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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알고리즘 세계 금융시장을 침공하다, 카멜북스

[ 읽게 된 동기 ]


경제 서적을 읽자는 올해 목표. 알고리즘을 통한 투자에 대해 어렴풋이 들었고, 이를 좀 더 알기 위해 이 책을 선택!
 

 

[ 한줄평 ]


10년 전 읽었더라면 내 진로를 바꿨을 책.
 

 

[ 서평 ]


‘퀀트’
개발자가 된지 7년째에 접어든 나로써는, ‘퀀트’ 라는 직업이 굉장히 멋졌다.
 
빈틈없는 알고리즘을 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는 클라이언트 개발자로써, 크리티컬한 데이터를 다룰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5년 전, 당시 은행에서는 네이티브 앱에서 API 로 실제 거래를 일으키는 ‘이체’ 기능을 넣었고, 이를 내가 개발했다. 이후 우리나라 금융권은 유지보수 문제로 하이브리드 앱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 이후로는 이와 같은 실제 ‘금액’ 이 오고가는 기능을 개발하진 않았다.
당시 기억을 되살려보면, 이는 매우 살떨리는 기능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스마트폰 뱅킹 앱에서 ‘10,000 원’ 을 이체 했을 경우, 10,000원씩 2번 총 20,000원이 이체된다고 생각해보자. 금액이 억단위가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또는, 금액을 고객이 설정한 계좌에 이체하고 일정 금액이 다른 계좌로 새어 나간다고 생각해보자.
입사 초 실제로 이러한 일들이 있었고, 때문에 너도 조심해서 개발을 해야한다고 겁을 주는 바람에 무척이나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헌데, 저자는 이런 정도의 살떨림을 경험하는 직업이 아니다.
퀀트는 자신이 설정해둔 조건에 따라 주식을 사고, 판다. 이 과정에서 차액을 남기는 직업.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이렇게만 알고 있었다. 어떠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수익을 낸다. 그야말로 알고리즘만 완벽하다면 나는 놀고 먹어도 되는것 아닌가?!!
이러한 생각에 막연히 ‘퀀트’ 란 멋진 직업. 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퀀트의 탄생. 그들의 역사>

 
일단, 국내에는 퀀트라는 직업이 활성화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자가 적어둔 퀀트의 이야기는 미국을 기반으로 설명되고,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가 많아서 퀀트들이 활동할 범위가 너무 작다고 한다. 이러한 규제는 현재 국내 창업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문제다. 흔히 [포지티브 규제] 라 불리는 것인데, 국가가 “가능하다” 고 말한 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네거티브 규제] 즉, “이건 하지마” 라고 말한 것만 하지 않으면 나머지는 가능하게 된다.
나 또한 지난해 창업을 하며, 이게 어떤 가능성들을 만들어 내는지를 경험 할 수 있었다.
 
이 책의 1장은 정말이지 너무도 흥미로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친구들에게 몇 번이고 홍보했다.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지난 6년여간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수백명의 사람들 중 ‘돈’ 싫어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 업계에 손꼽는 인물 중 ‘빌 그로스’ 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의 연봉은 ‘억 달러’ 단위라고 한다. 어느 분야든 억대 연봉자는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데, ‘억 달러’ 단위라니. 흔히 성공한 자들보다 무려 1000배의 가치라니.
 

이 캘리 공식은 훗날 자산관리와 투자비율의 정석으로 워런 버핏, 빌 그로스Bill Gross 등의 투자자들이 사용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필자는 이과를 졸업하고, 컴퓨터학과에서 공학사를 딴 뒤 개발자로 일하는 전형적인 공대생 트랙을 밟았다. 하지만, 공대라고 해서 무조건 수학과 통계를 좋아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통계는 매우 어렵고, 지루하고, 복잡하다는 편견에 늘 두려웠고. 각종 공식과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래프 등. 게다가 도대체 어디다 써먹는지도 모를 것을 배우는건 곤욕이었다.
헌데, 저자는 필자가 그토록 싫어했던 이 ‘통계’ 따위의 학문에 매우 흥미로운 감정을 만들어줬다.
 

당시 도박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베팅 방법은 ‘마팅 게일 방식’이었다. 마팅 게일 방식은 처음에 1을 걸고 패배하면 2를 걸고, 또 패배하면 4를 베팅하면서 한 번만 이기면 원금을 회복하는 방법이었다.

 
도박이라니. 도박은 그냥 돈을 잃게 되는 ‘나쁜 짓’ 이라고만 배웠지, 왜 도박을 하면 폐가망신 하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은 적은 없다. 그저, 돈을 잃은 사람들이 생기면 ‘저거봐! 도박은 나쁜 것이야!’ 라고만 배웠다. 마치, 담배는 나쁘기에 담배를 피워선 안돼! 라는 말을 들은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 처럼, 나는 그저 도박이 나쁘다기에 도박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당췌 통계라는 놈이 나는 이해도 안되고, 이해 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니, 철수랑 영희랑 달렸을 때 철수가 이길 확률 따위를 내가 왜 구해야 하는지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철수가 이기거나 질 확률 그냥 50:50 아닌가!?
 
그 뿐이었다.
내게 수학은 굳이 내 일상과 연관되지 않는 것들이라고만 생각했다. 헌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일상에서 만나는 통계학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첫째는 게임. 내가 틈틈히 즐겼던 ‘리니지’ 라는 게임이 있다. (물론 나는 이 게임을 폐인처럼 하지는 않았다.) 이 게임에서는 무기에는 6번의 강화 그리고 방어구에는 4번의 강화가 100% 강화 확률이다. 이는 무기는 7번째, 방어구는 4번째 부터 강화시 무기나 방어구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나는 이러한 도박에서는 극도로 보수적이다. 때문에 무기를 7번째 강화를 하고 싶으면, 늘 6번을 한 무기를 2개 이상 보유한 다음 7번째 강화를 진행했다. 확률 자체를 피하려는 습성이 있나보다. 일찍이 나의 큰어머니는 이러한 나의 행동들을 보고 ‘약았다’ 고 했단다.
 
둘째는 커뮤니티 운영. 나는 스무명 정도의 친구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데, 모임을 운영하다보면 늘상 ‘노쇼 No Show’ 고객이 나오게 된다. ‘노쇼’ 고객은 운영자로 하여금 굉장한 리스크다. 커뮤니티 초창기에는 스무명의 인원을 예상하고 준비를 했는데, 운영진 포함 5명의 인원만 왔던 적도 있다. 또한, 당시 모임의 대상자들은 단 한명도 오지 않아 무척 난감했던 적도 있다.
때문에 현재는 10명의 신청자가 있다면, 7-8 명만 참석 가능하다 치고 모임을 준비한다. 늘 참가 신청자의 약 70-80% 정도를 실 참석자로 예상하고 운영을 하다보니 얼추 맞았다. 또한, ‘확실한 참가자’ 들을 사전에 섭외 후 모임을 운영한다. 모임을 많이 운영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들이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당시 나로써는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나갔던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나는 Football Manager 라는 게임을 즐겨하는데, 2007년 부터 했으니, 어느새 10년이 넘어가는 매니아 층이다. 이 게임은 영국에서 ‘이혼사유’ 로 꼽힐 정도로 중독되면 매우 무서운 게임이다.
나는 이 게임을 현실처럼 생각하며 즐기곤 하는데, 가령 ‘박지성’ 이 전 경기에 잘했다면 이번 경기에도 잘하겠거니 하고 투입시키거나. 실제 내가 좋아하는 ‘손흥민’ 등의 선수를 무조건 기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선수들은 단순히 ‘숫자’ 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렇듯, 게임 상의 확률이나 실제 커뮤니티 운영상의 확률. 그리고 확률을 이용한 게임 등.
우리 주변에서도 이를 ‘확률/통계’ 를 활용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참고로 이야기하면 최근 축구계에서는 ‘데이터 과학자’ 라는 직군이 클럽마다 있고, 이들은 영상과 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의 역량 등을 관리한다. 일찍이 야구계에서는 이 방법으로 성공을 한 사례가 있으며, 그 성공사례는 ‘머니볼’ 이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560주의 주식이 워런트의 손해를 상쇄시키기 때문에 주가의 움직임에 면역이 된다

 
퀀트는 이러한 것들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하는데 부터 시작했다. 일정수의 보통주를 일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한을 뜻하는 ‘워런트’ 를 손해를 보지 않는 수식을 만들어 이를 가지고 수익을 내기도 하고, 어떠한 주식들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해 그 법칙에 따라 수익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만약 내가 퀀트처럼 수식을 만들었다면. 그 수식을 게임에 적용하고, 커뮤니티 운영에 접목하고, 스포츠에 적용했다면. 나는 현재의 결과물이 아닌 다른 것들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실제로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그로스 해커’ 라는 직종이 생겨났고, 이 직종이 퀀트와 유사한 면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또한 데이터를 다루는 직종이다.
 
 

<퀀트의 일상. 저자의 커리어>

 
저자는 매우 흥미로운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느낀 감정은, 이 사람이 매우 ‘논리적’ 이라는 것이다.
 
흔히 개발자들은 일정 수준의 ‘논리력’ 이 부족하면 같이 일을 하기 쉽지 않다. 일을 하다보면 도대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없는 사람을 만나봤을 것이다. 개발을 하면서 이런 류의 사람을 만나면 매우 같이 일하기 어렵다. 스스로의 논리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의 논리가 섞이면, 이는 그 누구도 풀 수 없는 문제로 발전되어버린다.
이런 업무 특성상 나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우 피로를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피로를 느끼게 해주지 않는 사람들을 매우 좋아한다. 저자 처럼 말이다.
 

그들은 이러한 전략을 통계적 차익거래(Statistical Arbitrag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저자가 쓴 책은 이 책이 유일한 것 같은데, 마치 배테랑 작가처럼 모호한 개념들을 어찌 이토록 간결하게 설명하는지. 저자가 또 다른 책을 낸다면 꼭 사서 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저자는 퀀트가 뭔지 설명하기 위해, 퀀트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설명한다. 마치 배려심 좋은 착한 선배와 커피를 마시는 느낌이랄까? 철저히 퀀트라는 직업을 가볍고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중간중간 어려울만한 단어들은 쉬운 사례들과 함께 설명해준다. 위에 인용한 ‘통계적 차익거래’ 처럼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이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눈을 보며 대화를 해도 오해를 하는게 우리네 인간이다. 헌데, 글로써 이 분야 입문자에게 이토록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왜 세계적인 천재들만 들어간다는 ‘월 스트리트’ 에서 살아남았는지 보여준다. 부럽.
또한, 이 분야의 구루들을 설명하고 그들의 주요 사건들. 그들이 어째서 이 길로 들어왔는지 등을 매우 간결하게 설명한다. 나는 책을 읽으며 자주 의문이 드는 편이다. 도대체 이 말은 왜하는거야? 따위의 ‘비 논리적인’ 문장이나 내용을 매우 불편해한다.
헌데, 저자의 책에는 그러한 부분이 거의 없었다. 모든 내용에 이유가 있었고, 모든 흐름이 연결되었다. 각 단어와 문장이 납득되었고, 문단과 챕터가 넘어갈 수록 어느새 선배의 말에 마냥 고개를 끄덕끄덕 이는 후배가 되었다.
그의 설명은 매우 쉽고 이해하기 편안했다. 이것이 퀀트의 힘?
 
저자가 설명하는 퀀트의 일상은 매우 흥미로웠다.
나는 지난해부터 창업 스토리를 칼럼으로 적었는데, 칼럼 중 스타트업 업계를 마치 ‘삼국지’ 와 같다고 표현했던 적이 있다. ([칼럼] 도밍고 컴퍼니(20화) – 스타트업, 춘추전국시대 | CONNECTING THE DOTS.) 헌데, 퀀트야 말로 월 스트리트라는 전쟁터 위의 장수들이 아닌가 싶다.
 

입사한 지 3일 만에 퇴사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 월스트리트의 문화상, 고위직들의 빈번한 퇴사와 이직은 큰 뉴스거리도 아니었다.

 
어휴. 나는 자신 없다. 3일만에 동료가 퇴사해도 큰 뉴스거리가 아니라니. 아, 동료라는 개념이 아닐까? 마치 스타트업 업계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 쉽게 사라지는 그러한 이치인가?
하긴, 그들은 그들 자체보다 그들의 알고리즘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지.
 

주식팀 퀀트들은 항상 전투적이고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언제 어떻게 자신의 알고리즘이 손해를 볼지 모르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누가 알고리즘 설계도를 훔쳐갈지 모르기 때문에 커피를 타러 가는 짧은 순간에도 항상 컴퓨터를 잠금 상태로 바꾸어 놓았다.

 
과연 이러한 전쟁터에 살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는게 가능할까? 아니, 역시 일상과 업무의 경계선이 모호한걸까?
아마도 내가 지금의 정신력으로 퀀트가 된다면, 필패하리라. 지난해 스타트업 업계의 큰 벽을 만나고, 굉장히 흔들리며 올해는 좀 안정을 찾겠다며 ‘밸런스’ 의 한 해를 보냈다. 퀀트의 세계는 알고리즘 등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정신력 또한 매우 중요할 것이다.
아니, 정신력 그 자체도 능력이리라.
 
 

<당신도 퀀트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코딩교육이 의무화 된다. 모든 학생들은 코딩을 배우고, 필기시험을 보겠지. 현업 개발자로써 이는 매우 의문점과 아쉬움이 있는 선택이다.
그럼에도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 는 말에는 공감한다. 프로그래밍적 사고라는 것은 프로그래밍 외적인 부분에도 꽤 많은 부분이 접목된다. 앞서 말했던 ‘논리적 사고’ 에 대해서도 그렇고, 주위의 사물 자체를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것은 어떠한 문제를 푸는데 있어 매우 유용한 능력이다.
 

이제 일반인도 이러한 수많은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서 투자를 하는 사람, 즉 퀀트가 되어야 한다.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면, 많은 친구들이 그저 어렵기만 하다고 말했다. 나로써는 개발을 처음 배울 때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코딩을 처음 배우려는 친구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코딩을 배우고자 하는 친구들을 모아, 코딩소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개발자 친구와 함께 비전공자 친구들을 가이드 하고, 함께 스터디를 하는데 생각보다 이 과정에서 얻는 것이 많다. 이미 개발자로써 굳어진, 당연히 여기는 관례가 그들에겐 없기에. 당연한듯 던지는 질문에도 무너질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헌데, 저자의 “퀀트가 되어야 한다” 이 말이 내 친구들을 단숨에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수학자에서 물리학자로, 그 후 금융 공학자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공학자로 옮겨갔던 퀀트의 흐름은 이제 데이터 과학자와 인공지능 전문가로 옮겨가고 있다.

 
숨이 턱 막혔다.
나더러 저런 수식을 이해하라고? 세상에 없던 알고리즘을 짜라고?
 
아하. 코딩을 처음 배우는 내 친구들도 이런식의 막막함을 느꼈으리라.
그게 아니다. 모두가 풀스택 개발자가 될 필요도 없다. 나도 그렇게 못한다. 꼭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NoSQL, 로드밸런싱 등등. 개발자들이 필요한 기술들 모두를 다 익힐 수도 없다. 그런 개발자도 없다.
우리가 배울 범위는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뭐라고 검색할지 아는 것’ 일단 거기까지다. 그러면 스스로 레벨업을 할 수 있다. 하하. 그래, 스스로가 뭘 모르는지 모르는 단계. 이것은 정말이지 너무도 어렵더라.
 

예를 들어 ‘신작 영화의 시사회 평점이 7.8점 이상일 경우 영화사에 투자해라’ 같은 간단한 알고리즘도 퀀트 투자가 되는 것이다.

 
저자가 퀀트의 시작이 그리 엄청난건 아니라 말해도, 사실 주위에 퀀트가 없던 나로써는 아직도 먼 종족이다. 당장 퀀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 하는 것들도 너무도 많아 새로운 무언가를 더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좌절’ 이 아니리라.
 
 

<나에게 퀀트란?>

 
저자가 이토록 멋지게 퀀트를 소개해줬는데, 아직도 퀀트를  ‘돈 버는 사람’ 으로만 알고 있으면 저자의 속이 뒤집어지리라.
 
내가 느낀 퀀트란 “주변의 사물에서 어떠한 법칙을 발견해 내는 사람.” 정도가 알맞겠다. 애초에 퀀트의 시작은 물리학자였고, 수학자였다. 과연 주식시장이 사라지고, 옵션 시장이 사라지면 퀀트는 다 굶어 죽을까? 전혀, 그들은 또 다시 어떠한 간극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알고리즘을 만들것이다.
개발자로써 말하자면, 이미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것들은 데이터화 되고 있고 이 데이터 안에서 온갖 비즈니스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게 뭐냐고? 나도 모른다. 그래서 망했지.
 
하지만 앞으로 데이터를 모르면 ‘성공하지 못하는 것’ 이 아니라 나의 작년처럼 ‘망할 것’ 이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물쭈물 하다가는 정말 똥 될 것 같다.
 

예전에는 ‘애플의 아이폰은 경쟁 제품인 갤럭시에 비해 기능이 많으므로 애플을 매수해야 합니다’라는 분석이 있었다면 퀀트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현재 뉴스 노출도가 22% 증가하였고 팩터 분석을 통하면 아이폰 매출이 주가에 미치는 민감도는 11% 정도이기 때문에 매수하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식이다.

 
 
이 책은 단순히 ‘퀀트’ 를 이해하기 위한 책을 넘어, 앞으로의 퀀트들의 능력이 어떤식으로 사용될지도 가이드한다. 특히 마지막 챕터 ‘퀀트의 미래’ 에서는 최근 트랜드들이 실려있다.
머신러닝, 딥러닝 등의 개념을 역시나 매우 간결히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념들이 어떻게 접목될 것인지를 설명한다. 위의 인용문처럼 명확한 데이터 수치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맞춰 앞서 말한 필자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에서는 운영시 참가하는 회원들의 정보를 모아보기로 했다. 가령, 강남역에서 일요일 오전 10시에 모임을 했을 경우의 회원들의 도착시간. 토요일 오전 10시에 모임을 했을 경우의 도착시간. 그 회원들의 거주지와 평균 이동 시간. 그들의 평소 업무 시간과 업무 외 활동의 개수. 자취의 유무와 평소 음주 습관 등.
가상의 데이터들을 적어보긴 했지만, 이러한 데이터들로 모임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려면 ‘강남역 일요일 오후 1시’ 에 모임을 진행해야 한다 따위의 정보가 나올 것이다. 어떠한 회원의 참가 확률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데이터를 모아 훗날 보다 가치있는 커뮤니티로 발전시키자고 의기투합했다.
 
결국 내게 있어 퀀트란 이러한 데이터를 ‘금융시장’ 에서 다루는 데이터 과학자들로 정의되었다. 아마도 이들이 금융시장에 실증을 느끼고 어떠한 분야로 옮긴다면 그 분야에서 충분히 데이터 과학자의 역할을 해내리라.
그런 의미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치는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아아. 나도 데이터 과학자가 되고 싶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이름을 알릴 것 같다. 흥미가 생긴 나는 페이스북에서 저자를 찾아봤는데, 최근 독립 후 투자 회사를 만들었더라.
이 책을 매우 재미나게 읽은 독자로써, 저자의 도전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퀀트계의 에반젤리스트로써 국내 여러 독자들을 찾아오기 바란다.
 
 

[ 인상 깊은 문구 ]


 

 

  • 2011년 소시에테 제너럴 은행의 한 퀀트는 회사 내 알고리즘 설계도를 프린트했다가 맨해튼 법원에서 3년형을 받았다. 2013년에는 한 프로그래머가 시타델에서 코드를 하드디스크에 넣었다가 10년형을 받았다.

  • 퀀트의 면접은 직원을 뽑는 느낌보다도 투자 설명회에 가깝다. 회사는 자신들이 투자할 알고리즘을 찾는, 퀀트는 자신의 알고리즘이 탄탄하고 경쟁력 있음을 논하는 자리인 것이다.

  • 정교한 원판 위에서 돌아가는 공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것은 초기 위치와 속도만 있으면 고등학교 수준의 물리학으로도 계산 가능한 일이었다. 룰렛 같은 경우에는 딜러가 공을 굴린 뒤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도 베팅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위치와 속도를 알아내고 나서 돈을 거는 것이 가능했다.

  • 캘리 공식은 ‘최대 수익률은 정보의 확실성과 비례한다’는 이론이었다.

  • 당시 도박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베팅 방법은 ‘마팅 게일 방식’이었다. 마팅 게일 방식은 처음에 1을 걸고 패배하면 2를 걸고, 또 패배하면 4를 베팅하면서 한 번만 이기면 원금을 회복하는 방법이었다.

  • 이 캘리 공식은 훗날 자산관리와 투자비율의 정석으로 워런 버핏, 빌 그로스Bill Gross 등의 투자자들이 사용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 당시 유진 파마Eugene Fama 시카고대학 교수와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 MIT 교수가 정립한 ‘효율적 시장 가설’이라는 것이 유행하던 시기였다. 이 세상의 모든 정보가 이미 주식시장에 다 적용되어 있다는 이론이었다.

  • 도박에서 확실한 근거 없이 이길 거라고 믿는 것처럼 다수의 사람들이 워런트를 사면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주가가 상승할 거라고 기대했다.

  • 소프와 카수프는 자신과 친척들의 자금을 운용하며 매년 30% 정도의 큰 수익을 얻고 있었다.

  • 몇 차례의 실패 끝에 주식시장에서 광맥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주식시장의 한 ‘작은’ 영역을 위한 완벽한 수학적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 모델로부터의 기대수익이 연 33%라는 점, 이 모델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33%의 수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 이렇게 되면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560주의 주식이 워런트의 손해를 상쇄시키기 때문에 주가의 움직임에 면역이 된다.

  • 이렇게 물건을 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보험을 ‘풋옵션’이라고 한다.

  • 이렇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보험을 ‘콜옵션’이라고 하였다.

  • 각 옵션끼리 어떤 관계가 있는지, 옵션 가격과 밀가루의 관계는 어떠한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든 것을 고려하다 보니 가격 계산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 심지어 그들은 금융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상품을 설계해서 고객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아우디에서 이벤트를 열어서 뉴욕 양키스가 우승할 시 고급차 1,000대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때 양키스가 우승했을 때 아우디가 크게 지출하지 않도록 하는 옵션 가격을 퀀트들이 계산해 파는 것이다.

  • 마침내 블랙-숄즈 방정식을 이용해 여러 가지 위험을 동시에 막아주는 종합 옵션인 포트폴리오 보험이라는 상품을 내놓았다. 포트폴리오 보험만 있으면 내가 가진 상품의 옵션을 하나하나 살 필요 없이 시장 전체에 대한 보장을 해주었다. 옵션을 사느라 많은 수고를 들였던 투자자에겐 혁명이었다.

  • 시장에 있던 사람들에다가 포트폴리오 보험을 판매했던 수많은 금융사의 프로그램들까지 주문을 쏟아냈고 시장은 오후 1시에 15%, 오후 3시에 20%까지 하락했다.

  • 끝끝내 시장은 25% 추락하였다. 전 세계 돈의 1/4이 흔적도 없이 증발한 것이다. 단순히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 유럽이나 개발도상국의 채권과 옵션에 집중 투자를 하고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1998년까지 400%의 수익률을 냈다. 심지어 돈을 맡기는 것만으로 신용이 좋아질 정도로 LTCM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다.

  • LTCM 사태 이후 투자은행들은 더 이상 물리학자들이 제시하는 공식과 확률들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는 지금까지 없던 일이 언제든지 갑자기 발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월스트리트로 온 물리학자들의 전성기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 하루는 코카콜라 주식에 대한 대량 주문이 들어왔다. 뱀버거는 무심코 차트를 보며 소프트웨어를 통해 코카콜라를 대량으로 매수하였다. 그러자 코카콜라 가격이 점점 오르기 시작하였다. 대량 주문이 들어온 주식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했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이상하게 펩시도 덩달아 가격이 오르는 것이었다.

  • ‘펩시와 코카콜라의 가격 차이는 유지된다’라는 것. 코카콜라의 가격이 오르면 펩시와 코카콜라 간에 간격이 발생하므로 코카콜라 가격이 다시 떨어지든 펩시 가격이 오르든 원래 간격으로 되돌아갔다. 간격이 벌어지더라도 평균적인 간격으로 다시 돌아오는 평균회귀(Mean-reverting)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 뱀버거의 알고리즘은 혁명적이었다. 이전까지는 에드 소프, 피셔 블랙을 포함한 모든 경제학자들이 효율적 시장 가설을 믿고 있었다. 시장에는 모든 정보가 이미 반영돼 있고 무작위로 움직여 예측할 수가 없다고 말이다. 그러나 뱀버거가 거래 상황에 따라 찰나의 틈이 발생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 슈퍼컴퓨터를 통해 통계적으로 이어져 있는 세계의 수많은 증권들의 쌍을 찾아냈다. 코카콜라와 펩시는 물론 호주 달러와 옥수수 가격 간의 관계까지 계산해서 어느 한 쌍이라도 과거 통계보다 넓어지거나 좁아지면 컴퓨터가 바로 탐지해 거래하였다.

  • 그들은 이러한 전략을 통계적 차익거래(Statistical Arbitrag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뱀버거가 활동한 시간은 1980년대 중후반밖에 되진 않지만 그가 만들어낸 통계적 차익거래 알고리즘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유명하고 강력한 퀀트 알고리즘으로 전해지고 있다.

  • 뱀버거의 굉장한 수익률과 슈퍼컴퓨터도 훌륭했지만, ‘모든 주식은 무작위이고 절대로 예측할 수 없다’라는 기존 경제학자들의 통념을 뒤집고 ‘주식은 잠깐의 정보 차이로 틈이 생기고 이를 찾으면 돈을 벌 수 있다’라는 혁명적인 시각을 보여준 것이 더더욱 대단하였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긴 틈을 ‘알파’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당시 프로그래머나 시스템 관리자들은 철저히 보조만 해야 했으며 거래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도 금기시될 정도로 그들에게는 벽이 있었다. 그런데 쇼가 이 선을 넘어버린 것이었다.

  • 데이비드 쇼가 뽑은 유명한 퀀트로는 현재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

  • 통계적 요인 분석에 따르면 6% + 1% – 4% + 8%로 11% 상승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10%만 상승하였다. 즉, 1%가 아직 덜 상승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애플 주식을 사는 것이다.

  • 멀러는 BARRA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의 거래 알고리즘을 시도해볼 만한 회사를 물색했다. 때마침 타르탈리아와 쇼 박사가 떠난 모건스탠리가 그에게 응답하였다.

  • 이렇게 요인별로 합친 수익률이 원래 평균 수익인 -8%로 나온다. 그런데 만약 2014년 수익률이 -3%인데 이러한 요인별 분석을 똑같이 하면 -1.3%가 나왔어야 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통계적으로 아직 1.7%의 수익이 반영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이럴 때는 매수를 하는 것이다.

  • 날씨 데이터는 숨겨져 있지만 아이스크림 소비량의 패턴을 통해 날씨가 어땠는지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철수가 1, 3, 3, 2의 아이스크림을 소비했다면 날씨는 흐림, 맑음, 맑음, 흐림순으로 흘렀을 확률이 83%다. 보이는 것, 즉 아이스크림 소비량을 이용해서 숨겨진 패턴인 날씨 데이터를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음성 인식의 경우 보이는 데이터는 음파이고 숨겨진 패턴은 말을 한 문장이 될 것이다. 사이먼스는 이런 히든 마코프 모델을 이용해 주식시장의 보이는 요인들의 확률 관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가격 패턴을 찾아내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 메달리온은 현재까지도 매년 45%의 수익률을 내고 1999년 1분기에 0.5%의 손실을 낸 것 외에는 단 한 번도 잃은 적이 없는 괴물 펀드가 된다. 조지 소로스나 워런 버핏도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만큼 굉장한 수익률이었다. 물론 짧고 규모가 작은 알파를 주로 거래하기 때문에 규모가 그들보단 작았지만 말이다.

  • 위성사진으로 판독한 월마트의 주차장 차량 증감률로 월마트의 매출을 예측한다고 한다.

  • 마켓 메이커가 등장하면서 특정 주식을 사든 팔든 사람들은 언제든지 원하는 양만큼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 핏 저편에서 삼겹살 두세 컨테이너를 매입하고 다시 이쪽에 와서 팔면 순식간에 수천 달러를 벌 수도 있었다. 반대로 삼겹살 가격이 몇 분 내에 폭락하면 눈앞에서 몇 초 만에 수천 달러가 사라지는 광경을 눈 뜨고 지켜봐야 했다. 스피드가 생명이기 때문에 모든 단어도 줄여서 말하곤 하였다.

  • 이를 지켜보던 엔지니어는 트레이더가 주로 판단하는 로직들을 프로그램화시키기 시작했다.

  • 2000년대에 들어 시카고 트레이딩 회사의 90%는 인공지능 거래 회사로 변화하였다.

  • 그렇기 때문에 급하게 팔면 싸게 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팔면서 수많은 Bid가 사라지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을 시장충격이라고 한다.

  • 이들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시간은 고작 몇 초도 되지 않았다. 짧은 찰나에 불균형을 찾아서 이익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승률은 80% 이상이었다.

  • 이렇게 마이크로초 단위, 심지어 나노초 단위까지 경쟁하는 극초단타매매의 시대가 온다.

  • 거대 거래를 해야 하는 투자은행이나 자산 관리 업체들은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큰 거래를 무작정 하면 비용이 엄청나게 오르고 알고 트레이딩 회사들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었다. 결국 자신이 큰 거래를 해야 한다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시장에 조심스럽게 풀면서 거래해야 했는데, 이미 시장 상황을 철저히 빠르게 분석하는 알고 트레이딩 회사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결국 투자은행들과 헤지펀드에서도 자신들의 거래를 숨기기 위해서 알고 트레이더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 법의 취지는 좋았으나 일부 초단타매매자들은 이를 악용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A 거래소에 미끼 물량을 싼 가격에 둔 뒤에 A 거래소의 거래가 체결되면 자신들의 빠른 회선을 이용해서 나머지 주문이 B 거래소에 도착하기 전에 B 거래소의 가격을 올려버리는 것이다. 이러면 브로커들은 꼼짝없이 올라간 가격으로 나머지 물량을 사야 한다.

  • 불법 선행 매매란 Reg NMS라는 규제의 허점을 이용한 방법이다. Reg NMS는 2007년에 제정된 법인데, 브로커가 고객에게 주문을 받았을 때 항상 모든 거래소에서 가장 싼 곳부터 거래해야 한다는 법이다.

  • 블룸버그 뉴스 채널에서는 초단타매매를 찬성하는 측인 뱅가드의 회장 잭 보글과 이를 반대하는 찰슈 슈왑의 슈왑 회장이 소리 높여 토론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초단타 트레이더들에게 문제가 있다면서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이름 있는 헤지펀드와 초단타매매 회사들은 특검에 돌입하였다.

  • 메이슨은 수익을 많이 내는 퀀트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반면 강력한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해 수익이 떨어지는 퀀트는 가차 없이 좌천시키거나 해고했다. 그의 방식이었다. 30명 정도의 퀀트 트레이더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로운 수익 원천을 찾기 위해 야근하는 경우도 많았다.

  • 사로지 말에 따르면 옵션팀에서 사용하는 옵션 데이터만 1년에 5억 가까이 된다고 한다.

  • 그러다가 2008년에 금융 위기가 터진 거야. 난리가 났지. 은행들의 수익은 반토막이 났어.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엄청난 수익을 얻은 회사들이 알려진 거야. 시타델 같은 퀀트 펀드들이었지.

  • 약 2주간 그래픽 카드를 이용한 병렬 처리 논문과 책을 읽으며 공부했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NVIDIA사에 직접 연락해 문의를 하거나 미팅을 가졌다.

  • 한 달 정도 씨름을 하고 나서야 나는 병렬 처리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모든 계산을 완료하는 데 1.2초가 걸렸다. 기존의 4.4초와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 물론 일반 트레이더처럼 거래를 직접 하는 것이 아니고 알고리즘의 설정을 변경하거나 트렌드를 읽어서 업그레이드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지. 마치 기차가 자동화되어 있어도 이를 조종하는 조종사가 필요한 것과 비슷해.

  • 한 프로그래머의 치명적인 버그로 45분 만에 4,500억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1분에 100억씩 증발했다. 증권 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 나의 잘못된 엔터 한 번에 2만 달러가 순식간에 날아갔다. 2만 달러가 없어지는데 걸린 시간은 30초가 채 되지 않았다. 얼마나 두렵고 걱정되었는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곧 해고겠구나.

  • 나이트 캐피탈 외에도 2006년에는 미즈호 증권의 한 직원이 제이콤이라는 회사 주식을 63만 엔에 1주를 팔려는 것을 1엔에 63만 주를 팔도록 해 1조원에 가까운 손해를 보고 부도 직전까지 갔다고 한다.

  • 실적 발표 날짜 파일이 종종 빈 상태로 도착하는 경우가 있어 처리하곤 했는데, 날짜 포맷이 바뀌어 도착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2014년 3월 2일이면 03/02/2014로 올 때도 있고 03-02-14로 올 때도 있었다. 이를 처리하지 않아 오류가 난 것이다. 빠르게 코드를 고치고 나서 다시 실행했다.

  • 시뮬레이션으로 고수익을 보여주며 의기양양했던 나는 프로덕션 트레이딩을 거치면서 겸손해지게 되었다. 데이터상으로 80% 정도의 승률을 보이던 나의 거래가 실전에선 60%를 가까스로 넘는 정도에 그쳤다.

  • 주식팀 퀀트들은 항상 전투적이고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언제 어떻게 자신의 알고리즘이 손해를 볼지 모르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누가 알고리즘 설계도를 훔쳐갈지 모르기 때문에 커피를 타러 가는 짧은 순간에도 항상 컴퓨터를 잠금 상태로 바꾸어 놓았다.

  •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렇다.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수많은 파산과 실직자가 생겨났다. 요인이야 여러 가지지만 이 금융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거대 투자은행에게 있었다. 거대 투자은행들의 무분별한 투자가 전 세계를 위기에 처하게 했다는 대중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2010년 은행을 규제하는 도트 프랭크법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중 볼커룰(Volcker rule)이라고 하여 고객의 요청이 없으면 투자은행은 내부 자본을 투자할 수 없는 금융기관 규제 방안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볼커룰이 시작되면 은행은 수익률이 좋은 ‘투자’라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고객의 요청을 대행하는 ‘수수료’ 역할만 하게 되는 것이었다.

  • 이사회에서는 수십 억씩 하는 마이크로초 단위의 거래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할 명분을 제출하라고 제이크를 압박했다. 초단타매매에서는 1초에 수천 번의 거래가 성사되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를 기록하면 한 주식당 몇 기가, 모든 주식과 옵션을 다하면 수백 테라 바이트가 된다. 이를 모두 저장하고 기록하려면 상당한 예산이 들어간다.

  • 방법은 간단해.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수요와 공급 수치와 통계를 출력해서 그래프로 그리는 거야. 그 다음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통계 패키지로 분석을 하는 거지.

  • 입사한 지 3일 만에 퇴사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 월스트리트의 문화상, 고위직들의 빈번한 퇴사와 이직은 큰 뉴스거리도 아니었다.

  • 너의 알고리즘을 만들어라. 어차피 밖으로 나가도 퀀트가 믿을 건 이전 회사의 수익률도 아니고 인맥도 아니다. 오직 너의 알고리즘뿐이다.

  • 보통 퀀트들은 ‘재무 지식은 너무 고지식한 방법이다. 이제는 빅데이터만 가지고 분석해야 한다’고 많이 주장하는데, 초보 레벨에서는 맞는 말이라 생각하지만 연구를 거듭하다 보니 철학적인 부분도 이해를 해야 데이터가 왜 그렇게 되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었다.

  • 데이터 전문가였던 우디는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강조하였다. 결국 분석 방법이나 모델, 아이디어 등은 늘 널리 퍼지고 그다음에 한계가 오기 때문에 좋은 데이터와 이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것이야말로 퀀트 알고리즘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 요즘은 딥러닝이 가장 핫하지만 퀀트 업계에선 크게 각광받지 않는다. 요인 자체를 알아서 선택해주는 딥러닝은 퀀트에겐 굉장히 위험한 발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실제 시장은 불확실의 향연이었다. 승률이 90%인 알고리즘이라 하더라도 10%에 해당하는 사건이 연속해서 몇 번씩 발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장이었다.

  • 처음에는 알고리즘 수익 이메일이 10분에 한 번씩 오게 하였다. 그랬더니 도저히 일상생활이 유지될 수 없었다.

  • 그동안 여러가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제이크가 전적으로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제이크는 현재 설계도를 해석해 줄 사람이 유일하게 나뿐이라서 손을 내민 것뿐이었고. 이 카드를 나는 계속 가지고 있어야 했다.

  • 데이터 비용까지는 포함되어 있지만 시뮬레이터 시스템으로 어떤 것을 쓰느냐에 따라 월 사용료가 다르고, 클라우드 연구 시스템이나 병렬 계산을 쓸 때는 쓰는 시간에 비례해서 비용을 청구한다고 한다. 이 비용은 나의 수익에서 제하게 된다. 은행과는 정말 다른 환경에 적잖이 놀랐다.

  • 위의 예처럼 시장에서 필요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절한 재료를 이용해서 합성하고 이를 팔면 셀사이드 퀀트이고, 미래 가격이나 가치를 예측해서 거래를 하는 퀀트를 바이사이드 퀀트라고 한다.

  • 실제로 2002년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업들이 수많은 이벤트를 걸었는데 이러한 보험 계약을 통해서 위험을 전가했다고 한다.

  • 데스크 퀀트는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위와 같이 모든 상황의 확률을 고려해 적절한 가격을 산출하는 전문가이다.

  • 절대 발생하지않을 거라 믿었던 사건이 일어나는 검은 백조(Black swan)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러한 파생상품을 대량으로 가지고 있던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서브 프라임 모기지 금융 위기를 초래한 것이었다.

     
  • 예전에는 ‘애플의 아이폰은 경쟁 제품인 갤럭시에 비해 기능이 많으므로 애플을 매수해야 합니다’라는 분석이 있었다면 퀀트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현재 뉴스 노출도가 22% 증가하였고 팩터 분석을 통하면 아이폰 매출이 주가에 미치는 민감도는 11% 정도이기 때문에 매수하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식이다.

  •  단기 투자로 갈수록 기술적 의존도가 높아지며 시장미시구조에 대한 지식이 높아야 한다.

  • 장기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퀀트의 경우 거시경제와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고 재무 구조나 포트폴리오 이론에 대한 것이 단기 거래보다 중요해진다.

  • 미리 알아둬야 할 점은 ‘앞으로는 제임스 사이먼스나 케네스 그리핀처럼 초특급 퀀트가 되기는 어려운 시대’라는 것이다.

  • 통계 지식 같은 경우 최소한 선형 회귀나 확률론 정도는 확실히 익혀두어야 하고 데이터에 대한 통계적 상태를 추출할 줄 알아야 한다.

  • 학부 학위로 데스크 퀀트에 진입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나 월스트리트의 특성상 보조 업무나 다른 업무로 입사한 후 데스크 퀀트로 정착하는 일이 종종 있다.

  • 수익 분배가 확실한 트레이딩 회사나 헤지펀드들은 직급이나 경력이 무의미하고 알고리즘의 수익률에 따라서 연봉을 책정한다. 때문에 20대에 파트너가 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우리 회사에도 20대 파트너가 꽤나 있다. 아무리 경력 많고 은행에서 매니징 디렉터를 하던 사람도 수익률이 높지 않으면 바로 해고된다.

  • 그러나 퀀트나 알고리즘은 인간이 투자나 거래를 할 때의 의사과정을 논리화시키고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통해 거래하는 것뿐이다.

  • 들어가는 기초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에 퀀트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투자로 벌 수 있는 승률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

  • 거래소는 이러한 수요를 인지하고 거래소 안에 가까운 자리부터 비싼 값으로 임대해주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 이로써 트레이드웍스의 통신은 맥케이브라더스보다 0.5밀리초 줄여 왕복 데이터 전송 시간이 8.5밀리초가 되었다. 그들은 0.5밀리초 우위를 원하는 회사들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로 1년에 25만 달러, 약 2억 8천만 원 가량의 사용료를 받았다.

  • 2017년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전체 시장의 80% 가까이 차지하면서 속도상 우위를 점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조금이라도 더 빨라지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 그러나 머신러닝 방법은 거꾸로 데이터셋을 끊임없이 알고리즘에 집어넣어 학습시킨 다음 거기에서 패턴을 찾는 모델링 방법이다.

  •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먼저 답이 없는 문제는 풀 수가 없다. 그리고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이 방법을 쓸 수가 없었다.

  • 바둑의 경우의 수는 우주의 원자수보다 많아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계산하려면 현재 컴퓨터로 10^111년이 걸린다고 한다.

  • 인공 신경망도 뇌의 뉴런과 비슷한 ‘퍼셉트론’이라는 유닛을 만들어 입력이 일정 수치(역치) 이상이면 1을, 아니면 0을 출력하게 만들었다.

  • 인공 신경망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다양한 버전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중 인간이 데이터의 특징, 즉 위에서 부리, 날개와 같은 것들을 지정해주지 않고 데이터 안에서 알아서 찾게 만든 버전이 바로 요즘 가장 핫하다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다.

  • 그는 실제론 아무 상관 없는 방글라데시 버터 생산량과 미국 주가 지수의 상관 관계가 85%에 달한다면서 전혀 관계 없는 데이터끼리도 우연히 상관관계가 높게 나와 이를 그대로 학습하고 투자하게 되면 위험하다고 전했다.

  • 수학자에서 물리학자로, 그 후 금융 공학자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공학자로 옮겨갔던 퀀트의 흐름은 이제 데이터 과학자와 인공지능 전문가로 옮겨가고 있다.

  • 최근에 일어나는 수많은 핀테크 붐과 인공지능 혁명 속에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외치고 있지만, 해외에 비해 데이터를 모으고 체계를 잡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데이터 과학자나 시스템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 예를 들어 ‘신작 영화의 시사회 평점이 7.8점 이상일 경우 영화사에 투자해라’ 같은 간단한 알고리즘도 퀀트 투자가 되는 것이다.

  •  제임스메디슨대학의 리처드 웨스트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논리적이고 똑똑한 사람일수록 심리적 편향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  결국 단기적인 움직임과 불균형을 찾아서 거래하는 데이 트레이더들은 알고리즘들에 의해 몰락할 것이다.

  • 이제 일반인도 이러한 수많은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서 투자를 하는 사람, 즉 퀀트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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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투자가 퀀트:알고리즘 세계 금융시장을 침공하다, 카멜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