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행복한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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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두현 (21세기북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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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 시기 – 2010년 10월

읽게 된 동기

1인당 100만원의 책값. 요즘 책값이 대략 1만2천원이라고 잡았을때 나는 올해 50권 정도의 책을 읽었으니 60만원의 책값을 지출한 것이다. 물론 도서관에서 빌려본 것이 태반이니 실제로 지출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읽은 50권의 책은 학생이기에 가능한 권수라 생각했다. 회사원이 100만원이 넘는 책값을 지출한다면 80권이 넘는 책을 읽는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꽤나 놀라운 결과였다. 그 이유가 궁금하여 읽기 시작했다.

책 리뷰

1997년 IMF. 중학생의 신분인 내게 IMF가 준 가장 큰 피해는 학원을 그만둔 것이다. 하지만 사실 학원을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였기에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그무렵 아버지의 자영업이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어머니가 취업을 하셨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을 하고 계신다.

imation 코리아는 1997년 문을 열자마자 IMF가 닥쳐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였다. 본사에서는 철수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특유의 리더십으로 IMF를 극복하고 본사로부터도 인정받는다.

독서 경영

책에서는 독서 경영 10계명을 언급한다. ‘넓은 숲을 거닐어라.’, ‘가로로 읽고 세로로 생각하라.’ 등이 그것인데, 이 10계명을 말하며 책은 이야기 형식으로 쓰여진다.

‘북 랠리’ 이장우 대표가 이메이션에서 추진한 행사인데 인기서적을 사와서 출근하는 순서대로 골라가는 형식의 행사이다. 책에 실린 사진을 보자면 사원들은 상당히 즐거운 표정으로 책을 골라간다.

또한 이장우 대표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책을 사고 싶으면 회사에서 돈을 받아가라고 이야기 한다. 강요도 아니고 독후감 따위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회사 자체의 독서 열풍에 힘입어 사원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고 그 결과 IMF를 무난히 극복하게 된다.

뼈를 깎는 성과물? 동기부여!

본문에서 뼈를 깎아 얻은 성과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럭저럭 도장을 다녔더니 태권도 3단을 땄다. 그럭저럭 학창기를 보냈더니 수도권 4년제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럭저럭 군 전역을 했고, 그럭저럭 3학년을 보내고 있다.

뒤돌아 보니 24년 평생 불타올랐던 적이 많지 않았다.

어제 여자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돈에 대한 압박감이 주를 이뤘는데 보듬어 주길 바랬던 여자친구에게 돌아온 대답은 ‘어리광 부리지 말아라’ 였다. 군에 다녀온 장남으로써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은 어설픈 어른 따라하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뭘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군에서의 경험과 짧은 사회 경험들을 돌아보자면 사람은 적당히 독해야 한다. 물러 터져서는 치열한 이세상 살아갈 수가 없다. 근데 나는 너무도 너무도 물러 터졌다.

이런 자극적인 책을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 아! 나는 할게 많아! 열심히 해야되! 라고 외치지만, 일주일 후면 어느새 원래의 상황으로 돌아가있다. 제대로된 계획과 목표가 없는 것도 문제다.

[열아홈살에 세운 인생 50년의 계획을 오차없이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회장의 말처럼 나 또한 이제는 계획을 가지고 달려야 할 때이다. 가끔은 내 자신이 한심하고 안타까워 보일때가 있다.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넌 참 갈대같은 남자야.’

남자다움 중에서 ‘뚝심’을 빼놓을 수 없는데 나는 왜이리 물러 터진걸까? 나름대로 리더를 자청하며 팀원을 이끌었을 때도 있었다. 그때는 너무 독단적이였다며 몇년 뒤 비난을 들었는데 왜이리도 겁이 많아 진걸까?

진정한 독서란? 삶이란?

문득 책을 읽다보니 ‘진정한 독서란 뭘까?’ 라고 생각했다.

도서고금을 통털은 지혜의 보고가 책이라는데, 나는 이 지혜의 보고를 내식대로만 해석하고 받아들인다. 내가 재미 없으면 아무리 좋은 책도 별로인 것이고 내가 좋으면 3류 소설도 베스트 소설인 것이다.

50권의 책을 읽으며 조금씩 독서를 잘하는 방법이 궁금해진다. 또한 책은 정말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더욱 강해진다. 스스로가 변화 되고 있음을 그리고 변화 되고 싶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학교, 성당, 집을 반복하는 내가 어제는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했다. 밤 11시 신촌의 밤거리를 지나가니 양 옆에서 삐끼들이 달겨들어 나이트한번 가자고 졸라댄다.

문득, ‘이사람들은 왜 살까? 이사람들은 재밌을까? 이런 삐끼 생활이? 나 보다 재밌지 않을까? 즐겁게 사는게 최고인데, 맞지 않는 틀에 억지로 변화되어 들어가는 것 보다 틀에서 벗어나 행복을 누리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일까? 저 사람들이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들인가?’

MMORPG 게임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자유도’ 이다. 얼마나 유저가 원하는 자유를 표현할 수 있느냐가 게임 프로그래밍에선 중요하다. 적당한 자유도는 게임을 즐겁게 하지만 결국 게임에서도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도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프로그래머가 짜 놓은 게임은 고수가 되기 위한 길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삶 또한 그렇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완벽한 자유도를 자랑하는 삶이라는 게임. 이 게임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유저가 결국에는 행복을 누릴 확률이 큰 게임이다. 돈을 꼭 벌어야 된다라고 인지한 뒤 태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아니 대놓고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하다고 광고한다.

이 자유도 넘치는 게임에서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한 길은 진정 정해져 있는 걸까? 아니면 아직도 찾지 못한 미개척지가 있는 걸까?

이과생인 내게 정답이 없는 것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컴퓨터가 발작을 일으킬 때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아주 명확하다. 하지만 삶은 두루뭉실하다. 이게 삶의 묘미라 생각되지만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참을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적당히’ 라는 것은 성공을 주지 않는다. 근데 나는 적당히 살고 있다. 적당히 깨어 있고 적당히 졸리면 자고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먹고.

열정만은 과하다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많은 책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연 300권의 책을 읽는다는 이장우 대표를 알게 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책 속의 좋은 글

– 남에게 받는 컨설팅보다 스스로 길을 찾는 공부가 더 중요하다.
– 열아홈살에 세운 인생 50년의 계획을 오차없이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어떤 사람의 인생에 무슨일이 일어나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가다. – 쇼펜하우어

책 총평

★★★★☆

이렇게 가슴 한구석을 강타하는 책은 참 매력적이다. 갈대 같은 내 마음을 심하게 흔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그 흔들림 속에서 즐거워 하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흔들림이 언젠가는 나를 강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무미건조함이란 남자답고 싶은 내게 치욕이다. 적당히 중간을 유지했으니 한번 극을 달려볼까 한다. 책과 함께.

Dragon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