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게 된 동기 ]
내가 하고픈 비즈니스와 접점이 있어 지켜보던 ‘퍼블리’ 라는 스타트업. 메리 미커 보고서를 가지고 토론을 하고, 이를 책으로 엮은 흥미로운 콘텐츠를 기획했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몇몇 대표들이 참여했기에 냉큼 구입.
[ 한줄평 ]
오호! 감탄사가 절로 나는 몇몇 대표의 인상 깊은 발언들. 하지만 49,100원의 이 책의 가격은 다소 아쉬웠음.
[ 서평 ]
2017년 첫번째 책이다. 2016년에 받아봤지만, 이미 읽고 있던 책이 있어 읽지 못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비싼 돈을 주고 산 책. (심지어 전공서적보다 비싸다.) 절반 정도인 25,000원 이었다면 별점을 4개로 올릴 생각이 있다. 책 가격에 대해 그다지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 하는 편인데, 5만원에 달하는 이 책은 좀 비쌌다.
지금은 디지털 리포트로 판매 중이다. (http://bit.ly/2kdJTxb) 가격은 38,500원. 음… 이정도라면 여전히 별점 3개. (난 0.5점은 안준다.) 만약, 토론 영상을 함께 끼워주었다면 별점이 5점으로 대폭 상승했을지도…
메리 미커 보고서.
메리 미커는 1995년부터 매년 인터넷 보고서를 발행한다. 지난 2016년 6월 발행된 보고서 (http://bit.ly/2iPKYiK) 를 가지고 스타트업 퍼블리는 국내 주요 스타트업 대표와 투자사 담당자들을 불러 토론회를 열었다. 가격에 대한 아쉬움은 언급했으니, 이제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내용은 충분히 읽어 볼만하다는 평가를 주고 싶다.
일단, 6인의 스타트업 대표들과 6인의 투자자들을 한 자리에 5시간 동안 모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을 모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퍼블리의 역량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객석 참여자들 또한 상당한 내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어라운드’ 를 만드는 콘버스의 대표는 스타트업 유망주 패널로의 참여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며, (익명 SNS 시장에서 어라운드는 꽤 잘나간다.) 세션이 끝난 뒤의 객석에서의 질문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세션보다 오히려 토론에서의 질문이 더 의미 있던 부분도 있었고.
이번 서평에서는 내가 가장 기대했었고, 역시나 대단한 인사이트를 보여준 넘버웍스의 하용호 대표 세션.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곧 없어질 서비스라 생각했지만 엄청난 내공을 보여준 텐핑의 고준성 대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데이터의 힘. – 넘버웍스 하용호 대표.
넘버웍스 하용호 대표는 데이터 과학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아는 인물이다. 이바닥의 연예인이라 말할 수 있다. 언젠가 우연히 하용호 대표의 슬라이드를 보았고, 엄청난 논리력과 심플함에 감탄했다. 슬라이드만 봤을 뿐인데, 마치 스피치를 모두 들은 것처럼 이해가 되었다. 실제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된다면 어떤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하는 중이다.
스타트업 관련 교육을 듣거나 네트워킹에 나가면,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중 멘토나 투자자들에게 격하게 까이는 모델 중 하나가 ‘데이터 비즈니스’ 다. 데이터 비즈니스의 컨셉은 간단하다. 무의미하게 마구 쌓인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까는 것은 굉장히 쉽다. ‘그래서, 어떤 데이터를 지금 가지고 있죠?’ ‘몇개의 데이터를 쌓았죠?’ ‘그래서 그걸 어떻게 팔거죠?’ 라는 공격루트도 있지만, 가장 쉬운 질문은 이거다. ‘그거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안되요.”
제도적 규제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이 까다롭게 되어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법무법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 한다. 법을 엄격히 따르자면 데이터를 내부 용도로 쓴다 해도 어지간한 사용에는 동의를 받지 않고는 쓸 수 없다. – 하용호 대표
하용호 대표의 말에 따르면, 미국은 데이터 비즈니스가 합법이라고 한다. 때문에, 정말 많은 데이터 스타트업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 때문에 시작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자료가 필요하다면 해당 기업을 세워야 한다. 이건 마치 밥을 하려니까 전기가 필요한데 발전소부터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까 데이터 기반의 스타트업이 생기기가 쉽지 않다. – 하용호 대표
내가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는 콘텐츠 비즈니스다. 정확히는 유저가 콘텐츠를 소비하며 생산하는 인사이트 사이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것인데, 첫번째 아이템으로 ‘뉴스’ 를 선택했다. 하지만, 뉴스는 규제가 굉장히 까다롭다.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sns 상에 링크를 공유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공유를 하니까 제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기업 대상으로는 제재를 할 생각이란다. (http://bit.ly/2k2CTnJ)
뉴스 콘텐츠를 가지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싶은데, 콘텐츠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니 뉴스부터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물론, 수익이 날 경우 쉐어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콘텐츠 수수료를 내는 것은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불가능에 가깝다.
데이터 규제와 콘텐츠 저작권법은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데이터 자체, 콘텐츠 자체 보다는 이를 통한 또다른 부가가치를 내는 것이 앞으로의 4차 혁명 시대에서는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접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용호 대표는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한 뒤,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깊은 질문은 이거였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가령 팀원을 모을 때 데이터를 만질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할 텐데, 실제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하용호 대표의 답은 이랬다.
“가령 어떤 상품에 대한 반품률이 높다고 가정하자. ‘무슨 자료를 모으고 무엇을 본 다음에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질문에 마케팅에 관한 대답을 한다면 마케터이다. 그것을 풀 수 있는 기술적인 접근 방식을 대답하는 사람이 데이터 분석가이다. 비즈니스를 기술과 데이터로 번역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스킬이나 노하우, 나이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또, 하용호 대표는 현재 MS오피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미래에는 SQL 등 데이터를 당연히 사용하는 시대가 올꺼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에 존 워너메이커라는 사람이 있다. 미국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을 만든 사람으로 ‘광고의 아버지,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마케팅에 쏟아부은 돈의 50%가 낭비였다. 그런데 어디가 그 50%인지 모르겠다.” 요즘 마케터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디’를 스스로 찾기 위한 노력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데이터를 읽어내야 하는데, 데이터에 접근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 SQL이다.
역시나 그동안 쌓은 명성처럼, 하용호 대표는 어려운 질문에도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을 하는 능력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의 본질을 찾고, 이를 명료하게 풀어내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사실,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는 능력은 데이터 분석가는 물론, 미래의 우리 비즈니스 맨들이 가져야할 필수 자질이라 생각한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다음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http://bit.ly/2iPDgFm)
“어떤 사실을 알고 싶으면 구글로 5초 안에 찾을 수 있어요. ‘사실’들은 도처에 편재하고 무료로 얻어지지요. 어디에나 있고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많은 가치를 갖지 않아요. 더 중요한 것은 사실들을 맥락화하고 감성적인 영향력을 갖고 그 사실들을 전달하는 거죠.
바로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세일즈를 생각해 보세요. 세일즈는 스토리텔링이에요.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해요. 리더십도 스토리텔링입니다. 여기서부터 출발해 저기로 넘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죠.
하용호 대표가 말하는 것은 사실 인터넷 상에서 찾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을 봐도, 그저 자신만의 견해만 내놓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정보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능력. 마지막 세션을 담당했던 하용호 대표에게 할당된 시간이 너무 짧은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이야기가 오고갔던 세션이었다.
광고의 미래 – 텐핑 고준성 대표
페이스북을 하다가, 링크를 눌렀는데 tenping.kr 로 시작하는 도메인으로 접속한 경험이 있다. 아!!! 낚였다!!! 를 속으로 외치면서 냉큼 나왔지만, 나는 안다. 이미 누군가에게 몇십원의 광고 트레픽을 주었다는 것을.
아마 대다수의 유저들이 광고에 낚이는 것을 싫어 할 것이다. 내 시간이 누군가에게 돈으로 환산된다는 그 사실이 너무도 싫었다. 얼마 못갈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싫은데… 이걸 어떻게 확장시킨다는거야…? 토론 참여자에 고준성 대표의 이름을 발견하고, 도대체 이 사람은 왜 불렀을까… 했다. 광고의 미래? 이런 다단계가 광고의 미래야? 라며 한껏 비꼬면서 그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다.
2009년이었을까? 다음의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시작한 나는, 국내축구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강원FC 의 ‘괴물’ 이라 불리던 김영후 선수의 포스팅이 다음 메인에 걸리며, 일 7천뷰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 때문일까? 나는 다음View 에서 선정하는 랭킹에서 국내축구분야 6위 블로거까지 올라갔다.
맙소사, 내게 좋은 추억을 주었던 다음View 가 고준성 대표의 작품이라니. 그리고 아쉽게도 다음View 가 서비스를 내린 이유는 ‘돈’ 때문이란다. 고준성 대표는 이때 “핵심은 블로거에게 돈을 벌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이 일을 하면서 가만히 보니 콘텐츠 생산자보다 콘텐츠 유통자들이 핵심인 경우가 많다. 콘텐츠 유통자들에게 광고 수익을 잘 분배해주는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아주 쉬운 UX로 잘 포장한 서비스, 이것이 지금의 텐핑이다.
단순히 링크에 따른 페이지뷰 수익화 모델이구나 했는데, 생각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깊은 경험이 들어갔다. 하지만, 나처럼 텐핑 링크를 보는 즉시 불쾌함을 느끼는 유저는 텐핑의 발전에 큰 저해요소일 것이다. (그때문일까? 얼마 전 부터는 tenping.kr 말고 다른 도메인으로 접속이 되기도 하더라.)
고준성 대표의 광고 시장에 대한 다양한 지식에도 놀라지만, 굉장히 어려운 질문에도 텐핑만의 길을 제시할줄 아는 것에 크게 놀랐다. 비즈니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이는 깊은 사색이 선행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텐핑에 다른 질문이 있다. 가치관을 떠나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ROI가 잘 나오는 쪽으로 광고를 낼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소규모 개인 사업자보다는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매체에 광고를 내고 싶어할 것 같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러한 류의 질문들. 예를들어, 네이버가 하면 어떡할거에요? 카카오가 하면 어떡할거에요? 따위의 질문들은 굉장히 난감하고, 불쾌하다. 질문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깊은 생각없이 던질 수 있는 질문이지만, 질문을 받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데미지를 입기도 하고, 대답하기가 무척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기에 무척 불편하다.
헌데, 고준성 대표는 나름의 분석과 함께 텐핑의 비전을 말한다.
“우리는 페이스북과 구글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텐핑은 그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업을 한다. 내가 예전에 만들었던 다음 블로거뉴스를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여러 블로거를 규합한 ‘거대한 무형의 언론사’ 라고 한다면, 텐핑은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여러 1인 마케터를 규합한 ‘거대한 마케팅 대행사’ 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구글과는 사업의 본질이 다르다.”
“우리에게 생존 전략이 있다면 이것이다. 강한 매체는 힘이 있어서 돈을 빨리 받고자 한다. 우리는 그 반대로 간다. 예를 들어 강한 매체는 클릭이 일어나는 순간이나 광고를 노출해준 순간 돈을 받으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약한 매체는 돈을 나중에, 즉 광고가 성과를 낸 다음에 받는다.”
나는 텐핑이 잘 될지, 아닐지 잘 모른다. 하지만, 스타트업 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찾고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만들어 실행하고, 결과에 따라 보완하고, 이를 반복하는 것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고준성 대표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고 보였다.
내 클릭이 누군가에게 돈을 벌어줬다는 불쾌감. 나와 같은 느낌을 갖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게 텐핑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충분히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 나아가는 텐핑은 응원하고 싶어진다.
5만원짜리 책. 퍼블리.
한때, 세상을 바꾸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허풍쟁이라 생각했다. 지가 뭔데 세상을 바꿔?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퍼블리만 하더라도 이미 세상을 조금은 바꾸어낸 샘이다. 적어도 나 한명은 바꾸었거든.
5만원짜리 책 한권을 사게 했다는 것은 나를 꽤나 크게 바꾼 것이다. 뭐든, 처음이 힘들지 두번은 쉽지 않은가? 아마도 또 다른 5만원짜리 책을 발견하게 되면, 나는 퍼블리의 이 끝장토론을 떠올릴 것이고 이보다 나아보이는 책은 살 것이고, 이보다 별로인 책은 사지 않을 것이다. 내게는 이 책이 5만원짜리 지식 콘텐츠에 대한 기준선이 된 것이다.
퍼블리는 대한민국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나를 비롯하여 깊이 있는 콘텐츠에 좀 더 가격을 지불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내가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와도 관련이 있기에, 시장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고마운 점이 있다.
주제에 대한 다양한 비즈니스 맨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몇몇 패널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를 좀 더 업그레이드 한다면 이 컨셉은 퍼블리만의 좋은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인상 깊은 문구 ]
- 매크로란, 대중이 모여서 이루어진 어떤 시스템을 뜻한다.
- 저성장이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수식하는 말이 된 션재, 메리 미커는 올해의 매크로 트렌드를 한마디로 “더 이상의 쉬운 성장은 없다” 라고 표현했다.
- 지금은 돈이 없으면 삶이 힘들지만, 월 150만원씩 받는다면 당장 먹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어진다. 생존은 보장받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인간에게 있어 돈이라는 것의 가치가 엄청 달라질 수 있다.
- 먹고 사는 문제는 그 어떤 것 보다 존중되어야만 한다. 내가 회사를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
- 이런 공유경제 서비슨느 ‘경제성장률’ 측면에서 보면 마이너스 요인이다. 물론 우버를 타거나, 쏘카를 이용해서 밖에 나가서 데이트도 하고 밥을 많이 사 먹는다는 면에서 경제성장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기본적으로 O2O 서비스가 추구하는 바는 ‘효율성’ 이기 때문에, 그리고 효율성란 더 적은 자원을 더 많이 나눠 쓰자는 개념이기에… 지금가지 자본주의가 가져왔던 패러다임과 반대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 그런데 요즘은 인터넷도 발달하고, 벤처캐피털이나 기관투자자들을 만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어떤 회사의 정보라도 비교적 투명하게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다. 증권거래소의 의미가 옛날보다 퇴색했다고 본다.
- 한국 역시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16년 말부터 여러 분야의 정책이 변화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기간 동안만큼은 테크 업계 종사자 분들도 기술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인 변화에 관심을 각별히 많이 가져야 할 것이다.
- 핵심은 블로거에게 돈을 벌 수 있게 해줘야 한다.
- 고객은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돈을 내야 했는데. 그것을 공짜로 제공하는 모바일 메신저 사업자들이 생겨나자 수많은 개인들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애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망 중립성’ 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생겨났다. 이를 토대로 통신사의 전유물이었던 문자 메시지 사업을 모바일 메신저 사업자가 주도하게 된 것이다.
- 메리 미커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세대는 10년 주기로 변해 왔고, 그에 맞춰 주요 유통 사업자들도 바뀌었다고 한다.
- 한때 네이버는 아주 훌륭한 광고판이었다. 그러나 네이버에서 치과 키워드로 광고를 집행했던 많은 치과들이 더 이상 ROI가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네이버의 검색 광고가 나쁜 광고라서가 아니라, 반대로 워낙에 좋은 광고이기 때문에 여러 치과들이 그 광고를 사려 경쟁을 해 광고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광고의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 것이다. 광고의 가격은 광고주들이 높인다.
-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낼 때 쌓이는 데이터가 새로운 방식의 사업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 내가 예전에 만들었던 다음 블로거뉴스를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여러 블로거를 규합한 ‘거대한 무형의 언론사’ 라고 한다면, 텐핑은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여러 1인 마케터를 규합한 ‘거대한 마케팅 대행사’ 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구글과는 사업의 본질이 다르다.
- 하지만 우리와 같은 약한 매체는 돈을 나중에, 즉 광고가 성과를 낸 다음에 받는다.
- 생산이 많아지면 당연히 유통업자가 필용해질 것이라 예상했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유통업자의 역할은 다시 큐레이션을 해주거나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서비스를 구상했다.
- 이는 사업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이다. 즉, 사용자가 이모티콘을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쓰다 보니 그 캐릭터와 나의 정체성을 동일시하게 된다. 이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를 높여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된다.
- 한 예로 하얏트 호텔 같은 경우 페이스북 메신저로 문의를 받기 시작한지 한 달 만에 문의 메시지가 20배 늘었다.
- 버티컬 서비스로 서비스를 확장해가려면 첫째, 서비스 사용자들을 모은 후, 둘째, 그들이 갖고 있는 특성을 분석하고, 셋째 그 특성 내에서 확장할 수 있는 방향, 다시 말해 사용자들이 가진 삶의 맥락 중 고민점으로 보이는 부분을 해결해줘야 한다.
- 그런데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을 보면 둘 다 카메라 기능을 제공했는데, 유틸리티가 아닌 ‘커뮤니케이션과 크리에이티브, 그리고 플랫폼’으로 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시작했다. 이 미묘한 차이가 현재의 결과로 드러난 것 같다.
- 서비스 기획은 정말 매력적이다. 서비스 본질에 정말 작은 차이가 있다면, 이토록 다른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 인터넷 쇼핑몰에 가면 화면 한 줄에 그림이 2개씩 나열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줄에 3개로 나열했을 때 사용자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봤다. 나이가 어릴수록 3개 나열 방식을 훨씬 더 좋아했다. 더 어린 세대일 수록 단일 시간 내에 훨씬 많은 이미지를 빠르게 수용해낼 수 있고 선호한다는 것이다.
- 깊이 있는 콘텐츠가 줄어들거나 죽는 게 아니라 무료로 보다가 더 깊이 알고 싶은 것들을 유료로 보는 모델이 발전하지 않을까.
- 왜냐하면 한국의 경우 주차장이라는 것이 규격화된 정보 형태로 쉡게 개발할 수가 없다. 전국의 주차장이 많은 사연과 슬픔들이 농축되어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 젠드라이브, 운전 똑바로 열심히 잘하면 보험료를 싸게 해주고, 과속 안하고 사고 안 내고 정산 잘 지키면 더 싸게 해주고, 속도를 많이 내는 편이라면 보험료를 비싸게, 이런 식으로 다이내믹 보험 프라이싱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 메리 미커 보고서가 전반적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는 단순하다. 굉장히 공자님 말씀스럽기도 하지만 데이터가 이제는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 미국은 데이터와 관련된 데이터 시장이 존재한다. 그래서 데이터가 있는 회사가 다른 업체에 데이터를 팔기도 한다. 데이터를 사고 파는 일이 합법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 중요한 데이터는 외부의 소셜 데이터나 흔히 말하는 빅데이터 같은 것이 아니다.
- 예를 들어 슈퍼마켓에서 고객 관리에 쓸 수 있는 데이터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다면, 그 자료를 입수하기 위해 슈퍼마켓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 가령 어떤 상품에 대한 반품률이 높다고 가정하자. ‘무슨 자료를 모으고 무엇을 본 다음에 어떻게 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질문에 마케팅에 관한 대답을 한다면 마케터이다. 그것을 풀 수 있는 기술적인 접근 방식을 대답을 하는 사람이 데이터 분석가이다.
- 비즈니스를 기술과 데이터로 번역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스킬이나 노하우, 나이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 “내가 마케팅에 쏟아부은 돈의 50퍼센트가 낭비였다. 그런데 어디가 그 50퍼센트인지 모르겠다.” 요즘 마케터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디’를 스스로 찾기 위한 노력과 찾아낼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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