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은 지난 6개월동안 준비해온 정부 과제를 제출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 여러 업무를 진행했지만, 1년만에 찾아온 정부 과제 시즌에 많은 에너지를 넣었다.

서류 작업이란 게 참 피곤하다. 분명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을 때가 많다. 열심히 달렸는데 제자리인, 마치 러닝머신 같기도 하다.

사업계획서는 그간 내가 해온 일들과 결이 다른 업무라 적응하는데 참 어려웠다. 최근 작성해본 연구계획서는 더욱 어려웠다. 두 서류의 공통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는 거다. 물론 우리의 강점과 차별화도 어필해야 하고. 정답이 정해진 것 같기도 하면서, 정해지지 않은. 정상과 오류의 이분법에 익숙했던 내게 묘한 줄타기는 참 어려웠다.

며칠 전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이 몰려왔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이어진 모든 채널은 내게 무언가를 요구했으며, 모든 업무에서 나 역시 필요한 걸 얻어내야 했다. 때문에 나는 늘 상대가 원하는 걸 캐치해서는 듣고 싶은 말을 해줘야 했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으니까.

어느새 해야 할 일로 가득찬 캘린더를 보며 숨이 막혀왔다. 이와중에 안정적으로 세팅했다 생각한 부분에서 특이사항이 생기며 눈사태처럼 무너져 내렸다. 오랜만에 피곤한 시기였다.

피로한 나를 보며 팀 내에서 신경을 써주더라. 내가 좋아할 것 같다며 사무실 배치를 바꿔줬다. 그간 받았던 트로피를 사무실 입구에 세웠다. 딱히 일 말고는 재미난 일도 없어 비슷한 말만 반복하는 요즘. 재미 없는 내 이야기도 여러번 들어줬다. 참 신기하게도 이런 일상이 나를 어둠에서 끌어올렸다.

아, 그랬지. 이게 우리 팀이었지. 그래서 내가 이들과 팀을 만들었지. 웃음을 잃지 말자며, 그래서 법인명을 라프디로 만들었지.

여러 노력을 했지만, 원하던 결과를 얻을지는 모르겠다. 사업이란 게 그렇더라. 그래도 어쩌겠나, 안 될 것 같아도 되게끔 해야지.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걸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