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읽게 된 동기
여기저기 맨몸으로 부딪히기 시작한지 2년. 어느새 나를 소개할 수 있는 가장 큰 단어중 하나는 ‘꿈’ 이였다. ‘꿈의 파노라마’로 유명한 김수영씨의 이야기가 담긴 책. 당연히 읽어야지.
▶ 책 리뷰
올해 초. 내 꿈에 대하여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던 중, 다른 이들의 꿈이 궁금해졌다. 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나의 친구들이 모인 Stew에서 이야기를 꺼냈더니 ‘김수영’ 이란 사람을 한번 찾아보라 하였다.
그렇게 알게 된 김수영에게 나는 질투를 느꼈다. 스펙타클한 그녀의 인생에 박수를 보냈지만 나 또한 그렇게 살고 싶다는 욕구에 왠지 모를 자존심이 발동한 것이다.
김수영의 기사나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거만한 마음이 들게 되고 피하게 되었다. 왜 그랬을까? ㅎ
경험은 최고의 스펙이다.
영국에서 일하던 수영은 어느날 일본인 고객을 맞는 일을 떠맡게 된다. 동료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탓이였는데, 스페인에서 일하고 싶어 임원에게 자신은 1달만에 일본어를 배울 정도로 언어습득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랑했던 사건때문에 임원이 수영에게 일을 맡긴것이다.
여기서 그동안 수영의 경험치가 발휘된다. 그동안의 예상치못했던 수많은 일들. 그속에서 얻게된 임기응변 능력.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와 영국 여행경험.
사실 일본어를 잘하지 못했던 수영은 간단한 자기소개만 일본어로 한 뒤 통역을 통해 영국을 관광시켜주었다. 그동안 영국에서 공부하는동안 놀러왔던 친구들에게 런던구경을 시켜주던 기억을 되살려 친구에게 말하듯이 가벼운 농담을 섞어서 런던시내를 구경시켜주었는데 아침부터 업무때문에 지쳐있던 일본고객들에게는 활력소가 되었던 것이다.
만약, 수영이 한국 사회의 초년생이였다면.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 ‘그냥 있는둥 없는둥 지내면서 월급 받는게 최고야.’, ‘나서지 마라.’ 라는 등의 이야기들을 실컷 들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을것이고, 그렇다면 위와 같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지 못했을 것이다.
위의 일화를 보면서 역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그동안의 경험치를 가공한다면, 위와 같은 창의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자칫하면 그동안 공들였던 일본고객과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상황에 어린 동양인에게 그것도 식사자리에서 얼핏 말했던 일본어 실력을 기억하여 일을 맡겼던 수영의 상사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이시대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팀원에 대한 믿음’ 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 생각된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수영에게 기회는 커녕 상사 자신이 그저 딱딱한 영어로 업무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협상은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김수영. 그녀는 그 몫을 가지고 있는걸까?
나는 소설책이나 드라마, 영화를 볼때 마음을 흔드는 장면이 나오면 눈물을 흘리는 편이다. 그리고 그 눈물을 흘리고 싶어서 문화생활을 할 때도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내 마음을 흔드는 치명적인 장면중 하나는 ‘남자들의 우정이다.’ 그중에서도 상하 관계에서의 우정. 그것이 군인이던, 회사던, 학교던. 남자들만의 무언가가 내 가슴을 그리고 내 머리를 울린다. 그리고 그 우정의 깊은 맛을 알기 때문에 현실세계에서 나는 항상 그 우정을 갈망한다.
수영은 홀로 부딪힐 줄 알지만 결코 혼자이지 않다.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인데, 이는 우정 때문이라 생각한다. 수영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오는 사람도 있고, 친구를 보기 위해 수영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기도 한다. 김수영이 나온 SBS 스페셜 ‘꿈의 파노라마’ 에서도 그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는 누구나 좋은 몫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 몫은 누구나 달라서 누구 것이 더 좋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그중에서 ‘사람을 중요시 하는것’ 을 가진 사람에게 항상 이야기한다.
‘넌 참 좋은 몫을 가졌어.’
그동안 만나본 사람들을 보면 그 몫은 노력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게 아니다. 사람을 아끼고 중요시 여기는 것은 마음으로 하는것이기 때문에 머리로는 결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알 수 있는 김수영의 모습은 그 몫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란다. 좀 더 자신감 넘치고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모두의 몫 중에서 가장 중요한 몫이 ‘사람을 아끼고 중요시 하는 마음’ 일지도 모르겠다.
김수영의 마음가짐.
책에서, TV에서 만난 그녀가 이젠 축제를 연다. 부러웠다. 나도 하고 싶었던 것을 이미 이사람은 하고 있다. 나보다 낮은 위치에서 시작하여 마음껏 날아다니고 있다.
나는 그녀를 찾아갔다.
<김수영 드림 페스티벌에서>
휴식을 취하지 못했는지 지쳐보이던 그녀는 내게 사인을 해주었다. 김수영의 전시회는 사실 기대 이하였다. 좀 더 크고 다양한 컨텐츠를 기대했는데 예상했던 컨텐츠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나는 그녀의 실행력에 박수를 보내며 책을 구입하고 후원금을 내고 돌아왔다.
책에 담겨진 그녀의 이야기에서 나는 그녀의 마음가짐을 발견했다. 김수영은 작은 것에서도 배울 줄 아는 사람이였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에피소드에서도 겸손하였고, 마음에 꾹 새겨놓은 뒤 바뀐 모습을 보여주었다.
멈추지 않고, 항상 배우며 꿈꾸는. 이것이 그녀가 지금의 위치에 있는 이유 아닐까?
▶ 책 속의 좋은 글
– 그냥 조금만 용기를 내어 나아갔으면 되었을 것을, 그 길을 앞서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이 보이질 않고 표지판이 없다는 이유로 방향성을 상실했던 것이다.
DragonAc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