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ETF 개요 글에 이어서, 이 글에서는 내가 고른 ETF를 소개한다.
ETF닷컴(etf.com)에는 2341개 ETF(2020.9.19 기준)가 등록돼 있다. 나는 전문 투자자도 아니고, 투자를 전공하지도 않았다. 투자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성향도 아니기에 ETF를 선택했다고 지난 글에서 설명했다.
다시 언급하자면, 나는 ETF를 투자하기로 선택한 이유로 ▲지수를 추종하는 것 ▲2천 개가 넘는 많은 개수를 보유한 것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것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맡길 수 있는 것 등 장점을 꼽았다.
2천 개가 넘는 상품에서도 알 수 있듯 각 상품은 투자자에게 매력을 잘 어필해야 한다. 때문에 각 상품은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있다. 그중 몇몇 포인트를 소개하고, 각 포인트에 해당하는 ETF를 소개하겠다.
이 글에서 꼽은 ETF는 현재 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이다.
월배당 ETF
우리나라 주식은 배당주가 대중화되지 않았다. 주식에 관한 흔한 이야기만 들어도 알 수 있는데, 최근 대중이 주식 시장에 관심을 크게 두기 전까지만 해도 ▲주식하면 패가망신 한다 ▲테마주 ▲작전 주 ▲빚내서 투자하기(빚투) ▲단타 등 주식에 관한 우려를 흔히 들을 수 있었다.
나 역시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주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모님 이야기를 들었다. 경제 지식도 부족했고, ‘투자’는 돈이 있는 사람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주식은 나와 먼 것이라 생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별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ETF라 해도 걱정이 됐다. 내 인생 첫 매수 시점이 2020년 6월, 7월쯤인데 이때 미국 시장이 최고점을 향해 달리는 시기였다. 투자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들어본 기업들은 모두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었다.
ETF도 마찬가지였다. TOP5 ETF인 SPY, IVV, VOO, VTI, QQQ 등 그래프가 모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니 내가 매수하면 바로 떨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미국의 위상은 지속할 거라 모두가 말하지만, 내 돈을 넣으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게 걱정을 이어가다가 발견한 것이 월 배당 ETF다. ETF는 정확히는 ‘배당금’이 아닌 ‘분배금’인데, 편의상 배당금이라 표현하겠다. 말 그대로 매달 배당금을 주는 ETF다.
배당금은 모두 연 환산 배당률을 기록하게 돼 있고, 배당일은 ETF 정책에 따라 다르다. ▲월 ▲반기 ▲분기 ▲특정 월 등 모두 제각각이니 원하는 스타일을 찾으면 되겠다.
나는 월 배당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이유는 ▲루틴 ▲자산 분배 ▲적립식 등이다.
루틴
먼저 루틴 측면이다. 2020년 내 컨셉은 ‘루틴’이다. 작은 습관을 쌓아 큰 것을 이루는 컨셉인데, 여기에 특정 트리거(방아쇠)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내 아침 루틴은 ▲맨손 운동 ▲영어 문장 읽기 ▲큐레이션 ▲독서 등 4개인데, 각 루틴을 마치면 다음 루틴으로 넘어간다. 각 루틴은 뽀모도로 앱으로 1 뽀모도로(25분)를 할애하는데, 이렇게 4개 루틴을 마치면 출근 시간이 된다.
이 밖에도 여러 루틴이 있는데, 루틴을 만드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트리거다. 어떤 시점에 해당 루틴을 실행하느냐가 관건이다.
월배당 ETF는 매달 배당금을 입금하는데, 이는 즉 루틴이 된다.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매달 입금 메시지가 오면, 이는 루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명확한 트리거는 루틴의 뼈대다.
자산 분배
저명한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자산 분배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산 분배 측면에서는 개별 주식보다는 ETF가 낫고, 배당 ETF라면 배당금을 또 다른 곳에 투자하기에 적절하다.
매달 배당금이 들어오니, 매달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매수 시점마다 인기 있는 상품이 다르고, 주목받는 기업이 다르다. 즉, 배당금이 입금되는 시점에 내 투자 관심사가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배당금 입금 시점에 나는 사고 싶은 상품이 생길 것이다. 새로운 상품을 구매한다면, 자산이 분배된다.
적립식
투자 초보자 입장에서 매수 시점을 잡는 것은 어렵다. 어제 샀는데, 오늘 가격이 떨어지면 정말 기분이 좋지 않다.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나는 시간이 부족하다. 더욱이 공부한다고 무조건 좋은 매수 시점을 잡는 건 아니다.
나는 월급이 들어오면 최대한 자산을 나누려 하는데, 매달 마음에 드는 주식을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다. STEW 투자소모임을 시작하고 1분기가 지났지만, 계속 새로운 상품을 찾기가 어려운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때문에 매달 적립식으로 걸어둘 ETF가 필요했다. 일정 부분 믿고 매달 매수할 ETF를 찾고 싶었다. 그러려면 지난달에 비해 그래프가 크게 내려가지 않으면서 수익을 냈으면 했다.
월 배당은 매달 배당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래프가 조금 내려가도 일정 부분 방어를 할 수 있다.
SPHD, 저변동 고배당 ETF
그렇게 고른 ETF가 SPHD다. SPHD는 무려 5.3% 배당률을 자랑한다. 물론 5.3%는 연 환산 배당율이다. 한 달을 맡겨도 연 환산 배당율 5.3%를 거의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은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SPHD는 저변동이다. 내 모든 자산을 SPHD에 올인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산 분배 차원에서 저변동 상품은 매력적이다. 5%대 수익률을 주면서 원금은 크게 변하지 않는 컨셉이다.
즉, SPHD는 내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방패다. 지난 몇 주간 나스닥 주가가 폭락했는데, SPHD는 미동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5%대 배당금은 유지되니, 이만한 방패가 또 있을까 싶다.
마무리
8월 말 SPHD 배당금을 받고, SPHD를 적립식으로 매달 구매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테슬라를 앞세운 나스닥 지수가 지속해서 상승하며 방어적 상품인 SPHD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이후 나스닥 시장은 폭락했지만, SPHD는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아쉽게도 나는 나스닥 최고점에 나스닥 ETF를 몇 개 구매했다. 이후 폭락을 경험하며 방어적 상품에 관한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SPHD가 아닌 나스닥 ETF에 몰빵했다면, 나는 10%에 달하는 투자금을 잃었을 것이다.
이제 SPHD를 적립식으로 구매하려는 내 고민은 끝났다. 나는 매달 내 투자 자본 일정 부분을 SPHD 매수에 할당하기로 결심했다. 또한, 무의미하게 쌓여있는 내 저축보험 통장을 해지하고 일정부분 SPHD를 매수하려고 한다.
앞서 설명한 내 투자 성향을 읽고 공감한다면, SPHD를 지켜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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