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용의 에세이 #19] 변수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RPG) 게시판을 보면 사용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는 거의 모든 게임 게시판이 그렇다. 사용자들은 각 직업 밸런스 문제를 제시하고, 어떻게든 이익을 얻기 위해 운영자에게 의견을 제시한다. 운영자는 어느 사용자 집단 이야기만 들어선 안 된다. 혹, 사용자의 의견이 맞더라도 숲을 보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물론 밸런스를 맞추지 못해 사라지는 게임이 많다. RPG는 현실을 잘 반영한 게임이다. 현실은 어떨까? 적으면 수만 명, 많게는 수천만 명까지 활동하는 RPG와는 달리 2019년 7월 기준, 77억 인구(위키백과)를 돌파한 세상이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77억 인구가 사는 시스템에서 RPG처럼 목소리를 낸다. 누군가는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것이고, 누군가는 묵묵히 시스템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

[오세용의 에세이 #18] 정보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

2009년 시작한 블로그에 현재까지 283개 글을 작성했다. 이 중 서평이 대부분인데, 175개다. 대학 시절 가장 잘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블로그에 서평 을 쓰기 시작한 것을 꼽겠다. 부모님의 동기부여도 있었고, 여러 행운이 따랐지만 어쨌든 서평을 꾸준히 쓴 건 내가 한 것이다. 나는 책을 정독해야 쓴다. 서평 175개는 내가 175권을 정독하고 쓴 글이다. 굳이 정독하지 않아도 내게 뭐라 하는 사람이 없지만, 그저 내가 그게 편하다. 다 읽지 않으면, 책에 담긴 중요 메시지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이 꽤 크기 때문이다. 175권을 읽고 쓰며 서평 포맷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 글이 매끄러워지고 깊이가 생겼지만, 서평 포맷이 바뀌지 않은 것은 바꿀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읽게 […]

2019년 오세용 회고…English

2019년 마지막 날이다. 12월 내 미루고 미뤘던 2019년 회고를 해본다. 2019년은 참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기자로 시작해 개발자로 마친 2019년은 어쩌면 내 커리어에서 가장 예측 불가했던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회고에 앞서 이미 일주일 전 커뮤니티 STEW에서 한해를 리뷰하는 영상을 찍었다. 이 글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남겨볼 생각인데, 먼저 STEW에서 꼽았던 2019년 잘한 것 3가지와 아쉬운 것 3가지를 적어본다. 2019년 잘한 것 3가지 내 자리라고 생각한 개발자 포지션으로 다시 돌아온 것 회사에서 STEW에서 일상에서 여전히 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 것 크게 아프지 않은 것 2019년 아쉬운 것 3가지 영어 공부 안 한 것 기술적으로 빠르게 올라오지 […]

초연결, 데이터에 관한 희망찬 이야기 모음집

읽게 된 동기 2020 STEW 1월 지정도서 한줄평 데이터에 관한 이상적인 기사를 짜집기한 블로그 모음집 서평 먼저 2019년도 마지막 서적을 이 책으로 선택한 것에 깊은 아쉬움을 남긴다. 1월 독서소모임을 위해 읽어야 했지만, 연말 휴가를 반납하고 이 책을 붙잡고 있자니 괴로움이 몰려왔다. 도대체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일까? 별 기대는 안 했지만, 저자 이력에 비하면 너무도 아쉬운 책이다. 정말 저자가 쓴 책이 맞나 의심이 든다. 이 책이 3쇄를 찍은 것에 제목이 갖는 힘을 새삼 느꼈고, 온라인 서점 예스24 기준 평점 9.2를 확인하며 좌절했다. 이는 사피엔스와 같은 평점이며, 정의란 무엇인가보다 0.1점 높은 점수다. 여기에 안 하느니만 못한 번역가의 해설은 황당하다 못해 짜증이 […]

[오세용의 에세이 #17] 내가 온전히 허용되는 곳은

평소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개개인이 갖는 캐릭터, 그 캐릭터를 보다 끌어내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끌어낸 캐릭터를 모아 한 팀으로 만들었을 때 흥미를 느낀다. 그렇게 만들어진 팀이 결과를 낼 때 흥분을 느낀다. 이 모든 과정을 즐기는 내 모습에 만족을 느낀다. 협업 시대에 내 캐릭터는 꽤 괜찮다고 할 수 있다. 함께일 때 성과를 내는 건 꾸준히 중요해왔고, 노마드 시대에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할 수 있는 건 좋은 능력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함께일 때보다, 혼자일 때 역량이 급격히 떨어진다. 우아한 백조, 그리고 백조의 발길질 우아한 백조의 물밑이 화려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는 백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찰리 채플린이 그랬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

[오세용의 에세이 #16] 번아웃 극복…수면 품질 100%

2015년 말부터 꾸준히 Sleep Cycle 앱으로 수면을 측정했다. 어느새 1443일을 측정한 귀중한 자료다. 지난 11월 5일, 번아웃임을 인지하고 휴식에 돌입했다. 커피를 끊은 지 한 달이 넘었고, 수면시간을 6~7시간에서 1시간 늘린 7~8시간으로 바꿨다. Sleep Cycle 기준 수면 품질이 60% 초반에서 70% 초반으로 약 10% 올랐다. 1시간 수면이 굉장한 것을 바꿨다. 잦은 한숨이 줄었다. 어떤 행위를 마친 뒤 나도 모르게 내쉬는 한숨은 주변 사람도 지치게 했다. 몽롱하던 머릿속이 정리된 기분이고, 이제 새로운 일을 구상하는데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 번아웃 종료를 선언한다. 생각해보니, 번아웃 중에도 나는 계속 회사 일을 했고, 글을 쓰고, STEW를 운영했다. 내가 바꾼 거라곤 3가지다. 내가 적용한 번아웃 솔루션 세 […]

[서평] 정의란 무엇인가 ★★★★☆

읽게 된 동기 분명히 책장에 있었는데, 꼭 찾으면 없더라. 2019 STEW 독서소모임 마지막 지정도서 한줄평 철학. 결국, 인간 서평 내 인생 첫 철학책 <생각의 싸움>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철학책을 만났다. 사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온라인 서점에는 ‘사회학’ 분야로 돼 있고, 워낙 유명한 책이라 딱히 책 분야를 떠올리지 않았다. 그냥 ‘정의 그거’ 였다. 번역서 기준 무려 2010년에 출판된 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명작인가보다 했다. 책 초반부는 실망이 컸다. 최근 번아웃도 겪었고, 워낙 벌인 일이 많아 현실에 충실하기도 벅찬 상태였다. 이런 시점에 ‘정의’ 따위를 논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었다. 커뮤니티 STEW 지정도서가 아니었다면, 그 어떤 계기였더라도 다 […]

[오세용의 에세이 #15] 내 떡은 맛있다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다 보면, 많은 벽을 만난다. 고객이 없을 때, 고객이 생겼을 때, 고객이 100명일 때, 고객이 1천 명일 때, 개인 고객일 때, 기업 고객일 때, 팀 고객일 때, 모바일 고객일 때, 웹 고객일 때, 데스크톱 앱 고객일 때 고려 사항이 모두 다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도. 지금은 맞고 언젠간 틀릴 수도 있다. 완벽한 설계나 은탄환(소프트웨어 개발의 복잡성을 일거에 해소할 마법) 따위는 없다. 우려했던 상황이 왔다. 번아웃이다. 사회생활 초기엔 번아웃이 몇 개월 단위로 왔다. 3개월 달리고, 3개월 쉬는 식이었다. 본업은 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하기에, 본업에 무리가 간다 싶으면 다 그만뒀다. 수차례 번아웃을 경험하며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체력을 올리기 위해 […]

[오세용의 에세이 #14] 싸고 좋은 명품으로 할게요. 아니, 그냥 명품이요.

올인(All In)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 번 엎어지면 끝이 아닌가?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내 캐릭터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행복하다. 선택지가 많아야 좋은 건 아니다.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많아야 한다. 복수 선택을 선호한다. 단 하나만 선택하는 것은 내게 고통을 준다. 자동차, TV, 아이폰, 집 등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 꽤 고통받는다. 바꿀 수 있겠지만, 비용이 꽤 많이 드는 큰 것들 말이다. 게임 플레이에 앞서 닉네임을 고를 때도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닉네임을 바꿀 수 있는 게임도 있지만, 바꾸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해야 하지 않는가? 내 이름을 정하는데 어찌 대충할 수 있겠는가? 축구 게임 FM(Football Manager)에서 선수를 고를 때도 무척 많은 선택지를 두고 […]

[서평] 생각의 싸움 ★★★★☆

읽게 된 동기 나의 철학 선생님에게 받은 책 한줄평 내 생애 첫 철학 책. 철학은 사치가 아니다. 서평 딱 한 달간 이 책을 읽었다. 10월 1일에 시작해 10월 31일에 마쳤으니, 정말 딱 한 달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다. 15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을 받고, 챕터마다 서평을 남기기로 하며 꾸준히 곱씹으며 읽었다. 초기 절반은 하루 한 챕터씩 음미하며 읽었지만, 절반이 지나고서는 시간이 촉박해 하루에 3 ~ 4 챕터를 보기도 했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했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인생인 것을. 저자 김재인 철학자님은 나와 인연이 있다. 기자 시절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인연으로 SNS에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냈다.([올스팀] 김재인 아름다운 철학자 “지속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