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009시즌이 끝난지도 어느덧 한달이 훌쩍 넘었다. 리그 휴식기가 시작되고 Dragon이 좋아하는 이적시장이 열렸다. 한 시즌을 보내고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각 구단의 운영진들과 감독 코치들은 시즌보다 더욱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물론 스카우터들은 가장 바쁠 시기라고 생각된다.
<K리그 2009시즌 전북 우승><전북공식홈페이지>
K리그 2009시즌은 전북의 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전북의 이동국은 드디어 명성에 걸맞는 타이틀을 얻었다.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고 전북 또한 창단 이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당연하다. 2009시즌 전북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주었다. 전북 화력의 선봉에 섰던 이동국은 득점왕 타이틀을 얻었고 루이스는 도움왕 타이틀을 얻었다. 최강희 감독은 당연히 올해의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의 베스트 11에 김상식, 에닝요, 최태욱, 그리고 이동국이 뽑혔다. 이동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올해의 MVP,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를 모조리 싹쓸이 하며 개인타이틀로 4관왕을 이뤘다. 말 그대로 올해의 이동국은 최고였다. 마지막으로 전북은 당연하다는 듯이 올해의 베스트 팀으로 뽑히며 깔끔히 2009시즌을 마감했다.
전북이 절반의 타이틀을 가져갔지만 그렇다고 2009년이 꼭 전북만 날아오른것은 아니다. 창단 첫 해 ‘괴물’ 김영후를 앞세워 기존의 강팀들을 떨게 했던 강원FC, 전반기를 2실점으로 마감하며 최고의 방어력을 보여줬던 인천, 시즌 초반 ‘K리그 최고의 드리블러’ 최성국을 앞세워 선두를 달렸던 광주상무, 이미 대한민국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마리 용(이청용, 기성용)을 키워냈던 귀네슈의 FC서울 등. 2009년은 분명 전북만의 시즌은 아니였다.
물론 모든 구단의 선수들이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항상 노력했고 또한 멋진 경기들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09시즌은 대한민국 축구에서 단지 K리그만으로 설명하기엔 너무도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
<포항 AFC챔피언스리그 우승><포항공식홈페이지>
포항의 AFC챔피언스리그 우승. 2009시즌 아시아 최고의 타이틀을 획득한것이다. 그리고 FIFA클럽월드컵에서의 2승 1패로 3위 마감. 비록 가장 중요한 K리그 타이틀은 전북이 가져갔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클럽월드컵에서의 선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또한 2009년 6월 포항은 이달의 클럽으로 되었으며, 결정적으로 포항은 ‘스틸러스 웨이 선언문’을 발표한다.
‘스틸러스 웨이’ 란 경기시간을 5분 이상 늘리고, 깨끗한 경기 매너를 약속하며, 심판의 결정에 따르고, 포항 선수로써의 자부심을 갖겠다는 내용이다. Dragon은 이 발표를 봤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 Dragon은 2008시즌 챔피언 수원의 팬이였기 때문이다. Dragon은 오직 수원의 승리를 위해 응원했었다. 하지만 수원에게 받은 엄청난 실망감에 K리그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때 포항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
대머리에 튼실해보이는 흑인 한 명이 엄청난 드리블을 보여주었다. 오른쪽 측면을 장악하는 작은 거인이 눈에 들어왔다.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아저씨가 보였다. 헤딩 골은 절대 먹히지 않을 것 같은 벽이 골문 앞에 두 개나 펼쳐져 있었다. 왼쪽, 오른쪽을 오가며 경기 스피드를 정신없게 만드는 날쌘돌이도 보였다. 도대체가 연습경기인지 왜 상대팀은 공을 빼앗지 않는걸까? 라는 의문이 들을 정도로 여유로운 중앙에서의 스피디한 패스 플레이를 보고는 와! 이게 대한민국 클럽인가? 너희가 포항인가? 정녕. 너희가 포항이더냐? 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그렇다.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K리그 팬이라면 알만한 선수들이다. 데닐손, 스테보, 노병준, 김기동, 김태수, 김재성, 김형일, 황재원, 최효진, 김정겸, 신화용. Dragon이 가장 좋아하는 포항의 베스트11 이다. 4-3-3 포메이션. 노병준이 스피드로 휘젓고 데닐손이 파워로 부순다. 그리고 스테보가 내리꽂는다. 김재성이 뒤에서 패스를 뿌려주고 그 뒤를 김태수가 받쳐준다. 김기동이 경기를 조율하며 최효진이 오른쪽에서 지원사격을 한다. 오른쪽이 강하다고 왼쪽이 약한건 아니다. 언제든 왼쪽에선 김정겸이 기다리고 있다. 김형일과 황재원이 있다면 후방은 든든하다 최후방은 신화용이 있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황진성, 신형민, 유창현. 이들은 후보가 아니다. 포항은 로테이션체제로 시즌을 보냈다. 물론 Dragon도 모든 포항의 선수들의 능력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분명 모든 선수들이 매력적인 선수들이고 항상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이런 포항을 완벽하게 조합하는 단 한사람이 있다. ‘마법사’ 파리아스 감독. 과연 아시아 최강이라 불릴만한 팀이다.
<노병준><포항공식홈페이지>
아! 정말 그렇게 포항이 대단했던가? 이번 시즌 2010년 포항을 지켜보겠다!!! 아쉽다. 그럴 수 없다. 어쩌면 보는 이로 하여금 다시는 응원할 맛이 안나게 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포항. 엄청나게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
데닐손, 스테보의 우즈베키스탄의 분요드코르 이적. 최효진 FC서울 이적. 김지혁 광주상무 입대. 남궁도 성남 이적. 김명중 전남 이적. 고슬기 울산 이적.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파리아스 감독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 감독으로 선임.
무너진다. 이대로면 무너진다. 포항이 이토록 2009년의 멤버를 보내고 영입한 선수는 모따와 안태은. 물론 두 선수 모두 좋은 선수들이지만 과연 얼마나 빠르게 팀에 녹아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08시즌 챔피언 수원의 2009시즌을 임하는 자세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무너지는건 당연하다.
2009시즌 27경기 7골 5도움. 올해 나이 31살. 노병준이다. 유창현(11골) 데닐손(10골), 스테보(8골)에 이어 7골이다. 여기서 데닐손과 스테보가 떠났으니 이제 2009시즌 주축 공격수는 유창현과 노병준 두 명만 남았다. 공격자원은 모따만 영입됬다.
모따는 돌발행동과 감독과의 불화로 성남에서 떠난 선수다. 실력은 있을지 모르나 이런 선수를 팀워크가 무너진 상황에 영입한다는건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도박이다. 여기에 노병준은 대놓고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까지 왔다.
잡아야 한다.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병제한이 있는 K리그에서 비싼 용병은 데려오면서 실력이 검증된(노병준은 현 국가대표다) 선수를 왜 잡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병준은 왼쪽 오른쪽 중앙 모두 뛸 수 있는 빠르고 테크닉이 좋은 공격자원이다. 그리고 상당히 많이 뛰는 선수다. 결정적으로 노병준은 포항에 감사하고 포항을 위해 뛰고 싶다고 한다. 팬들은 노병준을 원한다. 도대체 왜 잡지 않는가?
<포항팬><포항공식홈페이지>
클럽월드컵에 진출한다는 기사를 읽었을때 Dragon은 흥분되었다. 메시와 앙리가 있는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을 머릿속에 그리게 되었다. 바르셀로나가 어떤 팀이던가? 친구들과 컴퓨터게임을 할 때 사기팀이라 불리며 자칫하다가는 10년 우정까지 깨질 수 있는 방법이 바르셀로나를 고르는 것이다.(살짝 오바해봤다…ㅋ)
세계적인 클럽과의 경기는 승패를 떠나서 우리나라 클럽에 대해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이벤트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도 충분히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아쉽다. 포항은 선전했지만 3위로 마감하면서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는 다음으로 미뤄야했다.(바르셀로나는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했다.) Dragon은 분명 다음 해에는 유럽챔피언과 포항이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응원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포항 팬들 또한 같은 생각이였을 것이다.
2009시즌 K리그 팬들 중 가장 환호했던 구단의 팬을 꼽으라면 포항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포항과 사랑에 빠졌을것이다.
그렇다. 잡아라. 노병준을 잡아라. 노병준이 보여줄 것이다. Dragon은 믿는다. 2009시즌 AFC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 노병준을 믿는다. 그리고 내보낸 만큼의 영입을 해줘야한다. 포항은 더이상 중위권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한 번 맛본 마시멜로의 달콤함은 쉽게 잊을수가 없는 법이다.
응원하겠다. 포항. 그대들의 스틸웨이를.
응원하겠다. 포항. 그대들의 열정을.
응원하겠다. 포항. 그대들을.
Dragon 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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