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은 시기 – 2010년 4월
책 리뷰
성실하게 일하고, 가족을 지키며 자식을 키우는 삶.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생을 잘 살았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유명해지건 좋은 영화를 만들건 그 만족감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이 나이가 되어보니 알 것 같다. 그렇긴 하지만, 너는 어느 쪽 인생을 선택하겠느냐고 스무살의 나에게 물었다면, 괴롭든 어떻든 뜨거운 인생을 선택하겠다고 대답했을것 같다. 인생을 한 번 더 다시 산다 해도, 역시 나는 몇 억도의 고온으로 활활 타오르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 몇 억도의 고온. 가슴 뜨거울 수 있다면 그 무슨 일이던지 어떠하리.
만약 죽음의 순간이 정해져 있다면, 적어도 사흘 전에는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사흘만 있다면 그 보든 일들을 처리하고,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죽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당황하지 않도록 그 준비를 미리 마쳐두고 싶지만.
-> 과연 그럴까? 죽음 앞에서 태연한 사람은 없다.
내가 어렸을 때는 부족한것 투성이였다. 갖고 싶은 것을 손에 넣지 못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만큼 무엇인가를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이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 나 또한 부족한것 투성이다. 과연 자신이 풍족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사람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놈은 안된다.
-> 이 말은 현재 나의 좌우명이나 다름 없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라는 말에 너무도 반대되는 말이다. 과연 노력해도 안되는 일이 있을까? 난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이란 무서운 존재다. ‘간절히 원하면 모조리 이룰 수 있다.’ 난 그렇게 믿는다.
자유라는 것은 어느 정도의 테두리가 있어야 비로소 성립한다. 무엇이든 해도 좋다고 하는 세계, 즉 테두리 없는 세계에 있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혼돈이다.
-> 참 말 맛깔나게 한다. 자유는 테두리가 있어야 한다. 내 생각엔 자유는 항상 테두리가 있다. ‘책임’ 이라는. 그 테두리를 인정하는 사람과 안하는 사람만이 존재할 뿐이다.
질 것이 뻔하니까 경쟁하는게 싫다. 그래도 최고는 되고 싶고, 최고가 되어서 타인을 내려다보고 싶다.
-> 오타쿠의 마음이라고 한다. 참 거지같은 발상이다. 어쩜 저렇게 못난 생각을 할까.
단거리 경주든 마라톤이든 누구의 눈에나 승패는 확실하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느냐에 상관없이 빠르기 하나만으로 평가를 내린다.
-> 어떻게 보면 정말 좋은 평가제도 일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난 싫다.
세대가 다르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단정 짓는 것은 착각이다.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사람이 바보일 뿐이다.
-> 멋진 말이다. 인간은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 존중한다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단정짓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문명을 발달시킨 것은 극히 드문 소수 천재들이다. 우리의 뇌는 원시시대에서 거의 진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두는 게 좋다.
-> 부정하고 싶지만 너무도 강력한 주장이다.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주장이다.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바보가 된 대중에 맞춰서 점점 수준을 낮춰간다. 대중은 거기에 이끌려 갈수록 바보가 되고 천박해진다.
-> 무섭다. 연예인인 다케시가 이런 말을 한다면 정말이지 우리는 PD의 기획대로 머릿속에 프로그래밍이 되는 것이다. PD가 생각한 대로. 이래서 TV가 바보상자 인가보다.
당신의 최고 작품은 무엇입니까? 다음 작품입니다 – 구로사와 감독.
책 총평
★★★★☆
별 네개. 기타노 다케시.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사회적으로 지위도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요리사 쿠마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간미를 아직 잃지 않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이런 강한 사람을 멋지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다케시가 멋지다고 다케시의 일거수일투족 모두를 베끼고 싶지는 않다.
멋진 사람의 책을 읽고 나 또한 멋져지면 되는 것이다. 그 사람을 모두 따라할 필요는 없다.
멋진 사람의 책을 읽게 되어서 감사하다.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
DragonAc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