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절을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굳이 바라지 않는 경우는 있어도, 굳이 거절까지 하는 경우는 없을 거다. 친절이란 건 부드럽고, 편안하니까.
2/ 나는 친절한 사람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장착한 내 친절은 부드러움 따위가 아니다. 그저 내 불안함과 두려움에서 나왔다. 친절함을 바라는 희망에서 나왔다. 친절을 받고 싶으면 적어도 친절을 베풀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3/ 친절은 사실 쉽다. 사회적 캐릭터에 빙의되면 자연스레 나오게 할 수 있다. 메시지나 메일, 전화 시작마다 인사를 건네고, 끝마다 그저 감사합니다를 붙이는 것 만으로도 기본적인 친절함의 틀을 갖춘다. ‘감사합니다’를 ‘감시합니다’라는 오타로만 쓰지 않으면 된다.
4/ 친절은 체력과 같아서 고갈되기도 하고, 채워지기도 한다. 가끔 고갈된 상태에서 흑화된 사람을 보곤 하는데, 최근에는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될 때가 있다. 친절은 가끔은 참 버겁기도 하다.
5/ 특히나 너무도 피로하거나, 인류애를 잃은 자들을 반복해서 만날 때면. 그들의 어두운 기운이 내게로 옮겨와 나 역시 흑화되는 듯 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두움은 딱히 얻을 수 있는 게 없는데 말이다.
6/ 피곤하고 버겁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친절하자고. 친절을 베풀자고. 적어도 내가 친절을 받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고. 10번 베풀고 5번 받더라도 그래도 베풀자고. 아니 가끔은 받지 못하더라도 베풀자고.
7/ 계산적으로, 사업적으로. 순간순간 연산을 멈추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연산을 멈추자고. 어쩌면 그게 행렬의 연산일뿐인 AI라는 녀석과 차별화될 포인트가 아니지 않냐고.
8/ 그냥 가끔은 친절함이 버거워서 뻘소리를 적어봄. 그래도 우째. 친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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