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소리로말하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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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안 리즈 그로베티 (문학동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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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 시기 – 2010년 9월

읽게 된 동기

우정에 대한 소설. 두 남자가 어두운 뒷모습을 보이며 서있는 표지. 왜일까?

책 리뷰

멋진 언덕과 과수원이 어우러진 고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라고 소설이 시작된다.

주인공인 베냐민과 그의 친구 오스카. 베냐민의 아버지 하인츠과 오스카의 아버지 안톤. 각가의 두 사람은 서로가 둘도 없는 친구다. 오스카는 수학적 능력을 돕고 베냐민은 언어를 돕는다. 하인츠와 안톤은 술잔을 기울이며 시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른다.

서로가 있음에 행복하고 또한 살아있음을 느낀다. 너무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남자들의 우정.

히틀러.

히틀러는 유대인을 싫어했다. 안타깝게도 오스카와 오스카의 아버지 안톤은 유대인이였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오스카에게 이유없이 욕하고 차별한다. 주변의 아이들은 오스카를 때리고 괴롭힌다. 어느날 오스카는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되고 오스카의 아버지 안톤 또한 하인츠와 함께하지 못한다. 베냐민은 점점 주변이 뒤죽박죽이 되는 것을 발견한다.

높은 소리는 인종 편견을 퍼뜨리는 나치주의자들의 목소리고, 낮은 소리는 시대의 광기에 내몰려서도 인간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소리다.

안톤과 하인츠는 낮은 소리였다. 하인츠는 친구와의 우정과 가족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인츠에겐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자신의 삶의 이유였다. 도망쳐야 하는 안톤을 만난 하인츠는 안톤을 도와주고 싶어하지만 안톤은 그런 하인츠를 걱정한다. 그래서 안톤의 도움을 거절하고 안톤을 위험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나치즘이 이토록 안타까운 현실을 만들어 낸다.

나치즘 하면 학창시절 읽었던 안네의 읽기가 떠오른다. 안네 또한 나치들에게서 숨기 위해 방을 개조하고 수년간 숨어서 지낸다. 정확한 스토리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참고 참으면서 버틴 안네는 결국 세상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과연 진정한 친구란 뭘까? 올해 초 친구란 무엇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난 감추는 것 없고 누구보다 편하고 서로를 진정으로 위하는 것 등 친구로써 필요한 많은 요소 중 이걸 꼽고 싶다.

친구는 친구다. 즉, 있는 그대로의 친구를 자신의 친구로 받아들이는 것. 아무 이유 없이 친구라는 것 하나만으로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절정은 하인츠의 정원에서 안톤과 하인츠가 비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베냐민은 구석에 숨에서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의 대화를 엿듣고 안톤과 하인츠는 진정으로 서로를 위하는 우정을 보여준다.

결국 안톤과 오스카는 그곳을 떠나고 하인츠와 베냐민 또한 쫓기는 신세가 된다. 베냐민은 어른이 되서도 오스카를 잊지 못한다. 아버지 하인츠가 원한대로 시인은 되지 못하지만

[악의에 찬 쓴 말보다는 꿀처럼 달콤한 말을 나는, 언제나 좋아했다.]

라고 말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 속의 좋은 글

– 절망 desespoir 이란 단어에서 희망 espoir 만을 읽게.
– 가장 힘든건, 가장 힘든 건 말이지, 절대로 비겁해져서는 안 될 순간에 비겁해지지 않는 거야.

책 총평

★☆☆☆☆

그다지 많은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정에 대해 배신을 당한적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흐르니 아무런 느낌이 없다. 현재 우정에 대해서는 배신을 당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우정이던지 사랑이던지 이별은 너무도 가슴 아프다.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아닌 만큼 나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였으면 한다. 짧은 이야기지만 뒷 표지에는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감정이 메말랐을까? 나는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Dragon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