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을 꾸준히 읽은 지도 어느새 4년째다. 연 4권 정도를 읽는데, 이 잡지에만 연간 10만 원 가까이 투자하는 셈이다.

물론 10만 원이 아깝진 않다. STEW 경영소모임을 운영하는 뼈대가 되는 잡지이고, 덕분에 여러 멤버와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만족스럽다. 또한, 개발을 주 업으로 삼는 내게 시야를 넓히기에 적절한 잡지다. 다만, 아쉬움은 있다.

언젠가부터 HBR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크게 3가지가 불만인데, 들어줄 리 없지만 내 블로그에 작은 불만을 토로한다.

HBR은 분명 매력 있는 잡지고, 내게 꽤 중요한 잡지다. 내가 갖는 3가지 불만을 해결한다면, 적어도 나와 유사한 패턴의 독자는 반기지 않을까?

불만1. 제목과 주제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호 <경영진이 만드는 애자일 리더팀>은 구매하는 순간 아차 싶었다. 도대체 언제적 애자일인가.

애자일은 무려 2001년 애자일 선언문에서 발표된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이다. 이때 발표된 애자일을 무려 2020년에 잡지 제목으로 골랐다. 20년 된 개념을 주제로 뽑는 것은 뭔가 대단한 원모어띵을 제시해야 할게 아닌가? 근데 없다. 도대체 HBR 본사는 이걸 왜 글로벌 주제로 잡았으며, 동아는 왜 이 주제를 그대로 가져왔을까? 신간 잡지가 선택한 행보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애자일 얘기도 별로 담지 않았단 거다. 62p~71p 이게 HBR 원문이다. 72p~75p는 한국인 에디터가 썼다. 솔직히 짜증 날 정도의 제목이다. 이게 무슨 애자일인가? 다른 좋은 아티클도 많이 써놓고 왜 스스로 점수를 깎는지 모르겠다. 애자일 관련 페이지는 15p다.

과감히 제목을 정했으면, 주제가 제목을 따라가야 할 것이 아닌가? 애자일이 잘 팔리는 주제라고 생각했다면 그걸 믿고 더 내용을 풀던가, 아니면 제목을 바꿨어야지. 경험상 모두가 애자일이란 제목을 원하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서 더 불만이다. 특정 몇몇 인물이 제목을 좌우할 정도라면, HBR 명성은 여기까진가 싶다.

불만2. 어처구니 없는 광고

잡지가 광고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해한다. 나 역시 잡지 기자였기에 충분히 이해한다. 수익을 위해 세미나를 운영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런데 이 광고는 이해할 수 없다.

누구 맘대로 2016년 당시 애자일이 국내에 생소했나?

구글에 간단히 검색만 해봐도 나온다. 2001년부터 2016년 사이 ‘애자일’로 검색한 기사를 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S7에 애자일 개발 방법론을 도입하고(2015년) ▲삼성전자가 애자일 프로세스를 확대한다(2016년) ▲SKT는 티몬 애자일 주역 30대 임원을 영입했고(2015년) ▲쿠팡 역시 애자일 도입에 관한 기사를 냈다(2015년) 이미 대기업들이 도입할 정도인데, 무슨 2016년에 애자일이 국내에 생소했나?

심지어 한국엔 애자일로 유명한 인물도 있다. 김창준 애자일컨설팅 대표는 2009년부터 애자일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 에디터는 2019년 <네이키드 애자일>이란 애자일 책을 낼 정도면, 김창준 대표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누구 맘대로 애자일 방법론을 2016년에 처음 소개했나?

나 역시 2014년 즘 회사에 애자일 방법론을 제안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내 회사는 SI였고, 그게 몇 맨먼스(M/M)를 아낄 수 있느냐는 말에 제안을 거둔 기억이 있다. 2016년에 처음 소개했다는 문구는 생각할수록 황당하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번호 제목에 묻어가려는 광고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충분히 가치 있는 아티클도 많은데, 굳이 이런 광고로 HBR 명성을 깎는 건 아쉬울 따름이다.

불만3. 페미니즘

언젠가부터 HBR에 페미니즘 내용이 빠지지 않는다. 나는 전체 커리어에서 여성과 더 많이 일을 한 남성 개발자다. 이는 흔치 않은 커리어다. 때문에 나는 여성과 일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몇몇 일하기 힘든 여성 개발자를 만났지만, 나는 그게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캐릭터 때문임을 이해한다.

내가 불만인 것은, 왜 경영 잡지에 페미니즘 콘텐츠가 매번 자리 잡는가 하는 문제다. 심지어 이번 호에는 페미니즘 내용이 37p~60p까지 할애됐다. 심지어 스포트라이트(Spotlight)다. 기억나는가? 제목인 애자일 관련 내용은 15p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25p다. 이게 페미니즘 잡지인가? 경영 잡지인가?

경영에 있어서 페미니즘이 주요 주제가 되는 시점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 나 역시 주변 지인들의 성차별을 들어봤고, 종종 내가 하는 행동이 성차별적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듣고 고친 바 있다.

하지만, 이 주제가 경영 잡지에서 반복해서 할애될 분량인지는 모르겠다. 참고로 HBR 이번호는 분량은 212p다. 광고 등을 무시해도 페미니즘 분량은 10%가 넘는다. 다시 묻는다. 이게 페미니즘 잡지인가? 경영 잡지인가?

그럼에도 HBR

HBR을 4년째 꾸준히 읽는 애독자로서 위 3개 불만은 개선해줬으면 한다. 위 불만이 있음에도 HBR을 계속 구매하는 것을 봐도 알겠지만, 난 HBR이 좋다.

나는 HBR을 읽어서 얻는 정보도 많고, HBR 덕분에 만나는 사람도 많다.

B Coperation. 사회환경적 성과를 공식적으로 검증받고, 투명성 및 책무성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하여 사회적 이익과 재무적 이익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업을 이른다.

B Coperation은 온전히 HBR 덕분에 알게 됐다. IT 기업에는 흔치 않은 용어이고, 앞으로도 업무에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더 중요해질 용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여러 종류의 자산에 자본을 투자한다. 자본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보면 먼저 현금, 혹은 즉시 매도가능한 증권처럼 현금화하기 쉬운 ‘자유로운 자본’이 있다. 이런 유형의 자산은 재무제포상에 현재 시장가치로 평가돼 있으며, 여기엔 미래에 창출할 모든 가치도 포함된다.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쉽게 바꿀 수 없는 ‘묶인 자본’이 있다. 묶인 자본은 제조설비, 유통만, 소프트웨어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브랜드나 특허도 묶인 자본이다. 이런 유형의 자산은 적정한 시장가치가 없으면 최초 투자금액(구입금액)에서 감가상각을 반영한 가치로 기록된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런 자산에 주로 투자한다. 기업은 이런 자산들을 활용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러면서 가치를 창출한다.

자본에 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HBR은 내게 익숙지 않은 경영 분야 용어를 잘 모아둔 곳이다. 몇몇 키워드만 캐낼 수 있어도 내겐 이득이다. 키워드를 알면 추후 관심이 생기면 더 알아보면 되지만, 키워드를 모르면 전혀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HBR을 정독한다. 대부분 책을 정독하긴 하지만, 정독하지 않을 책은 읽지도 않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문에 HBR은 내게 늘 정독할 가치가 있는 잡지로 제공되면 좋겠다.

레벨1. COS는 일반적으로 비서 역할에서 승진한 경우다. CEO가 시간을 관리하고 최우선 이슈에 집중하도록 뒷받침하는 일 외에도, 수전은 CFO와 인사책임자를 위해 특별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사전 작업을 준비하고, 팔로업을 진행하며, 이사회 회의에도 대부분 참석한다.

레벨2. 그레그는 전형적인 레벨2 COS다. 명문대에서 MBA와 박사학위를 따고 전략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하다, 바이오 분야 대기업의 COS로 합류했다. 그레그는 사업개발 및 연구개발 부서의 책임자들과 긴밀히 협업하며 제휴와 인수 프로젝트에 관여한다. 최고 인사책임자와 인재 확보 전략을 논의하기도 한다. 그는 생명과학 분야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학계 연구와 의료 발전, 경쟁사 활동 같이 회사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더불어, 회사의 최신 제품 승인과 관련해 규제 담당 관청과 연락하며 대관 업무에 참여한다.

레벨3. COS는 획기적인 전략, 운영, 조직문화 변화가 필요한 크고 복잡한 조직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새롭게 CEO 자리를 맡은 리더에게 필요하다. 이 역할은 정부와 군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참모와 가장 가깝다.

COS(Chief of Staff)처럼 내가 단기간에 업무상 만나지 못할 포지션을 알게 되는 것도 흥미롭다. 언젠가 이 포지션을 만나게 됐을 때 나는 잡지 속 주인공을 만나게 되는 느낌일 것이다.

어쨌든, 위 3가지 불만이 빠르게 해소될 거라 생각진 않지만, HBR이 예전처럼 권위 있는 경영 잡지로 돌아오면 좋겠다. 애독자로서 기다린다.

한줄평

개발자인 내겐, 소소한 일탈.

읽게 된 동기

STEW 경영소모임 2분기 도서

인상 깊은 문구

  • 극한 감정, 특히 분노, 두려움, 불안, 혐오 등 ‘강렬한 흥분을 일으키는’ 감정이 담긴 게시물은 다른 게시물보다 더 널리 유포되는 경향이 있었다.
  • 질 좋은 비기만적인 모조품 앱의 다운로드가 10% 증가할 때마다 진품 앱의 다운로드는 거의 5% 감소했다. 하지만 질 낮고 기만적인 모조품의 다운로드가 10% 증가할 때마다 진품의 다운로드는 거의 9% 증가했다.
  • 실패가 너무 커서 쉽사리 무시하기 힘들면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여 학습합니다. 심리학에 ‘혐오학습’이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컨대 독을 먹거나, 쇼크를 받거나, 다른 고통스러운 실패를 경험한 실험실 쥐들은 이 경험을 통해 뭔가를 배웁니다. 한계점을 넘은 실패에서는 사람들이 배움을 얻지만, 일상적으로 겪는 실패는 대부분 쓸모가 없습니다.
  • B Coperation. 사회환경적 성과를 공식적으로 검증받고, 투명성 및 책무성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하여 사회적 이익과 재무적 이익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업을 이른다.
  • 나는 2004년 합류했는데 이듬해에 조합이 손해를 봤다. 농부들에게도 힘든 한 해였다. 만약 내가 전에 일하던 IBM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경영진은 수천 명의 사람들을 내보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캐봇의 소유주인 농부들이 연례 회의에서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결코 잊지 못한다. 한 사람이 물었다. “생산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떤 심정인가요? 우리는 그들이 열심히 일해온 것을 알고 있거든요.” 직원을 줄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회의가 끝날 때 경영진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 스스로 애자일을 도입했다고 주장하는 기업 중 상당수는 사무실을 공용좌석제로 바꾸고, 벽면에 스크럼보드를 설치하고 매일 아침 이 보드 앞에 모여서 10분 정도 스탠드업 미팅을 한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 중 상당수는 애자일 조직을 흉내 낸 전통 조직에 불과하다. 애자일의 본질인 문화와 철학의 이식 없이 겉모습만 흉내 냈기 때문이다.
  • 특이한 점이 있다. 이렇게 애자일 조직문화 이식에 힘쓴 나델라지만 조직구조만큼은 특이하게도 제품 및 서비스 중심의 매트릭스 조직에서 전통 조직구조인 기능 중심 구조로 바꿨다. 오히려 애자일에 가까운 매트릭스 조직을 버리고 기능 중심 구조로 회귀한 것.
  • MS는 조금 더 애자일해지기 위해 역설적으로 전통 조직구조를 활용해 조직에 새롭고 강력한 가치관을 이식하는 조직 통합을 꾀했다. 초반에 기능중심 구조를 통해 CEO의 의중을 조직에 확실히 뿌리 내린 이후 다시 매트릭스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혼란 없이 애자일 철학을 조직에 뿌리 내리게 하는 방법이라고 나델라는 믿은 것이다.
  • 애자일 리더팀은 회사 전체의 전략 즉 ‘What’을 고민하는 팀이다. “우리 조직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게 애자일 리더팀의 역할이다. 이에 반에 애자일 팀은 ‘How’를 고민한다. 리더팀이 정한 전략 방향과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느냐를 고민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애자일 팀의 역할이다.
  • 빌려오기 전략은 전통적인 차별화 개념과 명백히 배치된다. 기존 전략담다자라면 차별화 전략이란 너도나도 같은 제품으로 가격 경쟁만 하는 상황을 피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신규 시장 초반에는 아니다. 차별화 시도로 외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수 있다.
  • 확실히, 빌려오기 전략을 통해 최적의 비즈니스모델 구축을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당장 쓸 만한 제품, 서비스를 보다 빨리 저렴하게 선보일 수는 있다. 다른 기업을 내가 이겨야 할 상대로 보는 게 아니라, 배울 게 있는 아이디어를 갖춘 동료, 우리 회사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 절감한 비용과 시간 덕분에 비즈니스모델의 다른 요소에 투자하고 여러 가설을 테스트할 여유가 생긴다.
  • 디지털결제 시장 초기의 페이팔과 당시 경쟁업체 사례를 보자. 이머니메일과 빌포인트 모두 금융사기에 대응한다며 기존 은행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또한, 시장도 제한적으로 진출했다. 영업한지 1년이 지나기 전, 이머니메일은 뱅크원 회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했다.
  • 페이팔은 이와 다른 길을 택했다. ‘누구에게나 열린 자체 웹 기반 모델’이라는 하나의 템플릿에 끝까지 집중했다. 그리고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엄격한 보안 시스템보다 사용편의성 측면에 더 큰 점수를 준다는 점을 파악했다. ‘와이어드’에서 보도한 것처럼, 페이팔은 금융사기에 따른 손실비용을 마치 R&D 비용처럼 여겼다. 페이팔은 고객에게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한편, 사기 수법을 분석해 자사만의 해결책을 짜냈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그림 파일화 된 코드를 빈칸에 입력해 인증하는 방식이다.
  •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언젠가 그들이 뛰놀던 시장이 신규 시장이 아니라 기존 시장이 되는 시점이 온다. 그 시기가 바로 전통적 전략의 법칙을 끌어오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때다. 오래오래 시장의 승자로 남고 싶다면 차별화의 동력을 하나 이상 갖춰야 한다.
  • 기업은 여러 종류의 자산에 자본을 투자한다. 자본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보면 먼저 현금, 혹은 즉시 매도가능한 증권처럼 현금화하기 쉬운 ‘자유로운 자본’이 있다. 이런 유형의 자산은 재무제포상에 현재 시장가치로 평가돼 있으며, 여기엔 미래에 창출할 모든 가치도 포함된다.
  •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쉽게 바꿀 수 없는 ‘묶인 자본’이 있다. 묶인 자본은 제조설비, 유통만, 소프트웨어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브랜드나 특허도 묶인 자본이다. 이런 유형의 자산은 적정한 시장가치가 없으면 최초 투자금액(구입금액)에서 감가상각을 반영한 가치로 기록된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런 자산에 주로 투자한다. 기업은 이런 자산들을 활용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러면서 가치를 창출한다.
  • 궁극적으로 경영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전환이 용이하지 않은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유로운 자본’을 ‘묶인 형태의 자본’으로 전환해야만 기업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 의약품과 의료기기, 각종 소비재를 판매하는 존슨앤드존슨은 2018년 매출 816억 달러, 순이익(세후 현금흐름) 1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수익을 내기 위해 존슨앤드존슨은 평균 891억 달러의 자본을 투자했다. 즉 존슨앤드존슨은 투자자본 대비 17%의 현금수익을 올린 것이다. 꽤 건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치다. 그리고 외부 평가기관에 따르면 동일기간 동안 존슨앤드존슨의 자본조달비용은 약 6%였다. 그러므로 존슨앤드존슨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능력은 약 11%p가 된다.
  • 그러므로, 반복해 말하지만, 기업이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순간 그 기업이 미래에 창출하거나 파괴할 가치에 대한 기대치가 형성되며, 이는 자본의 가치에 즉시 반영돼야 한다.
  • 삼성그룹은 그룹 내 핵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계열사 4개를 한화에 약 2조 원에 매각했고, 한화그룹은 기존의 비즈니스와 시너지 있는 기업을 인수한다는 명분이 있어 거래가 성사됐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한화가 인수했던 삼성 계열사들은 2014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8배 상승하면서 한화그룹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 혹자는 이 결과를 보고, 미래가치를 바탕으로 과감한 승부를 건 한화그룹의 승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과연 이런 평가는 옳은 것일까? 마틴 교수의 의견에 따르면 그렇게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 기업 경영에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 물론 과감한 베팅으로 삼성계열사를 인수해서 8배나 성장시킨 한화그룹은 M&A의 승자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삼성그룹도 2조 원이라는 매각대금을 반도체 같은 핵심산업에 투자하면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수행했고, 현재는 업계 경쟁자들과의 ‘초격차’를 실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두그룹에 속하는 기업이 됐다.
  • 삼성그룹도 자신들이 매각한 계열사의 미래가치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선택과 집중이 적절한 전략이라고 판단해서 매각을 단행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화그룹뿐만 아니라 삼성그룹도 그런 의미에서 M&A의 승자라고 볼 수 있다.
  • 현금흐름 할인법은 쉽게 이야기하면 미래에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추정한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의 합을 기업 가치로 보는 방식이다.
  • 상대가치 평가법은 동종업계에 있는 유사기업의 기업가치와 비교해, 평가하고자 하는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 미래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여러 방식이 있고 사실 정해진 방식이란 없다. 그리고 언급한 대로 현금흐름 할인법은 많은 추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항상 정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상대가치 평가법도 과거의 재무정보에 곱하는 배수를 조정해 평가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하려고 노력하지만, 배수를 얼마나 조정할지에 대해서는 결국 판단의 문제가 개입하게 된다. 즉, 정석적 평가를 해야 하고, 그 정성적 평가는 M&A 당사자의 소위 말하는 동물적 감각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 한앤컴퍼니는 2013년 약 1000억 원에 웅진식품을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을 통해 대영식품, 동부팜가야 등을 추가로 인수했고, 이에 따라 제품 포트폴리오가 기존의 ‘아침햇살’, ‘초록매실’에서 ‘가야토마토농장’ 같은 음료는 물론 제과부문까지 확대됐다. 이뿐만 아니라 인수한 기업들의 유통망을 서로 활용할 수 있게 됐고, 물류를 포함한 오퍼레이션에서의 업무 효율성 개선 등을 통해 기업가치는 크게 증가했다. 한앤컴퍼니는 결국 2018년 말 웅진식품을 약 2600억 원이라는 높은 금액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 재고목록 데이터 오류, 배송 누락, 이중 결제와 같은 실행상의 오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건 불가능할 때가 많다. 사후에 문제를 발견한다해도 당장 확보할 수 있는 장부 기입내역과 문서에 기록된 활동을 추적해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집어내고 고치는 것은 어렵고 돈도 많이 든다.
  • 비샬 가우어 교수가 한 포장식품 제조 대기업과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매장 재고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다수 발견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다. 서플라이체인 어디에 사소한 결함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재고관리가 비효율적이거나 제품 매장에 최적으로 할당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수요가 부족하거나 드문드문 있었을 수도 있으며, 오래된 제품을 새 상품 앞에 배치하지 않는 등 매장에서의 진열 방법이 부적절했을 수도 있다. 이런 모든 활동이 어딘가에 기록돼 있다면 유통기한이 지난 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대규모 조직의 경우 오랜 기간 걸친 조직 변화, 합병 및 인수 등의 결과로, 기존에 구촉돼 있는 레거시 ERP 시스템의 개수가 100개 이상일 수도 있다. 이런 시스템들은 종종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심지어 데이터 필드의 정의 방법부터 다른 경우가 있다. 한 대기업은 트럭수송이라는 단일 활동과 관련해 각가의 ERP 시스템에 총 17개의 장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 회사의 공급자와 유통업자들도 각각 자체 장부와 ERP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 블록체인의 혜택은 명백하다. 기업이 불량품을 발견했다고 해보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해당 기업과 그 서플라이체인 협력사들은 불량품을 추적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공급사를 파악하고, 그 불량품과 같은 시기에 제작, 배송된 상품들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리콜을 실시할 수 있다.
  • 블록체인이 기회를 열어줄 세 번째 분야는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무역이다.
  • 미국에서 매년 의약품 서플라이체인에 40억 개의 제품이 공급되는 제약산업을 생각해보자. 각 단위제품은 평균 3~5번 취급된다. 이는 평균적으로 일일 대략 3300만~5500만 건의 거래를 의미한다. 대조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일일 36만 건 정도가 거래된다.
  • 미국 뉴저지 주의 최대 보험사인 호라이즌 블루 크로스 블루실드의 부사장이자 COS인 패트릭 애일워드는 본인의 역할을 다섯 가지로 정의한다. (1)CEO와 임원진 사이의 교통정리, (2)사일로 현상으로 파편화될 수 있는 업무흐름의 통합, (3)경영진과 조직 전체를 연결하는 소통, (4)리더가 이해관계를 떠나 폭넓은 견해를 필요로 할 때 공정하고 진실된 의견을 제공하는 조언자, (5)조직의 어젠다가 아니더라도 속마음을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친구.
  • COS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비서와 역할이 매우 다르다. 비서와 달리 COS는 자율적으로 일한다. 리더의 통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처리하지도 않고, CEO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이 주 업무도 아니다.
  • <Chief of Staff>의 저자인 타일러 패리스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군대와 정부기관이 아닌 조직에서 COS 직함을 가진 사람은 6만 8천명에 달하며, 대부분은 대기업 소속이다. COS를 둔 기업 중 절반은 순환보직 모델을 활용한다. 핵심인재를 뽑아 정해진 기간동안 COS역할을 거친 후 라인 직무로 이동하는 식이다. 순환보직 모델을 사용하지 않는 회사에서는 COS가 종종 5년 이상 자리를 지킨다.
  • 기업에서 COS의 역할은 점차 진화해 왔으며, 책임수준에 따라 세 가지 레벨이 존재한다.
  • 레벨1. COS는 일반적으로 비서 역할에서 승진한 경우다. CEO가 시간을 관리하고 최우선 이슈에 집중하도록 뒷받침하는 일 외에도, 수전은 CFO와 인사책임자를 위해 특별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사전 작업을 준비하고, 팔로업을 진행하며, 이사회 회의에도 대부분 참석한다.
  • 레벨2. 그레그는 전형적인 레벨2 COS다. 명문대에서 MBA와 박사학위를 따고 전략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하다, 바이오 분야 대기업의 COS로 합류했다. 그레그는 사업개발 및 연구개발 부서의 책임자들과 긴밀히 협업하며 제휴와 인수 프로젝트에 관여한다. 최고 인사책임자와 인재 확보 전략을 논의하기도 한다. 그는 생명과학 분야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학계 연구와 의료 발전, 경쟁사 활동 같이 회사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더불어, 회사의 최신 제품 승인과 관련해 규제 담당 관청과 연락하며 대관 업무에 참여한다.
  • 레벨3. COS는 획기적인 전략, 운영, 조직문화 변화가 필요한 크고 복잡한 조직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새롭게 CEO 자리를 맡은 리더에게 필요하다. 이 역할은 정부와 군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참모와 가장 가깝다.
  • 캐럴은 CEO 오피스를 관리하고 업무 실행을 책임진다. 여기에는, CEO의 시간 관리와 정보흐름 관리, CEO가 항상 준비된 상태로 회의에 참여하도록 챙기는 일이 포함된다. 또한 특별 프로젝트를 조율하고 이사회 미팅, 투자자 회의, 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을 위한 프레젠테이션 등 자료 초안을 준비한다. 캐럴은 분석/프로그램 관리 부서를 운영하며 제휴 및 인수 업무에 관여한다. 그 과정에서 종종 전략, 인수 합병, 인사 혁신 부서 책임자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그녀는 경영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하다.
  • 레벨3 역할은 기업에서 비교적 최근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캐럴이 맡은 업무는 수전과 크레그의 업무와는 조금 다르다. 전략적 핵심 위치에서 회사의 최우선과제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더 있다. 캐럴은 일주일에 2~3시간을 CEO와 독대한다. 출장시 수행하는 경우도 잦다. 그에 비해 그레이그와 수전이 CEO와 직접 만나는 시간은 한 달에 2~3시간 정도이며 출장에 동행하는 경우도 없다.
  • 당시 우버는 놀라울 정도로 파괴적이고 성공적인 스타트업이었으나, 그 성공은 기본적인 인성을 버리고 얻은 것이었다.
  • 우리는 신뢰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한다. 교양을 갖춘 사람으로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기본은 신뢰다. 신뢰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힘들게 번 급여를 다른 사람이 만든 상품과 서비스와 기꺼이 교환할 수 있다.
  • 법과 계약은 우리에게 사회적 안전망이 돼주지만, 이 또한 법과 계약을 강제하는 제도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신뢰는 리더가 가진 가장 중요한 형태의 자본이다.
  • 리더십은 리더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다. 나의 존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부여하고, 내가 없을 때도 내 리더십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 기본적으로 리더십 자본을 어떻게 쌓을 것인가? 우리 경험에 따르면 신뢰는 세 가지 동력이 있다. 진정성, 논리, 공감이다. 사람들은 당신이 진정성을 갖고 의사소통 한다고 느낄 때(진정성), 당신의 판단과 능력을 믿을 때(논리), 당신이 사람들에 관심을 갖는다고 느낄 때(공감) 당신을 믿게 된다. 신뢰를 잃었다면 대부분은 이 세가지 동력 중 하나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 공감 취약점은 분석적이고 학습에 대한 의지가 큰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처럼 의지가 없고 뭔가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을 보면 인내심을 잃는다.
  • 제조사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D2C 기업들은 무료 배송, 번들 상품, 추가 구매에 따른 보너스 등 여러 기능을 활용해 꾸준히 실험을 벌인다. 유통업자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기존 기업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기법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기업은 중개업자를 배제하기 때문에 훨씬 작은 규모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 이렇게 디지털 스타트업은 가치를 크게 파괴하지 않고도 사업 방향이나 중심축을 바꿀 수 있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 무택대고 코딩 작업에 투자하기 전에 사업 운영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영역부터 찾아야 한다. 주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거나, 추가 정보가 필요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해서 예기치 않게 프로세스를 중단하게 되는 부문이 있는가? 디지털화는 바로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
  • 새로운 프로젝트를 평가할 때 우리가 전통적으로,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사용하는 대표적인 성공지표는 투자자본수익률(ROI)이다. 그러나 어떤 프로젝트가 고객에게 얼마만큼의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파악하고자 할 때는 ROI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
  • 버퍼의 공동 창업자인 조엘 가스코인은 트윗을 좀 더 꾸준히 하려고 해도 계속 실패하는 개인적 고충에서 이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 그거 테스트하려던 첫 번째 가정은 자기 발고도 이런 상황을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이 과연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스코인은 두 페이지로 된 아주 간단한 웹사이트 하나를 만들었다. 첫 번째 페이지의 홍보 문구는 “버퍼와 함께 더 꾸준히 트윗하세요”였다. 사용자가 이 페이지를 클릭하면 다움과 같은 헤드라인이 있는 두 번째 페이지로 연결된다. “반갑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아직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한 쪽에 버퍼의 솔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메일 주소를 남길 수 있도록 칸을 만들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지만, 실제로 이메일을 남긴 사람들이 있었다. 이에 가스코인은 상품가격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세 번째 페이지를 기존 두 페이지 사이에 넣었다. 이번에도 유료 서비스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관심을 표명한 사람 수도 충분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스코인이 사업을 추진해도 되겠다 싶을 만큼.
  • ‘브랜드는 말한다’는 목적을 홍보하는 것이고, ‘브랜드는 실천한다’는 타깃이 되는 사회적 난관을 직접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라이프보이의 ‘브랜드는 말한다’는 비누로 손을 씻으면 질병을 예방하고 아이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이고, ‘브랜드는 실천한다’는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에 라이프보이가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이다.’
  • 장애물이 있더라도 측정은 필수다. 브랜드는 여러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원을 추적해야 비용 효율성이 최고로 높은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
  • 조직에서 성공하고 싶고 조직의 번영에 기여하고 싶은 리더라면, 일상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시야도 넓혀야 한다. 지식과 업무능력과 인적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업계 관련 콘퍼런스나 네트워킹 행사에 참가하거나, 혹은 대학교 야간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사람과 정보와 문화를 접하되, 개인적 관심사는 물론이고 현재 혹은 미래의 주요 업무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외부활동에 의미 있게 참여해야 한다. 공공단체, 민간단체, 비영리단체 등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기업 임원 1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의 성공뿐만 아니라 미래의 성공에도 외부활동이 중요하다는 데 응답자 모두가 동의했다. 또 한 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자신의 부하직원들도 외부활동을 하면 조직에 도움이된다고 답했다. 100명 이상이 자신의 후계자를 고를 때 후보자의 외부활동 내용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 뉴욕 소재의 기업 CEO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 뉴욕 시를 위한 파트너십의 회장 겸 CEO인 캐서린 와일드는 “자기 홍보를 하는데나 일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인맥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목적으로 외부활동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 외부활동이 자신이나 회사에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거라고 주장했는데도 회사가 참여흘 막는다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칸은 말한다. “당신이 일하는 조직이 외부활동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도태될 위험이 큽니다. 왜 거기 남아있으려고 하죠?”
  •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지만 이사회와 함께 일하는 게 무엇인지, 비영리단체를 키워 나갈 때 신경 써야 할 게 무엇인지에 대해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는 점에서 완벽한 시기였다고 해거티는 말한다. “이사회에서 일하는 게 비영리단체를 이끄는 리더십과 장기적 책임에 대한 마스터클래스를 듣는 것 같았어요. 여러분이 커리어의 어느 지점에 있든지간에,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고 복잡한 프로젝트를 운영해볼 수 있고 도 만회할 수 있는 몇가지 실수를 해볼 수 있다면 그 일은 매우 가치있을 겁니다.”
  • 리더로 발전하려면 아늑한 새장을 박차고 나가야 합니다. 그게 바로 성장의 비결입니다.
  • 어쨌든 회사는 이직 제의를 받는 직원들에게 화를 낼 수는 없다. 유능한 직원들과 일하는 이상 그런 일은 예상해야 한다.
  • 엘리샤에게 카운터 오퍼를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그녀가 연봉을 가장 먼저 언급하기는 했지만, 떠나는 직원들은 흔히 연봉 핑계를 댄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설명하기 쉽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다른 관심사를 이야기하지 않도록 해주는 구실이기 때문이다.
  • 당시 나는 아주 유능한 직원을 승진시킬 참이었따. 그런데 그녀에게 그 소식을 전하기 위해 같이 산책하자고 했더니, 그녀는 해고되는 줄 알고 울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내가 그녀를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 알려주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는 늘 이렇게 자문한다. ‘나는 내 직원들에게 그들이 조직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 그들이 이해하는 언어로 제대로 일깨우고 있는가?’
  • 2018년과 2019년 발표된 주요 유엔 보고서들은 다음 두 가지를 명확히 한다. 첫째, 기후변화가 가져올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하고, 금세기 중반까지 탄소배출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둘째, 기존의 정부 계획과 약속으로는 이 목표에 절대 근접할 수 없다.
  • 얼마 전 미국에 본부를 둔 다국적 대기업 약 200곳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더 이상 주주나 단기적 이익에만 집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현재의 기업 근로자들, 특히 테크 업계 종사자들은 회사가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직접 압박하고 있다. 구글의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기후변화 부정론자들과 관계를 끊으라고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은 회사가 “기후변화에 가담한다”며 항의 파업을 벌였다. 아마존 직원 8700여 명은 온실가스 배출 제로 달성 계획 개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의회 의원에 대한 후원 금지 등 일련의 요구를 담은 공개 항의서에 서명하고 CEO 제프 베이조스에게 보냈다. 베이조스가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전기자동차 10만 대를 구입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한 데에는 직원들의 압박도 분명히 한 몫 했다.
  •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막겠다고 외부적으로 공언하는 내용과, 그들이 속한 로비단체나 산업단체나 사내 대정부관계 담당자가 실제로 추진하는 활동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이제는 투명성이 중요한 시대다. 기업은 자사가 약속하는 지속가능성 관련 내용과 외부적인 로비활동 사이의 간극을 고심해야 한다. 호주의 NGO인 로비와치는 거대 광산기업 BHP를 비롯한 기업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인플루언스맵은 수백 개 기업의 기후 관련 로비활동을 추적해, 이들의 위선을 만천하에 알리고 있다.
  • 2018년 중반 신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달성한 애플은 이후 협력사가 재생에너지 1기가와트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3억 달러 규모의 ‘차이나 클린 에너지 펀드’를 설립했고, 작년에 이 돈으로 첫 번째 풍력발전소를 세웠다.
  • 2025년에 이 약속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저는 이렇게 예상합니다.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약속과 ‘재활용된 재료’로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엘런 맥아더 재단 서약에 서명한 기업 대다수는 2025년까지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만들고, 재활용된 재료의 함량을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기업이 포장재를 ‘엄밀히 따지면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바꿨다고 말하면서 ‘실질적으로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것은 재활용 업계의 잘못이라고 주장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약속을 한 기업의 약 90%는 아마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고, “우리는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로 바꿨지만 지금의 재활용 시스템은 포장재를 재활용할 역량이 없다”고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