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7.14 홍명보호의 올림픽대표 출정 경기. 박주영, 정성룡, 기성용, 구자철, 남태희, 지동원, 김보경, 김영권. 성인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이 넘치는 올림픽 대표팀을 우리는 ‘역대 최강’ 이라 부른다. 여기에 한국 축구사 최고의 리더십을 자랑하는 홍명보가 감독으로 지휘한다. 축구를 하는 한국인 중 홍명보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런 전설의 밑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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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구자철, 기성용. 화려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 박주영, 포스트 박지성으로 떠오르는 김보경, 대체자가 없는 기성용, 분데스리가 공격형 미드필더 6위 구자철. 이밖에도 EPL 에서 성장을 거듭하는 지동원, 남태희, 백성동 등 너무도 화려한 올림픽 대표다. 스페인처럼 모든 선수가 화려한 팀도 있는데 고작 이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론할 수 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올림픽 대표 선수들은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다. 병역문제와 소속팀에서의 출전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주영, 대표팀 최고의 인기남 기성용, 주장 구자철,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 여기에 박주영, 정성룡, 김창수는 와일드카드로 뽑힌 선수기에 그 압박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것이다. 결정적으로 금메달을 따면 모든 선수가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즉, 모든 선수가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때로는 이기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럴때 필요한 선수는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의 박지성” 이다. 박지성은 현재 QPR의 7번이자 에이스로 전격이적을 하였다. 하지만 맨유에서는 호날두, 루니, 나니, 영, 치차리토 등 화려한 선수들의 뒤에서 그들의 부족함을 묵묵히 채워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그 중요성은 선수 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동료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칭찬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박지성은 본인들에게 너무도 소중한 존재였다는걸 아는 것이다.
세계적인 클럽 레알마드리드의 갈락티코 1기. 호나우두, 지단, 피구, 베컴, 라울, 카시야스, 카를로스. 이 지구방위대를 이끌었던 사령관 지단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리그 타이틀과 유럽컵을 들어올렸을때, 나는 언제나 마케렐레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었다. 나와 피구, 라울, 호나우두 등은 마케렐레 없이는 그러한 업적을 이끌어 낼 수 없었다.”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마케렐레 스페셜>
역대 최강이라 불리는 홍명보호에 가장 필요한 선수는 마케렐레처럼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선수다. 그리고… 어제 경기를 직관하면서 언론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숨겨진 선수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올림픽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올림픽대표 한국 vs 뉴질랜드 / 출처 – Dragon>
부산 아이파크 ‘섹시엔젤’ 박종우.
<부산 아이파크 박종우 / 출처 – Daum 검색>
콧수염을 기르는 박종우는 어제 경기에서 본 것과는 달리 탄탄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187cm 기성용과 지동원 사이에 있어서 작아보였나보다. ‘섹시엔젤’ 이란 별명으로 팬들에게 불리는 선수다.
2010년에 데뷔한 박종우는 60경기 출전 4득점 8도움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이한 점은 86개의 코너킥이다. 특히 2011년도에 46개를 차는 등 소속팀 대표 키커로써 킥 능력을 검증받았다. 그리고 어제 후반 골포스트와 크로스바를 잇는 모서리를 맞추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선보이며 기성용, 박주영 등과 견줄만한 킥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박종우는 기성용과 함께 포
백을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를 시작했다. 현대 축구에서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것은 양쪽 풀백의 공격을 극대화 하고 중원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홍명보호에도 어제 검증되었듯이 좌측 윤석영과 우측 김창수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는 현재 홍명보호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전술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드필더 ‘기성용’ 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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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올림픽대표와 성인대표를 통틀어 대체자가 없는 자원이다. 187cm의 신장으로써 유럽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체격. 여기에 경기를 조율 하는 능력과 뛰어난 패싱력. 거친 셀틱에서 배운 수비력. 마지막으로 묵직한 중거리 슛까지. 포백을 보호하는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면서 공격을 시작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는 중원의 사령관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런 기성용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술을 짠다. 주장 구자철이 이끄는 공격진과 포백을 이어주는 역할이다. 기성용은 공격시엔 공격적인 재능을 수비시엔 수비적인 재능을 펼칠 수 있어야 했다. 올림픽 대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기성용이 날아줘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기성용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서 홍명보 감독은 마지막 퍼즐을 맞춘다. 중원에서 기성용을 도와줄 수 있는 선수. 남아공 월드컵때 전북의 김정우가 맡았던 전투적인 미드필더. 그 역할을 박종우가 맡고 있다.
뉴질랜드 감독은 최고의 선수로 기성용을 꼽았다. 기자들은 기성용을 찬양하는 기사들로 도배를 했다. 첫골의 주인공은 박주영이였다. 아직 그는 죽지 않았다며 얼마전까지 축구계에서 퇴출을 시킬 듯한 기사를 쓰던 사람들이 다시 찬양 기사를 쓰고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기-구 라인이란 신조어를 만드며 기성용과 구자철을 칭찬했다.
어제의 포백은 불안했다. 특히 4번 황석호는 결정적인 실수를 포함하여 불안한 모습들을 여러차례 보여주었다. 볼처리가 늦었고 긴장했는지 시야가 좁았다. 불안한 수비를 보완한건 기성용과 박종우였다. 이제 10일여 남은 올림픽. 당연히 박주영은 골을 넣어야 하고 구자철은 공격진을 지휘해야 하며, 기성용은 게임을 조율해야 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의 글처럼 기-구 라인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승산은 없다. 하지만 기-구 라인을 살릴 수 있는 역할은. 박종우라고 생각한다.
화려한 동료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를. 섹시엔젤 박종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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