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김난도
출판 : 오우아 201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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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된 동기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 나는 한달에 한번정도 부모님 집에 가곤 한다. 어느날 아버지께서 ‘읽어봐라’ 하고 건내주신 책이 바로 이 책. 두번째로 읽는 김난도 교수의 책이지만 역시… 책 제목은 기가 막힌다.

책 리뷰

책을 집어든 것이 아마도 10월 쯔음 이였던 것 같다. 무려 2달여를 붙잡았던 책인데, 그만큼 흥미도 떨어졌고 흡입력이 나를 자극하지 못했던 것이다.

책을 반정도 읽었을 때 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김난도 책은 제목이 전부인것 같아.’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정말 명언이라 부르고 싶은 책 제목이다.
명언집.
나는 명언을 상당히 좋아한다. Evernote에 명언 노트를 만들고 모을 정도다. 김난도 책은 명언집이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명언들이 많다. 이는 김난도 교수의 박식함을 뜻한다. 꽤나 감동적인 명언들을 주루룩 읽다보면 감탄을 할 때도 생긴다.
아쉬운 점은 명언을 시기적절하게 사용했느냐의 문제다. 특히 제2부는 ‘벤치마크’의 어원을 유일한 좋은 글로 꼽을 만큼 적절한 표현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2부를 읽을 때 쯔음 이 책이 읽기 싫어졌던 것 같다.
어떤 작가들은 몇년에 걸쳐 한권의 책을 내놓고 김난도 교수 스타일의 작가는 꽤 자주 책을 낸다. 책을 읽으려 노력하고 읽는대로 서평을 적다보니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짚어보곤 한다. 헌데 이 책은 그냥 명언집 같다.
본 책의 취지는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린아이에게’ 쓰는 글 같은데, 왠지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블로그를 보는 느낌이였다. 마치 아주 좋은 글을 많이 사용하며 나를 타이르려는 포스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출처 – Dragon>

깊이.
책의 마지막 부분 에필로그에는 재밌는 글이 있다. 대학생들이 서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김난도 교수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를 읽어보았냐고 물었더니 ‘아뇨, 저는 깊이 있는 책만 읽어요’ 라고 말한 것이다. 
순간 나는 그 대학생의 말이 온 몸에 퍼지면서 ‘나랑 같은 생각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너무 김난도 교수를 비판하였나? 뒤늦게 밝히지만 나는 김난도 교수의 팬이다. 김난도 교수가 나오는 ‘SBS 아이러브인’ 도 챙겨 보았고 청춘들을 위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성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 진정성이 과연 어떤 방향을 향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김난도 교수가 깊이 면에서 높은 평가를 못는 이유는 ‘경험’ 때문이라 생각한다. 책에는 좋은 명언들과 좋은 글들이 적혀있지만 그것은 사실 김난도 교수의 경험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이 아닌 정답만을 적어놓은 느낌을 받다보니 마치 교과서같은 생각이 들었다.
김난도 교수만의 깊이가 있고 경험이 있을 텐데, 그 분야에 특화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을 위로하려는 시도가 진정성은 있었지만 깊이가 없게 느껴지는 결과로 나온 것 같다.
2년전에 시크릿 등 ‘하면된다’ 식의 자기계발서적을 읽고 열정을 불태웠다면, 요즘은 꿈과 이상을 현실이라는 도구로 조율하는데 고민을 하고 있다. 시크릿,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극단적인 책들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극과 극으로 나뉘기 때문에 독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꽤나 오랫동안 힘들게 읽었던 책. 평점 1개를 부여한다.

책 속의 좋은 글

– 일 년 중 해가 가장 높이, 그리고 오래 뜬다는 날이 있습니다. 양력 6월 21일경인 하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날이 일 년 중 제일 더운 날은 아니라는 것을요.

– 자꾸만 내가 흔들리는 이유는 오직 하나. 내 인생이 남의 지문으로 가득하다는 거. 버리자, 더이상 버릴게 없는 내 것으로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하자 – 알렌 코헨, [내 것이 아니면 모두 버려라]
– 우리는 인생을 새로 시작해보고 싶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러지 못한다. 손에 쥔 것들을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차로들에 신호등이 없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 헤밍웨이
– 경영기법에 벤치마킹이라는 용어가 있다. 강물의 깊이를 재기 위해 세워둔 막대를 ‘벤치마크’라고 하는데,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상대를 정해 자신과 비교하고 모자란 점을 찾아 배우는 것을 말한다.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무엇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면 좋을까? 당신의 어머니 아버지가 지녔던 품성 중에서 당신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 ‘그것’을 선택하라고
– 감정노동의 시대다.
– 인생살이, 그거 패키지딜(일괄거래)이다. 기쁨, 슬픔, 즐거움, 괴로움… 한 묶음으로만 팔지, 따로따로 살 수 없더라. –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 세계를 정복했던 나폴레옹은 “내가 진정 행복했던 날은 일주일도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3중장애를 안고 살았던 헬렌 켈러는 “행복하지 않았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말했다.
– 인간의 진짜 면모는 그의 취미에 의해서 알 수 있다. – 레이놀즈
– TV는 게으른 자의 마지막 취미다.
– 아흔여덟에도 사랑은 하는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걸 – 시바타 도요, [비밀]
– 어른이 된다는 건,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신에게 조금만 너그러워지자. 그래야 더 잘할 수 있다.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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