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 역할은 영업맨이다. 서비스 소개를 위해 되도록 오프라인 미팅을 진행하는 편인데, 최근 자사몰과 플랫폼을 연결하는 서비스 <링크디 커넥트>를 출시하고는 플랫폼까지 만나다 보니 더더욱 오프라인 미팅이 많아졌다.

주 1-2회 외부 일정을 잡던 게, 주 1-2회 내부 일정이 가능한 수준이 됐다. 일정을 잡다 보니 이번 주는 하루만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겠더라. 나도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편한데, 일정만 보면 누구든 오해할 법 하다.

가끔 나를 보며 어찌 그리 영업을 다니냐고, 어찌 그리 처음 보는 사람들과 대화 하느냐고, 어찌 그리 많은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느냐며. 타고 난 것처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리가 있겠나.

나는 미팅을 하기 전 화장실을 2-3번 간다. 미팅이 1시간 넘게 이어질 수도 있거니와 음료라도 마셨다가는 1시간이 되기도 전에 화장실에 가고 싶을 수도 있지 않겠나.

원래도 장이 민감한 편이라, 화장실에 자주 갈 때가 있다. 그런데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할 때면, 그것도 미팅을 단 둘이 하거나 우리 측 인원이 주로 나 혼자라면 더욱 신경이 쓰여서 배가 아플 수 있다.

나는 다한증이 있어서 손에 땀이 많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늘 땀이 나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 놀랍게도 집에서는 땀이 거의 나지 않는다. 다한증은 여러 이유가 있는데, 나는 주로 긴장하면 땀이 난다.

맞다. 사실 나는 늘 긴장 상태다. 마치 헐크가 늘 화가 난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며 땀이 나지 않는 경우는 정말이지 드물다. 대체로 땀이 나며, 대체로 긴장한다. 내게 어찌 그리 말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어찌 그리 긴장하지 않고 말을 하느냐고 묻는 것일 텐데.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쓴 웃음을 짓는다. 나는 애초에 긴장하지 않는 법 자체를 모르는데 말이다.

만약 긴장해서 말을 잘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생각을 바꿔봤으면 한다. 사실 긴장과 말하기는 늘 정비례하지 않다. 긴장 상태가 심해져 어떤 각성 상태에 접어 들면, 평소보다 말을 더 잘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긴장 따위가 잡아 먹을 수 없는 경험치를 만들면 되는 거다.

아, 글 쓰다 보니 또 긴장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