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셉티드. 

다섯번도 더 본 영화다. 나는 본 영화는 다시 안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항상 생각나며, 내 안에 항상 머물러 있는 그런 영화다.

세상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있다. 코미디, 액션, 멜로 등. 하지만 내 가슴을 치는 영화의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웃기다, 즐겁다, 슬프다, 감동적이다. 

억셉티드는 유일하게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영화다.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일깨워주며, 가능성을 이야기 한다. 태어날때부터 정해지는건 없다.


억셉티드 (0000)

Accepted 
9.2
감독
스티브 핑크
출연
저스틴 롱, 요나 힐, 아담 허쉬만, 컬럼버스 숏, 마리아 테이어
정보
코미디 | 미국 | 90 분 | 0000-00-00
글쓴이 평점  






2006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않았다. 영화 다이하드4.0에 출연한 저스틴 롱이 억셉티드의 주인공인데 내 모습과 겹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우연한 시작

우연히. 정말 우연히 시작한 S.H.I.T. ‘거부’ 라는 단어에 지쳐 회피하였던 것이 바틀비에게는 생애 최고의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바틀비는 대학교를 가지 못한 상황에서 대학교를 만들어야 했다. 대학을 모르는 학생이 대학을 만든다? 이것은 정말 황당한 일이다.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것을 창조할 수 있겠는가?

바틀비는 근처 대학을 찾아가 대학을 알아보기로 했다. ‘대학이 어떤것인지만 알면돼!’ 라며 자신있게 출발한 바틀비는 ‘멘붕’이 된다…

최고의 교육기관 대학교를 보며 실망하는 바틀비. 어쩌면 바틀비가 대학교란 어떤 것인가!로부터 접근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 이게 대학이구나…’ 라며 대학을 4년동안 다닌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만 ‘대학이 뭐 이래?’ 라며 의문을 품는다. 모든 혁신은 문제를 발견하는데서 시작한다.

무엇을 배우고 싶나요?

억셉티드 속 명대사 중 둘째로 꼽자면 서러운 대사다. 20년동안 배움을 강요당해온 우리들에게 바틀비는 묻는다. ‘무엇을 배우고 싶나요?’ 

<억셉티드 개그캐릭터 ‘글렌’>

우리는 글렌처럼 반응할 수 밖에 없다. 멘토링 커뮤니티 Stew 제 1회 세미나에서 나는 멘티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은 왜 지금 여기에 앉아 계십니까?’ 세미나를 한다고 20여명의 사람을 불러모은 주최자가 할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당신이 아무생각 없이 앉아 있다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20대의 중간을 지나 직장에 들어가면 직장에서도 그저 시키는 일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너는 무슨 일을 하고 싶니?’ 라는 질문을 해도 똑같이 ‘그걸 왜 저한테 물어봐요?’ 라고 할거다. 결국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 될 뿐.

바틀비는 요리를 하고 싶다는 학생의 등록금은 요리시설에, 운동을 하고 싶다는 학생은 운동시설에 돈을 투자하여 학교시 설을 꾸민다. 이것이야 말로 형평성에 맞는 투자가 아닐까? 

진정한 교육!

진정한 교육을 뭐라고 생각하는가? 대학을 인정하는데 영화속에서는 시설, 커리큘럼, 교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어떠한 제도가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분명 문제 제기가 가능한 세가지다.

교육을 하는데 “필요한건 오로지 자신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20살의 청년이 저런 이야기를 한다니, 너무나 멋진 캐릭터가 아닌가!

“나는 가능성을 믿고 우리의 가능성을 믿는다. 때문에 당신들이 우리를 어떻게 판단하던지 상관없다.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우리는 당신들이 뭐라고 하던 끊임없이 배울 것이고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멘토링 커뮤니티 Stew는 개인의 P(잠재력)A(능력)V(가치) 를 존중한다. 이중 잠재력 즉 가능성이 가장 첫번째인 이유는 단연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모든것을 갖추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원회에서 주장을 펼치던 바틀비는 위원장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한다. “처음부터 장래희망이 교육 위원이셨나요? 정말 그러셨나요?” 

당신의 어렸을적 장래희망은 무엇이었는가? 큰~ 집을 지어서 모든 식구가 한 집에서 살고 싶었고, 로봇을 만들어서 우리 엄마를 편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던 꼬마시절이 기억난다. 위원장도 마찬가지였을까? 회의가 끝난 후 바틀비에게 달려가 한마디를 한다. “트럼본” 트럼본이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저 위원장에게서 소년의 냄새가 난다.

너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너무너무 흐뭇해지는 영화다. 많은 교육자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바틀비처럼 힘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저 위원장은 바틀비라는 20살 청년의 주장에 아주 잠시라도 20살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열정을 자극시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은 곧바로 내 꿈리스트에 추가 될 것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정말 조금이라도 누군가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것 만큼 가치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억셉티드. 나의 열정에 또다시 불을 지핀 영화. 단연… 별 5개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