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4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2021년 한 해 잘한 것을 몇 가지 꼽으라면 ‘원서를 읽은 것’을 꼽을 수 있겠다. 비록 초등학생용 수준이지만, 그래도 내가 원서 한 권을 읽다니. 나로서는 굉장한 발전이다.

영어는 내 큰 약점 중 하나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온라인에 있는 많은 정보를 ‘영어’가 부족해서 배우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은 꽤 오랜 시간 나를 묶었다.

여러 시도를 했고, 스펙터클한 변화는 없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장했다. 그리고 올해는 킨들을 구매했다. <Who Was Steve Jobs?>는 내가 킨들로 읽은 첫 번째 원서다.

원서와 킨들

킨들 뽐뿌는 몇 해 전부터 왔다. 딱히 자신도 없었고,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영어 콘텐츠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 구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올해 구매한 이유는 ▲Word Wise ▲아마존 서점 ▲출퇴근 시간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내용은 간단히 포스팅으로 정리해뒀다.

결론부터 말하면 킨들을 구매해 위 3가지 이유를 잘 활용했다. <Who Was Steve Jobs?>는 출퇴근 시간에만 읽었고, Word Wise 기능도 잘 활용했다. <Who Was Steve Jobs?> 책 자체는 아마존 서점이 없었더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약 15만 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시작이 절반이라 하지 않았나. 구매하지 않았더라면, 원서를 여전히 쳐다만 보고 있었을 것이다. 이 측면에서 킨들을 잘 샀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돈 때문에 꾸역꾸역 보기도 했으니까.

지하철 출근길에 읽었다.

잡스는잡스다

개발자로 IT 업계에서 일하며, 잡스의 위대함을 갈수록 크게 느낀다. 대학 시절 왜 아이폰을 사지 않았는지, 그 시절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왜 보지 않았는지 후회스러울 정도다. 아마 그때 아이폰을 쓰며 다른 시장을 봤더라면, 지금은 좀 더 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잡스가 좋고, 잡스 이야기를 다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잡스 책을 가지고 있음에도 책을 다 읽지는 않았더라.

Why did they pick that name? Well, Steve ate a lot of fruit, sometimes nothing but fruit. He thought the apple was the best fruit of all. It was perfect, just like he wanted his computer to be.

책 자체는 굉장히 짧았다. 매일 읽었다면, 한 달 출근길에만 이 책을 다 봤을 거다. 책을 고르며 여러 장르를 고민했는데, 잡스 이야기를 선택하길 잘했다 생각했다. 잡스 이야기는 늘 흥미로우니까.

He called employees “members” of the NeXT “community.”

종종 생각지 않았던 문장이 나올 땐 책을 덮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고작 초등학생용 책이지만, 한글이 아닌 영어로 읽으니 또 다른 생각이 떠오르곤 했다. 영어가 주는 맛이라고나 할까?

영어의 맛

초등학생용 원서 한 권 읽고 ‘영어의 맛’을 논하는 게 얼마나 우스운지 안다. 그래도 어떠냐, 첫 원서를 읽었으니 마음껏 뿌듯함을 누리련다.

흔히 영어는 한글보다 직관적이라 읽을 수 있다면 한글보다 이해가 더 쉽다고 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는데, 몇몇 문장을 보며 어떤 느낌을 말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Steve asked him, “Do you want to sell sugared water for the rest of your life, or do you want to come with me and change the world?”

이미 아는 내용임에도 조금은 다르게 와 닿았다. sugared water에 스스로 몇몇 단어를 바꿔가며 생각해보기도 하고 말이다.

“If this was my last day on earth, would I rather spend it at a business meeting or with this woman?”

나중에 써먹어야지 하며 익혀둔 문장도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시점에 잘 튀어나올진 모르겠다만, 아무튼 이 영어의 맛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어쩌면 조금 더 잡스의 뇌 구조로 생각했을까 싶다. 초등학생용 문장으로 읽었으니, 초등학생 잡스의 뇌 구조로 생각했을까.

영어를 조금 읽은 것을 너무 과장했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이디어 측면에서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건 꽤 큰 결과를 가져온다. 나는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편이기에 일타쌍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출근길, 원서를 읽으며,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멀티플레이인가. 아, 물론 킨들을 들고 있는 내 모습이 리디 페이퍼를 든 모습보다 나아 보일 것 같은 건 나만의 만족이다.

마무리

<Who Was Steve Jobs?>를 읽은 뒤 구매한 책은 <Who Is Bill Gates?>다. 사실 초등학생용 잡스 책을 읽고, 중학생, 성인 등으로 난이도를 올리려 했다. 그런데 초등학생용 잡스 책도 쉽지 않더라. Word Wise 기능을 반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살짝 슬프기도 했다.

Who Is 시리즈가 꽤 많은데, 올해는 이 시리즈를 몇 권 읽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 같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원서 읽기도 익숙해지면 속도도 더 나고, 난이도도 올릴 수 있을 거다.

원서 읽기 첫발을 뗀 것에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늘은 치킨을 먹어야겠다.

한줄평

내 생애 첫 원서.

인상 깊은 문구

  • Why did they pick that name? Well, Steve ate a lot of fruit, sometimes nothing but fruit. He thought the apple was the best fruit of all. It was perfect, just like he wanted his computer to be.
  • Then in 1981, something terrible happened. Woz’s private plane crashed. It took months for Woz to recuperate. He never returned to work for Apple full-time.
  • Steve broke all sorts of rules. He didn’t like to wear shoes. He only ate fruit. He thought his diet made him so clean that he didn’t need to bathe often. A lot of people didn’t like to work with hi, because he smelled bad.
  • Steve asked him, “Do you want to sell sugared water for the rest of your life, or do you want to come with me and change the world?”
  • Steve hated that idea. He wanted customers to run Apple products on Apple computers. He didn’t want outside programs anywhere near the Macintosh.
  • It was May 1985. Steve Jobs lost all the power he had at Apple. He was moved to a new office across the street from most of the other Apple buildings. He rarely saw other employees. Steve nicknamed nicknamed his new office “Siberia,” which is a remote part of Russia. It made him so unhappy, he started spending less time at work. In September of that year, Steve left Apple.
  • By 1985, families were starting to buy computers for their homes.
  • He called employees “members” of the NeXT “community.”
  • Steve had had many girlfriends since Chrisann Brennan.
  • “If this was my last day on earth, would I rather spend it at a business meeting or with this woman?”
  • he could “think different,” Steve opened the iTunes Music Store in 2003.
  • In the first day it was open, the iTunes store sold two hundred seventy-five thousand songs.
  •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 Tablet computers had been around for twenty years. But once again, Steve made it new and different.
  • Apple sold threee hundred thousand iPads in one day. In 1997, Apple had nearly gone bankrupt. In August 2011, it became the most successful company in the world.
  • Everyone felt that Steve Jobs had changed the way they li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