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열풍이다. 내가 부동산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도 있겠지만, 나라 전체가 불로소득에 눈을 뜬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부동산은 현 정권 들어서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이며 어떤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 국가적인 시점에 내 개인 시점이 맞은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코로나 이후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 이력이 고작 만 1년이 지난 시점인데 부동산이 이토록 불장이니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부동산도 투자이고 주식처럼 공부하면 조금은 덜 불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때문에 나는 투자 관련 유튜브를 틈틈이 봤고, 주식을 넘어 부동산 유튜브로 확장했다. 이쪽도 많은 연예인이 있더라.

도서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는 ‘월급쟁이 부자들’이란 유튜브에 나오는 저자 ‘너나위’가 쓴 책이다. 여길 사면 오른다. 이렇게 하면 오른다 등 가벼이 말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나위는 이런 면에서 가볍지 않았고 꽤 깊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유심히 보던 찰나였다.

그러던 중 사내 독서모임을 만들게 됐고, 첫 도서로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를 골랐다. 매주 한 챕터를 읽고 금요일 점심마다 모임을 진행했더니 6주만에 한 권을 읽었다. 이와 별개로 한 달에 한 권 읽는 스튜 독서소모임도 운영하고 있으니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한 권을 더 읽은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식으로 책을 더 읽을 수 있게 됐으니 내게는 좋은 루틴이 생긴 것이다. 이제 책 이야기를 해볼까.

저평가 아파트를 찾아라

책을 읽으며 반가운 구절이 많았다. 특히 투자 철학에 관한 부분인데 아마 이런 부분이 나와 비슷해 반가웠던 것 같다.

투자 시작 전 나는 은행 이자 등 연 5%도 안 되는 수익에 목매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다. 고작 그런 수익률 가져봐야 부자가 되기는커녕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은행원 친구 등 여러 친구들의 의견을 듣다 보니 내가 놓치고 있던 게 있었다. 남들이 5% 벌 때 내가 안 벌면 그들이 버는 게 아니고 내가 ‘잃은 것’이란 생각이다.

내가 투자를 결정할 때 첫 번째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해당 물건이 현재 저평가된 상태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잃지 않는 투자’의 선결 조건이다.

저자는 투자 기준을 ‘잃지 않는 투자’라 했다. 때문에 저평가된 아파트를 고르는데 대부분 시간을 투자한다고 한다. 이는 마치 워렌 버핏의 가치평가를 떠올리게 한다.

내가 활동하는 투자소모임은 워렌 버핏 등 투자 고수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을 배우려 한다. 투자를 한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투자자를 평가하는 기준이 묘하게 겹친다. 이때 꼭 나오는 말들은 이렇다. ▲언제부터 얼마나 투자했냐 ▲시장을 이겼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느냐 등이다.

결국 시장은 흐름이 있기에 이 흐름을 경험했는지를 증명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인플레이션이 필요악이기에 시장을 이겼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마음을 편히 지낼 수 있는지는 포트폴리오에 달렸다.

저자는 저평가 아파트를 찾는 것은 가치투자를 닮았으며, 전국을 돌며 갭투자를 하는 점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듯하다. 하지만 투자 이후 지속해서 부동산이 상승했기에 저자 말처럼 운이 좋았다. 또 운이 좋은 것은 부동산 시장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는 것 같다. 이는 주식과 다른 부동산의 특성이 되겠다.

이제 당신은 저평가된 물건을 찾아내고 여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당신은 비교할 대상을 많이 가져야 한다.

저자는 유튜브에서처럼 책에서도 가벼운 주장은 하지 않았다. 주장하는 지점마다 가능성을 열어뒀고, 때문에 겸손해야 한다는 뉘앙스도 함께했다. 누군가는 이런 부분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나는 이 부분 때문에 저자 말에 신뢰가 갔다. 무조건적인 게 어디있겠나.

책을 이어가다 보면 결국 독자는 하나의 궁금증으로 수렴된다. 그래서 저평가 아파트가 뭔데.

그래서 공부가 필요하다

SNS를 하다가 어떤 글을 발견했다. 그 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위대한 투자자들 보면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미래 절대 예측 못한다고 하면서도 계속 공부한다. 그 이유가 뭘까나, 100% 시장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오류의 range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

내가 이해하고 있는 세계랑, 나보다 5년 더 치열하게 공부한 사람, 10년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경험한 사람들이 이해하는 세계는 전혀 다르다. 같은 이슈가 발생해도, 이해하고 대응하는 속도랑 방식, 전략 자체의 깊이가 다르다.

– 공부가 취미인 사람(https://notdefeated.ghost.io/gongbuga-cwimiin-saram/)

사실이 그렇다. 결국 인생은 매 순간의 연속이고 우리는 매 순간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이다. 어떤 우연이 겹쳐 일이 술술 풀리는 시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반대 역시 있다.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더 나은 순간을 만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좁히는 것이다. 즉, 확률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운동장에서 뛰는 11명 선수를 모두 내 생각처럼 움직이기란 불가능하다. 생각처럼 움직일지라도 인간이기에 실수가 나올 수 있다. 또한, 생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어떤 기술이나 체력 등도 받쳐줘야 한다.

결국 축구에서 전술이란 더 나은 상황을 한 번이라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전술은 감독이 짠다. 즉, 감독은 경기 중에서 상대보다 더 나은 상황을 한 번이라도 더 많이 만드는 것. 이게 감독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선수에게 가르치고, 그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선수들의 기술과 체력을 보완하는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결국 투자는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을 지속해서 높이는 것이다. 시장에서 선호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더 ROI가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CEO 리스크가 더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등이 그것이 되겠다. 반면 부동산은 저평가된 아파트를 찾고, 입지를 분석하고, 여러 정책을 따라가는 등이 되겠다.

잡스옹이 커넥팅 더 닷츠(Connecting the dots.)라 했다. 이런 식으로 지식을 모으다 보면 어느 순간 연결이 되는 지점이 종종 있다. 최근 내 공부 대상이었던 투자와 취미인 축구. 그리고 본업인 회사 등 내 인생 전반에 걸쳐 연결점이 보인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확률을 올리는 것 말이다.

대안이 있는 사람은 급할 것이 없다. 투자할 수 있는 지역과 물건을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그 결과 역시 달라진다. 이것이 안 되면 저것, 저것이 안 되면 다른 것을 택하면 된다. 이처럼 아는 지역을 늘려두면, 저평가된 투자처를 발굴할 때뿐 아니라 실제 협상에서도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쥘 수 있다.

조급해할 필요 없다. 지금 안 좋은 선택을 했다면, 다시 좋은 선택을 해서 이를 상쇄하면 된다. 그다음 좋은 선택을 하면 역전이다. 매 순간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이 결국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늘 더 나아진다면 결국 인생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투자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내가 가장 먼저 말하는 건 조급함을 누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투자하지 않아도 망하지 않는다. 준비하고 있으면 결국 기회가 당신을 찾아온다.

때문에 이런 류 책을 읽으며 상승 시장을 놓쳤다 해도 조급할 필요 없다. 그때와는 다르지만 지금도 더 나은 선택은 어디든 있고, 이를 찾아낼 수 있다면 언제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공부하는 게 의미 있는 것이다.

여러 지점에서 저자 주장에 공감했다. 하지만 그만큼 저자에게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바로 본업이다.

하지만 저자는 버렸다

매 순간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게 말은 참 쉽다. 하지만 사람은 늘 하던 대로 생각하게 돼 있고, 편한 대로 생각하게 돼 있다. 때문에 늘 같은 선택을 반복한다. 그래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참 신비로운 것은 능력치가 뛰어나도 어떤 생각이나 성격 때문에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자존심 때문에, 창피해서, 멋없어서, 재미없어서 등 다양한 감정으로 인해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한다. 물론 누군가는 나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인간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어떤 계기가 있다면 인간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지점을 몇 차례 거쳤고 현재 모습이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변화에는 어떤 희생이 필요하다. 등가교환 법칙인 것이다. 양손에 가득 쥐고선 새로운 어떤 것을 쥘 수는 없다.

나는 매일 아침 가방에 운동화를 넣고 출근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뒤, 퇴근해서는 운동화로 갈아 신고 바로 임장지역으로 향하는 생활을 했다. 토요일, 일요일도 따로 없이 매일같이 임장 또 임장이었다. 그렇게 1개월을 보내고 나니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구로, 금천, 광명의 모든 아파트를 다 둘러보게 되었고, 아파트별로 분위기가 어떤지 어떤 사람들이 거주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인근의 환경을 따져보고 어느 것이 좋고 나쁜지 나름의 기준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사진 P 아파트의 입구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데 불현듯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 내용만으로는 그리고 유튜브 영상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게다가 나는 이 사람 자체를 알지 못한다. 때문에 가볍게 판단하면 안 되겠다.

그럼에도 여러 정보를 통해 유추해보면 저자가 회사 생활을 정말 뛰어나게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책 제목처럼 단순히 ‘월급쟁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 말이다.

우선 책 내용만으로 저자는 퇴근 후 전혀 회사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되는 포지션이였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퇴근 후 회사 일로 감정이 휘둘린 게 없는 것으로 보아 사내에서 크게 감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추측도 할 수 있겠다. 퇴근 후 회사 업무를 위한 별도 공부가 없던 것으로 보아서는 회사 업무가 단순 반복 작업이던가 별도 추가 공부가 필요 없는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도 하게 된다.

사실 이런 건 다 필요 없다. 내가 저자처럼 되고 싶지 않은 가장 강력한 부분은 아내와의 관계다. 임신을 한 아내를 혼자 두고 매일 같이 임장을 하러 다녔다는 것. 이게 가족을 위하는 것이라는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독서소모임 중에 이 이야기를 하자 내가 결혼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괜찮다. 어쨌거나 나는 그런 남편이 되고 싶지는 않다.

한 가지 아주 작은 팁을 주자면, 때에 따라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나는 일요일 하루만큼은 온 가족이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월요일에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종종 이용한다. 사실 주변 사람이 추천해준 방법이었는데, 적시에 사용하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집안일에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4만~5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긴 하지만, 가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갈등을 빚을 일도 없고 그 시간만큼 가족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도 후에는 아내와 관계를 회복했다. 하지만 그 지점이 결코 저자가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내가 잘 한 것이지.

결국 저자와 같은 사람들의 말을 듣기 위해서 나는 양손 가득 쥔 무언가를 내려놔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을 등가교환 법칙에 소모할지 그 결정은 오로지 내 몫이겠다.

마무리

현대 축구는 여러 데이터를 모은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평가를 이어간다. 그 평가에 따라 선수 몸값도 달라지고 말이다.

패스 성공률이란 데이터가 있다. 해당 선수가 몇 차례 패스를 했고, 이 패스가 아군에게 이어진 성공률이 얼마나 되냐는 것이다. 대부분 성공률은 높을수록 좋다. 정말 패스를 잘하는 선수는 성공률이 95%가 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포지션에 따라 성공률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격수 패스 성공률이 95%라고 하자. 그 경기에서 팀은 0-1로 패배했다. 과연 이 공격수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 패스만 잘하면 뭘 하는가 정말 중요한 골을 못 넣었는데 말이다.

어떤 지식을 습득하고, 판단해서 실천에 옮기기 전까지 저자와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필요하겠다. 팀이 지고 있는데 패스 성공률만 높이면 뭘 하겠는가? 이럴 땐 성공률을 낮추더라도 더 좋은 상황을 한 번이라도 더 만드는 게 낫다.

책을 내려놓고 서점에서 나와 버스를 탔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차창 밖에는 불을 환하게 밝힌 수많은 사무실 전경이 펼쳐졌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추노꾼을 피해 다니는 선배들이 내가 회사에 입사했을 때 딱 지금의 내 연차였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뇌리를 스쳤다. “나, 직장생활 벌써 반이나 한 거야?”

나는 저자와 본업 포지션도 다르고 나이도 더 어리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직장 생활도 절반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저자처럼 퇴근 후 모든 시간을 임장 등에 쏟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결국 나도 그 시점이 될 것이고 그때는 저자의 더 많은 부분에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그때가 되면 이 책에 관한 평점이 하나 더 올라갈지도 모르겠다.

한줄평

주식과 부동산이 비슷하다. 결국, 큰 흐름을 향해 하나씩 행하는 것.

인상 깊은 문구

  • 책을 내려놓고 서점에서 나와 버스를 탔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차창 밖에는 불을 환하게 밝힌 수많은 사무실 전경이 펼쳐졌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추노꾼을 피해 다니는 선배들이 내가 회사에 입사했을 때 딱 지금의 내 연차였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뇌리를 스쳤다. “나, 직장생활 벌써 반이나 한 거야?”
  • 대한민국은 경제체제로 ‘자본주의’를 택한 나라다. 그러니 자본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가 삶을 영위해가는 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경제’를 전혀 모르고 사는 것이 된다.
  • 사람들이 종종 잊는 것 같은데, 아파트도 물건이다. 앞서 말했듯 물건은 가격으로 표현되고 그 가격은 인플레이션, 즉 물가상승이라는 원인으로 꾸준히 상승한다.
  •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재인 동시에, 내가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 수도 있는 투자재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인간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주택은 결코 투자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개인의 가치판단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든 아니든 현실에서의 부동산, 그중에서도 아파트는 필수재인 동시에 투자재일 뿐이다.
  • 약 40년 전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분양가가 얼마였는지 아는가? 평당 55만 원 남짓이었다. 그런데 40년이 흐르는 사이 가격 뒷자리에 ‘0’이 2개나 더 붙어버렸다.
  • 자본주의 경제가 하나의 무대라고 생각해보자. 무대 위에는 세 명의 배우가 있다. 어느 한 명 빼놓을 것 없이 모두 주연급이다. 그 세 명의 배우는 가계, 기업, 정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모든 부가 이 3주체에 의해 창출된다. 3주체가 힘을 합쳐 무언가를 생산해낸다는 뜻이다. 함께 힘을 합쳐 생산했으니 그것으로 거둔 소득을 나누어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이 3주체가 나누어 가지는 양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과 정부가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가고, 그만큼 가계는 보다 적은 것을 가져가게 되었다.
  • 양극화란 가계, 기업, 정부라는 경제의 3주체가 각각 나누어 가지는 부의 비율이 이전과 다르게 큰 격차를 보인다는 것이다.
  •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1995년에는 우리나라 안에서 3주체가 경제활동을 통해 100원만큼의 이익을 발생시켰을 때, 기업이 18.1원, 정부가 12.9원, 가계가 69.0원씩 나눠가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2017년 현재, 똑같이 100원만큼의 이익이 발생하면, 기업이 24.5원, 정부는 14.2원을 가져가는 반면, 가계는 61.3원만 가져가고 있다. 가계는 20년 전보다 무려 7.7원을 덜 가져가는 반면, 기업은 6.4원, 정부는 1.3원을 더 가져가게 된 것이다.
  • 퇴직연금개발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실제 고령층(55~79세) 인구 1,240만 명 중 44.1%인 547만 명이 평균 51만 원의 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노인의 생계유지를 위한 최저금액이 월 99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연금은 필요 금액 대비 약 52%에 불과한데, 그마저도 고령층 인구 중 절반 미만밖에 못 받고 있따. 실제 월 100만 원 이상의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전체의 5.5%에 그치고 있다. 국민연금은 노후 준비에는 완전히 낙제점인 것이다.
  • 정치인들을 욕하고 우리나라를 ‘헬 조선’이라 부른다 해도, 바뀌는 것도 기대할 곳도 없다. 결국 각자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 신혼집을 알아보면서 겪은 좌절감 속에서 내가 내린 결론이라곤, ‘이제 결혼하고 나면 좀 더 절약하고 저축해서 돈을 열심히 모아야지’ 정도였다.
  • 나는 투자라는 수단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할 때, 크게 2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 1단계는 바로 나와 내 가족에 관한 경제적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것. 즉, 노후 준비다. 많은 이가 막연히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경제적 자유나 풍요로운 부자의 삶은, 1단계 목표를 달성한 후 도전해도 늦지 않은 2단계 목표라는 걸 기억하자.
  • 돈을 쓰는 방식은 나중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에 돈을 쓰느냐,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거나 아예 비용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에 돈을 쓰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나중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은 생산성이 있어 그 가치가 증대될 수 있는 것이기에 ‘생산 자산’으로, 사용함에 따라 가격이 떨어지기만 하는 것은 소비적인 것이기에 ‘소비 자산’으로 정의한다. 사람들이 돈으로 무엇을 사는지 보면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2019년 현재 대한민국의 저금리 환경에서는, 은행의 예금통장 안에 잠든 돈 역시 ‘소비 자산’이다.
  • 투자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그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수준인가 하는 것이다.
  • 내가 소득을 아껴 매입할 생산 자산으로 주식이 아닌 부동산을 택한 이유는 ‘정보 대칭’과 ‘레버리지’ 때문이다. 정보 대칭이란 거래에 참여하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그 거래와 관련한 정보를 거의 대등하게 가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 주식은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기에 일종의 동업이라고 볼 수 있다. 너도나도 ‘윈윈’하는 동업이 되려면, 나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 경영진이나 직원 들의 마음가짐이나 비전 역시 중요하다. 주식 투자를 할 때는 이런 부분까지 체크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하려는 회사의 경영진이나 직원 들이 어떤 자세로 기업 운영에 임하는지 확인 하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규모가 큰 투자자들의 경우, 별도로 기업에 인터뷰 등을 요청하고 직접 만나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겨우 재무제표 등 공시 정보를 통해 기업의 사정을 미루어 짐작하고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 내가 주식이 아닌 부동산을 생산 자산 마련을 위한 투자 대상으로 택한 가장 주된 이유는, 레버리지 때문이다.
  • 똑같이 3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한 뒤 2억 5,000만 원에 전세 임대를 놓으면 투자금이 5,000만 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렇게 1년 뒤 아파트 가격이 똑같이 3억 3,000만 원이 되었다면 투자금이 5,000만 원, 수익은 3,000만 원이므로 수익률이 60%(3,000만 원/(3억 원 – 2.5억 원) X 100%)로 껑충 뛰는 것이다.
  • 투자를 고려할 땐 입지를 우선순위로 보고, 그 다음으로 신축인지 구축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현명하다.
  • 나는 내손동의 E 아파트가 평촌 신도시의 입지와 인프라를 공유하고 있는 신축 아파트라는 점에서 투자하기로 마음먹고,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매물을 찾았다. 열심히 중개소를 찾아다닌 끝에 마침내 3,000만 원 이내로 투자할 수 있는 매물을 만났다. 당시 25평 아파트의 전세가가 4억 1,000만 원 가량이었는데, 매매가 4억 4,000만 원짜리 매물이 나온 것이다. 이미 ‘네이버 부동산’에서 찾아보고 부동산 중개소에 전화해 시세조사까지 마친 터라, 그 가격대라면 저렴한 편이라는 걸 알았다.
  • 경험상, 실제로 투자할 부동산을 찾고 매입한 뒤 임대를 놓는 일을 다섯 번 정도 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역량보다 주변의 도움이 투자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따라서 초보 투자자라면, 먼저 주변인들 사이에서 본인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동시에 운도 좋았던 덕분에, 나는 좋은 가격에 E 아파트를 매매하고 임대까지 마칠 수 있었따. 중개 수수료와 취득세 등의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해 실제 들어간 투자금은 고작 2,060만 원에 불과했다. 지금 이 아파트를 매도할 경우 약 2,000만 원의 투자로 1억 4,000만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 내가 가진 돈만으로는 마련하기 어려운 자산(매매가 4억 3,200만 원짜리 아파트)을 무이자로 빌릴 수 있는 전세금(전세가 4억 2,000만 원)을 활용하여 취득했기 때문이다. 자산의 종류를 막론하고 2,000만 원짜리 자산이 2년 뒤에 1억 4,000만 원 가까이 상승할 확률은 정말 낮다.
  • 내가 투자를 결정할 때 첫 번째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해당 물건이 현재 저평가된 상태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잃지 않는 투자’의 선결 조건이다.
  • 앞에서 언급한 호재들을 보라. 저렇게 나열한 호재들 모두, 언제 현실화할지는 아무도 모른다(특히 철도사업이 정해진 시간 안에 실현될 가능성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바꿔 말해, 이러한 호재만 믿고 투자하는 건, 투자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 엄청난 호재가 있어도 그것이 부동산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저평가된 상태가 아니라면, 그 대상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부동산 투자에 있어 주택이 신축이냐 구축이냐보다 중요한 것은 입지다.
  • 호재보다 저평가가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선 더 중요하다. 호재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라.
  • 투자를 해본 사람은 안다. 투자 대상으로 적합한 물건을 찾기에 수월한 시기가 있다는 걸.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 초부터 한여름 휴가철에 속하는 8월 중순까지의 여름 비수기, 대학 수능시험이 있는 11월 초부터 설 명절이 있는 1월 말까지의 겨울 비수기가 그 시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계절상의 이유로 이사하기 좋은 봄·가을 이사철에 많은 사람이 거처를 옮기고. 야외활동이 힘든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엔 손님이 뜸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까지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 매물들이 남아 있기 쉽다. 나는 지금도 이 두 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투자하고 있다.
  • 나는 매일 아침 가방에 운동화를 넣고 출근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뒤, 퇴근해서는 운동화로 갈아 신고 바로 임장지역으로 향하는 생활을 했다. 토요일, 일요일도 따로 없이 매일같이 임장 또 임장이었다. 그렇게 1개월을 보내고 나니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구로, 금천, 광명의 모든 아파트를 다 둘러보게 되었고, 아파트별로 분위기가 어떤지 어떤 사람들이 거주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인근의 환경을 따져보고 어느 것이 좋고 나쁜지 나름의 기준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사진 P 아파트의 입구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데 불현듯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P 아파트는 최근 분양한 철산 CP 아파트 사업지를 지나 도덕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다 보니 경사가 꽤 가파른데, 이 아파트 입구에 다다랐을 때 전에 임장했던 분당의 구미동 J 아파트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광명을 돌기 2, 3개월 전에 분당에 임장을 다녀온 터라, 여기와 비슷한 분당의 아파트의 시세가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해졌다. 확인해보니 임장 당시 21평형 아파트 매매가의 2억 6,000만 원가량이었는데 그사이 가장 저렴한 매물이 2억 7,000만 원으로, 약 1,000만 정도 올라 있었다. 전세가는 2억 4,000만~2억 5,000만 원 선. 투자한다면 실제 투자금도 얼마 들지 않을 것 같았다.
  • 그렇게 분당의 J 아파트 시세를 확인한 뒤 다시 내 눈앞에 있는 광명 철산동 P 아파트의 가격을 살펴봤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나온 매물이 많았는데도 저렴한 매물의 가격이 3억 1,000만 ~ 3웍 2,000만 원이었다. 전세가는 2억 7,000만~2억 8,000만 원. 물론 이곳 역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
  • 입지는 여러 가지 항목에 따라 구성되고 상황에 따라 어선순위를 조금 다르게 두어 결정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대개 해당 지역 인근의 직장, 강남 등으로 향하는 교통, 편의시설이나 자연 등의 환경, 중·고등학교와 학원가로 평가할 수 있는 학군 등을 입지 판단의 주요 요소로 본다.
  • 나는 분당의 J 아파트와 광명의 P 아파트의 입지 구성 요소들을 하나씩 비교하며 따져보았다.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분당의 J 아파트가 입지적으로 광명의 P 아파트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장 항목의 경우 인근의 판교테크노밸리가 가산과 구로디지털단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급여 수준 등에서 우위에 있었다. 서울 강남까지의 접근성은 비슷한 편이지만, 도로를 통한 접근에서는 분당이 다소 우위에 있었고, 특히 환경과 학군은 분당이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가격은 분당의 아파트가 더 저렴했다. 무려 4,000만 원이나!
  • 아파트는 같은 단지 안에서도 향, 동, 층, 내부 상태 등에 의해 가격에 차이가 벌어진다. 또한 부동산은 가격 정찰제가 적용되는 재화가 아니다.
  • 사실 광명에 가기 전 분당의 J 아파트에 이미 가보긴 했지만, 당시에는 그 아파트가 싼지 비싼지 알 수 없었다. 비교해볼 수 있는 다른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 아파트가 저평가된 상황이란 걸 인지하게 된 건 광명의 P 아파트를 본 후다. 비교해볼 수 있는 대상이 생긴 후, 그 두 대상의 가치(입지)와 가격을 모두 확인했기 때문이다.
  • 비교 대상이 많을수록 물건의 가치 판단은 정교해질 수밖에 없다.
  • 이제 당신은 저평가된 물건을 찾아내고 여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당신은 비교할 대상을 많이 가져야 한다.
  • 당신이 두 발로 직접 현장에 나가서 해당 물건 주변은 직장이 어떻게 조성되어 있는지, 교통은 어떤지, 어떤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며, 자녀들은 어떤 학교와 학원에 보내는지 알아봐야 한다. 이것이 ‘부동산 투자의 성공 비결은 발품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다. 명심하라. 부동산은 발로 하는 것이지, 책상에서 KB 시세로 그래프를 그려가며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 역시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 해당 물건의 경우 투자자가 매입한 지 2년 만에 매도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분당과 인근 죽전에 투자했던 매도자가 지인과 함께한 사업이 어려워져 두 물건 모두 급하게 처분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소장님은 여름 비수기인 만큼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가능할 것 같다고 귀띔해주셨다.
  • 나는 중개소 소장님을 통해 매도자에게, 약 1,000만 원 정도를 깎은 2억 6,500만 원에 매매 계약을 진행해준다면, 가계약금으로 통상적인 경우보다 많은 3,000만 원을 지금 바로 송금하겠다고 했다. 보통 가계약금으로는 200만~300만 원을 걸고, 계약서 작성 시에 매매대금의 10% 선에서 미리 지급한 가계약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입금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돈이 급한 매도자의 입장을 고려해, 지금 당장 가계약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소장님을 사이에 두고 2시간여 동안 매도자와 밀고 당기기를 거듭한 결과, 매도자가 내 조건을 받아들였다.
  • 사람들은 통상 본인이 원하는 것만 주장한다. 그러나 협상의 기본은 주는 것에 있다. 내가 상대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원하는 것을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가 결정된다.
  • 투자 시장에 들어와서 첫 투자를 통해 돈을 벌었다면, 당신은 운이 좋은 것이다. 다만 이런 행운이 매번 찾아오는 건 아니라는 걸 명심하라.
  • 가진 돈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려면 필연적으로 여러 번의 투자를 해야 한다. 그렇기에 지역이나, 물건, 상황도 많이 경ㄲ어본 사람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 처음 10채의 부동산을 마련하기까지 나는 다른 지역, 다른 평형, 다른 상황에 도전했다. 분당, 평촌, 의왕, 서울, 부천, 용인, 고양 등 지역도 달랐고, 10평형, 20평형 초반, 20평형 중반, 30평형 초반까지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모든 면적에 도전했다. 매도자인 주인이 살던 집, 전세 임차인이 살던 집, 월세 임차인이 살던 집, 공실, 임차인 전세 기간 중간에 매매 등 매입 당시 상황 또한 모두 달랐다. 신축 아파트, 구축 아파트는 물론이거니와 구축 아파트 중에서는 올수린된 집, 일부만 수리된 집, 전혀 수리가 되지 않은 집까지 상태도 달랐다.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본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다. 마치 <수학의 정석>에 나와 있는 모든 기본 문제와 예제를 섭렵해나가는 느낌이었다.
  • 이처럼 입지가 우수한 지역일경우 실수요 자체도 풍부하지만, 부동산 상승장에서 전체적으로 강한 상승 기류가 형성될 때 투자수요 또한 빠르고 강하게 유입된다.
  •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경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데, 이런 지역의 경우 그 수요에 실수요뿐 아니라 가수요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 나는 가급적 절대적인 가격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물건들에 투자한다. 우선, 절대 가격이 높으면 전세가율이 높다 해도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기에 수익률 면에서는 대단한 장점이 없다. 예를 들어, 매매가 10억 원, 전세가 6억 원인 아파트와 매매가 3억 원, 전세가 2억 6,000만 원인 아파트가 있다고 하자. 10억 원짜리 아파트에 투자하려면 4억 원이 필요하지만 3억 원인 아파트에는 4,000만 원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다. 물론 10억 원짜리 아파트가 상승장에서는 매매가 자체가 더 높게 상승할 수 있으나 두 물건의 수익률이 엇비슷해지려면 10억 원짜리가 3억 원짜리에 비해 매매가 상승폭도 10배 더 커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쉽게 벌어지지 않는다. 또한 과거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추적해보면, 고가 주택이나 가격이 많이 오른 주택일수록 하락장에서의 하락폭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받아줄 수요층이 그만큼 얕기 때문이다.
  • 무조건 비싸고 좋은 집이 아니라, 당신에게 투자 대비 쏠쏠한 수익을 안겨줄 알토란 같은 투자처에 집중하라. 그리고 잃지 않는 선에서 경험을 쌓아라. 그 경험이 당신에게 더 적은 금액으로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좋은 투자처를 찾게 도와줄 것이다.
  • 나는 보통 어느 지역에 임장을 다녀온 뒤에는 그곳의 대장 격인 아파트 단지와 실제 투자를 검토했던 단지 위주로 꾸준히 시세를 모니터링 한다. 그렇다 보니 임장을 통해 아는 지역이 늘어날 수록 시세를 모니터링 하는 지역의 수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도권 각지의 움직임을 전반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 임장한 지역과 해당 부동산의 시세를 모니터링 하는 건 일종의 모의투자와 비슷하다. ‘이곳에 투자했다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게 되었을까?’, ‘내가 놓쳤던 그 지역의 잠재력이나 함정 같은 것은 없었나?’ 등을 짚어가며 차츰 내공을 쌓아갈 수 있다.
  • 통상적으로 철도개통 등의 호재는 사람의 심리를 자극해 개통 전에 이미 매매가에 반영되는데, 전세가는 실사용 가치를 의미하기에 선 반영 되지 않는 것이다. 개통되고 나서야 그 지하철을 이용할 사람들이 비로소 새로운 임대수요, 즉 실사용수요가 되기 때문이다.
  •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임장하면서 아는 지역을 넓혀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쏠쏠한 수익이 예상되는 여러 개의 투자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때가 되면, 다양한 물건을 후보군에 올려두고 여러 가지 상황과 투자 시기를 저울질해가며 가장 적합한 물건을 찾는 여우도 가질 수 있다.
  • 대안이 있는 사람은 급할 것이 없다. 투자할 수 있는 지역과 물건을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그 결과 역시 달라진다. 이것이 안 되면 저것, 저것이 안 되면 다른 것을 택하면 된다. 이처럼 아는 지역을 늘려두면, 저평가된 투자처를 발굴할 때뿐 아니라 실제 협상에서도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쥘 수 있다.
  •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 대비 싸게 사는 것이다. 다만 나는 내가 매입한 아파트의 가격이 언제 제대로 된 가치를 찾아갈지는 예단하지 않는다. 싸게 사고 장기 보유하면서 가치에 어울리는 가격이 될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투자자로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 잃지 않는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 첫째는 부동산의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 둘째는 적은 투자금으로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 셋째는 역전세 등에 대비하여 내 자산을 방어할 수 있는 자금 동원력이다.
  • 앞서 말했듯, 나는 시장을 예측하거나 예단하지 않는다. 대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가치 대비 싼 가격의 물건을 사서 그것이 스스로 제 가치를 찾아가는 시기까지 즐겁게 생활하며 기다리는 투자를 한다.
  • 그저 철저히, 현재 가치를 볼 때 가격이 저렴한 편인지 아닌지에 집중한다.
  •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 기대가치의 실현 여부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현재 기준으로 저평가된 것을 매수하면 그것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이유로 철석같이 믿었던 미래 가치가 실현되지 앟ㄴ는 위험까지 감수하고 싶지 않다.
  • 부동산 투자에서는 발품이 가장 중요하다. 귀로 들어 배우거나 손품으로 투자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는 있지만, 내가 하는 선택에 확신을 주고, 실제 좋은 성과로 이어주는 것은 결국 내 발이다. 발로 걸어야 아는 지역이 된다.
  • 현재 시점 기준으로, 내가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부동산 투자금은 3,000만 ~ 5,000만 원이다. 2,000만 원이라는 격차는 입지나 상품에 따른 것이다.
  • 위기가 한편으론 귀회가 되듯, 모든 기회에는 위기가 숨어 있게 마련인 것이다.
  • 나는 교통이나 학군 등 다른 입지 조건이 비슷할 경우에는 유흥업소 같은 유해시설은 적고 병원이나 학원, 근린시설 위주의 업종으로 구성된 상권을 선호한다.
  • 나는 보통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거나 계절적 비수기일 때 매입을 진행하는데, 그건 그 시기가 매수자 우위 시장, 즉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현장 분위기에 따라 같은 단지의 아파트라고 해도 불과 몇 주, 심지어 며칠 사이에도 1,000만~2,000만 원의 매매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나는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웬만해서는 투자하지 않는다. 실제로 투자 초기 시절, 매도자 우위인 시장에서 투자를 진행했다가 좋지 않은 가격에 아파트를 매입한 경험이 있기도 해서다.
  • 나는 보통 매물을 확인할 때, 집을 보고 나오면서 현재 거주하는 사람에게 언제쯤 이사할 계획인지 질문한다. 이 질문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 이런저런 이야기 속에서 거주자의 사정을 파악하려는 의도다. 대화하다 보면 실제 이사 날짜가 정해졌는지 아닌지도 알 수 있고, 집을 매도하고 싶은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또 상대가 타인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인 성격인지 아닌지도 짐작할 수 있다.
  • 나는 당시 매도자가 거주하고 있던 S 아파트를 둘러보고 나오면서 물었다. “저, 혹시 이사는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세요?” “네, 저희는 O월 O일에 이사하려고요”라고 대답하는 매도자의 표정이 걱정스러워 보였다. 이 간단한 대화를 통해, 나는 이미 그의 이사 날짜가 확정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현시점에서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매도자가 이사할 집의 잔금 마련을 걱정할 수 있겠다는 짐작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가격 조정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중개소로 돌아온 뒤 소장님을 통해 1,000만 원을 내린 2억 9,000만 원에 매매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잠시 생각해보겠다던 매도자는 500만 원을 깎아주겠다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 투자를 하며 협상을 시작한 물건을 모두 매입한 것은 아니다. 협상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매입하지 못한 물건도 당연히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결국 200만~300만 원 조정이 안 돼서 투자하지 못한 물건들이 훗날 가격이 훌쩍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투자를 계속해나가는 이상 가격 협상은 피할 수 없기에 매번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이익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저평가된 물건이란 확신이 들어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만약 당신이 투자에 적합한 물건을 여럿 알고 있는데 그중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따면, 입지 선호도와 지역의 위상이 높아 가수요든 실수요든 먼저 몰려드는 지역의 물건에 우선 투자하는 게 좋다. 가수요 유입의 특징은 실수요에만 의존하는 시세상승에 비해 더욱 상승 기간이 짧고 폭은 더 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전세투자 성공의 핵심은 저평가된 아파트를 찾는 것이다.
  • 처음 투자를 시작하고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지출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당장에 소득을 늘릴 방법이 없기도 했고, 혹여 있다 해도 더욱 생산적인 일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을 잡아먹는 일뿐이었다. 그래서 지출을 정리하는 일에 착수했다.
  • 그렇게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줄이고, 커피 한잔 사 마실 돈까지 아껴야 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것이다. 나는 커피값으로 절약한 30만 원을 투자 관련 강의를 수강하거나 책을 사는 데 지출했다.
  • 한 번 생각해보라. 지출 정리로 생긴 월 100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책을 사서 읽고 강의를 들으며, 꾸준히 모아 투자를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고? 나는이러한 작은 변화가 과거와 다른 삶을 만드는 씨앗이 된다고 생각한다. 돈을 대하는 자세를 바꾼 후 희생이 따르는 절약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시간을 보낸 사람이, 그저 기분 내키는 대로 돈을 써온 사람과 같은 내일을 맞이한다면, 그거야말로 불공평하지 않겠는가?
  • 나는 절대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실력과 상황을 만들고자 무척 애를 썼다. 첫 투자에 나서기 전 경제 및 투자 관련 도서를 100권 이상 읽었고, 10여 개의 강의를 수강해 부동산 투자의 이론과 지식을 쌓아나갔다. 그 기간 50명 이상의 투자 동료들을 만났으며, 그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앞으로의 투자 여정에 함께하고 싶은 동반자로 여겨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 투자를 업으로 삼지 않는 직장인이라면,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일단 자신에게 물어보라. “월세를 받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명확한 이유도 없이 그저 ‘남들도 받는다니 나도 월세 한 번 받아보고 싶어서’에 그친다면, 그 효용 가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월세투자의 경우, 한두 건만으로는 수익의 절대 크기가 급여보다 적기에 현시점에서 그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 당장 직장에서 내몰리는 상황이 아니고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래서 급여라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장 얼마 되지 않는 월세 수익보다는 장기적으로 볼 때 절대적인 자산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현명한 방향이다.
  • 사는 순간 돈을 버는 것이 투자이고, 막연하게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것에 돈을 투입하는 건 투기다.
  • 만약 A라는 아파트의 매매가가 3억 원이고 전세가가 2억 7,000만 원이라면, 전세가율은 90%다(전세가/매매가X100). 이런 경우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어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수요자들은 매매가 아닌 전세를 선택한다. 거주는 해야 하지만 내가 가지고 싶진 않을 테니 말이다. 이에 따라 전세수요는 오히려 늘어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당 아파트 주변에 주택 공급이 많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오히려 수요가 늘어난 아파트의 전세가는 떨어진 매매가와 상관 없이 여전히 2억 7,000만 원 근방에 머무르거나 어쩌면 더 오른 수준으로 형성될 수 있다. 게다가 부동산의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아질 수 없다는 건 바뀔 수 없는 명제이기에, 결국 그렇게 형성된 전세가는 부동산의 매매가가 전세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방어하는 ‘하방지지선’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부동산의 매매가가 하락할 때 일반적인 경우 전세가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 이것이 실제 투자를 하는 개인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바로 시세차익형 전세투자를 할 경우, 매입 이후 가격이 하락하게 돼도 내가 잃을 수 있는 돈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 즉, 투자금만큼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전세가율이 높아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은 물건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 수도권의 경우에는 워낙 대체 수요가 풍부하므로 매매가 전세가보다 더 낮아지는 현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 자산을 팔지 않고 쌓아 올리는 방식의 첫 번째 장점은 수익 실현을 뒤로 미뤄 불필요한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아무리 레버리지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큰돈을 벌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 기본적으로 투자금 자체가 적다면 한 가지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바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말이다.
  • 투자를 시작하고 이른바 ‘투자 고수’들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강의나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만난 그 고수들의 교훈은 한결같았다. ‘조급함을 버리고 10년 이상을 봐라.’
  • 나는 위험하지 않으면서, 적은 돈으로 짦은 시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법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 전세가가 2억 원이던 아파트의 전세가가 많이 하락해 1억 7,000만 원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전세가가 8억 원인 아파트의 전세가는 6억 원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 가격대 자체가 높은 것들이 변동폭 또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다).
  • 그 결과, 비교적 입지가 우수한데도 가격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아파트를 위주로 투자하게 되었다. 내가 매입하던 시점에 수도권 아파트 기준으로 매매가가 4억 원 이하이거나, 전세가율이 높아 실제 투자금이 3,000만~5,000만 원 정도만 소요되는 것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 시스템 구축 계획. ▲1단계 : 원하는 은퇴 시기와 시대수명을 감안해, 근로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 기간을 계산한다. ▲2단계 : 1단계의 기간을 토대로 노후에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 계산한다. ▲3단계 : 채당 목표 수익을 1억 원으로 가정하고, 2단계의 필요 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해야 할 주택 수를 계산한다. ▲4단계 : 종잣돈이 모이거나 생길 때마다 투자하여, 3단계의 필요 주택 수까지 성을 쌓아 올린다.
  • 시세차익형 전세투자를 할 경우 자산 매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나는 35세에 처음 투자를 시작해 50세에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에, 투자 기간을 15년으로 잡았다. 아울러 연간 3,000만 원 가량을 저축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 주택 전세의 경우 2년마다 재계약이 진행된다. 전세 가격이 매일 조금씩 오르는 게 아니라, 2년에 한 번씩 계단식으로 상승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투자자 입장에선 매우 큰 의미가 있는데, 2년에 한 번씩 물가상승분만큼의 현금이 전세금 상승으로 유입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건, 투자자가 그 집을 매도하지 않았음에도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는 여전히 해당 집의 등기권리증을 가지고 있고 전체 자산의 규모도 유지되는 상황에서, 추가로 현금이 생긴다.
  • 투자 첫해에 당신이 종잣돈으로 A 주택을 마련했다고 하자. 2년 차에도 한 해 동안 모은 종잣돈으로 새로운 B 주택을 마련한다. 연간 1채씩 매입했으니 누적 주택 수는 2채다. 그런데 3년 차가 되자, 첫해 마련한 A 주택에 전세금 상승분이 발생한다. 이럴 경우 종전대로 한 해 모은 종잣돈으로 C 주택을 마련하고 A 주택에서 발생한 전세금 상승분은 일단 모아둔다. 그리고 4년 차가 되면 2년 전 마련한 B 주택에서도 전세금 상승분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종잣돈으로는 D 주택을 마련하고, 1년 전 발생한 A 주택의 전세금 상승분에 올해 발생한 B 주택의 전세금 상승분을 더해, 새로운 주택 a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투자를 해나갈 경우, 15년이 지나 은퇴할 시저에 되면 총 40채의 주택을 소유하게 된다.
  • 하지만 K 대리에게 전세가 하락분만큼의 현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당장 전세 보증금 반환 문제로 임차인과 분쟁에 휩싸일 수 있다. 돌려줄 돈이 모자라서다. 이로 인해 보유할수록 좋은 자산을 울며 겨자 먹기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입지가 썩 좋지 않고 거기에 더해 시장 상황까지 안 좋다면, 매도하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주택이 여러 채인 상황에서 이런 일이 연달아 벌어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공들여 쌓은 탑이라도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이것이 시세차익형 전세투자자에게 도래할 수 있는 리스크의 실체다.
  • 그렇다면 이러한 리스크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까? 현금, 즉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당장 통장 속에 있는 현금이 아닐지라도, 현금을 동원할 방법을 마련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처음부터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까지 모두 끌어와서 투자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 다주택자라면, 시세차익이 발생한 물건 중 매도할 물건의 순서를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 다시 말하지만, 전세가는 물가와 같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점진적으로 상승한다. 그렇다고 모든 지역, 모든 아파트의 전세가가 매년 오르기만 할 거라는 건 아니다. 지역과 대상에 따라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자.
  • 투자 초기에는 건당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3,000만 원이 되지 않는 것들 위주로 투자했고, 경험이 조금씩 쌓이면서 입지에 따라 그 기준을 조금씩 조정해갔다. 초보자일 경우 그 차이가 3,000만 원이 넘는다면 가급적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좋다. 경험이 부족할 때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실패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투자금을 줄일 필요가 있다. 또 건당 투자금이 적어야 한 번이라도 더 많은 투자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자.
  • 많은 사람이 투자에 대한 선입견이나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 같은 곳에 등장하는 투자 귀재들의 동물적인 감각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실제로 본능적인 느낌이나 ‘촉’ 같은 것에 의지해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경험이 쌓이다 보면 어떤 물건을 접할 때 그런 느낌이 불현듯 찾아올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언급한 투자 기준에 맞지 않을 때는 투자하지 않는다. 반대로 투자 기준에 맞는 것이라면 특별한 촉이 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투자를 진행한다. 이것이 절대 돈을 잃지 않는 투자의 비결이다. 그러니, 당신도 기준을 가져라.
  • 나는 부동산 시장의 커다란 움직임은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만든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동산 시세 기울기의 급격하거나 완만한 변화는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수가 큰 영향을 미치고, 시장 참여자의 수는 곧 전반적인 분위기, 즉 대중들의 심리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 주변을 둘러보라. 아니, 굳이 주변을 보지 않아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펴본다면 쉽게 알 수 있다. 당신 역시 예전에는 별로 관심도 없던 부동산 투자 관련 책을 벌써 반 이상 읽지 않았는가? 이 역시 최근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는 시장의 작은 움직임이나 신호 하나에도 부동산의 가격 변동 기울기가 가팔라진다.
  • 전국 시구 단위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부동산지인’ 사이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특히, ‘조인스랜드부동산’에는 전세비율이 높은 아파트를 볼 수 있는 테마 검색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전세가율이 85% 이상이고,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3,000만~5,000만 원가량인 단지가 많은 지역’을 임장지역으로 선정한다.
  • 나는 ‘부동산지인’과 ‘호갱노노’, ‘아파트실거래가’ 앱을 주로 활용한다. ‘부동산지인’을 통해서는 입주 물량에 대한 전반적인 감을 잡을 수 있고, ‘호갱노노’나 ‘아파트실거래가’ 앱에서는 구체적으로 물량이 공급되는 시기와 입지를 지도상에서 파악하기에 수월하다.
  • 마지막으로 미분양 물량을 참고한다. 미분양은 주택 현황과 함께 추세를 보기 위함인데, 미분양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라면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미분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거나 해당 권역의 가구 수나 인구 규모에 비해 그 물량이 너무 많다면 공급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 그렇게 가격의 감을 잡고 난 후 매달 전국 시구 단위로 부동산의 시세를 확인하고, 시구 단위 평균 전세가율이 비교적 높고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지는 지역을 몇 군데 정한다(1단계). 그리고 ‘조인스랜드부동산’에서 그 지역들을 살펴보면서 높은 전세가율과 적정한 투자금 규모에 부합하는 단지가 많은 지역을 다시 한번 정리한다(2단계). 다음으로 해당 지역의 입주 문량과 미분양 현황 등을 확인해 구체적인 임장지역을 선정한다(3, 4단계)
  • 사람들이 거주하고 싶어 하는 곳은 어떤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걸까?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일자리, 교통, 환경, 학군, 지역의 분위기나 위상 등이다. 현대인들은 공통으로, 일자리가 가까운 곳, 교통이 편리한 곳, 환경이 쾌적한 곳, 남들이 알아주거나 매력적인 곳, 자녀가 있는 경우 교육 여건이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 한다.
  • 해당 지역의 일자리를 파악할 때 나는 근로소득 통계와 산업분류별 일자리 통계 등을 활용한다.
  • 그러면 특목고 진학률이 높고 성적이 우수한 중학교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아파트 실거래가’ 앱을 통해 특목고 진학률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하고 관심 지역을 설정한 후 학군 정보를 누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당연히 이 두 수치가 높을수록 명문 학군이라고 보면 된다.
  • 꼭 전국적으로 유명한 중학교가 없다 해도 그 동네에서 선호하는 학교로 배정 받는 아파트라면, 학군 입지에서 다른 아파트들보다 우위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형편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더 좋은 것을 찾는다.
  • 나는 부동산의 입지를 결정짓는 이 네 가지 요소를 먼저 따져본 후 따로 살펴보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인구 구성이다.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연령 분포를 살펴보는 것인데, 이것이 그 지역의 분위기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통계지리정보서비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시·군·구·동별 연령별 인구 분포를 지도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여기서 해당 지역의 연령별 인구 비중을 보면, 대략적인 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 젊은 인구가 많으면 이에 맞춰 상권이 형성된다. 이는 토요일 오후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의 활기나 분위기를 가늠하고 싶다면 50세 이하 젊은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동 단위로 세밀하게 체크해보라.
  • 입지조사가 끝났다면 이제 가격을 조사할 차례다. 아파트의 가격을 조사할 때는 주의할 것이 있다. 특정 단지만 골라서 조사할 것이 아니라, 임장지역 내의 모든 아파트를 조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 나는 임장을 했다면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확인하지 않아도, 길을 잃지 않고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발품에 어떤 노하우나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그런 건 없다. 결국 많이 가봐야 한다.
  • 단지를 선정한 후에 인근 부동산 중개소에 전화를 건다. 나는 통화해본 후, 친절하고 꼼꼼하다는 인상을 주거나 아니면 성격이 시원시원한 것 같은 중개인을 택한다. 경험상 이러한 중개인이 그 동네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대개 가지고 있는 물건이 많기에, 지금 바로 거래해도 좋을 만한 물건을 가지고 있을 확률도 높다.
  • 노하우와 기술보다 중요한 건 다름 아닌 ‘태도’라는 걸 기억하라.
  • 고수들의 거래 경험담 중에는, 유려한 말솜씨와 뛰어난 협상력으로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부동산을 매입한 사례가 소개되지만, 실제 현장에서 그렇게 드라마틱한 가격 협상을 끌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 직장인일 경우 투자를 신속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라도 지나치게 전세가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좋다.
  • 투자는 쉽지 않다. 어렵다. 그러나 나는 투자를 통해 누구나 벼락부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지 않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단, 꾸준히 지속해나간다면 말이다. 그러니 투자가 어렵다는 말은, 지속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과 같다. 투자뿐 아니라 무슨 일이든, 오랜 기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여 그것을 꾸준히 해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 사회를 향한 어떤 불만이 생기면 사람들은 곧 이에 대해 ‘OO되어야 한다’ 혹은 ‘OO해야 한다’ 같은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바람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자본주의라는 플랫폼이 우리의 의지대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책을 쓰면서 가장 많이 고민한 것 중 하나는, 이미 많은 부동산 투자 책이 나와 있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읽었는데, 왜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은 사람이 변한 사람보다 훨씬 많을까 하는 것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책에 있는 내용을 행하지 않아서다.
  • 투자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내가 가장 먼저 말하는 건 조급함을 누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투자하지 않아도 망하지 않는다. 준비하고 있으면 결국 기회가 당신을 찾아온다.
  • 나는 수험생처럼 주변과 차단된 시간과 장소를 정해두고 하루에 1권, 적어도 이틀에 1권씩 읽어 투자 전에 100권 이상을 읽겠다는 자세로 임했다.
  • 나는 단기 에너지인 ‘의지력’을 장기 에너지인 ‘꾸준함’으로 바꾸려면, 본인의 의지뿐 아니라 타인의 힘도 정말 중요하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나는 본래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다. 투자를 하면서도 너무나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자주 찾아왔다. 조금만 힘들어도, ‘하루만 쉴까?’, ‘일주일만 놓아볼까?’, ‘한 달 정도 잠시 마음을 추스르는 건 어떨까?’ 같은 생각이 내 머릿속에 어김없이 들어찼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가족의 얼굴이 떠올랐고, 어느덧 나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된 친구들도 생각났다. 투자 동료들은 때론 내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도 했고, 힘들 땐 위로자가 되기도 했으며,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 후배들이 늘어나자 그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노력하게 되었다.
  • 한 가지 아주 작은 팁을 주자면, 때에 따라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나는 일요일 하루만큼은 온 가족이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월요일에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종종 이용한다. 사실 주변 사람이 추천해준 방법이었는데, 적시에 사용하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집안일에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4만~5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긴 하지만, 가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갈등을 빚을 일도 없고 그 시간만큼 가족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 성공적이고 무엇보다 꾸준한 투자를 하려면, 예상되는 갈등 상황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요즘 사람들은 마땅히 좋아하는 것이 없으며 그래서 열정을 쏟을 대상이 없다고 말한다. 분병한 건,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호기롭게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