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4분기가 지났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계획적인 삶을 살았다. 3분기는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보낸 탓에 점수를 어떻게 줘야 할지 고민이 됐다. 2분기 회고를 읽으며 생각해보니, 2분기까지 계획한 것을 그대로 행한 3분기가 됐더라. 아니, 오히려 더 많은 부분을 추가로 해냈다.

1, 2, 3분기 중 3분기가 가장 빠르게 지나간 듯한데, 이유는 역시 코로나다. 나는 사람을 만나며 에너지를 얻는 편인데,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내 활력소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STEW는 대부분 온라인 모임을 진행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범적으로 실천했다. 생각보다 온라인 미팅은 나쁘지 않았다만, 역시 오프라인만 못 하다.

3분기는 미리 계획을 세우지 못했지만, 2분기 카테고리를 가져와 생각해보련다. 크게 ▲기본기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등 3가지 카테고리 내 5개 목표는 ▲영어 ▲읽기 ▲쓰기 ▲Web ▲STEW 등이다.

미리 계획하진 못했지만, 3분기 내 내가 행한 것을 적어본다.


  1. 지속할 수 있는 영어 공부 습관을 만든다
    • <영어회화 이디엄> 1회독 완료
  2. 매일 읽는다
    • STEW 독서소모임 지정도서 3권(사피엔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상한 정상 가족)
    • STEW 경영소모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1권(2020년 7, 8월 호)
    • 자유도서 1권 (마흔이 되기 전에)
  3. 매주 쓴다
    • 와레버스 매주 주말 비즈니스 큐레이션 13개
    • 노션 칼럼 5개
    • 오세용의 에세이 4개
    • 투자 칼럼 3개
  4. 웹 중급 개발자로 도약한다
    • 없음
  5. STEW를 원활히 운영한다
    • 스튜북스 설립
    • 첫 도서 출판 <STEW, 지적 유희를 말하다>
    • STEW 모임 줌 전환 및 원활한 진행
    • 와레버스 리뉴얼
    • 코딩소모임 부활 및 진행

기본기, 90점

먼저, 아침 루틴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만족한다. OKR에는 빠졌지만, 매일 아침 ▲맨손 운동 ▲영어 공부 ▲큐레이션 ▲독서 등 4개 루틴을 진행하고 있다. 계획한 대부분을 수행하고 있음에 만족한다.

덕분에 <영어회화 이디엄>을 1회독 했고, 책을 5권 읽었다. 아침 루틴 덕분이다. 아쉬운 것은 영어 공부가 생각보다 성과가 없었고, 자유도서를 1권밖에 읽지 못한 것이다.

먼저 영어 공부는 올해 목표가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며,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이제는 좀 더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을 숨길 수 없다.

자유도서는 체력이 떨어져 아침에 못 읽은 것도 있지만, 스튜 운영에 시간이 필요해 독서 시간을 희생한 경우도 많이 있다. 생각보다 행정 처리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출근 전 처리하기 위해 가장 덜 중요하다 싶은 독서를 희생했다.

매주 쓰기 목표는 훌륭했다. 와레버스에 매주 큐레이션을 썼고, 3분기에만 13개 글을 썼다. 이밖에 노션 칼럼, 오세용의 에세이 그리고 투자 칼럼 등 정말 많은 글을 썼다. 내 성향이 글쓰기와 정말 잘 맞는다는 걸 느낀 3분기였다.

기본기 중요성을 깨닫고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다소 아쉬웠던 영어 공부와 독서를 제외하고 나머지에는 만점을 주고 싶다. 해서, 기본기에 90점을 준다.

소프트웨어, 0점

내 본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비즈니스 자체에 관심을 두기도 하고, 글쓰기 등에도 관심을 두지만 어쨌든 내 본업은 소프트웨어다. 나는 좀 더 소프트웨어에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아쉽게도 나는 3분기에 소프트웨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 중급 웹 개발자가 되려는 목표가 있었음에도 목표를 잊고 다른 곳에 관심을 뒀다.

물론 회사 일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팀에서 필요한 부분을 담당했고, 기술자로서 일했다. 다만, 좀 더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했음에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한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다른 곳에서 활용하기는 했다. 와레버스에서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고, 텔레그램, 메일침프 등 여러 플러그인을 연동했다. 코딩소모임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소프트웨어 경험을 활용했다.

그럼에도 나는 기술적으로 더 올라와야만 한다. 그래야 내가 더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명확해진다. 3분기 소프트웨어 영역은 0점이다. 4분기에 분발해야 한다.

비즈니스, 100점

비즈니스에 관해서는 더할나위 없던 3분기였다.

먼저 내 오랜 숙원 사업이던 스튜 책을 출판했다. 이를 위해 스튜북스 사업자를 내는 등 여러 행정 처리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구청, 세무서, 은행 등 여러 행정기관과 대화는 고통스러웠다.

어쨌든 여러 허들을 넘고 결국 책을 출판한 점에 무척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어서 와레버스 리뉴얼을 진행했다. 기존 멤버가 지친 탓에 동력을 잃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와 같은 에너지를 보여준 멤버 오형진과 와레버스를 리뉴얼했다. ▲홈페이지 테마 변경 ▲뉴스레터 ▲텔레그램 ▲트위터 등 리스트에 올려둔 많은 것을 진행했다. 이는 내 3분기 활력소 중 하나였다.

독서, 투자소모임 등에서 새 멤버도 합류했다. 매주 새 글이 2~3개 나오고, 매일 큐레이션 글이 나왔으면 했는데 3분기에 이 구조가 잡혔다. 와레버스 측면에서도 훌륭했던 3분기다.

독서소모임은 언제나처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투자소모임이 의외의 전진을 보여줬다. 덕분에 나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다.

코딩소모임에 다소 에너지를 덜 사용했는데, 4분기에는 개발 중인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여러 성과를 낼 계획이다. 아, 영상소모임도 시작했다.

더 잘하고 싶은 부분도 많지만, 그럼에도 많은 결과를 냈다. 매 분기마다 이런 성과라면 내가 상상하는 그림이 그려질 거라 생각한다. 비즈니스에는 100점을 준다.

총평, 63점

추석과 함께 2주 휴가를 보냈다. 이래저래 묵은 일을 처리하며, 생각을 덜어내려 했지만 자꾸 욕심이 올라와 꽤 힘든 휴가를 보냈다. 어째 쉬는 게 더 힘들다는 생각이다.

꽤 만족스러운 비즈니스 영역을 보며, 다시금 내 성향을 파악한 3분기다. 그럼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자면, 역시 소프트웨어를 덜어내선 안 되겠다.

4분기에는 내년부터 진행될 꽤 긴 프로젝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높은 평균 점수도 좋겠지만, 4분기는 고른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적절히 시간을 분배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