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일. 나의 마지막 추석연휴를 장식해주리라 믿었던 서울의 승리는… 없었다.

<출처 : FC서울 공식홈페이지>

스플릿리그가 시작되었다. 상위스플릿 8개 구단과 하위스플릿 8개 구단은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하여, 그리고 강등을 피하기 위하여 혈투를 시작하였다. 필자는 플레이오프를 반대하였는데 그 제도가 없어져서 너무 만족스럽다.

현재 서울은 리그 1위를 독주하며 강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바짝 추격한 전북만 따돌린다면 스플릿리그 첫 도입 후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너무도 중요했던 오늘의 라이벌전은 반드시 승리를 얻었어야만 했다.

<2012.10.3 K리그 순위표 / 출처 –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승점 단독1위. 리그 최소실점 1위, 리그 최다득점 2위. 너무도 아름다운 서울의 성적표다. 이 수치만으로 구단을 평가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지만, 이 수치만이 구단의 결과다.

오늘 수원과의 경기에서 그동안 우려됬던 서울의 약점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약점은 챔피언이 가져야 할 자격 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자격은… 감독이 만든다.

로테이션. 챔피언의 마법.

FC서울 올시즌 데얀 33, 몰리나 32, 하대성 31, 김진규 31, 고요한 30, 고명진 28/2, 아디 29, 김주영 20/4, 최현태 20/4, 최태욱 17/10

전북 올시즌 박원재 29/1, 이동국 26/4, 에닝요 27/2, 드로겟 22/7, 김정우 23/2, 정훈 21/4, 심우연 21/2, 임유환 22, 전광환 21/1, 김상식 19/4, 서상민 19/3, 이승현 9/17

위의 수치는 선발/교체 출전을 뜻한다. 1위 서울과, 2위 전북의 수치는 앞으로 남은 10경기에서의 막판 스퍼트를 결정지을 수 있는 자료다. 

서울은 fa컵, 리그, 리그컵 등 대부분의 경기의 라인업이 변하지 않는다. 여름에 영입된 에스쿠데로와 정조국이 합류하면서 조금의 변화를 주고 있지만 올시즌 내내 최용수 감독은 데몰리션(데얀, 몰리나)에 의지하고 있다. 또한, 중원에서는 주장 하대성과 고명진에게 수비에서는 아디, 고요한, 김진규에게 의지하고 있다. 이들의 컨디션이 좋을때는 아무도 막지 못하는 실력과 팀워크를 겸비한 강팀이 되지만 반대로 이들 중 몇몇 자리에 다른 선수가 선다면 전혀다른 팀으로 변신하게 된다.

오늘 경기에서도 전반 에스쿠데로와 최태욱이 부상으로 교체되어 정조국과 김치우가 들어오자 초반 팽팽했던 분위기는 수원으로 넘어갔다. 결과는 0-1이였지만 서울은 특유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반면 리그최다득점을 앞세워 닥공시즌2로 돌아온 전북은 리그 2위로 서울을 쫓고 있는데, 서울과는 다른점이 확연히 보인다. 팀내 부동의 주전 원톱을 지키는 이동국도 데얀보다 3경기 적게나왔으며, 선발만 보면 7경기나 적다. 공격이나 중원 수비 모두 로테이션 시스템이 가동중인 전북이다.

또한, 전북은 챔피언스리그에도 참가하며 서울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으니, 서울이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했더라면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더욱 벌어졌을 것이다.

서울은 분명히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박희도, 고광민 선수에게 공격적인 포지션에서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또한 이종민, 최효진, 김치우의 합류로 왼쪽과 오른쪽 측면에 리그 탑클래스 선수의 보강이 이루어졌으니 그들의 출전은 기존 주전선수들에겐 긴장을 새로운 선수들에겐 기회를 줄 것이다. 

이제 겨우 10경기 남았을 뿐인데 지금의 멤버로 가야한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10월 27일부터 시작되는 전북, 수원, 울산 3연전에서의 최악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데몰리션 이외의 무기가 분명히 필요하다. 

전북과의 승점차는 고작 4점. 전북의 공격력을 생각했을때, 그들이 승점이 같아진다면 서울로써는 골득실로 전북을 이기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한 경남과 제주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김치우와 박희도의 폼을 끌어올리고 고광민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새로운 공격루트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남은 10경기에서. 최용수 감독의 선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