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비상

비상
감독 임유철 (2006 / 한국)
출연 장외룡, 임중용, 김학철, 안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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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흔히 날아 오른다고 알고 있는 꽤나 희망적인 이 단어를 영화 제목으로 사용했다. 그것도 축구 영화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 비상이라는 단어를 쓸만한 가치가 있다. 아니 흘러 넘친다.

K리그를 아는가?

2010년 5월 5일. 어린이날. FC서울과 성남일화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경기에 60,747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 중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상 최다관중 수립. 6만명이라는 사람이 모이면 그 함성이 얼마나 큰지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4골이나 터졌다.

나는 K리그 팬이다. 주위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많다. 헌데 ‘K리그 재밌다.’ 라고 말을 했을때 ‘오~ 맞아 재밌어.’ 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보지 못했다. 헌데 프로야구는 재밌다는 사람이 많다.

이런 이상한 현상에 K리그 관계자들은 도무지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5월 5일을 맞이하여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 관중을 수립하였지만, 야구 또한 대부분의 구장이 만원이였다고 한다.

야구도 재밌다. 한때 슬러거라는 게임에 빠져서 두산을 잠시나마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역시 난 축빠다. 야구가 재밌는것은 인정하지만 축구 가 한수 접어야 한다는 말은 이해 불가다.

전지현보다 여자친구가 좋은 이유는? -> 만질수 있어서다. 라는 명언을 아는가? 그렇다. 박지성의 맨유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보다 함께 열광 할 수 있는 K리그가 더욱 끌리는건 당연한 이유다.

이 영화는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첫째, K리그를 모르는 사람. 둘째, 삶의 의욕이 떨어진 사람. 셋째, K리그의 열정을 느끼지 못하는 안타까운 유럽 축빠. 그리고 마지막으로 K리그의 팬들이다.

그들은 꼴찌다.

‘졌다. 또 졌다.’ 라는 오만석의 나레이션과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고개를 푹 숙이고 락커룸으로 들어가는 선수들. 축 처진 어깨 위로 코끼리가 다섯마리 정도 올라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꼴찌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 그들의 감독이 사임하고 수석코치 장외룡이 감독 대행으로 올라선다.

서로 싸우고 비난하는 선수들. 외국인 선수 라돈치치와 융화되지 않는 선수단. 매번 지고 있는 선수들.

장외룡은 동계훈련으로 그들을 하나로 묶는다. 목표는 플레이오프행.

꼴찌팀에게 말도 안되는 목표를 발표하자 선수들과 코칭스탭들은 한숨을 쉰다.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있는 선수들.

이미 몸도 마음도. 꼴찌였다.

이젠 꼴지가 아니다.

장외룡과의 호흡을 가장 많이 해온 주장 임중용은 장외룡을 지지하며 선수들을 하나로 묶으려 한다. 영화 속 임중용은 꽤나 멋진 주장으로 나온다. 영화가 각본대로 짜여지지 않은 만큼 실제의 임중용 또한 멋진 사람일 것이다.

터키 전지훈련이 끝나기 하루전. 장외룡은 해변에서 축구장을 그리고 포메이션을 짠다. 그리고 나래이션이 나온다.

“그랬다. 서동원이 왔다.”

경기 조율이 뛰어난 미드필더 서동원의 합류를 말할때 마치 슬램덩크에서 포인트가드 송태섭의 합류처럼 2% 부족했던 무언가가 완벽히 채워진 느낌을 준다. 흥분되기 시작한다.

인천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선두로 치고 올라 선다. 장외룡의 전술이 먹힌다. 또한, 선수들의 열정이 통한 것이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FC서울과 2:2 동점을 이루며 꼴찌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 장외룡과 선수들의 선전속에 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선수들에게도 가정이 있다.

수비수 김학철. 매번 합숙훈련이기에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너무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아내와의 시간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보석같은 아이들 또한 만나지 못한다.

어린 딸에게 보낸 이메일. 그 이메일을 엉엉 울며 읽고, 읽고, 또 읽는 아이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훌쩍인다.

전부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오백번 들것이다. 그럼에도 꾹 참는 이유는. 자신의 열정이기에. 자신의 팬들이 있기에. 그리고… 가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플레이오프 진출. 소름돋는 언론 플레이.

2년만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낸다. 신생팀이 이정도 위력을 뿜는다는 것은 정말로 힘들다. 축구는 11명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 팀스포츠다.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는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주장 임중용이 앞이 안보인다.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어서 체력이 고갈되었고, 나이가 많은 임중용의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아프지만 팀을 위해서 참고 참으며 감독에게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었고 장외료은 결국 그를 기용한다.

축구팬이라면 3백과 4백의 차이점을 대충은 알고 있을 것이다. 둘 중 어느것이 더욱 수비적이냐 하고 묻는다면 3백이다. 3백은 수비시 양쪽 윙백들의 수비 합류로 5백으로 변환이 가능하다. 또한 공격시에도 3명의 센터백은 공격 가담을 자제한다.

요즘 세계 축구의 추세는 4백이다. 특히 양쪽 윙백들이 공격을 시작한다. 때문에 양쪽 윙백들이 공격시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남는 수비수는 중앙 센터백 두명 뿐.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가 내려오는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이 생기게 된다.

3백과 4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인마크와 지역마크다. 3백은 대인마크 전술이다. 때문에 좀처럼 중앙돌파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는 상당히 취약한 단점이 있다. 물론 중앙에서 헤딩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날카로운 크로스도 소용이 없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팀은 부산이다. 측면돌파가 무서운 팀. 장외룡 감독은 3백과 4백의 싸움이라고 언론에서 자신의 싸움에 불을 붙인다. 그리고 장외룡 감독은 소름돋게 훈련장에서 4백 전환 훈련을 한다.

3백을 사용하는 팀이 4백으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다. 2002 월드컵때 김태영 홍명보 최진철의 3백 라인에서 현재의 4백 라인으로 전환하기 까지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하지만 장외룡 감독은 해냈다. 4백 전환을 성공한다.

당신은 아는가? 그들의 뜨거운 눈물을.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지만 결국 인천은 준우승에 머물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기쁨의 눈물은 아니다.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뜨거운 눈물. 최선을 다했지만. 온 열정을 쏟아 부었지만 아쉬운 결과에 대한 눈물.

당신은 아는가?

준우승에 머무는 그들을 향해 인천 서포터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들이 걸어놓은 걸개 중 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걸개가 있다.

‘고개 떨구지마! 우린 피눈물 흘린다. 인천! 죽을 때까지 함께 뛰어보자!’

이 얼마나 멋진 팀인가. 흔히 12번째 선수라 하는 서포터까지 이토록 팀과 하나가 되니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면 바로 축구공을 들고 운동장으로 달려가고 싶다. 그리고 당장 이 선수 한명, 한명을 만나고 싶다.

만날 수 있다! 주말마다 열리는 K리그에서!

Dragon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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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Domingo

오세용 Domingo

글쓰는 감성개발자 오세용입니다. IT, 책, 축구, 커뮤니티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