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다. 이제 각 조직은 마주하지 않고 일해야 한다. 속도는 물론 결과도 내야 하는데 마주할 수 없다니, 그야말로 새로운 업무 시대다. <노션으로 애자일 조직 만들기> 시리즈에서는 내가 CODEF 데이터랩 개발자로 일하며 도입한 애자일 조직에 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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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도구는 매력적이다. ▲업무에 관한 절차를 정해주고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며 ▲업무에 처음 투입된 사람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이 모든 히스토리를 기록한다. 사실 이 모든 건 돈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다. 사람 쓰면 되거든.

모든 비즈니스에 돈은 중요하다. 비용을 줄일수록 수익이 늘어난다. 특히, 내부에서 사용하는 서비스 비용을 낮추면 이는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된다. 때문에 많은 경영자가 내부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에 돈을 아낀다.

하지만 비용이 모든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줄인 비용만큼 누군가는 그 역할을 더 해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비효율을 견디지 못하는 멤버는 팀을 포기하는 극단적 상황까지 갈 수 있다. 때문에 비용과 효율 사이 적절한 줄타기가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내가 사용한 무료 협업 도구에 관해 소개한다.

구글 드라이브

사실 구글 드라이브가 짱이다. 15GB가 무려 무료다. 1년 2만4천 원이면 100GB 저장 용량을 사용할 수 있는데, 고화질 이미지 등을 저장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이걸로 충분하다. 나는 2년 전부터 100GB 구글 드라이브를 사용 중이다.

협업 도구를 잘 모르지만, 협업 도구를 사용해보고 싶은 경영진. 원격 근무로 자료를 공유할 일이 생긴 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지만 여전히 워드 파일을 주고받는 팀이라면 구글 드라이브를 추천한다.

구글 드라이브로 활용할 수 있는 3가지 막강한 기능을 소개한다.

구글 드라이브

◆ 동시 편집

구글 독스를 처음 접하고, 그 충격을 잊지 못한다. 도대체 왜 이런 게 여태 없었나 싶었다.

나는 개발자임에도 문서가 파편화돼 고통을 겪은 적이 많다. API 문서가 파편화됐다고 생각해보자. 입력부가 변경됐는데, 변경된 파일이 없다면 일을 할 수가 없다.

파편화 문제도 있지만, 동시 편집 기능은 정말 막강하다. 서로 원하는 것을 동시에 입력하면, 핑퐁 없이 빠르게 업무를 마칠 수 있다.

◆ 자료 저장

내 구글 드라이브에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저장된 자료가 쌓여있다. 종종 2013년 자료도 있으니, 이쯤 되면 내가 모르는 자료도 많다.

자료라는 게 찾으면 꼭 없지 않나? 지금 잘 저장해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차피 찾을 때 기억이 안 나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도밍고컴퍼니> 시절 내가 만든 API 문서를 최근 열어보고 감동한 적이 있다. 지금 내가 가진 능력치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란 생각에서였다. 당시 API 문서는 지금보다 부족했지만, 군데군데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최근 API 문서를 만들어야 했는데, 참고 자료를 찾다가 내 구글 드라이브에 검색했을 뿐이었다. 이렇게 자료는 한곳에 모아야 나중에도 사용할 수 있다.

제발 나만 이해하는 폴더 구조로 사내 파일 서버를 활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간이 흐르면 나도 모르는 구조가 돼 있을 거다.

◆ 자료 공유

최근 <커뮤니티 STEW>에 투자소모임을 만들었다. 주식 투자에 관한 관심이 커지며, 멤버들이 친구를 데려와 생각지도 못하게 팀이 커졌다. 이때마다 투자소모임 포트폴리오를 공유해야 했는데, 지메일 주소만 받으면 끝이었다.

구글 드라이브 투자소모임 폴더에 지메일만 추가하면, 멤버에게 메일로 참여 링크가 간다. 그럼 끝이다.

정말 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간단한 공유 방법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 구글 드라이브의 진짜 매력

구글 드라이브를 이미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뭐 이리 뻔한 말을 써놨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를 위 기능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은 적다. 적어도 내가 팀을 확장할 때마다 매번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구글 드라이브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다. 바로,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능이 다 있는 거다. 그야말로 올인원이다.

독스, 스프레드시트, 슬라이드.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대부분 기능을 제공하니, 가볍게 사용하려는 사람에게도 적절하다.

언택트 시대에 뭐부터 도입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구글 드라이브부터 진행하자.

매터모스트

슬랙(Slack) 오픈소스 버전이다. 슬랙은 최근 언택트로 코로나 반사이익을 본 기업 중 하나다. 채팅 솔루션에 이것저것 붙일 수 있게 열어둔 서비스다.

채팅 도중 구글 드라이브 시트를 불러와 첨부할 수도 있고, 달력을 불러오거나, 투표를 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이 최근 여러 기능을 넣고는 있지만, 슬랙은 이미 이 기능들을 다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슬랙은 이 기능을 각 개발자가 직접 개발해 넣을 수 있게 열어줬다. 카카오톡도 이렇게 해달라고 많은 개발자가 요구하고 있지만, 열어주지 않고 있다. 쓸데없이 무겁기만 하고 말이다.

게다가 카카오톡은 번호가 저장돼 있으면 자동으로 친구추가가 되기 때문에 업무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중 하나인데, 정말 싫다.

하지만 슬랙은 비싸다는 큰 단점이 있다. 최소 금액이 1년 계약 기준 월 6.67달러 이마저도 월 계약으로 하면 월 8달러다. 인당 1만 원을 내면서까지 채팅 앱을 쓸 필요가 있을까? 슬랙을 사용해도 대부분 채팅만 하는데 말이다.

CODEF 매터모스트

이 경우 매터모스트가 짱이다. 내부에 서비스를 관리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있다면 매터모스트로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슬랙처럼 봇을 만들 수 있고, 모바일 앱도 제공한다. 게다가 무료다.

슬랙 가격 정책에 불만이 있고, 카카오톡과 업무를 분리하고 싶다면 매터모스트를 고려하자. 단, 내부에서 틈틈이 관리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있어야 한다.

워드프레스

워드프레스는 많은 사이트의 기반이 된 세계 최대 오픈 소스 저작물 관리 시스템이다. 무려 전 세계 30% 웹사이트가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졌다.

워드프레스는 무료이고, 플러그인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워드프레스를 설치하고,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많다. 워드프레스 테마만 만드는 회사도 있다.

요즘은 국내에도 여러 서비스가 많이 생겼지만, 5년 전만 해도 워드프레스는 정말 독보적인 솔루션이었다. 나는 ▲개인 블로그인 오세용 닷컴 ▲STEW 홈페이지 ▲STEW 미디어 소모임인 와레버스 등 워드프레스를 3개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로서도 훌륭하고, 협업 팀블로그로도 훌륭하다. 여기에 결제 솔루션을 붙이면 쇼핑몰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초기 스타트업에게 적절한 선택이다.

물론 워드프레스는 러닝커브가 있다. 완전히 무료로 사용하려면 리눅스에 설치하고, 별도 서버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리 측면이 부담되면, 간단히 월 4달러로 호스팅을 맡길 수 있다.

홈페이지를 만들겠다며 개발자부터 구하기보다는 워드프레스로 클릭, 클릭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노션

마지막으로 노션이다. 노션은 2018년 접한 뒤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먼저 에버노트 데이터를 옮겼고, 에버노트에서 쓰던 사색 노트를 이어서 썼다. 여러 기능이 있지만, 단순히 텍스트를 기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크게 불만이 없었다. 2018년 당시엔 무료 버전 제한이 있어서 바로 결제를 했는데, 현재는 혼자 사용한다면 크게 제한이 없으니 그냥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노션은 혼자보다는 함께 사용하는 것부터 확 달라진다.

CODEF 노션 업무보드

◆ 그야말로 올인원

노션은 올인원이다. 노션 자체에서 ‘the all in one workspace’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만들다가 방향을 튼 것인지, 방향을 잡고 간 것인진 모르겠지만 적절한 방향을 잘 잡았다.

말 그대로 다 있다. 텍스트는 물론, 달력, 테이블, 칸반 보드 등 협업을 위해 필요한 것을 죄다 넣어뒀다. 이렇게 해놓고 혼자 쓰는 건 무료라니, 생태계 파괴가 아닌가 싶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가볍게 쓰고자 하면 팀이 사용을 해도 연 5만 원이면 된다.

어지간한 기능이 서비스 하나에 다 있다는 것, 이게 노션 최대 강점이다.

◆ 마크다운으로 이쁘게

여기에 이쁘다. 마크다운으로 꾸미되, 바로바로 적용이 된다. 여기에 동시 편집이 되니 협업으로 빠르고 이쁘게 만들 수 있다.

깔끔한 디자인에 꽤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여백이나 간단한 디자인 요소가 나쁘지 않고, 질리지 않는 것을 보면 디자인적으로 괜찮은 수준인 게 맞다.

마크다운을 단축키와 버튼 모두를 제공하는 게 유효했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지만, 마크다운이란 단어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자신이 IT에 익숙하다고 이를 당연시 하는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

◆ 쉬움과 이쁨의 중간

내가 생각하는 노션의 적절한 전략은 쉬움과 이쁨의 줄타기를 잘한 것이다.

구글 드라이브는 무척 쉽지만, 누가 이쁘다고 하는 거 들어 봤나? 기능이 많다고 이쁜 게 결코 아니다. 맥OS가 이쁘다지만, 처음 사용하면 어려워서 못 쓰겠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윈도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협업 도구는 무척 많기 때문에 제각각 특성이 있다. 노션은 쉬운 것 중 가장 이쁘기 때문에 현재까지 성공 길을 달리고 있다. 마치 못생긴 애들 중 가장 잘생긴 애라고 하면 될까?

오해하지 말자. 노션은 이쁘다. 하지만 정말 잘 만든 파워포인트나 키노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웹 기반 데스크톱 앱은 뭐 이리 느린지, 아이패드 앱은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기도 하다.

부족함이 무척 많음에도 이토록 사랑받는 건 다시 말하지만, 쉬움과 이쁨의 줄타기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협업 도구는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돈이 모든 매력을 사는 건 아니다. ▲구글 드라이브 ▲매터모스트 ▲워드프레스 ▲노션 등 무료 도구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협업을 할 수 있다. 협업 도구를 적용하겠다며 무조건 돈을 쓰지는 말자.

다음 글에서는 CODEF에 노션을 도입하게 된 이유를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