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프로그래머
카테고리 컴퓨터/IT
지은이 임백준 (한빛미디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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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두번째 서평입니다~

읽은시기 – 2009년 9월

읽게 된 동기

컴퓨터공학도에게 프로그래머란 단어는 참… 지겹도록 친근한 말이죠~ 사실 좀 전문적인 책을 빌리려 했는데 아직 IT 관련 서적들은 새로 생긴 도서관에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상당히 노란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왔고 장르도 생소한! 프로그래머 소설! 이런 소설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냉큼 빌렸습니다.

책 리뷰

컴퓨터학과를 2학년까지 다녔고 나름 열심히 했던 시기도 있었기에 전혀 이 책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헌데! 대부분의 내용을 못알아 먹었습니다. ㅠㅠ

이 책은 뉴욕을 배경으로 ‘영우’ 라는 30대 초반의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실무이야기’ 입니다. 네. 실무생활을 해보지 못한 저로써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였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했지만 ‘콜린’ 이라는 남자가 자신만 알아볼 수 있도록 암호같은 코드들을 작성하고 코드리뷰 등을 하지 않아서 동료들에게 미움을 사는 부분에서는 학교 교수님들의 말씀이 떠올랐지요. ‘누구나 알 수 있는 코드가 가장 좋은 코드’ 라는 말씀.

평소 자기계발 서적을 즐겨 읽는 저로썬 소설이란 장르는 참 오랜만이였습니다. (물론… 책을 엄청 자주 읽는것도 아니구요 ㅋㅋ) 책의 저자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에 비해서 ‘예술적’ 이고 ‘창조적’ 인 열정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잠시 머리를 식힐 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이랍니다. 임백준씨 성공하셨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약 10여명의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모두 프로그래머입니다. 정확히는 프로그래머였던 사람과 현재 프로그래머인 사람들이겠군요. 제가 많은 코드를 작성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는 크게 무리없이 수업을 따라갔었습니다. 때문에 실무에서의 코드들이 몇차례 실리는 것을 ‘전혀’ 해석하지 못할것이라곤… ㅠㅠ

영우가 속한 회사는 금융관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증권거래소에서의 직원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 이 회사는 꽤나 내공이 높은 프로그래머들이 많고 또한 영우도 좋은 프로그래머입니다. Java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런던의 증권거래소에서의 프로그램 버그를 고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서(시차 때문에) 정신없는 상태에서 왜 버그가 생겼나 생각을 하는 대목에선 제가 다 승질났습니다.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이런 일도 해야하는거구나… ㅠㅠ 물론 세상에 쉬운일이 어딧겠냐만은…

그리고 그 버그를 잡기위해 동료와의 선의의 경쟁을 할 때는 영우를 응원했지만 톰이라는 어리고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먼저 버그를 처리했을때 영우가 감탄을 하자 저 또한 그 어린친구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계속해서 전문적인 대화들이 오가서 문제가 해결됬다는 것에 기뻐한 것도 한 몫을… ㅋㅋ)

책 중간을 넘어서면 알렉스라는 사람이 리더로 있는 팀이 나오는데 상당히 자유분방한 팀입니다. 반바지나 청바지를 자유롭게 입고 출근하며, 슬리퍼를 끌고 다니고, 오후 4시가 되면 모두 같이 회사에서 게임을 하는 팀이죠. 물론 칼퇴근은 보장되구요. 이 팀이 영우네 회사로 인수되는데 팀내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지만 팀내 2인자, 3인자가 구글로의 이직 후 팀은 흔들리고 결국 무너집니다.

때문에 알렉스와 이브라는 프로그래머가 영우팀으로 소속되는데 영우는 흥분합니다. 알렉스라는 사람이 직접 짠 코드를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한거죠. 그만큼 알렉스는 명성이 있는 프로그래머였습니다. 헌데 알렉스는 듣기와는 다르게 리더쉽도 보이지 않았고 포스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말은 어눌했고 조용히 자신의 일만 했습니다. 주변의 모두는 알렉스에게 실망했고 또한 이브라는 사람이 그 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에 알렉스 팀 전체에게 실망합니다. 이브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며 코딩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프로그래머 였던것이지요.

그시점 영우는 런던으로 출장을 갑니다. 거기서 전직 프로그래머인 런던 채권거래 데스크를 이끄는 아하도 라는 브로커를 만나고 괴팍한 그와 힘겹게 친구가 됩니다. 영우는 아하도의 도움을 적절히 받아서 채권거래소에서의 자신의 업무를 시작합니다. 주변의 너무도 복잡한 환경에 어지러움을 느낄때 쯔음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버그가 발생합니다. 증권거래소는 초토화되고 아하도가 내려와서 당장 고치라고 말합니다.

버그가 난 코드를 영우가 발견했고 그 코드를 이브가 짰다는것에 절망하고 있을때 이메일이 한 통 도착합니다. 이브가 있던 팀의 리더였던 알렉스에게 말이죠. 알렉스는 영우에게 해결책을 알려줬습니다. 마치 축구에서 빽빽히 몰려있는 수비틈 사이로 골대가 보이는. 정말이지 그 길이 아니고는 골대에 도착할 수 없는. 그 길을 알렉스가 알려준 것입니다.

알렉스 덕분에 영우는 무사히 출장을 마치고 복귀했고 영우를 기다린것은 알렉스가 수정한 코드였습니다. 영우는 그 코드를 보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합니다. 너무도 완벽한 코드였던것이지요. 단순히 어눌했던 외적 모습을 보고 프로그래머를 판단했던 자신을 비판했습니다. 프로그래머는 코드로 말한다는 것을 잊었다는 자신에게 말이죠.

이러면서 소설은 끝이 납니다.

책 총평

★★★☆☆

재밌습니다. 물론 코딩을 조금 해본 대학생이거나 Java나 C를 대충은 알아야 전문적인 대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언어에 대해 뛰어난건 아닙니다 ㅡ,.ㅡ… 저도 이해를 ㅠㅠ)

이런 타입의 소설은 처음이였기에 신선했고 또한 흥미있는 내용들이였기에 별 3개를 줍니다. 책에서 한 파트가 끝날 때마다 명언들을 적어두었는데 그 중 맘에 드는 것들을 옮겨보겠습니다.

프로그래밍에서는 평균적인 수준의 노동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영감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프로그래머에게 자유는 생명이다.
-본문 중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가르치는 교육이 어떤 사람을 전문적인 프로그래머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붓질과 채색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어떤 사람을 전문적인 화가로 만들지 못하는 것과 같다.
-에릭 레이먼드

진짜 프로그래머는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추상적인 개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천공카드, 컴파일러, 그리고 한 잔의 맥주만 있으면 충분하다.
-미상

좋은 판단은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경험은 나쁜 판단에서 나온다.
-배리 르패트너

그렇게 비싸고, 그렇게 첨단인 물건이 어쩌면 그렇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수 있는지 하는 질문이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그랬는데 문득 컴퓨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똑똑한 일을 할 수 있는 바보 같은 기계이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바보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똑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 마디로 완벽한 궁합을 이루는 것이다.
-빌 바이어슨

한 순간의 통찰은 때로 인생 전체의 경험에 필적하기도 한다.
-올리버 웬델 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