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온 콘텐츠 비즈니스를 생각하며

요즘 정말 많은 곳에서 큐레이션을 한다. 뉴스레터는 다시 스팸이 돼 버린 듯하고, 여기저기서 자기 의견을 낸다. 뭐든 적당한 것이 좋은 법이다. 날 것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조금만 온도가 틀어져도 상해버린다. 모르고 먹으면 금세 탈이 나는 것이다.

꾸준히 텍스트 콘텐츠에 관심을 뒀고, 여전히 두고 있는 내게 현재 콘텐츠 시장은 무척 흥미롭다. 힘들다 하지만 여전히 건재한 레거시 미디어부터, 신선함을 무기로 떠 오르는 신흥 강자들, 식상함을 틀어 전혀 다른 펀치를 날리는 잘하는 스타트업까지. 문득 나는 이들 사이에서 그동안 뭘 했고, 그래서 뭘 하고 싶은가 생각해본다.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 생각을 틀어본다.

2015년 SWIKI라는 IT 큐레이션 모바일 서비스로 사용자 약 1천 명을 모았다. 여기저기서 솟아나는 뉴스레터 서비스를 보자면, 과연 얼마나 차별화됐는지, 구독자는 몇인지, 그래서 얼마나 열어보고, 얼마나 머무르는지 궁금하다. SWIKI는 비즈니스가 아니었지만, 만약 그것으로 비즈니스를 했더라면, 지금이 2015년이라면 어떤 선택을 다시 할 수 있을지 묘한 생각에 빠진다. 1천 명을 어떻게 포장할 수 있을까? 누구와 콜라보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틀어볼 수 있을까?

2016년 야인이 돼 도밍고뉴스를 만들었을 때 SWIKI 사용자를 흡수했고, 또 다른 가능성을 봤다. 큐레이션을 자동화했고, 개발 외 여러 것을 배웠다. 만약 지금이 2016년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쓸데없이 낭비한 시간을 줄이고, 사업 개발 시간을 늘리고, 보다 현실적인 파트너를 찾고, 보다 의미 있는 시장에 집중하지 않을까?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웨어를 만들었을 때 정말 나는 온라인에서 시도를 할 수 없었을까? 그럼에도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있지 않았을까? 사람을 모으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시간을 확보했는데 나는 왜 멈췄을까? 그대로 밀어버릴 확신은 왜 없었을까?

되돌아보니 어쩌면 정말 별것 아닌 수치와 기회를 꽤 극대화했던 것 같기도 하다. 고작 사용자 1천 명, 전혀 가진 것 없던 가능성을 경험치로 변환,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태워 기회로 바꿨던 그때.

2020년, 5년 전, 4년 전, 2년 전보다 나는 많은 것을 가졌다. 하지만 그때보다 못한 판단력을 사용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새삼 그때의 나에게 배워야 할듯싶다.

내 주위 모든 것이 나를 도왔던 몇 년이지만, 이제는 내가 나를 도울 때가 아닌지 싶다.

때가,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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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오세용

글 쓰는 감성개발자 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도밍고컴퍼니를 창업해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도밍고뉴스를 만들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CODEF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