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서 다시 개발자로 돌아오는 선택을 하며 기술적 성장을 기대했다. 자신이 있었다기보단, 내가 소홀히 하지 않을 거란 기대감이었다. 창업했을 때도, 프리랜서 때도, 기자 때도 나는 적극적 자세를 보였고, CODEF에서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지난 1년 간 CODEF에서 나는 역시 적극적으로 일했다. 어느 포지션이 그렇듯 중간중간 고민도 있었고, 스스로 갈등도 있었지만, 언제나처럼 잘 이겨내고 자리를 잡았다. 이쯤 되면 내 장점 목록에 ‘빠른 적응력’을 넣어도 괜찮을 것 같다.

얻은 것

하지만 생각보다 기술적 성장은 더뎠다. 다소 오만하게도 나는 6개월 정도면 기존 멤버들만큼 기술적 성장을 하리라 생각했다. 이는 기존 멤버와 일하기 전에 내게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분야에 관해 내가 몰랐고, 웹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지식도 부족했다.

2020년에 되면서 방향을 바꿨다. 열심히 멤버들을 따라가기로. 생각보다 속도가 더디지만, 그래도 매일 같이 따라가기로. 그래서 매일 홀로 남아 1~2시간씩 보충했다. 그 시간이 조금씩 모여,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CODEF 서비스와 도메인 지식은 꽤 올라섰다. 팀 내 협업 도구를 도입하고, 채용 공고나 인터뷰 등을 하며 멤버들에 관한 이해도도 올렸다. 사실, 일보단 매일 같이 이야기를 나눈 것이 컸다.

좋은 멤버들이기도 하지만, 나와 잘 맞는 부분이 많아 꽤 즐겁고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

잃은 것

개발자로 돌아와 잃은 것도 있다.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만남이 주는 이야기들. 그리고 그것을 잃은 내가 어떤 캐릭터가 되는지도 봤다. 생각보다 나는 새로움을 좋아했고, 그 점이 꽤 힘들었다. 이대로 뒀다간 힘들게 경험한 것이 모두 날아갈 것 같았다.

여러 루틴을 만들어 새로움을 보완했다. 내겐 읽고, 쓰는 게 좋은 해답이었다. 새로움을 잃었지만, 또 다른 것으로 새로움을 보충할 방법을 찾았다. 이 역시 새로움이니, 새로움을 잃고 새로움을 얻었다 말할 수 있을까?

마무리

지난 1년 동안 기술적으로 큰 성장은 못했지만, 성장할 수밖에 없는 좋은 습관 그리고 환경을 만들었다. 이대로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내 기술적 역량은 성장하리라 믿는다.

2020년도 어느새 절반을 향해 달리고 있으니, 눈 깜빡하면 2년 회고를 할지도 모른다. 그때는 기술적 성장을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