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게 된 동기 ]


 
STEW, 독서모임 시즌2 네번째 모임. 경제도서.
경제학 도서의 베스트셀러를 선택!
 

[ 한줄평 ]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면, 꼭 읽어야 할 책.
 

[ 서평 ]


 
정말 오랜만에 딱딱한 책을 읽었다. 책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들으면 굉장히 섭섭해 하겠지만, 이공계를 졸업하고 공대를 나와 개발자가 된 나로써는 경제학 도서를 읽으며 몇번이고 사전 검색을 했는지 모르겠다. 결국 중간 즈음부터는 ‘대충 이런 뜻인가보다~’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일찍이 경제학에 대한 관심은 있었다. 해외에 다녀오고 나서는 한국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내 관심은 딱 ‘책을 한 권 사서 책장에 꽂아 둔 정도’ 였다. 수많은 변명거리들이 나를 합리화 시켰다. 하지만 독서모임을 만드는 주최자이기에, 이번엔 읽을 수 밖에 없었다.
 

< 그대, 세상이 만만하던가? >

 
지난해 이맘때였다.
사표를 던졌다. 당시 투입 예정인 프로젝트도 있었고, 후배 개발자 교육도 진행하고 있었지만 내가 죽겠는걸 어쩌겠는가? 다행히, 후배 개발자는 업무 지시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프로젝트에서 내가 그리 큰 비중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아니었다. 사장님은 내게 마지막 프로젝트를 완수해주길 부탁했고, 프로젝트의 PM 은 어두운 표정으로 프로젝트 참가를 부탁했다. 아… 나만 생각했더라면 정말이지 그때 그냥 회사를 뛰쳐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비슷한 상황에서 선배가 뛰쳐나갔을 때 내가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고스란히 그 무게를 짊어 질 내 팀 동료들이 떠올라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마지막 프로젝트를 완수한 뒤 나는 지난 2015년 12월 말 퇴사했다.
 
그리고 나는 창업에 도전했다.
무서울게 없었다. 아니, 손해볼게 없다는 판단이었다. 비록 내가 전 회사에서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았고, 나름의 커리어와 실력도 만들었지만, 나는 더 큰 세상을 향해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혹, 내가 지더라도 그 경험은 정말 가치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 졌다.
정말 많은 문제점들이 파악되었지만, 딱 한마디로 내 문제점을 정의할 수 있다.
그래, 나는 돈을 버는 법을 몰랐다.
 
우습게도 내가 독립 후 자금난에 시달릴때마다 내게 손을 건낸건 전 회사였다.
3, 4 월에 짧게, 그리고 이번 달부터 5.5개월간 개발자로써 다시 전 회사 프로젝트에 투입되게 되었다.
 
손해볼게 없다고 생각했던 내 판단은 마냥 틀리지 않았다. 분명히 잃은 것 보다 얻은게 훨씬 많았기에.
다만, 조금 아플거라 생각했던 실패는 뼈가 부러지는 듯한 고통이었다.
작은 사무실을 얻고, 직원까지 뽑았던 나는… 그래, 돈을 벌 줄을 몰라서 실패했다.
 
그래, 돈… 우리는 어떻게 이 돈을 벌고, 쓰는 걸까?
 

< 중학교 사회시간. >

 
사회시간이었나?
WTO는 세계 무역 기구. WTO는 세계 무역 기구.
 
그래, 그렇게 배운 단어를 나는 ‘깜지’ 에 적곤 했던 것 같다.
그리곤 쪽지시험에서 틀린만큼 ‘단소’ 로 허벅지를 맞곤 했지.
 
내게 경제학은 딱 그정도였다.
 
머리 아팠다.
IMF가 어떻고, 개발도상국이 어떻고. 그냥 빨리 쉬는시간이나 왔으면…
 
아쉽게도 내 경제학 수준은 그 시기에 머물러 있었다.
나름 금융권 어플리케이션을 만든다는 개발자인데도, 경제, 금융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부끄럽게도 이 책을 펼칠때까지도 그랬다.
 
저자 장하준은 글을 참 잘썼다.
의문점을 제시하면 꼭 자신의 해답을 내놓았고, 그를 뒷받침 하는 근거도 역시나였다.
이런식의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딱딱한 학문을 가지고 말이다.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때문에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저자에 대한 신뢰가 자라났다.
이 사람 참 설명을 잘하더라.
 

< IT 보다는 세탁기?! >

 
열심히 읽기는 했지만, 사실 좀 쫓기며 읽었다.
오늘까지 서평을 써놔야 다음 주 독서모임이 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마음이 가지 않으면 머리에 내용이 주입되지 않는다.
한 페이지를 다 읽고 다음 페이지를 넘겼을 때 앞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그 현상 말이다.
 
글을 참 잘 쓰는 저자였지만, 내용도 참 알차게 채워 놓은 저자였지만,
딱딱한 분야라 생각했기에 마음에 와 닿지 않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중 IT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과연 정보 격차 해소가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일까?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한 대씩 마련해 주고, 시골 마을마다 인터넷 센터를 세워 주는 것이 도움은 될 터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물을 파 주고, 전기를 넣어 주며, 세탁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비록 고리타분해 보일지는 모르나 실제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에는 더 보탬이 되지 않을까?

 
이 무슨말인가?
아니, 지금 구글과 페이스북이 아프리카에 ‘와이파이 기구’ 를 띄우며 얼마나 극찬을 받았는데.
쓸데없는 짓이라니??
 

유엔개발프로그램 UNDP에 따르면 아직도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물을 긷기 위해 여자들이 매일 2시간을 소비한다고 하니, 수도가 절약해 준 시간은 엄청나다.

 
문득,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꼰대 문화’ 가 떠올랐다.
꼰대문화는 한 마디로 정의된다.
 
“내가 안물어 봤으면 가르치지 마.”
 
그렇다.
물어본걸 친절히 답해주면 ‘착한 아재’ 가 되고, 묻지도 않았는데 가르치려 들면 ‘꼰대’ 가 된다.
마치 아프리카 상황과 똑같지 않은가?
누가 와이파이를 설치해 달라고 했나? 당장 오늘 먹을게 없는데.
 

인구가 8만 5천명에 1인당 국민소득은 9000달러 정도인 세이셸처럼 매우 작고 관광 자원이 풍부한 나라를 제외하면 지구상에서 서비스 산업에 의존하여 (높은 수준은 말할 것도 없고) 괜찮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는 나라는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서비스’ 산업에 대해서도 과대평가 되고 있다 말한다.
우리는 물리적 삶을 살아가기에 제조업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식 경제라는 개념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우리는 결국 물질적인 존재로 아이디어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내가 창업하려 했던 아이템은 ‘지식서비스’ 분야에 포함되는 아이템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개발자고, 지식서비스 분야에 몸 담았기에 그 일을 하려고 했지. 헌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특히, 콘텐츠 분야에 지불이 굉장히 인색한 나라다.
당연하게 드라마와 예능을 토렌트로 다운 받아 보는 나라에서 어떻게 콘텐츠 사업을 편히 하겠는가?
 
문제는 내가 이 산업 자체가 굉장히 가치있고, 유망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내가 잘 만들기만 하면 돈은 따라오겠거니 하며 편히 마음을 가졌던게지.
사업을 하겠다는 녀석이, 관련 분야의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뛰어든 것이다.
 
세탁기보다 덜 중요한 일에 말이다.
 

<가장 큰 충격? 세상은 계획되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라는 영화가 있다.
톰 크루즈가 나오는 SF 영화인데, 해당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계속해서 하루 전으로 돌아가는 판타지다.
 
나는 이런 판타지 영화를 좋아한다. 이런류의 스토리 중 현재의 기억을 유지한 채 과거로 돌아가는 환생 판타지도 많다. 누구나 한번 쯤은 생각해보지 않는가?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초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로또 번호를 기억한 뒤 강남에 땅을 사겠지.
그렇게 계획 된 삶을 설계하며 부자가 될 상상을 가끔 하곤 한다.
 

정부는 국영 기업의 운영을 계획하는데, 이 말은 각국 자본주의 경제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직접 계획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무섭게도 이는 판타지가 아니다.
이미 엄청난 천재들이 세상을 설계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우리는 그 세상에서 아등바등 사는 것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두고 사람들은 ‘외계인’ 이라 부른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행동들로 엄청난 성과들을 내기 때문이란다. 앞날을 아는… 마치 미래에서 온 사람처럼 늘 최상의 선택을 한다고 한다.
 
이들은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당장 나 조차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이 세상을 설계한다?
 
그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딱, 아는 만큼만 보인다.>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와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이익관계, 친구관계, 연인관계 정말 많은 이해관계 사이에서 나는 스스로의 자아를 만들어갔다.
 
이제는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좀 더 본인이 편하겠다고 지각하는 친구. 뻔히 보이는데 거짓말 하는 상사. 갑질하는 꼰대.
보이지 않던 그들의 행동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전에 고려하지 않았던 선택지가 더 늘었다.
 
아… 내가 손해인데… 모른채 참아야 하나?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은 개인적 자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자기 나라의 경제 시스템과 선진국의 이민 정책 때문이다.

 
헬조선이다 뭐다 해도, 사실 우리나라는 경제 대국이다.
나만 해도 그렇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경제적 자립을 통해 그 누구도 내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
그래, 사회에서 나라는 사람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이런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참 많다고 한다.
나는 고등교육을 받았고, 고급 기술을 사용하며, 경제적으로 자립 한 뒤에는 자아현실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미래를 모른채 부모님의 밑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던게 불과 5년 전이다.
 

차를 빨리 몰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가 없다면 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도 심각한 사고를 낼까 두려워 시속 40~50킬로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다.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잠시 브레이크를 밟았다.
사실, 드리프트를 하기 위해 밟았는데, 어느 방향으로 틀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좌회전일까? 우회전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의 흐름을 ‘돈’ 의 구성을 ‘돈’ 의 역사를 모르면서 사업을 하겠다고 뛰쳐나간 내가 참 놀랍다.
경제학은 참 큰 학문이다. 비즈니스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지식인으로써의 상식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다 읽기는 했지만, 반이나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경제학 도서의 입문서로 강력추천하는 책이다.
 
이 책으로 인해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길 바란다.
 

[ 인상 깊은 문구 ]


  •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세상 중 가장 나은 세상이 아니다.
  • 경제학의 95퍼센트는 상식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 자유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시장에는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종의 규칙과 한계가 있다. 시장이 자유로워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는 여러 규제를 당연한 거으로 여겨 규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규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방법도 없다.
  • 이렇게 똑같은 시장을 놓고서도 각자 입장에 따라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다른 마당에, 그 시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환상이라는 이야기이다.
  • 이렇듯 다른 모든 가격에 영향을 주는 임금과 이자율이 상당 부분 정치적으로 결정된다면, 궁극적으로 모든 가격이 정치를 통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 우리는 어떤 규제 이면에 있는 도덕적 가치에 수긍하지 않을 때 그것을 규제라 여긴다.
  • 그 당시 (더 정확히 말하면 1905년) 미국은 제빵 노동자들의 하루 노동 시간을 10시간으로 제한한 뉴욕 주의 법에 대해 대법원이 우헌 판결을 내린 나라였다. “제빵 노동자들이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했다.”라는 근거로 말이다.
  • 그의 발언에서 나타나듯이 어떤 정책이 자유 시장 자본주의에 위배되지 않는 불가피한 국가 개입인지 아닌지는 견해 문제인 것이다.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규정된 자유 시장의 경계라는 것은 없다.
  • 시장은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 전문 경영인들과 주주들 간에 결성된 이 ‘비신성 동맹’은 기업의 기타 이해 당사자들을 착취한 자금으로 유지되었다.
  • 문제는 주주들이 기업의 법적 소유주이기는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러 이해 당사자 중에서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제일관심이 없는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 일본은 서로 우호적인 기업들 사이의 상호 출자를 통해 부동 주주들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 겨로가 이들 나라에서는 전문 경영인과 부동 주주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주주 가치 극대화 모델을 아무리 선호한다 해도 그를 위한 비신성 동맹을 결성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것은 가난한 계층의 국민들 때문이 아니라 부유한 계층의 국민들 때문이라는 말도 가능하다.
  • 유엔개발프로그램 UNDP에 따르면 아직도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물을 긷기 위해 여자들이 매일 2시간을 소비한다고 하니, 수도가 절약해 준 시간은 엄청나다.
  • 그러나 과연 정보 격차 해소가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일까?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한 대씩 마련해 주고, 시골 마을마다 인터넷 센터를 세워 주는 것이 도움은 될 터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물을 파 주고, 전기를 넣어 주며, 세탁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비록 고리타분해 보일지는 모르나 실제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에는 더 보탬이 되지 않을까?
  • 서비스의 교역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가. 세계 어느 곳으로든 운송 가능한 제조업 제품과는 달리 대부분의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소비자’가 같은 공간에 있어야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교역 가능성이 낮다.
  • 인구가 8만 5천명에 1인당 국민소득은 9000달러 정도인 세이셸처럼 매우 작고 관광 자원이 풍부한 나라를 제외하면 지구상에서 서비스 산업에 의존하여 (높은 수준은 말할 것도 없고) 괜찮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는 나라는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 누군가 나보다 50퍼센트 돈을 더 많이 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일하는 시간이 내 두 배라면 생활수준이 나보다 더 높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가 그렇다.
  • 그러나 소득 수준이 일정액을 넘어서고 나면 여가 시간이 대한 물질적 소비의 상대적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가 시간을 줄여 가며 돈을 더 벌기 위해 긴 시간 일하는 것은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 아프리카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성장을 못하는 것이라면 역사적으로 한 번도 성장한 적이 없어야 한다. 아프리카가 최근 들어 갑자기 적도 근처로 옮겨 갔다든지, 돌연한 지진 활동으로 몇 나라가 내륙 국가로 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결국 ‘더 좋다’는 정책, 즉 자유 시장 정책을 30년 동안 시행한 후 아프리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80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의미이다.
  • 한 가지 가능한 대답은 한국이 예외라는 설명일 것이다. 무슨 이유가 되었든 한국 정부 관료들이 예외적으로 유능해서 다른 나라 관리들은 모방할 수 없는 방법으로 유망주를 제대로 골랐다고 말이다. 이 이야기는 결국 우리 한국인들이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 다시 말해서 상당한 양의 물이 밑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복지 국가라는 이름의 전기펌프가 필요한 것이다.
  • 예를 들어 오늘날과 같은 불황기에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소득 재분배’이다.
  • 이들은 또 보수만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 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사업을 해 보는 꿈을 꾸기도 하고 티타임에 동료들과 잡담 삼아 이야기해 보기도 하지만 너무 어렵고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막상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는 아주 드물다. 그 결과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지닌 기업가적 비전을 실행에 옮기며 평생을 보낸다.
  • 그라민 은행은 초기에 적정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했지만 이것은 오로지 아무도 모르게 방글라데시 정부와 해외 원조 기관들에게서 보조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 다시 말해 마이크로크레디트 자금의 대부분은 원래 목표였던 가난한 사람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데 사용된 것이 아니라 소비에 사용된 셈이다.
  • 어떤 사람이 특정 사업으로 성공했다 해서 같은 사업을 하면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말이다.
  • 한걸음 더 나아가서 누구나 열심히 노력만 하면 성공적인 사업가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여기서 나온 발상이다.
  • 다른 무엇보다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처럼 특별한 인물들도 수없이 많은 제도적, 조직적 지원을 받지 않았으면 오늘날과 같은 업적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 다른 것도 아닌 자산가격결정에 대한 연구로 상을 받은 사람들마저 금융 시장을 읽어 내지 못하는 마당에 어떻게 ‘사람은 늘 자기에게 가장 이로운 최선의 선택을 하는 만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고 가정하는 경제 원리에 입각하여 세상을 운영할 수 있다는 말인가?
  • 사이먼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합리성을 극복하기 위해 규칙을 도입한다.
  • 정부가 기업이나 개인의 상황을 어떻게 당사자보다 더 잘 알 수 있겠는가.
  • 널리 인용되는 이 논문에서 프릿쳇 교수는 교육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경제 성장이 촉진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다.
  • 간단히 말하면 교육이 우리가 믿는 것보다 경제의 생산성 향상에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 사실 많은 업종에서 평범한 노동자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알아야 하는 지식의 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 이렇게 되면 앞으로 일하는 데에 하등의 쓸모가 없는 것을 배우면서 ‘시간 낭비’를 하게 되리라는 걸 잘 알면서도 대학을 가게 된다.
  • 이 나라들의 고등 교육 현실은 영화관에서 화면을 더 잘 보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 정부는 국영 기업의 운영을 계획하는데, 이 말은 각국 자본주의 경제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직접 계획한다는 의미이다.
  • 간단히 말해 사람들은 CEO가 ‘계획을 하는 사람’이기를 원한다.
  • 이 말은 아이들에게 공정한 기회 비슷한 것이라도 확보해 주려면 부모 소득을 최소한 어느 정도는 균등하게 맞춰 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 결국 부모 소득이라는 결과의 균등이 어느 정도 선까지 보장되지 않으면 가난한 사람들은 기회의 균등을 충분히 활용할 수가 없다.
  •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로 인해 이른바 ‘기적의 성장기’가 끝난 이후 한국은 온정주의적 정부 개입 정책을 포기하고 무한 경쟁을 강조하는 시장 자유주의를 채택했다.
  • 이렇게 여러 사례를 든 것은 한국 젊은이들의 예처럼 첫 번째 직업을 선택할 때나, 유럽과 비교한 미국 노동자들의 태도에서 본 것처럼 현재의 직업을 떠나야 할 때 사람들이 제2의, 혹은 제3, 제4의 기회가 생기리라는 것을 알면 좀 더 개방적인 자세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 차를 빨리 몰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가 없다면 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도 심각한 사고를 낼까 두려워 시속 40~50킬로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다.
  • 이렇듯 금융 부문은 건물과 기계 같은 비유동성 자산을 대출금, 주식 등의 유동성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기업이 성장하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에 한 가지 가능한 해석은 경제 정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학 전문 지식이 아니라 전반적인 지적 능력이라는 점이다.
  •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착한’ 일을 하게 하려면 금전적인 보상을 하거나 벌칙으로 위협해야 한다고 믿는다. 문제는 이런 믿음이 비대칭적으로 적용되어 부자는 더 많은 금전적 보상이 약속되어야 더 열심히 일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될 것을 두려워해야 더 열심히 일한다는 이상한 주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은 개인적 자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자기 나라의 경제 시스템과 선진국의 이민 정책 때문이다.
  • 지식 경제라는 개념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우리는 결국 물질적인 존재로 아이디어만 먹고 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