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SNS 많이 올라오는 키워드 중 하나가 ‘병목’인 것 같다. 어떤 시스템에서 가장 제한을 받는 구간을 뜻하는 것으로 ‘내가 병목이다’라는 말이 많이 올라온다.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2/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게 C레벨들의 자랑 글인 거 같다. 자신이 가장 문제라는 게 뭐가 자랑인가 싶겠지만, 자신이 가장 문제일 정도로 ‘우리 회사 잘 돌아간다’는 뜻으로 보면 되겠다. 실제로 내가 병목인 것도 맞지만, 그만큼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3/ 자랑 글을 보면서 배가 아프다거나, 얄밉다기 보다는. 그만큼 간절했구나 싶다. 제발 내가 가장 문제였으면 하는거다. 그럼 나만 열심히 하면 잘 될테니까. 어쩌면 그게 꿈일지도 모르겠다. 나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그런 것 말이다.

4/ 너무 바빠 보인다고, 어찌 그렇게 하느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불안하다. 열심히 하는 게 잘 하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 뭔가 놓치고 있더라고. 캘린더를 빼곡히 채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수백 가지가 있지만, 어쩌면 몸을 바삐 움직이며 불안감을 떨쳐내고 싶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야 견딜 수 있을 테니까.

5/ 다행히 성과는 있더라. 움직이는 것도, 얼굴 비추는 것도, 그렇게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것도 내 역할이니. 역할을 했다는 관점에서 약간의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아주 약간의.

6/ 설립 10년이 넘었다는 선배 대표자에게 물었다. 10년쯤 되면 어떤 게 힘드냐고. 똑같단다. 3년일 때 고민했던 것들이 조금 더 자주, 조금 더 많이 오는 것 뿐. 그때의 어려움, 불안감은 똑같다고. 아마 회사가 더 커져도 똑같을 것 같다고.

7/ 여러모로 정신 없었던 3월을 떠올려보니, 그야말로 병목이었던 한 달에. 약간의 뿌듯함과 함께 다시금 불안감이 올라오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