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용의 에세이 #21] 또, 또, 부서진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지만, 글쎄 사람만큼 다른 게 또 있을까 싶다. 나름의 커리어를 만들려는 청년으로서 독특함과 평범함 사이 그 어디쯤 덩그러니 놓일 때가 있다. 요즘이 그렇다. ‘열심히’ 하는 게 ‘잘’ 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관문이라지만, 그 길이 꼭 ‘잘’에게 도달하는 건 아니겠다. 그래도 ‘잘’에게 도달하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데, 글쎄 이것도 모르겠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있다. 누구나 그림을 그리지만, 머릿속 그것을 현실에 꺼내는 것이 능력이라면, 현실이 원하는 그림일 확률이 ‘잘’ 이겠다. 결국 열심히가 능력을 만들 수 있다지만, 능력이 곧 정답은 아니겠다. 우리는 모두 여러 역할을 갖는다. 각 역할은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각 역할의 깊이와 너비를 잘 이해해야 […]

IT기자, 개발자로 돌아오다…CODEF 합류 10개월 후기

IT 업계에서 일한 지 어느새 9년 차다. 그동안의 여정은 예측 불가였다. 점차 원하는 분야로 움직였지만, 내가 원하던 경험만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예측 불가한 이 업계가 좋았다. 나는 2018년부터 1년여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일했다. 개발자로 일하며 멀리서 지켜본 연예인 개발자들을 만났고, 그들과 콘텐츠 이야기를 하며 눈높이를 맞췄다. 코드는 아니지만, 그들과 협업은 굉장한 경험치를 남겼다. 1년여 그들과 함께한 나는 전문성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내가 만난 멋진 개발자들은 내 피를 끓게 했다. 개기자라는 캐릭터도 좋았지만, 내 전문성은 개발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개발자로 돌아왔다. 나는 CODEF 개발자가 됐다. 데이터 애그리게이션 서비스, CODEF 나는 데이터 애그리게이션 서비스(Data Aggregation Service) […]

습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자 #마음편

흔히 3주를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고 한다. 욕심 많은 나는 여러 능력치를 얻기 위해 3주 반복을 수차례 했다. 하지만 내 경우는 습관이 되지 않더라. 한 달쯤 되면 대부분 흐지부지됐다. 그럼에도 습관을 만드는 노력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이유는 역시 내가 욕심이 많기 때문이다. 1월 초, 일상에서 우연한 기회를 얻고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아직 3주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매일매일 새로움을 갱신하고 있다. 내가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분야는 ‘영어’다. 영어는 내 오랜 갈증이었고, 꽤 많은 도전을 했다. 그리고 모두 실패했다. 늘 고통받지만, 고통만 받는 한심스러운 분야다. 내가 어떻게 1월을 다르게 보냈는지, 세 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이 칼럼은 ‘마음편’이다. 어떻게 마음을 먹는지를 […]

[서평] 처음 만나는 자바스크립트

인트로 서평을 170여 개 썼다. 알게 모르게 그동안 읽었던 책은 내 머릿속에 들어왔고, 무의식 속에서 내 목소리에, 내 행동에 녹았다. 어느새 나는 책에서 읽은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됐다. 책은 어느새 내게 무척 가까운 친구가 됐다. 얼마 전 나는 7년여 경험을 가진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왜 이렇게 지식이 부족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그동안 쓴 서평을 훑어봤다. 맙소사. 그 많은 책 중 내 전공인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책이 한 권도 없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공부가 부족하니 모르는 거였다. 이럴 땐 생각을 덜 하는 게 최고다. 서점에 가서 가장 쉬워 보이는 자바스크립트 책을 골랐다. 요즘 내가 가장 고통받는 분야는 자바스크립트였다. […]

내가 자극받지 못하는 이유…인생수업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글은 내 생각을 정리하기 좋고, 정리된 생각을 전달하기 좋다. 매일 글을 쓰지만, 때때로 글이 신기하기도 하다. 몇 자 안 되는 모음과 자음이 만나 무한한 표현을 한다. 기자로 일하며 글을 편집할 때는 무한한 새로움을 느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로 표현하기엔 필자들이 보내는 글에 담긴 색채는 너무도 달랐다. 때론 간결함에 놀라기도 했고, 때론 흥미로운 이야기에 손뼉을 치기도 했다. 그저 문자의 나열인데, 어찌 이렇게 다를까?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청년 대부분이 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나온다. 크게 다를 것 없는 인생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토록 다를 수 없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다르기에 때로는 같기에 상처를 받는다. 어떤 이는 평생 상처 속에 […]

[오세용의 에세이 #20] 시니어의 자격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는 10년 정도 일하면 시니어라고 생각했다. 10년을 한 분야에서 일하면 전문가라고 하지 않는가? 1만 시간도 하루 3시간 10년 일하면 달성한다. 시간이 흘러 내 커리어가 어느새 만 8년을 지나서 되돌아보니, 글쎄. 10년은 터무니없이 빠른 시간이다. 그동안 만난 사람 중 누군가는 한 분야 강력한 전문가가 됐고, 누군가는 좋은 팀을 만들었다. 누군가는 큰 조직 내 리더가 됐고, 누군가는 많은 팬을 만들었다. 그들을 곁에서 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다양한 시도를 하며 시야를 넓힌 나는 처음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다양한 경험 중 가장 나로서 살았던 때는 언제였을지. 다양한 경험을 추구했지만, 이제는 깊이를 더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택했다. 가장 많은 […]

[오세용의 에세이 #19] 변수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RPG) 게시판을 보면 사용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는 거의 모든 게임 게시판이 그렇다. 사용자들은 각 직업 밸런스 문제를 제시하고, 어떻게든 이익을 얻기 위해 운영자에게 의견을 제시한다. 운영자는 어느 사용자 집단 이야기만 들어선 안 된다. 혹, 사용자의 의견이 맞더라도 숲을 보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물론 밸런스를 맞추지 못해 사라지는 게임이 많다. RPG는 현실을 잘 반영한 게임이다. 현실은 어떨까? 적으면 수만 명, 많게는 수천만 명까지 활동하는 RPG와는 달리 2019년 7월 기준, 77억 인구(위키백과)를 돌파한 세상이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77억 인구가 사는 시스템에서 RPG처럼 목소리를 낸다. 누군가는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것이고, 누군가는 묵묵히 시스템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

[오세용의 에세이 #18] 정보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

2009년 시작한 블로그에 현재까지 283개 글을 작성했다. 이 중 서평이 대부분인데, 175개다. 대학 시절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블로그에 서평 을 쓰기 시작한 것을 꼽겠다. 부모님의 동기부여도 있었고, 여러 행운이 따랐지만 어쨌든 서평을 꾸준히 쓴 건 내가 한 것이다. 나는 책을 정독해야 쓴다. 서평 175개는 내가 175권을 정독하고 쓴 글이다. 굳이 정독하지 않아도 내게 뭐라 하는 사람이 없지만, 그저 내가 그게 편하다. 다 읽지 않으면, 책에 담긴 중요 메시지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이 꽤 크기 때문이다. 175권을 읽고 쓰며 서평 포맷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 글이 매끄러워지고 깊이가 생겼지만, 서평 포맷이 바뀌지 않은 것은 바꿀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읽게 […]

2019년 오세용 회고…English

2019년 마지막 날이다. 12월 내 미루고 미뤘던 2019년 회고를 해본다. 2019년은 참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기자로 시작해 개발자로 마친 2019년은 어쩌면 내 커리어에서 가장 예측 불가했던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회고에 앞서 이미 일주일 전 커뮤니티 STEW에서 한해를 리뷰하는 영상을 찍었다. 이 글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남겨볼 생각인데, 먼저 STEW에서 꼽았던 2019년 잘한 것 3가지와 아쉬운 것 3가지를 적어본다. 2019년 잘한 것 3가지 내 자리라고 생각한 개발자 포지션으로 다시 돌아온 것 회사에서 STEW에서 일상에서 여전히 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 것 크게 아프지 않은 것 2019년 아쉬운 것 3가지 영어 공부 안 한 것 기술적으로 빠르게 올라오지 […]

초연결, 데이터에 관한 희망찬 이야기 모음집

읽게 된 동기 2020 STEW 1월 지정도서 한줄평 데이터에 관한 이상적인 기사를 짜집기한 블로그 모음집 서평 먼저 2019년도 마지막 서적을 이 책으로 선택한 것에 깊은 아쉬움을 남긴다. 1월 독서소모임을 위해 읽어야 했지만, 연말 휴가를 반납하고 이 책을 붙잡고 있자니 괴로움이 몰려왔다. 도대체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일까? 별 기대는 안 했지만, 저자 이력에 비하면 너무도 아쉬운 책이다. 정말 저자가 쓴 책이 맞나 의심이 든다. 이 책이 3쇄를 찍은 것에 제목이 갖는 힘을 새삼 느꼈고, 온라인 서점 예스24 기준 평점 9.2를 확인하며 좌절했다. 이는 사피엔스와 같은 평점이며, 정의란 무엇인가보다 0.1점 높은 점수다. 여기에 안 하느니만 못한 번역가의 해설은 황당하다 못해 짜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