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도구 시대다. 유한한 자원인 시간을 극복하려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현실화 됐다. 우리는 협업 도구를 잘 활용해야 하고 때문에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협업 도구는 우리를 얼마나 도울 수 있을까?
아는 만큼 활용할 수 있는 협업 도구. <오세용의 협업 도구 이야기> 시리즈에서 다양한 협업 도구 이야기를 전달한다.이 글은 한국 먼데이닷컴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오세용의 협업 도구 이야기 #2] 협업 도구 도입의 필요 조건
지난 칼럼에서는 <[오세용의 협업 도구 이야기 #1] 협업 도구는 어디까지 왔는가>를 제목으로 시장에서 협업 도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이제 각 조직은 협업 도구를 관리하는 직원을 둘 정도로 도구에 기반한 협업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이다. 협업 도구를 적용하는 것은 분명 조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조직에 도움이 된다는 건 조직의 핵심 즉,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협업 도구 도입을 준비하는 조직이라면 분명히 비즈니스에 도움이 돼야만 한다.
하지만 모든 조직이 협업 도구 도입 후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비싼 비용을 들여서 도입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조직이 많다. 구성원 사이 누구는 사용하고, 누구는 사용하지 않는 등 오히려 혼란만 가져온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협업 도구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이 칼럼에서는 성공적인 협업 도구 도입을 위한 ‘필요 조건’에 관해 알아본다.
동기와 비동기
조직의 성장에 기여하며 10명, 30명 그리고 100명 조직이 협업하는 시스템을 만든 경험이 있다. 협업 도구는 비즈니스에 도움이 돼야 하기 때문에 협업 시스템을 만들 땐 비즈니스를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각 조직을 구성하는 인적 자원, 물적 자원, 아이디어 등이 다르기 때문에 협업 시스템은 각 조직마다 모두 달라야 한다.
하지만 협업 도구 도입을 고려하는 조직이라면 구성원 모두가 이해해야 할 개념이 있다. 동기와 비동기다.
동기와 비동기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용어 중 하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모두의 비서로 떠오른 챗GPT에게 한 번 물어봤다.
챗GPT 답변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동기(Synchronous) : 동기 작업은 순차적으로 실행되며, 이전 작업이 완료된 후에 다음 작업이 실행됩니다.
- 비동기(Asynchronous) : 비동기 작업은 작업이 시작되면 다음 작업이 즉시 시작될 수 있으며, 이전 작업의 완료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은 ‘비동기’다. 비동기 작업의 설명을 보면 ‘이전 작업의 완료를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협업 도구를 도입한다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확률이 높다. 현시대 협업 도구는 비동기를 기본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이번엔 챗GPT에게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달라고 하자.
챗GPT에 따르면 비동기란 쉽게 말해 각자의 시간에 맞춰 작업을 처리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
프로그래머라면 동기와 비동기에 관한 이해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사고가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비동기에 관한 개념을 이해하는 게 다소 어색할 수 있다. 괜찮다. 프로그래머도 처음 이 개념을 봤을 땐 이해가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 협업 사례를 통해 이해해 보자.
비동기 협업이란
앞서 협업 도구는 비즈니스에 도움이 돼야만 한다고 했다. 협업 도구가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만약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부차적인 업무에 신경 쓰는 것을 덜어낼 수 있다면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은행 업무를 볼 때면 재직증명서를 요구할 때가 있다. 재직증명서 발급은 그다지 어려운 업무가 아니지만 경영지원 직원 입장에서는 중요한 업무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재직증명서가 필요한 직원 개인 입장에서는 중요한 업무다.
어느 날 은행에서 연 7% 금리 예금 통장을 출시했다. 이에 스타트업 유자랩스 개발팀 5명이 냉큼 은행에 예금 통장을 만들려고 한다. 유자랩스 경영지원 직원은 1명이다. 이 직원은 각 10시, 11시, 14시, 15시, 16시 등 모두 다른 시간에 재직증명서를 요청한다.
이 재직증명서를 요청하는 과정을 각 동기 협업과 비동기 협업으로 해보자.
◆ 동기 협업일 경우
먼저 동기 협업으로 재직증명서를 요청해 보자.
경영지원 직원은 각 10시, 11시, 14시, 15시, 16시 등 5회에 걸쳐 재직증명서 발급을 요청받는다. 재직증명서를 발급하기 위해 ▲재직증명서 템플릿을 찾아 파일을 열고 ▲요청 직원 정보를 입력하고 ▲프린트해서 ▲경영지원 팀장에게 직인 도장을 받아 ▲도장을 찍고 ▲요청 직원에게 전달한다.
이 과정마다 약 10분이 소요되는데 만약 경영지원 팀장이 자리를 비울 때면 팀장의 복귀를 기다렸다가 발급하기까지 또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각 시간마다 요청이 올 거라는 것을 경영지원 직원을 알 수가 없다.
매번 긴급하다며 요청하기에 발급해 주긴 했지만 사실 경영지원 직원은 오늘까지 작성해야 할 보고서가 있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집중할만 하면 재직증명서 발급을 요청받아 퇴근 시간이 1시간 남았는데 아직 보고서를 완료하지 못했다.
경영지원 직원은 하루 종일 뭔가 열심히 한 것 같은데, 결국 해야 할 일을 마치지 못하고 야근하는 신세가 됐다. 생각해 보니 재직증명서 발급에만 거의 1시간을 사용한 것 같다.
◆ 비동기 협업일 경우
다음은 비동기 협업으로 재직증명서를 요청받았을 경우다.
재직증명서는 스프레드시트 셀에 요청을 해두면 경영지원 직원이 발급해 준다. 유자랩스 개발팀 5명은 각 10시, 11시, 14시, 15시, 16시 등 5회에 걸쳐 재직증명서 발급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지원 직원은 실시간으로 요청을 확인하지 않는다.
경영지원 직원은 오늘까지 제출해야 할 보고서가 있어 아침 10시부터 15시까지 업무에 집중했다. 15시에 경영지원 팀장에게 보고서 수정 내용을 피드백 받은 뒤 17시까지 수정을 완료해 보고서 작업을 완료했다.
잠시 커피를 한잔한 뒤 17시 30분, 재직증명서 요청 시트를 보니 5개 요청이 쌓여있다. 재직증명서를 발급하기 위해 ▲재직증명서 템플릿을 찾아 파일을 열고 ▲요청 직원 정보를 입력하고 ▲프린트해서 ▲경영지원 팀장에게 직인 도장을 받아 ▲도장을 찍고 ▲요청 직원에게 전달했다.
유자랩스 개발팀 5명은 퇴근 시간 전 재직증명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 연결이 곧 비용
결과만 보면 경영지원 직원은 동기 협업일 경우 보고서를 마치기 위해 야근을 했다. 하지만 비동기 협업에서는 업무 시간에 마칠 수 있었다. 이 상황에 가끔 일어난다면 경영지원 직원은 힘들지만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바쁨이 일상이라면 경영지원 직원은 점점 인상이 날카로워지며 업무 요청에 감정이 묻어날 수 있다. 이는 많은 직장인의 낯빛이 어두워지는 과정이다.
우리는 위 <그림3>과 <그림4>에서 경영지원 직원과 연결된 화살표의 갯수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림3>에서는 5개 화살표가 연결돼 있지만, <그림4>에서는 1개 화살표만 연결돼 있다. 단 한 번의 연결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5번 연결한다면 이는 프로그래밍적으로 봤을 때 굉장한 낭비다. 프로그래밍에서 연결은 곧 비용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현실 세계에서도 다르지 않다.
각 직원 사이 업무 연결을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 재직증명서와 같은 업무는 조직 내 핵심 비즈니스도 아니다. 만약 이런 부차적인 업무에 감정과 시간을 허비한다면 그만큼 핵심 비즈니스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최근 20대는 이런 업무 소통에 상당한 피로도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협업 시스템 개선을 고려하는 담당자라면 이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하지만 괜찮다. 생각보다 스프레드시트로 협업 시스템을 개선하는 건 어렵지 않다. 이제 위 설명한 비동기 협업을 협업 도구로 구현해 보자.
협업 도구로 비동기 협업 구현하기
<그림4>에 적은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어 보자. 시트는 1개면 충분하다.
◆ 스프레드시트
시트를 1개 만들어 크게 ▲요청자 작성 시트 ▲작업자 작성 시트 등으로 나누자. 요청자 작성 시트에는 ▲이름 ▲팀 ▲요청일 등 3개를 넣고 작업자 작성 시트에는 ▲작업 상태 ▲담당자 ▲작업 완료일 등 3개명 된다.
<그림6>을 보면 요청자가 언제 요청했고, 작업자가 언제 작업했는지.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다.
작업자인 경영지원 직원은 매일 17시에 시트를 접속해서 요청 작업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아직 재직증명서를 받지 못한 유인나는 작업자가 현재 재직증명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유재석, 하하, 노홍철 등 3명은 아직 작업 전인 것을 직접 물어보지 않아도 시트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다소 불편함이 있다. 요청자 작성 시트를 작성하며 앞서 요청 내역을 실수로 덮어쓸 수 있다. 요청일과 작업 완료일을 모두 수작업으로 넣다 보니 날짜를 잘못 넣을 수도 있고, 작업 상태를 업데이트하지 않아 실제 작업과 시트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실수가 잦아지면 신뢰가 떨어지고 요청 시트에 기반한 비동기 업무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 만약 작업자가 작업 자체를 잠시 잊어버릴 경우엔 업무 시트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다시 동기 업무로 돌아간다.
비동기 협업에 관해 구성원의 이해도를 만들었지만 이는 단순히 도구의 문제다. 이 시점이 되면 협업 도구를 도입해야 할 때다.
◆ 먼데이닷컴
이제 <그림6> 재직증명서 요청 시트를 먼데이닷컴 칸반보드로 옮겨보자.
먼데이닷컴 칸반 보드는 테이블 형태로도 확인할 수 있다.
먼데이닷컴을 활용하면 여러 포맷을 미리 정의할 수 있고, 날짜 선택 등 범용적인 기능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앞서 <그림6> 스프레드시트와 비교하면 먼데이닷컴으로 구현한 <그림7>은 시각적으로도 우수하다. 각 칸반보드 제목 옆을 보면 작업 대기는 4개, 작업 중은 1개, 완료는 7개 카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스프레드시트는 좋은 도구이지만 협업 관리를 좀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는 먼데이닷컴과 같은 협업 전문 도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이 역시 작업자가 먼데이닷컴의 존재를 잊을 경우 칸반 보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먼데이닷컴과 슬랙을 연동해 ▲매일 특정 시간에 슬랙 푸시를 보낸다던가 ▲작업 완료 시점에 푸시를 보낸다던가 ▲완료일자 D-1에 이메일을 보낸다던가 ▲요청 시점에 푸시를 보내는 등의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먼데이닷컴과 슬랙을 연동하는 자세한 내용은 <먼데이 살펴보기 : Slack Integration (연동)> 글을 참고하면 된다.
마무리
단순히 협업 도구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조직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해선 안 된다. 조직 내 동기 협업을 비동기 협업으로 개선하는 등 협업 시스템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협업 시스템을 만들고 비동기 협업을 도입해도 어느 시점이 되면 협업 전문 도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조직 핵심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적절한 지점에 적절한 도구를 도입해 부차적인 업무를 줄일 필요가 있다.
핵심 비즈니스를 위해 지속 고민하고 개선하는 것이 좋은 협업 시스템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 믿는다.
이 글은 한국 먼데이닷컴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오세용의 협업 도구 이야기 #2] 협업 도구 도입의 필요 조건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