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용의 에세이 #16] 번아웃 극복…수면 품질 100%

2015년 말부터 꾸준히 Sleep Cycle 앱으로 수면을 측정했다. 어느새 1443일을 측정한 귀중한 자료다. 지난 11월 5일, 번아웃임을 인지하고 휴식에 돌입했다. 커피를 끊은 지 한 달이 넘었고, 수면시간을 6~7시간에서 1시간 늘린 7~8시간으로 바꿨다. Sleep Cycle 기준 수면 품질이 60% 초반에서 70% 초반으로 약 10% 올랐다. 1시간 수면이 굉장한 것을 바꿨다. 잦은 한숨이 줄었다. 어떤 행위를 마친 뒤 나도 모르게 내쉬는 한숨은 주변 사람도 지치게 했다. 몽롱하던 머릿속이 정리된 기분이고, 이제 새로운 일을 구상하는데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 번아웃 종료를 선언한다. 생각해보니, 번아웃 중에도 나는 계속 회사 일을 했고, 글을 쓰고, STEW를 운영했다. 내가 바꾼 거라곤 3가지다. 내가 적용한 번아웃 솔루션 세 […]

[오세용의 에세이 #15] 내 떡은 맛있다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다 보면, 많은 벽을 만난다. 고객이 없을 때, 고객이 생겼을 때, 고객이 100명일 때, 고객이 1천 명일 때, 개인 고객일 때, 기업 고객일 때, 팀 고객일 때, 모바일 고객일 때, 웹 고객일 때, 데스크톱 앱 고객일 때 고려 사항이 모두 다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도. 지금은 맞고 언젠간 틀릴 수도 있다. 완벽한 설계나 은탄환(소프트웨어 개발의 복잡성을 일거에 해소할 마법) 따위는 없다. 우려했던 상황이 왔다. 번아웃이다. 사회생활 초기엔 번아웃이 몇 개월 단위로 왔다. 3개월 달리고, 3개월 쉬는 식이었다. 본업은 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하기에, 본업에 무리가 간다 싶으면 다 그만뒀다. 수차례 번아웃을 경험하며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체력을 올리기 위해 […]

[오세용의 에세이 #14] 싸고 좋은 명품으로 할게요. 아니, 그냥 명품이요.

올인(All In)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 번 엎어지면 끝이 아닌가?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내 캐릭터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행복하다. 선택지가 많아야 좋은 건 아니다.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많아야 한다. 복수 선택을 선호한다. 단 하나만 선택하는 것은 내게 고통을 준다. 자동차, TV, 아이폰, 집 등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 꽤 고통받는다. 바꿀 수 있겠지만, 비용이 꽤 많이 드는 큰 것들 말이다. 게임 플레이에 앞서 닉네임을 고를 때도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닉네임을 바꿀 수 있는 게임도 있지만, 바꾸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해야 하지 않는가? 내 이름을 정하는데 어찌 대충할 수 있겠는가? 축구 게임 FM(Football Manager)에서 선수를 고를 때도 무척 많은 선택지를 두고 […]

[오세용의 에세이 #13] 즐긴다는 것

판타지 소설을 읽다 보면 수천, 수만 년을 사는 ‘드래곤’이 나온다. 판타지 소설 내 세계관마다 다르지만, 인간으로 변신해 인간 세상을 즐기는 드래곤을 종종 볼 수 있다. 흔히 드래곤의 ‘유희’라고 한다. 즐겁게 놀며 장난함. 또는 그런 행위. – 네이버 내가 만약 수천, 수만 년을 살 수 있다면 인간이라는 하등생물 사회에 그저 ‘즐기기’ 위해 100년 정도 보낸다면. 그 100년이 인간으로 따지자면 고작 1년이라면. 나는 인간 세상에서 뭘 하며 즐길까? 내가 바라는 유희 내 수명 1%를 투자해 인간 세상 시간 100년을 살 수 있다고 가정해보겠다. 그렇게 얻은 100년으로 보낼 유희를 세 가지 꼽아본다. ◆ 하나, 권력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을 재밌게 읽었던 게 기억난다. 무려 […]

[오세용의 에세이 #12] 무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일주일 뒤면 커리어를 시작한 지 만 8년이 된다. 만 8년쯤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진 않았다. 그저 만 10년이면, 부모님 생활비를 드릴 수 있을 만큼 풍족해지지 않을까 막연한 꿈만 꿨다. 모든 것을 취할 순 없겠지만, 꽤 다양한 것을 취하려 노력했다. 한 분야에서 깊이를 더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분야를 취하는 게 더 즐거웠다. 굵직하게 보면 지금은 다섯 번째 커리어라고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창업자, 프리랜서 개발자, 기자 그리고 다시 개발자. 지금은 무슨 개발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백엔드 개발을 하러 온 지 어느새 6개월인데, 개발에 집중한 것은 이제 고작 3개월째다. 3개월 중 대부분을 프론트엔드 개발에 할애했고, 이번 달에야 백엔드를 보고 있다. 프론트엔드, […]

[오세용의 에세이 #11] 덜어내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잠시 찾아보니 성서에 나온 구절이라 한다. 내가 창의력이 고갈돼 그런지, 요즘 마주하는 콘텐츠에서 다른 것과의 연관성이 눈에 띈다. 영화도, 책도, 웹툰도 세상에 없던 것이 아닌 이미 알고 있는 어떤 것과 함께한다. 물론 그렇게 새로운 것이 되긴 하지만. 보통 RPG 게임에서 다음 레벨로 가려면, 현재 레벨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요구한다. 높은 레벨이 될수록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한 경험치를 더 많이 요구한다. 더 많은 경험치를 얻기 위해선 더 높은 레벨이 필요하다. “레벨이 높을수록 더 많은 경험치를 얻는다.”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한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한 분야에서 높은 레벨이 되는 방법도 […]

[오세용의 에세이 #10] 뜻을 잃은 시기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제품을 만들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전하고, 사람을 모으고, 에너지를 만드는 내가 하고 싶던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비결? 그냥 열심히 했다고 하면 될까? 운이 좋았다고 할까? 얻어걸렸다고 하면 될까? 무작정 했는데, 이미 궤도에 올랐다. 정신을 차리니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 겁 없이 밟았는데, 겁이 난다. 엑셀을 발에서 떼었지만, 속도는 여전하다. 브레이크를 밟는 건 사실 좀 무섭다. 브레이크가 가져올 부작용 때문일지, 다시 엑셀을 밟을 자신이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잘 모른다고 하고 싶다. 막연히 앞 사람을 보고 달렸는데, 가끔은 그들 옆에 서기도 했다. 그들은 다시 더 앞으로 나갔지만, 나는 제자리인 것 같다. […]

[오세용의 에세이 #9] ‘열심히’라는 마법이 벽을 만날 때

친한 형이 당구를 가르쳐줬다. 당구 큐 잡는 방법을 배우고, 당구 매너와 길을 배웠다. 30이 50이 되고, 50이 80이 될 때. 잠자리에 누우면 네모난 천정이 당구 대로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열심히 할수록 잘하게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프로그래밍에도 마법 같은 순간이 있다. for 문을 이해하고, 함수를 이해하고, C언어 포인터를 이해했을 때 막막하던 벽을 뚫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몇 개를 만들며 결국 데이터를 주고받는 큰 맥락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벽 위에 오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열심히 할수록 잘하게 되는 마법 같은 시기다. 운전에도 마법 같은 순간이 있다. 밟았던 클러치를 떼는 속도로 엑셀을 밟을 수 있을 때, 좌회전 깜빡이를 […]

[오세용의 에세이 #8] 얻지 않을 용기와 버릴 용기

최근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물리적 환경 변화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꿨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다시 느끼는 시기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결코 즐겁진 않지만, 딱 그만큼 성장할 것 같은 기분이다. 작은 욕심을 부리고 싶었다. 작은 욕심은 다른 욕심을 불렀고, 그렇게 모인 욕심들은 나를 부수려 했다. 분명 나를 위한 욕심이었는데, 나는 왜 나를 부수고 있는 걸까? 이번 욕심은 사실 너무 컸다. 기존 내 생활 패턴이며, 활동 반경을 모조리 바꿀 수 있는 정말 오랜 시간 고민해온 욕심이다. 여러 시기가 겹치며 이제는 욕심을 부려도 될 때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스스로 열심히 살았다고 위로했다. 앞으로 더 넓은 세상을 맞이하려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아니, 나 […]

[오세용의 에세이 #7] 욕심 부리기, 욕심 버리기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인생이란게 온갖 그럴싸한 말로 포장할 수 있지만, 결국은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긴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나는 욕심이 많다. 재물 욕심은 물론, 사람 욕심, 마음의 평화, 강인한 의지. 세상을 살며 멋있어 보이는 것들은 모조리 버킷리스트에 올려뒀다. 이쯤이면 가지고 싶은 것을 다 모았다 싶은데, 하루가 멀다하고 더 멋진 사람들이 눈 앞에 나타난다.   한편으론 참 축복 받은 사람이다. 온갖 멋쟁이들이 내 눈 앞에서 스스로의 멋짐을 자랑해주니 말이다.   헌데, 그 멋짐은 영원한 것일까?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진 뒤엔 시시해지는 편이다. 아니, 가졌다 생각하면 금새 또 가지고 싶은 것을 찾는 […]