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랩스 법인을 설립한지 만 1년이 됐다. 유자랩스는 이제 2년 차 스타트업이 됐다. 1년 동안 유자랩스 창업기를 30여개 쓰며 꾸준히 유자랩스 이야기를 공유해왔지만, 칼럼으로 전달하지 못한 내용이 당연히 더 많다. 아마도 유자랩스가 끝나기 전까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는 평생 공개적으로 하지 않을 이야기도 있다. 어쨌거나 우리는 유자랩스에서 정말 많은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나는 매년 회고를 작성하는 건 물론, 꾸준히 사색 노트에 지난 이야기를 적곤 한다. 보통 자리에 앉아 지난 날을 떠올리면 여러 이야기가 스쳐 지나가고, 그중 몇몇 굵직한 이야기를 요약하며 글을 쓰는 편이다. 그런데 유자랩스 1년을 떠올리니 도무지 몇 가지로 요약이 되지 않는다. 유자랩스를 제외한 지난 12년은 요약이 되는데, 고작 1년이 요약되지 않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전체 요약은 아니지만 강렬하게 떠오르는 세 가지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1. 유자랩스 창업은 내 인생의 모든 운을 끌어다 썼다
유자랩스는 내 두 번째 창업이다. 첫 번째 창업은 혼자 시작해 공동 창업자를 구했고, 파트타임으로 도왔던 여러 멤버가 있었다. 사회생활 5년 차에 도전했던 첫 번째 창업은 거대한 벽을 느끼는 것으로 마쳤지만 그에 비해 두 번째 창업은 정말 먼 길을 달려왔다.
1년이 지난 지금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내 인생의 모든 운을 끌어다 썼구나’이다.
1-1. 세상 모든 게 유자랩스와 연결 돼 있다.
언젠가 다시 창업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 이 사람들과 이 아이템으로 할 줄은 몰랐다. 창업 동기부터 창업 시점, 공동 창업자 그리고 첫 번째 아이템까지. 막연히 상상했던 여러 조각이 하나의 무언가로 만들어진 것은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나로 하여금 정말 ‘우연의 연속’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사무실에 다섯 명이 앉아 있는 상황에 웃음이 ‘피식’ 나오곤 한다. 나는 운명을 믿는 편인데, 어쩌면 이렇게 모이기 위해 그간 많은 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싶기도 했다.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아마도 내가 살고 있는 우주가 어쩌면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우주가 아닐까 싶었다.
1-2. 나와 강하게 연결된 사람들은 모두 유자랩스를 도왔다.
너무도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 조직을 0 to 1 하는 것을 수차례 꿈꿨지만, 그동안 참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경험해보니 내 능력치와 경험은 구멍 투성이었다. 도대체 그동안 뭘 준비한 건가 싶을 정도로 모자람 투성이었다. 그때마다 배워서 해결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너무도 부족했다.
여기저기 도움을 요청했다. 평소 가까운 사람은 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연락을 돌리기도 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저마다 자신이 있는 분야에서 나를 돕고자 노력한 사람이 많았다. 이들의 경험을 모으니 그제야 구멍이 조금씩 메워졌다.
특히 나와 강하게 연결된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마치 자신의 일인양 적극 나서서 도움을 줬다. 이렇게 아낀 시간이 수십, 수백 시간은 될 것 같다. 나와 유자랩스를 도와준 수 많은 지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1-3.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1년 동안 해냈다.
사회 생활 2-3년 차 쯤, 진지하게 ‘기업은 신입 사원을 왜 뽑을까?’를 고민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생각해도 신입 사원 시절의 나와 2-3년 차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경력 사원을 뽑을 수 있다면 굳이 신입 사원을 뽑을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마찬가지로 ‘굳이 M&A가 필요할까?’ 고민한 적이 있다. 자본과 사람만 있으면 결국 뭐든 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여기에 극단적으로 버틸 수 있는 근성과 최소한의 자금만 있으면, 결국 뭐든 성실히 일하면 사람이 대부분의 것을 다 할 수 있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5명이 풀타임으로 일하며 해낸 일을 보자면, 내게 5년이 주어진다고 이 일을 모두 할 수 있을까 싶다. 유자랩스는 나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운을 끌어다 썼다. 나만 여기저기 도움을 청한 게 아니다. 유자랩스 구성원 모두가 각자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정말이지 유자랩스 창업은 내 인생의 모든 운을 끌어다 쓰는 기분이었다.
2. 업의 본질에 따라 조직의 방향이 정해진다
‘업의 본질’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괜히 있어보이는 단어로 무게를 잡는 거라 생각했다. 일이 일이지 뭔 ‘본질’까지 붙이나? 그런데 이 본질이라는 게 꽤 무겁긴 하더라.
2-1. 유자랩스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든다.
유자랩스는 SaaS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월 구독료를 받아 안정적인 조직을 꾸려가고자 했다. 이는 내가 지난 4년 동안 유료 API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며 쌓은 경험은 물론, 12년에 달하는 IT 커리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참 순진한 생각이었다.
SaaS 비즈니스는 ‘업의 본질’이라 할 수 없다. 이는 그냥 제품의 유형일 뿐이다. 이걸 깨닫는데 제품을 만들고 유료 고객사를 확보한 뒤에도 더 시간이 필요했다. ‘아니, 좋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왜 좋은 제품인 줄을 모르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데 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언젠가 우리 제품을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 고객사에 소프트웨어 제품 외 다른 서비스를 제안해봤다. 놀랍게도 무척 좋아하며 당장 그 서비스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그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아쉽게도 지난 13년간 해온 일이 아니다 보니 고객사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참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어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고객이 소프트웨어 제품을 원하는 건 아니었다. 그럼 우리는 그동안 뭘 한 것일까? 원하는 게 아닌데도 돈을 지불한 건 왜일까? 우리는 앞으로 고객에게 어떻게 가치를 제공해야 할까?
2-2. 유자랩스 업의 본질은.
지난 1년 동안 내가 이해한 ‘업의 본질’이란 것은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드는 팀이라고 해서 꼭 소프트웨어를 ‘업의 본질’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정의한 유자랩스의 ‘업의 본질’은 쇼핑파트너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업무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객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두 가지 가치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업의 본질을 업무 시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하면 실무자의 여러 행위에 집중해야 했다. 반면 업의 본질을 매출 향상으로 하면 고객의 고객을 살펴보며 조금 다른 접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요구 받을 때면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때론 이 선택에 맞게 ‘고객을 선택’ 해야만 했다.
눈 앞에 펼쳐진 터무니 없는 자유도에 나는 숨이 턱 막혔다.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며 내가 어떤 아이디어를 ‘업의 본질’로 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방향성과 존재 이유가 결정된다니. 밤낮으로 두통이 찾아왔다.
가만히 앉아만 있던 건 아니다. 고객을 만나 대화하며 그들의 고민을 찾아 근본 원인 해결을 돕고자 했다. 문제를 찾아 풀다 보니 어느새 유료 고객사가 20개사를 넘었다. 우리가 제공한 제품에 가치를 발견하고 비용을 지불한 고객사가 무려 20개가 넘다니. 이 놀라운 상황에서도 나는 이들이 과연 우리가 설정한 ‘업의 본질’에 맞는 고객인지. 이들이 우리의 방향성에 ‘가치’를 느낀 게 맞는지 지속 째려봐야 했다.
가끔은 내가 ‘업의 본질’을 잘못 잡아서 ▲고객을 만나지 못하거나 ▲내 동료들이 고생한다거나 ▲그래서 우리가 지속할 수 없는 건 아닐까 심히 무섭기도 하다. 이 모든 결과가 오로지 내가 ‘업의 본질’을 잘못 설정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시기도 있다.
아마도 이 ‘업의 본질’이란 것은 유자랩스가 지속하는 모든 순간에 놓지 말아야 할 고민이 아닐까 싶다.
2-3. 유자랩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만든다.
그동안 내가 만난 좋은 동료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일했다. 그들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신뢰할 수 있는 코드를 썼다. 신뢰라는 게 꽤 주관적이기에 다수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도 가끔은 신뢰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신뢰는 최우선 가치로 꼽힐만 하다고 생각한다.
유자랩스를 이어오며 나는 신뢰라는 가치를 두고 굉장히 많은 유혹을 받았다. 초기 기업도 이러한데 굵직한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유혹을 받을까 싶었다. 어쩌면 많은 유혹 앞에서 가끔은 크게 흔들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1년은 신뢰라는 가치를 당장 이익보다 우선시 했다. 비즈니스 책임자가 신뢰를 잃으면 그 비즈니스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유자랩스는 초기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지켜온 업의 본질이 언젠가 바뀔지도 모른다. 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니다. 구성원이 바뀌고, 시장이 바뀌면 업의 본질을 바꿔야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뢰는 지켜져야 한다.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꾼다. 유자랩스 구성원이 원하는 순간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싶다. 그리고 그 힘은 신뢰에서 나올 거라 믿는다.
3. 초기 스타트업은 대표의 사고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1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1주년을 앞두고 꽤 깊은 고뇌에 빠졌는데 입맛도 없어지고, 살이 빠지는 등 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허우적댔다. 가장 힘들었던 건 원하는 목표치에 달성하지 못한 이유가 내 그릇이 부족한 탓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밝은 미래를 그리기 위해 모였건만 실상은 어두운 미래로 끌어들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리고 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그래, 결국 이 상황을 내가 만든 거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부터다.
3-1.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비즈니스 지표가 아니다.
유자랩스는 만 1년이 지난 지금 내가 원했던 비즈니스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유자랩스는 나와 오래 알고 지낸 동료들로 구성했지만 우리가 모인 건 사업을 하기 위함이지 친목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는 사업을 하며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지표를 만들어야만 했다.
돈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고 생각한다. 결코 돈에 휘둘려서는 안 되며,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유자랩스는 이를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대표자인 내가 그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비즈니스 지표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생각이 지난 1년을 만들었고 당연하게도 이 생각대로 그래프가 그려졌다.
아쉬운 그래프에 원치 않던 상황이 벌어졌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을 만든 건 내 탓이라는 결론에 마음이 심히 무거워졌다. 어떻게 해야 빠르게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을지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문제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비즈니스 지표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3-2. 유자랩스는 망해도 우리 관계는 망하지 않아야 한다.
유자랩스 시작부터 지금까지 동료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유자랩스는 망해도 우리 관계는 망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지난 1년동안 내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라는 걸 받아들이는데 긴 시간과 큰 용기가 필요했다.
실제로 나는 동료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동료들이 고민하는 지점을 찾아 해결하고자 했고, 방향성을 잡고 함께 달리기 위해 수차례 동료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동료들의 미묘한 감정을 확인해 돕고자 했고, 늘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 모든 노력은 우리 관계가 망하지 않고 지속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내가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가 있다. 동료들이 되려 나를 걱정하는 모습을 봤을 때다.
3-3. 무섭지만 내 생각대로 되더라
작은 조직의 문화는 대표의 의지대로 된다고 한다. 나는 5명 스타트업의 대표자이지만 결코 동료들에게 내 권위를 요구하고 싶지 않다. 이들은 내게 동료이자 공동 창업자이고 가능한 오래 함께하고 싶은 내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비즈니스를 이어가며 빠른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 오고, 이럴 때면 대표자인 내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자랩스는 대표자인 내 결정을 존중하며, 나 스스로도 그 결정의 시간을 피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서로 좋은 동료여도 내 결정이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좋은 친구가 되라고 했다. 나는 내 동료들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중한 동료로 인정 받고 싶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말이다.
지난 1년동안 나는 개발 부서장 역할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때문에 동료들은 개발 부서원 역할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지 모른다. 스타트업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건 무척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좋은 제품만 만들어서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고객을 만나 원하는 수준의 성공을 얻는 건 꽤나 많은 운이 작용한다.
내가 ‘좋은 대표’라고 생각했던 역할은 실상 ‘좋은 개발 부서장’에 머물렀던 것 같다. 비즈니스 지표를 우선시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좋은 개발 부서장’으로서 적절한 포지셔닝이었다. 실제 나는 그 역할을 지난 회사에서 해왔다.
하지만 ‘좋은 대표’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좋은 개발 부서장’의 역할과 달라야 했다. 무섭게도, 정말 무섭게도. 지난 1년 동안 딱 내가 생각한대로 됐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를 인정하는 순간 내게 다음 문이 열렸다.
마무리
유자랩스를 창업하며 정말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 받았다. 대표는 이래야 한다. 대표는 이런 걸 신경써야 한다. 스타트업은 이렇게 하면 망한다. 스타트업은 이걸 지켜야 한다. 직원은 이렇게 대해야 한다. 직원과는 이런 선을 그어야 한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다양한 조언을 해줬다.
나는 그들의 조언을 들으며 다짐했다. ‘유자랩스는 그런 우려가 없는 정말 좋은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그렇게 지난 1년 동안 내가 생각하는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우리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서로와 함께하는 걸 여전히 원하는 내가 생각하는 ‘원팀’이 됐다.
2024년은 비즈니스 지표에 집중한다.
유자랩스에서 나는 ▲모든 운을 끌어쓰고 ▲업의 본질을 고민하며 ▲딱 내 생각대로 조직을 만들었다. 이 생각을 떠올리며 나는 ‘내 그릇의 한계’에 좌절감을 맛봤다. 좌절감은 내게 ‘유자랩스는 딱 니 수준만큼만 클 수 있어’라며 조롱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나는 ▲내 주변 사람들 모두가 도울만큼 유자랩스 창업을 응원 받았으며 ▲내가 원하는 철학대로 조직을 만들었고 ▲내 사고의 최대치만큼 조직을 성장시켰다. 이는 앞으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조직을 그 방향대로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증명한 셈이다.
만약 내가 ▲지속해서 주변의 응원과 도움을 받으며 ▲내 철학에 맞는 단단한 조직을 지켜내고 ▲보다 비즈니스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유자랩스의 다음 1년도 지난 1년처럼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유자랩스에게 필요한 건 딱 하나다. 보다 비즈니스 지표 지향적인 방향 설정이다. 지금과 같은 팀워크를 유지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더하면, 유자랩스는 단단한 비즈니스 조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대표자인 내 사고에 달려있다.
우리 이야기를 만들었고, 만들어 간다.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란 어떤 가치를 지속해서 만들어냄을 의미한다. 유자랩스가 지속할 수 있다면 유자랩스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지속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즈니스가 지속하는 한 우리는 늘 함께할 수 있다.
0 to 1을 만들어가는 우리는 말 그대로 우리 이야기를 쓰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사건을 마주했지만 모두 함께 극복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서로의 신뢰가 생겼다.
어두운 밤 책상에 앉아 인상쓰며 고민하는 매일이 그저 우리의 이야기라는 게 마음에 든다.
나는 우리가. 유자랩스가 자랑스럽다.
첫 제품을 출시하던 날 개발팀과 눈싸움하던 그날이 생생하다. 첫 유료 고객사가 생기던 날의 기쁨, 그 고객사가 환불하던 날의 좌절. 대형 고객사 회의실에 초대 받아 회의하러 가던 그날. 첫 정부 지원 사업에 합격하던 날. 파트너사에게 인정 받던 날. 너무 좋은 제품이라며 극찬 받던 날. 다음 직원은 어느 포지션부터 뽑을지 행복회로 돌리던 날. 이런 제품 못 쓴다며 혼나던 날. 이러다 망하면 어쩌지 눈 앞이 캄캄하던 날. 그래도 한 번 해보자며 서로의 눈빛으로 다시 일어나던 날.
우리의 지난 1년이 이세상 최고의 스타트업은 아니었을지라도 적어도 우리 유자랩스 구성원의 커리어에서 최고로 노력했던 시간임을 의심치 않는다.
나는 우리가. 유자랩스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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