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용의 에세이 #13] 즐긴다는 것

판타지 소설을 읽다 보면 수천, 수만 년을 사는 ‘드래곤’이 나온다. 판타지 소설 내 세계관마다 다르지만, 인간으로 변신해 인간 세상을 즐기는 드래곤을 종종 볼 수 있다. 흔히 드래곤의 ‘유희’라고 한다. 즐겁게 놀며 장난함. 또는 그런 행위. – 네이버 내가 만약 수천, 수만 년을 살 수 있다면 인간이라는 하등생물 사회에 그저 ‘즐기기’ 위해 100년 정도 보낸다면. 그 100년이 인간으로 따지자면 고작 1년이라면. 나는 인간 세상에서 뭘 하며 즐길까? 내가 바라는 유희 내 수명 1%를 투자해 인간 세상 시간 100년을 살 수 있다고 가정해보겠다. 그렇게 얻은 100년으로 보낼 유희를 세 가지 꼽아본다. ◆ 하나, 권력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을 재밌게 읽었던 게 기억난다. 무려 […]

[오세용의 에세이 #12] 무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일주일 뒤면 커리어를 시작한 지 만 8년이 된다. 만 8년쯤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진 않았다. 그저 만 10년이면, 부모님 생활비를 드릴 수 있을 만큼 풍족해지지 않을까 막연한 꿈만 꿨다. 모든 것을 취할 순 없겠지만, 꽤 다양한 것을 취하려 노력했다. 한 분야에서 깊이를 더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분야를 취하는 게 더 즐거웠다. 굵직하게 보면 지금은 다섯 번째 커리어라고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창업자, 프리랜서 개발자, 기자 그리고 다시 개발자. 지금은 무슨 개발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백엔드 개발을 하러 온 지 어느새 6개월인데, 개발에 집중한 것은 이제 고작 3개월째다. 3개월 중 대부분을 프론트엔드 개발에 할애했고, 이번 달에야 백엔드를 보고 있다. 프론트엔드, […]

[오세용의 에세이 #11] 덜어내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잠시 찾아보니 성서에 나온 구절이라 한다. 내가 창의력이 고갈돼 그런지, 요즘 마주하는 콘텐츠에서 다른 것과의 연관성이 눈에 띈다. 영화도, 책도, 웹툰도 세상에 없던 것이 아닌 이미 알고 있는 어떤 것과 함께한다. 물론 그렇게 새로운 것이 되긴 하지만. 보통 RPG 게임에서 다음 레벨로 가려면, 현재 레벨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요구한다. 높은 레벨이 될수록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한 경험치를 더 많이 요구한다. 더 많은 경험치를 얻기 위해선 더 높은 레벨이 필요하다. “레벨이 높을수록 더 많은 경험치를 얻는다.”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한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한 분야에서 높은 레벨이 되는 방법도 […]

[오세용의 에세이 #10] 뜻을 잃은 시기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제품을 만들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전하고, 사람을 모으고, 에너지를 만드는 내가 하고 싶던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비결? 그냥 열심히 했다고 하면 될까? 운이 좋았다고 할까? 얻어걸렸다고 하면 될까? 무작정 했는데, 이미 궤도에 올랐다. 정신을 차리니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 겁 없이 밟았는데, 겁이 난다. 엑셀을 발에서 떼었지만, 속도는 여전하다. 브레이크를 밟는 건 사실 좀 무섭다. 브레이크가 가져올 부작용 때문일지, 다시 엑셀을 밟을 자신이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잘 모른다고 하고 싶다. 막연히 앞 사람을 보고 달렸는데, 가끔은 그들 옆에 서기도 했다. 그들은 다시 더 앞으로 나갔지만, 나는 제자리인 것 같다. […]

[서평] 판을 바꾸는 질문들 ★★★★☆

읽게 된 동기 STEW 독서소모임 지정 도서. 내가 발제자로 이 도서를 지정했다. 기자 시절 인터뷰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질문의 힘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나누고 싶었다. 한줄평 요즘 삶에 질문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왜 질문이 없어졌을까? 질문을 시작해본다. 서평 질문이 그 사람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잘 벼려진 질문은 칼보다 무섭고, 적시에 파고드는 적절한 질문은 분위기를 바꾼다.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기도 하고, 꼼짝 못 하게 만들기도 한다. 보이는 만큼 던질 수 있고, 단 하나의 질문으로 모든 것을 끝낼 수도 있다. 사회에 나오기 전 여러 교육 기관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사회에 나와서도 배움을 놓지 않았다. 새로움 앞에 설 때면 가끔 눈앞의 […]

[서평] HARVARD BUSINESS REVIEW | 2019년 7, 8월 호

읽게 된 동기 STEW 경영소모임 3/4분기 지정도서 한줄평 내가 만약 1인 기업이라면, 어떤 분야에 특화된 기업일까? 서평 지난 5월 조직을 옮기고, 어느새 만 4개월이 지났다. 웹사이트 2개를 오픈했고,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사회생활 8년 차. 시작부터 지금의 모습을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꽤 다양한 경험과 능력치를 갖게 됐다. 이제는 이 능력치들을 잃고 싶지 않아 발버둥 치는 게 부담이 될 정도다. HBR을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만약, 아니 다시 1인 기업이 된다면 어떤 곳에 특화됐을까? 그리고 어떤 부분을 더 채워야 할까? 새로운 조직에서 내 경험치를 검증하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되돌아보게 됐다. 그래서 나는 어떤 기업일까? 프리랜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

[서평] 모피아 ★☆☆☆☆

읽게 된 동기 STEW 독서소모임 지정도서 한줄평 청와대 경제수석의 원기옥 서평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다. 사실 나는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 가끔 세상에 지칠 때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 힘이난다. 첫째는 ‘아… 이런 퀄리티의 글도 돈 받고 팔 수 있구나…’ 싶을 정도의 3류 판타지 소설을 읽을 때 생기는 힘이 있다. 그냥 그 3류 감성이 좋다. 3류 판타지 소설은 대부분 동시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한정돼있다. 많아야 3-4개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음을 편히 먹기 딱 좋다. 머리도 덜 쓸수 있어서 좋다. 둘째는 주인공이 짱이다. 주인공이 짱인 판타지 소설을 ‘먼치킨’이라고 하는데, 주인공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세계관이 참 마음에 든다. 아무튼 주인공이 짱이다. 주인공이 짱인 소설을 읽다 보면 내가 […]

[오세용의 에세이 #9] ‘열심히’라는 마법이 벽을 만날 때

친한 형이 당구를 가르쳐줬다. 당구 큐 잡는 방법을 배우고, 당구 매너와 길을 배웠다. 30이 50이 되고, 50이 80이 될 때. 잠자리에 누우면 네모난 천정이 당구 대로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열심히 할수록 잘하게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프로그래밍에도 마법 같은 순간이 있다. for 문을 이해하고, 함수를 이해하고, C언어 포인터를 이해했을 때 막막하던 벽을 뚫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몇 개를 만들며 결국 데이터를 주고받는 큰 맥락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벽 위에 오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열심히 할수록 잘하게 되는 마법 같은 시기다. 운전에도 마법 같은 순간이 있다. 밟았던 클러치를 떼는 속도로 엑셀을 밟을 수 있을 때, 좌회전 깜빡이를 […]

[서평] HARVARD BUSINESS REVIEW | 2019년 5, 6월 호

읽게 된 동기 STEW 경영소모임 2019 2/4분기 지정도서 한줄평 주위를 환기할 수 있는 초점의 전환. 서평 요즘 꽂힌 단어가 있다. <지적유희>다. 네이버 사전에서 유희는 ‘즐겁게 놀며 장난함 또는 그런 행위’라고 나와 있다. 지적인 유희. 즉, 지적인 행위를 즐기는 것을 뜻한다. 나는 지적인 캐릭터를 좋아한다. 삼국지에서는 관우, 장비보다 제갈량이 좋았고, 유비보다는 조조가 좋았다. 지난 회식 때 애니메이션 주제가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나는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그다지 기억나지 않았다. 어떤 TV 프로그램을 즐겼냐는 질문에 나도 슬램덩크와 드래곤볼 봤다고 답했지만, 생각났던 TV 프로그램은 따로 있었다. 다큐멘터리 <성공시대>였다. 성공시대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명사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밤늦게 방영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왠지 모르게 그들의 열정이 나를 TV […]

[프로의 자격 #1] 평타

개발자, 스타트업 대표, IT 기자. 다양한 필드를 누비며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프로의 자격을 나눈다. 게임 용어 중 ‘평타’라는 말이 있다. 평범한 타격의 줄임말이다. 상황에 따라 기복이 있는 플레이어라면 전장에서 등을 내어줄 수 없다. 뛰어난 스킬을 갖추지 못했다면, 적절한 평타는 필수다. 강력하지만 무거운 스킬보다는 꾸준하면서 가벼운 평타가 더 무섭다. 평타에 관한 잊히지 않는 예가 있다. 미술 입시 학원을 운영하던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다. 선생님 : 학생 중 정말 원하는 대학에 가는 학생은 누구일 것 같아요? 나 : 글쎄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가겠죠? 선생님 : 틀렸습니다. 나 : 미술이 아니라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가나요?선생님 : 틀렸습니다. 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