장을 나설때 주문을 건다. ‘내가 최고다. 한바탕 놀아보자.’ 그리고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나는 나일뿐. 이 생각이 참 멋진것 같다. 그리고 이 생각이 맞았다. 그는 이 생각 하나만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달리고 있다.

책 총평

★★☆☆☆

박지성의 이야기다. 오로지 박지성만의 이야기. 박지성의 팬들이 원하는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읽고 나면 잊혀지는 그런 내용들이다. 나 또한 박지성의 팬이긴 하지만 읽고 나니 살짝 허무한건 사실이다.

다큐멘터리만큼의 감동은 없다. 경기만큼의 짜릿함 또한 없다.

다만 인간 박지성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Dragon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